소통공간

[아침을 열며]집값 문제,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

지난 금요일(27일)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의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했다.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침공하며 명명한 ‘한밤의 망치’ 작전만큼이나 전격적인 조치다.
대선 직후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는 상황에서 대출규제 정책은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예상보다 신속하게, 그리고 예상 밖의 강력한 규제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2주”라는 시각을 예고한 뒤 이틀 만에 대규모 침공을 단행한 미국과 닮았다고 하는 것이다.
이번 대책은 심지어 보안마저 철통같았다. 이렇게 빨리 대출규제가 나온 데는 여러 배경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학습 효과’일 테다. 집값이 과도하게 상승하는 것을 ‘나쁘다’고 규정한다면 문재인 정권은 변명의 여지 없이 최악이었다. 아파트값 주간·월간·연간 상승폭, 월간·연간 거래량 등 집계가 가능한 거의 모든 부동산 지표에서 신기록을 작성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에서 20건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19와 맞물려 가격이 연일 폭등하던 2020년 당시에는 한 달에 한 번꼴로 대책을 쏟아냈다. 이유는 단순하다. 뭘해도 폭등세가 안 잡혔기 때문이다. 대책을 내놓고, 뭔가 부작용이나 허점이 생기면 다시 대책을 내놓는 일이 반복됐다. “뒷북 대책” “땜질 처방” 등의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다.
이 난장 속에 배운 게 하나 있다면 백약이 무효인 국내 부동산 시장에 그나마 대출규제는 통한다는 것이다. 펄펄 끓던 시장이 식어가기 시작한 건 2021년 6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3종 콤보’를 정부가 꺼내든 뒤였다. 같은 해 10월 들어 눈에 띄게 주택매매거래가 줄고, 가격도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미국 정부의 금리 인상 기조 역시 부동산 시장 진정에 도움이 됐다. 국내 대출 금리도 덩달아 오를 것이란 전망 때문이었다. 지금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연일 금리 인하를 연준에 압박 중인 터라 정부가 섣불리 금리를 운운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이제 막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가용한 정책 중 일단 가장 ‘약발’이 잘 먹히는 카드를 최대한 빨리 꺼내든 것만은 분명하다.
정부가 곧 ‘전 국민 민생지원금’ 등 추경을 집행할 예정임을 감안하면 어떻게든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가 필요하다. 정부가 내수 활성화 등을 명목으로 시장에 풀어놓은 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릴 경우 어떤 사태가 벌어지는지, 이 역시 경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공을 들이고 있는 물가 안정에 있어서도 부동산 폭등은 도움이 될 게 하나도 없다.
이제 남은 건 그다음이다. 공급대책이 됐든 세제손질이 됐든 모든 전문가가 지적하듯이 부동산 정책에선 ‘일관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
예컨대 2021년 6월 대출규제를 꺼내들면서 정부 관계자들은 입만 열면 “집값이 너무 높다”고 읊고 다녔다. 결과적으로는 그 이후로도 집값이 올랐으니 실패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적어도 그 책임의 상당부분은 윤석열 정권에 있다.
부동산 문제에 있어 윤석열 정권은 이전 정권만큼이나 최악이었다. 이유는 분명하다. 매번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윤 정권은 집값 안정을 공약으로 걸고 당선된 뒤 내내 집값을 부양하는 정책으로 일관했다. 원희룡 당시 국토부 장관이 언론 앞에서 “집값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말하는 동안 윤 정권은 거래세·보유세 완화, 다주택자 규제 완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 ‘규제 철폐’로 포장된 부양책을 쏟아냈다.
‘집은 빚내서 사는 것’이라고 인증한 사상 최초의 정권이기도 하다. 윤 전 대통령이 공약한 ‘청년주택’을 내놓으면서 “(정부 저리 대출로) 5억원짜리 아파트를 7000만원이면 살 수 있다”고 언급하는 장면은 정말 목불인견 그 자체였다. 어디 그뿐인가. 거래가 좀 뜸하다 싶으면 신혼부부 대출, 신생아 대출 등 온갖 이유를 붙여 빚을 내라고 독려했다. 청년주택 물량을 대겠다며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을 빼오면서 벌인 일이다.
