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일 멸망 미리 조문’…안중근 유묵, 일본서 귀환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항일정신이 직접 투영된 유묵(생전에 남긴 붓글씨) ‘장탄일성 선조일본’(長歎一聲 先吊日本)이 115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경기도는 안 의사의 유묵을 소유해온 일본인과 합의해 최근 ‘장탄일성 선조일본’을 국내로 들여왔다고 14일 밝혔다.
경기도는 그동안 비공개로 ‘광복 80주년 기념 안중근 의사 유묵 귀환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20여년 전 일본에서 안중근 의사의 유묵 2점(독립, 장탄일성 선조일본)을 최초로 발견한 민간 탐사팀을 통해 일본인 소장자의 국내 반환 의사를 확인하고 귀환을 위해 노력한 것이다.
이번에 귀환한 ‘장탄일성 선조일본’은 “큰 소리로 길게 탄식하며, 일본의 멸망을 미리 조문한다”는 의미다.
이 유묵을 소유한 일본인은 1968년 선대로부터 물려받아 자택에 보관해 왔다. 유묵을 처음 입수한 사람은 소유자의 할아버지로 일제 대만총독부, 중국 만주 관동도독부 등에서 고위 관리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사는 1910년 2월14일 관동도독부 지방법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안 의사의 유묵도 이때 일본인 관료에게 전달된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일본에 남아 있는 유묵 ‘독립’은 안 의사가 뤼순 감옥에 투옥됐을 당시 직접 써서 일본인 간수에게 건넨 것이다. “나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죽는다”는 굳센 신념을 ‘독립’이라는 두 글자로 응축한 작품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안 의사의 유묵은 60여점이다. 한국 정부는 이 중 31점을 보물로 지정했다. ‘장탄일성 선조일본’과 ‘독립’을 적은 유묵은 안 의사의 항일정신이 직접 투영돼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경기도는 이 유묵이 국보급 가치를 지닌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는 안 의사의 유묵 귀한 프로젝트가 모두 성사되면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자 안중근 의사의 고향(황해도 해주)과 가까운 DMZ지역에 ‘안중근 평화센터’를 조성해 전시한다는 계획이다. 평화센터는 안 의사 기념사업은 물론 추가 유묵 발굴수집, 동아시아 평화 교류를 위한 연구 및 포럼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은 “김동연 지사는 유묵 귀환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경기도는 광복회 경기도지부와 협력해 유묵 귀환을 반드시 성사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묵의 귀환이 무산되면 해당 작품이 개인 소장자나 해외 수집가에게 넘어갈 수도 있는 만큼 공의 역사 자산이 영원히 국내로 돌아올 수 있도록 역사적 책임감을 갖고 귀환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미래세대재단이 경기도 청년참여기구 5기 청년위원을 모집하면서 성별 선택란을 기존의 ‘남·여·기타’에서 ‘남·여’로 변경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인권 활동가들은 “모범 사례를 없앴다”고 비판했다.
경기도 일자리재단 통합접수시스템 ‘잡아바 어플라이’에 올라온 5기 경기도 청년참여기구 신청 형식을 보면 남성·여성으로 구분돼 있다. 별다른 설명은 없다.
청년참여기구 3~4기 위원을 모집할 때는 달랐다. 성별에 ‘기타’란이 있었다. 그리고 ‘기타’를 제시한 이유로 “다양한 성별 정체성을 숙지해 존중한다”며 “성별을 여성·남성·기타로 구분한 것은 특정 성별을 기타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의 성별을 직접 작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남성 또는 여성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성소수자에게 ‘남·여’ 둘만 주어진 선택지는 풀 수 없는 난제다. 이들에겐 또다른 선택지가 필요하다.
청년위원 활동을 한 김모씨(27)는 “청년의 기본권도 다루는 기구에서, 성소수자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청년참여기구에는 ‘청년 기본권’ 등을 다루는 참여·권리 분과도 있고, 주로 소수자 인권 등에 관심이 있는 청년위원들이 관련 정책 제안을 내는 경우가 많았는데도 성소수자가 배제되는 방식으로 후퇴했다는 것이다.
‘희망을만드는법’의 박한희 변호사는 “관행적 조치로 ‘기타’ 분류까지 만들어둔 기존 모범 사례를 없앤 것”이라며 “아쉽다”고 말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의 수영(활동명) 활동가는 “성 소수자를 배제하면서 ‘청년 참여 기구’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퇴행적”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청년참여기구 운영사무국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며 “경기복지재단에서 미래세대재단으로 사업이 이전되면서 과거 자료를 확인하지 못한 것 같다”며 “민원 때문은 아니다”고 말했다.
