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발기부전치료제구입 여야 “KT, 기간통신사 자격 있나” 펨토셀 관리 부실 질타
- 이길중
- 25-09-27
- 485 회
개인정보가 유출된 2만여명에 대해선 위약금 면제를 적극 검토하고, 모든 인증 방식의 소액결제 피해를 파악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연 ‘대규모 해킹사고(통신·금융)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펨토셀 관리 실태를 보니 허점이 많고 관리가 부실했다”면서 “전 국민께 불안과 걱정,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펨토셀 관리 부실이 사건을 초래한 원인”이라고 지적하자 김 대표는 “인정한다”고 말했다. KT가 보유한 펨토셀 23만2000대 가운데 3개월간 작동하지 않았거나 고장 난 펨토셀은 4만300대에 이른다. 무단 소액결제 사태 용의자들은 차량에 펨토셀을 싣고 이동하며 주변 휴대전화의 인증 문자를 가로챈 것으로 추정된다.
KT의 경우 미사용 펨토셀에 대한 ‘자동 차단’ 시스템이 전무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KT에는 펨토셀 매뉴얼조차 없다”면서 “기간통신사업자로서 기본 자질조차 의문”이라고 질타했다. KT와 달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일정 기간 사용하지 않거나 일정 거리 이상 옮겨진 펨토셀 기기는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고 이후 (미승인 펨토셀이) 망에 붙지 못하게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KT가 ARS 인증만 조사해 피해를 축소하고 있다는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김 대표는 “시간이 걸려 일단 ARS 기반으로 분석한 것이고 전체 인증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KT가 해킹 의혹 서버를 폐기한 행위도 비판을 받았다. 앞서 지난 7월 KT는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해킹 의혹 사실확인 요청을 받았으나 “침해 사실이 없다”고 답한 뒤 8월1일부터 13일까지 해당 서버를 폐기했다. “증거인멸”(박충권 국민의힘 의원) 지적이 계속되자, 김 대표는 “폐기하지 않았어야 한다. 반성한다”고 말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이와 관련해 “KT의 서버 폐기나 신고 지연 등에 고의성이 있는지 파악하는 대로 필요시 경찰 수사 의뢰 등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복제폰 생성을 위한 해킹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런 부분까지 면밀히 보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개인정보 유출 피해 고객의 ‘위약금 면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체 고객 대상의 면제에 대해선 “최종 조사 결과를 보고 피해 내용을 고려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97만명의 개인정보를 탈취당한 롯데카드의 조좌진 대표 역시 이날 청문회에 출석해 “신용정보를 다루는 금융회사로서 엄청난 잘못”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여야 의원들이 카드 재발급이 늦어지는 이유를 묻자, 조 대표는 “100만명까지 밀려 있는 상황으로 이번 주말까지는 대부분 해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카드의 경우 2017년 이미 공개된 보안패치를 누락한 데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조 대표는 사임을 포함한 인적 쇄신을 고려 중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함께 출석한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5년간 1100억원의 보안 투자 약속을 믿어도 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금융 보안은 핵심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가도 왕십리 비가 오네.”
김소월이 1923년 발표한 시 ‘왕십리’의 한 구절이다. 김소월은 왕십리에서 하숙을 하며 작품활동을 했다고도 알려져 있다. 현재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소월아트홀도 이 같은 김소월과 왕십리의 인연으로 이름 붙여진 것이다.
그런데 왕십리에는 김소월처럼 유명한 시인 외에도, 수많은 이름 없는 이들의 사연이 잠들어 있다. 저자는 왕십리에 ‘자기 삶의 한 조각을 떨구고 간’ 22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택견 명인, 만담가, 독립운동가 등 저마다 삶의 모습이 다양하다.
오늘날 왕십리역은 지하철 2·5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이 만나는 교통의 요지다. 그런데 조선시대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고 한다. 당시 광희문 밖을 왕십리로 통칭했는데, 밭작물을 재배하던 농경지 아니면 공동묘지였다. 그래서 광희문은 ‘시구문’(시체를 내가는 문)으로도 불렸다. 그러다 보니 왕십리는 유독 마지막과 연관된 사연이 많다. 아무도 지켜보지 않은 가운데 숨을 거둔 소설가 김동인, 갑신정변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가 끌려가던 도중 군중의 돌팔매에 숨진 무수리 고대수의 이야기가 그렇다.
생각지 못한 왕십리 역사도 알게 된다. 왕십리는 우리나라 택견의 중심지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택견 수련생이나 대항전을 펼치는 이들이 모여든 곳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일제강점기에 명맥이 끊겼다.
왕십리에 대해선 조선 초기 도읍지를 찾으라는 명을 받은 무학대사가 “10리를 더 가라”는 가르침을 받은 이야기 정도가 떠오른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왕십리가 더욱 궁금해질지도 모른다. 저자는 왕십리 사람들이 발굴의 손길을 기다린다고 말한다.
영화나 소설에서 볼 법했던 모습을 삶터에서 자주 접하는 시절이다. 자기가 달려가는 길 끝에 절벽이 있을 줄 모르고 욕망을 주체치 못해 끝까지 달려가다가 고꾸라지는 이들의 모습이 그것이다.
그들의 모습은 맹자식으로 말하자면 자포자기의 전형이다. 흔히 자포자기라고 하면 모든 일을 포기하고 절망에 빠져 무기력하게 퍼져 있는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자포자기라는 말의 지식재산권자 격인 맹자는 이렇게 말했다. “자기를 해치는 자와는 더불어 말할 수 없고, 자신을 버리는 자와는 함께 일할 수 없다. 예의를 비방하며 말하는 것을 일러 ‘자포(自暴)’라 하고, 인의를 행치 않음을 일러 ‘자기(自棄)’라고 한다.”
맹자에 따르면 자포자기하게 되는 이유는 ‘방심(放心)’, 그러니까 마음을 놓아버렸기 때문이다. 본래 사람은 하늘의 도덕적 본성을 마음에 타고난 선한 존재다. 다만 하늘의 도덕적 본성을 ‘단서’의 형태로 타고난다. 그래서 사람은 성장하면서 또 살아가면서 도덕의 단서, 곧 실마리를 잡고 이를 풀어감으로써 도덕적 본성을 온전히 펼쳐내야 한다. 그랬을 때 비로소 선한 이가 된다. 도덕의 단서를 타고났다고 하여 자동으로 선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단서를 부여잡고 지속적으로 풀어가야, 곧 도덕을 실천해가야 비로소 선해진다는 뜻이다.
역으로 타고난 도덕의 단서를 놓아버리면, 더는 사람이 아니라 금수 같은 존재가 된다. 이것이 맹자가 말하는 방심으로 인한 결과다. 도덕의 단서가 마음에 담겨 있기에 그것을 놓는다는 것은 곧 마음을 놓는 것이 되기에 그러하다. 그래서 맹자는 도덕적 본성이 단서 형태로 담겨 있는 마음을 보존하는 것, 곧 ‘존심(存心)’과 단서를 풀어내어 도덕적 본성이 완연하게 드러나도록 마음을 기르는 ‘양심(養心)’을 매우 강조했다.
다산 정약용은 마음을 놓는다는 것을 ‘마음을 저버린다’고 표현했다. 도덕적 본성이 깃든 마음을 저버린 이를 이익으로 유혹하면 그는 개나 돼지가 끌려다님과 같고, 위세로 두렵게 하면 여우나 토끼가 굴복함과 같으며, 여위고 파리해지며 마르고 시들어 쓸쓸히 죽음에 이른다고 <심경밀험>에서 단언했다. 이것이 자포자기의 끝에 서 있는 서늘한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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