다시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국민의힘에 동조해 종부세 규제를 대폭 완화한 ‘전력’이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대출규제에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집값을 어찌할 것인가. 이 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답해야 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28일 내란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대국민 사과는커녕 최소한의 ‘유감 표명’조차 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조사를 받던 중 조사자의 신분을 트집 잡으며 조사를 거부하는 등 어깃장을 놓기도 했다. 결국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측의 몽니 앞에 조사 대상 혐의와 조사자를 교체했다.
앞서 지하주차장을 통한 ‘비공개 출석’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한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을 걸어서 들어섰다. 그는 포토라인에서 취재진의 질문 세례를 받았으나 멈추거나 대답하지 않고 지나쳤다. 노태우·노무현·이명박·박근혜 등 전직 대통령들이 과거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면서 대국민 사과 또는 유감을 표했던 모습과 대비됐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특검 측과 티격태격했다. 송진호 변호사는 29일 새벽 특검 소환조사 뒤 브리핑에서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특검이면 검사가 조사해야 하는 게 맞다”며 “저희가 위법하게 공무집행을 했다고 보는 분이 조사하는 건 타당치 않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전날 소환조사에서 체포영장 집행 저지 혐의와 관련해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으로부터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조사자를 검사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검사와 경찰의 피의자 신문을 구분한 형소법 243조, 특검법 8조 등을 근거로 내세우며 특검 수사는 이름처럼 ‘검사’ 주도의 수사여서 경찰이 조사자로 나설 수 없다고 했다. 결국 특검 측은 체포영장 집행 저지 혐의 관련 조사를 중단하고 부장검사 2명을 투입해 불법계엄 선포 국무회의 등 다른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내란 특검 관계자는 “파견 검사나 파견 경찰은 특검법에 따라 특검의 지휘가 있으면 특검의 수사 대상 범죄에 대한 권한이 생긴다”며 “특검보 역시 검사가 아닌 지위로 수사팀에 합류하는데 수사에 참여할 수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도 박 과장이 경찰 신분으로 특검팀에서 조사하는 것이 문제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과거 다른 특검팀에 참여했던 A변호사는 “특별검사로부터 특정 업무 권한을 위임받으면 사법경찰관이라 하더라도 조사를 할 수 있다”며 “위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박 과장이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 현장에 투입됐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 자체가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박 과장 등 경찰 관계자들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한 상태다. 이를 근거로 윤 전 대통령 측은 ‘가해자’가 ‘피해자’를 조사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특검과 경찰은 허위사실이라고 강력 반박했다. 박 과장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것은 맞지만 윤 전 대통령이 아니라 김성훈 당시 경호처 차장 등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목적으로 갔다는 것이다. 박지영 특검보는 “허위사실로 수사를 방해하는 건 선을 넘는 행위”라며 “변호인단 중 허위사실을 유포해 수사를 방해한 사람을 상대로 수사 착수 및 변협 징계 통보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란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겠다고 주장해 체포를 면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공개 조사가 아니면 조사를 받지 않겠다”고 하루도 되지 않아 입장을 바꿨다. 특검팀은 전직 대통령 소환조사 사례를 모두 거론하며 체포영장 재청구 가능성으로 맞받았다. 양측의 기싸움이 첨예해지면서 오는 28일로 예정된 조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박지영 내란특검 특검보는 26일 브리핑을 하고 “(윤 전 대통령 측에서 조사 당일) 지하주차장으로 출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요구 수용을 하지 않으면 출석을 하지 않겠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전날 밤 “피의자가 특검의 출석요구가 있을 경우 이에 응할 것을 밝히고 있다”며 특검이 청구한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을 기각했다. 자발적인 조사를 밝힌 만큼 체포까지는 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였다. 이에 특검팀은 곧바로 ‘오는 28일 오전 9시 서울고검 청사에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 측도 언론 공지를 통해 “당당하게 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비공개 소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소환 시각도 오전 10시로 미뤄달라고 요구했다.