경기도 청년참여기구는 청년들이 직접 청년 정책을 발굴하고 제안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기구다. 회의 참석 수당과 경기지사 명의의 위촉장이 지급된다. 19세 이상 39세 이하 연령 중 경기도에 거주하거나, 경기도 내 직장 종사자 혹은 대학 재학생 등이 지원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14일 지도부 회의, 의원총회, 전당대회 연설회 등 주요 행사를 모두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치르며 김건희 특검의 당사 압수수색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폈다. 당 지도부는 특검이 500만 당원의 개인정보를 요구했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비대위 회의 장소를 국회 본청에서 당사 대회의실로 바꿨다. 전날 김건희 특검의 당사 압수수색을 당 주요 인사들의 저항으로 막아냈지만 이날 다시 압수수색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비한 것이다.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어제 특검은 대낮에 제1야당 중앙당사에 쳐들어와 500만 당원의 개인정보를 내놓으라고 했다. 500만명이면 국민의 10분의 1”이라며 “국힘을 통째로 특검에 넘기란 말과 다름없다. 절대 이런 부당한 영장 집행에 협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어 당사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50명가량의 의원과 약 20명의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이 모여 특검을 규탄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의총 후 “많은 의원이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특검을 규탄했다”며 “민감한 당원 정보를 넘겨달라는 걸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각각 김건희 특검과 채 상병 특검의 수사를 받고 있는 권성동·이철규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의원들은 특검이 당사 압수수색을 포기하지 않으면 특검 사무실 항의 방문도 검토하기로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반탄파) 당권 주자들은 특검 반대 투쟁에 나섰다. 특검이란 외부의 적에 맞서 당이 하나로 뭉치자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반탄파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김문수 후보가 전날 밤 당사 로비에 앉아 농성하며 먼저 행동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정권의 정당 말살과 반인권적 행위를 온몸으로 막아서며 무기한 농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대정부 투쟁력을 강조하는 승부수로 해석됐다. 김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황교안 전 대표 때처럼 당 지도부가 ‘아스팔트 보수’로 반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장동혁 후보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그는 “범죄 관련성이 없는 야당의 당원 명부를 압수수색하도록 영장을 발부한 법원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과거 집착 회담 관심 없어”밀착한 러시아 뒷배 두고‘조건부’ 북·미 대화 의향
“관계 개선할 의지 없다”남한은 방해 요소 인식‘적대적 두 국가’ 고착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4일 미국을 향해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전제로 한 대화 가능성을 재차 내비쳤다. 반면 한국을 향해선 ‘적대적 두 국가’ 정책을 고착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밀착 관계인 러시아를 뒷배로 미국과 기싸움을 벌이면서, 한국을 북·미 협상의 방해 요소로 보고 배제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의중이 러시아를 통해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는 한국 언론의 예측에 대해 “억측”이라며 “우리가 미국 측에 무슨 이유로 메시지를 전달하겠는가”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미국이 낡은 시대의 사고방식에 집착한다면 (북·미) 수뇌들 사이의 만남도 미국 측의 ‘희망’으로만 남게 될 것이라는 데 대해 분명히 밝힌 바 있다”며 “과거에 집착하는 회담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탈냉전 이후 가장 끈끈한 러시아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미국과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 획득을 위한 기싸움을 벌이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북한 비핵화를 “종결된 문제”라고 하는 등 북한과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제성훈 한국외대 교수는 “북한은 자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러시아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구걸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향해서는 “미국의 충성스러운 하수인”이라며 관계를 개선할 의지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부부장은 “이 결론적 입장과 견해는 앞으로 우리의 헌법에 고착될 것”이라며 헌법을 개정해 ‘적대적 두 국가’를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부부장은 북한이 ‘흡수통일’로 인식하는 남한 헌법의 통일 조항, 한·미 핵협의그룹(NCG), 북한 비핵화 목표 등의 변화를 요구했다. 한·미 대북정책의 전면적인 전환을 압박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오는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가 거론되는 걸 차단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김 부부장이 제시한 조건들은 한·미가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한국을 무시하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도 있다. 김 부부장도 “서울의 대조선정책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으며, 변할 수도 없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국이 특히 북한의 비핵화 목표를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이 한국 배제의 주요 배경으로 거론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단기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북한과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 등을 타결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계속 제기돼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입장에서 핵 문제의 당사자가 아닌 한국이 비핵화 원칙을 얘기하는 게 불편하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고 경고하려는 의미”라고 짚었다.
정부 내에서는 북·미 대화 재개가 남북관계 돌파구를 마련할 유일한 길이라는 시각이 있다. 정부가 한반도 긴장 완화 조치를 추진하는 데는 북한을 미국과의 대화 테이블로 견인할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다만 미국이 비핵화 목표를 장기적으로라도 유지하도록 하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이날 “지난 3년간 ‘강 대 강’의 남북관계를 ‘선 대 선’의 시간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의연하고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며 남북관계 안정화 및 정상화 조치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폭우로 출근길 서울지하철 1호선 일부 구간에서 열차 운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14일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0분부터 5분간 경인국철 부천역∼중동역 구간에서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코레일은 집중호우에 대비해 각 역사에 열차를 일시적으로 대기하도록 한 뒤 운행을 재개했다. 현재 열차는 정상 운행되고 있다.
호우경보가 발효된 부천에는 오전 6시 41분부터 7시 41분까지 1시간 동안 29㎜의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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