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김홍표의 과학 한 귀퉁이]더위 먹다

덥다. 올 7월 평균 기온은 28.6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략 10도 안팎인 일교차를 감안하면 한낮에 30도가 넘었다는 뜻이다. 온도가 올라가면 몸속 분자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얼마나 빨라질까? 10도 증가할 때마다 화학 반응 속도는 약 2배 빨라진다. 이 사실을 밝혀낸 사람은 놀랍게도 생물학자가 아니라 천문학자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윌슨산에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큰 천체망원경을 갖춘 천문대가 있어서 당대의 천문학 연구를 이끌었다. 20세기 초반 할로 섀플리는 구름이 껴 하늘을 볼 수 없는 날이면 전망대 앞마당에 쪼그려 앉아 개미를 관찰했다. 그냥 구경만 한 게 아니라 기온과 개미가 움직이는 속도를 측정해 그래프를 그렸다. 기온이 10도 올라가면 개미는 2배 빠르게 쏘다녔다. 개미의 움직임은 외골격에 달라붙은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뜻하고, 에너지 통화 물질의 화학 반응이 이 과정을 주관한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 몸 안의 분자도 온도 증가에 따라 빠르게 움직인다. 이를테면 아침나절보다 점심 때 물의 충돌 속도가 2배 빨라진다. 그러나 반응 속도가 똑같이 증가한다고 해도 겨울과 여름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동짓날 아침 6도로 시작해 낮에 16도가 된 경우와 여름날 27도에서 37도로 올라간 경우, 분자의 충돌 빈도는 최대 8배까지 늘어난다.
바로 여기서 항온동물의 딜레마가 생긴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신체의 반응 속도를 올려야 하지만 체온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고삐를 당겨야 하기 때문이다. 37도에서 위아래로 2도만 벗어나도 우리 몸은 큰 사달이 난다. 이렇게 한정된 범위 안에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추우면 열을 내고 더우면 열을 식혀야 하기 때문이다. 변온동물인 파충류보다 정온동물인 조류나 포유류가 거의 10배나 음식을 더 먹는 이유다.
근육을 움직이려면 파충류도 체온을 올려야 한다. 세포 일꾼 단백질이 최적의 효율로 가동될 온도는 물리·화학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명체 안에서 온도에 따라 올라가는 화학 반응의 최대속도에도 상한선은 있다. 가열된 프라이팬에 올린 계란 흰자가 순식간에 허옇게 익듯 한번 뒤틀린 단백질 구조는 원상회복되지 않음을 떠올려 보자. 세포의 표면을 구성하는 이중지질막도 고온에 쉽게 손상되기는 매한가지다. 그러므로 우리는 심장이나 간의 온도가 한계 이상으로 올라가 손상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이에 인간은 몸 안에 최상급 에어컨을 갖추고 과도한 열을 발산하는 땀 조절 기제를 진화시켰다. 이 에어컨을 가동하려면 혈관을 확장해 혈액을 중앙 장기에서 말초로 보내야 한다. 땀구멍을 열어 땀이 증발하면 피부 표면의 열은 식겠지만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혈액의 양이 줄어들 수 있다. 땀으로 물이 빠져나가 혈액량이 줄면 심장은 부족해진 피를 전신에 퍼 나르느라 분주하고, 노력한 보람도 없이 콩팥 여과율도 하릴없이 줄어 혈액이 더러워질 게 뻔하다. 더군다나 습도가 올라가면 땀의 증발도 순조롭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더위가 이어지면 혈액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일하던 심장과 콩팥, 간의 기능이 덩달아 떨어진다.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것도 정한 이치다. 더위와 관련해 최근 새롭게 알려진 사실은 면역계가 고열을 세균처럼 인식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날이 더워지면 면역세포에서 사이토카인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혈관이 확장되면서 저혈압과 쇼크가 찾아올 수도 있다.
생리학자들은 심부 체온이 40.5도 이상으로 상승하면 고열로 정의한다. 올라가는 족족 밖으로 열을 내보내지 못하고 심부 온도 조절에 실패하면 곧이어 열사병이라는 복합적 장기 부전 증상이 뒤따라 찾아올 수 있다. 그러므로 앞에서 말했듯 심장이나 콩팥 기저질환 환자들이 더위에 훨씬 취약하다. 적절한 의학적 개입이 없다면 열사병은 호시탐탐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며 살아남더라도 환자의 약 20%는 뇌 기능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는다고 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된더위가 판치는 상황에서 그나마 위안 삼을 게 하나 있다면 체온도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시간이 좀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지질학적 시간에 걸쳐 포유류와 조류는 체온 상한선을 30~40도 사이에 설정했다. 새들처럼 애초 우리 조상이 체온을 40도로 맞추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잠시 망상에 젖어본다. 행동하지 않으면 변할 게 없다는 말조차 안타까운 여름날 또 하루가 간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여군 장교를 추행한 혐의로 육군 모부대 A중령을 수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A중령은 지난 2월과 5월 부대 워크숍과 회식 때 장기 복무 신청문제를 얘기하다가 직속 부하인 초급 장교 B씨를 추행한 혐의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강제추행 혐의로 A중령을 신고했다”며 “수사는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앞서 B씨는 지난 5월 이런 내용을 군 성고충심의위원회에 신고했다. 그러나 해당 부대는 2주가 지나서야 B씨의 요청으로 A중령을 분리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서울 중구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위협 글이 온라인에 올라와 경찰이 긴급 수색에 나섰다.
남대문경찰서는 1시간여 뒤인 오후 1시43분께 신고를 접수했다. 소방 당국과 함께 폭발물 수색에 나선 경찰특공대가 약 2시간 넘게 수색한 결과 백화점 안에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오후 4시쯤 백화점 출입통제도 해제됐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소속 조합원과 급식노동자들이 7일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암 산재 사망 대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같은 날 국정기획위원회와 간담회를 갖고 환기 시설 개선, 인력 충원, 학교급식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급식노동자들은 밀폐공간에서 조리 중 발생하는 고온의 열기와 수증기, 고농도 미세먼지인 ‘조리흄’에 상시 노출돼 폐암 위험에 노출돼 있다. 노조에 따르면 전국 학교 급식노동자의 약 30%가 폐 이상소견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14개의 영정을 들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폐암 확진을 받은 노동자도 참석했다. 그는 “20여 년 동안 급식실에서 일했지만 남은 건 병든 몸뿐”이라며 “산재신청에 대한 답변도 듣지 못한 상태”라고 호소했다.
경남에서 급식노동자가 폐암으로 사망한 지 넉 달만인 지난달 31일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던 급식노동자가 또 폐암으로 사망했다. 지금까지 폐암 사망으로 산재를 인정받은 학교 급식노동자는 총 14명이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영문학과 비교문학을 가르치는 저자 마틴 푸크너는, 기후위기는 곧 문학의 위기이기도 하다고 본다. 인간은 이야기를 통해 세계와 세계 속 자신의 위치를 이해해왔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세계 인식 위에 문명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문화적으로 전달된 정보가 대단히 강력했기 때문에 호모 사피엔스는 수십만년 만에 지상을 지배할 수 있었다.” 저자는 기존의 문학이 생태적 위기를 초래한 제도적 장치들과 긴밀한 공모 관계를 맺어왔다면서 앞으로의 문학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안적 서사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푸크너는 이를 위해 문학이 인간 이외의 다른 종과 인간이 맺는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개별 작가들이 무대의 중심을 차지했던 시대”를 지양하고 “좀 더 집단적인 스토리텔링 양식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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