내란 특검은 즉시 이런 사실을 공개하며 윤 전 대통령을 압박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의 의견서가 제출된 직후 브리핑을 하고 “(전직 대통령)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노무현 어느 누구도 (검찰 조사 시) 지하주차장을 통해 들어온 적은 없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체포영장을 다시 청구할 수 있다는 입장도 우회적으로 밝혔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측 입장은) 출석 조사를 사실상 거부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며 “이런 경우라면 누구라도 형사소송법에 따른 절차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특검보는 소환 시각을 1시간 늦춰달라는 윤 전 대통령 측 요구는 특검팀이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양측의 기싸움이 펼쳐지면서 오는 28일 조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특검으로선 윤 전 대통령 소환조사 성사 여부가 향후 수사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어 영상녹화 장비 설치 및 질문지 마련 등 만반의 준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이 소환되면 우선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당시 현장에 있던 국무위원에게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을 세웠다. 앞서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시 회의에서 비상입법기구를 위한 예비비 편성을 지시하는 내용의 문건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는데, 다른 국무위원에게도 각자 임무를 적은 문건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를 지시를 받고 이를 소방청에 하달했다는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라있다.
또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체포영장 집행 저지 지시나 비화폰 정보 삭제 지시, 외환유치 의혹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윤 전 대통령이 조사에 응했지만 혐의 사실 전체를 부인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하는 등 비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고려해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 분석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윤 전 대통령을 수시로 불러 조사할 계획도 세워놓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애초에 윤 전 대통령이 야간조사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다른 일반 범죄 피의자들과 달리 조사 횟수에서 특혜를 줘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양측의 갈등이 커지자 윤 전 대통령 측은 인권보호 수사 규칙에 따라 원칙적 요구를 한 것이라며 조사 당일에는 자신의 요구대로 직접 서울고검 지하주차장으로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 관계자는 “인권보호 수사 규칙은 조국 사태 때 만들어졌고 이후 정례화 된 것”이라며 “그 이전 대통령 사례를 들어 비슷하게 해야한다는 특검의 논리는 미약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은 28일 오전 10시에 지하주차장으로 가셔서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태어나면서 주어진 것들로 인해서 차별 또는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입체적으로 경도되지 않은 시선으로 살피겠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26일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강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국면에서 남성이 역차별을 받는 문제를 살피겠다고 한 점을 두고는 “소감문에서 드린 말씀으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또 “우리 사회 편견과 갈등이 한국 성장의 추동력을 발목잡지 않도록 조정하고 때로는 결단을 하겠다”며 “조정과 결단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제가 지겠다”고 했다.
강 후보자가 성평등 분야가 정책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그런 우려 없도록 잘 하겠다”고 했다. 여가부가 성평등가족부로 이름을 바꾸며 조직을 확대하는 방향을 두고는 “대통령 국정철학과 방향을 함께 한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시기가 오면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지난 24일 부산 진구의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초등학생 2명이 숨진 사고를 언급했다. 강 후보자는 숨진 학생 2명의 명복을 빌며 “부모님께서 새벽에 일을 나가셨던 그 시간에 돌봐줄 어른 단 한 명이 있었더라면, 그 가족 곁에 국가라는 돌봄 시스템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제 마음을 깨운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2016년 민주당 부대변인을 시작으로 당내 국가교육회의 전문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을 지냈다. 2020년 21대 국회의원(서울 강서구갑)에 당선되면서 복지위와 운영위, 여가위 위원을 맡았다. 22대 국회에선 복지위 간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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