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암요양병원 [김경식의 이세계 ESG]재생에너지 무지가 부른 용인 반도체 이전 광풍
- 이길중
- 26-01-18
- 0 회
이렇듯 논란거리도 안 될 일이 광풍으로 돌변한 진원지는 전력 공급을 책임지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발언이었다. 김 장관은 지난달 26일 CBS라디오에서 진행한 <경제연구실> 인터뷰에서 “용인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입주하면 두 기업이 쓸 전기의 총량이 원전 15기, 15GW 수준이라 꼭 거기에 있어야 할지, 지금이라도 지역으로, 전기가 많은 쪽으로 옮겨야 되는 건 아닌지 고민이 있다”고 했다. 이 발언은 사전에 의도된 발언이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김 장관의 이날 발언은 두 가지 점에서 문제적이다. 첫째는 그가 전기사업법에 의해 전기 공급을 독점적으로 수행하는 기관의 최종 책임자라는 점이다. 즉, 전기 공급의 법적 책임을 진 장관이 책임 이행보다 책임 회피성 발언을 했다는 점이다. 더구나 대규모 송전 건설을 지원하고자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이 2025년 2월 여야 합의로 통과되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는 산단 관련 절차와 결정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부, 재정경제부의 일이라는 점이다. 기후부의 역할은 인허가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를 담당한다. 즉 산단 ‘이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기후부 장관의 역할이 아니다.
호남권, 초고압직류송전 구축 필수
이번 발언이 광풍으로 이어진 근원적인 이유는 재생에너지와 에너지고속도로에 대한 오해다. 김 장관의 발언이 있기 전부터 호남권에서는 재생에너지를 근거로 반도체 산단의 호남 이전을 요구하고 있었고, 구체적으로는 재생에너지를 100% 공급하는 ‘RE100 산단’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수도권으로의 초고압직류송전(HVDC)에 반대하는 의견도 같이 표출됐다.
이 지점에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이해 부족이 드러난다. 재생에너지 보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HVDC 구축이 필수적이다. 전국에서 생산된 전기가 실시간으로 순환돼야 각지의 입지 조건에 맞춰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이동하고, 전력 생산 효율도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순환 체계’가 이재명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 트레이드마크인 ‘에너지고속도로’다.
재생에너지는 지역 편재성과 기후에 따른 간헐성·변동성을 특징으로 한다. 전기는 한 순간에라도 ‘수요=공급’이 일치해야 하기에 재생에너지는 계통안정화를 위한 추가적인 설비를 필요로 한다. 재생에너지 산지를 경유하는 신규 송전망, 양수발전, 에너지저장배터리(BESS)는 물론이고 비상용 LNG가스 발전이나 전력 수요 반응(DR) 체계 등이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된다.
작년 말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발표하면서 정부는 2035년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기존 2038년 29.2%(제11차 전력수급계획)에서 2035년 37%로 대폭 높였다. 또한 2030 NDC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설비 공급 목표를 2024년까지의 누적 설비용량 34GW보다 크게 증가한 2030년까지 100GW로 설정했다. 따라서 HVDC를 포함한 계통안정화 투자는 더욱 시급해졌다.
특히 호남권의 경우 재생에너지는 지금도 신규 허가는 2032년 계통 접속을 조건으로 해줄 정도로 적체 현상이 심각한 상태다. 결국 HVDC가 빨리 개통돼야 추가로 예정된 태양광·해상풍력 발전도 가능해진다. RE100 산단을 만들어 호남에서 다 소비하겠다는 아이디어는 재생에너지 특성상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고 또 비효율적이다. 우선적으로는 전력 소비가 큰 수도권과 연결되어 전기를 실시간으로 순환시켜야만 한다. 그러지 않으면 바람연금·햇빛연금 역시 전력 수요 부족으로 실패한 정책으로 귀결될 것이다.
RE100 산단, 분산특구와 상충도
재생에너지에 대한 오해는 RE100 산단 특별법 논의에서도 드러난다. RE100 달성은 기업의 위치보다도 재생에너지 가격과 관련 제도가 훨씬 중요하다. 기업은 전국 어디에 있더라도 재생에너지크레디트(REC) 제도를 활용해 RE100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발의된 RE100 산단 특별법안(김원이 의원 안)은 특정 재생에너지 사업자가 단독으로 RE100 산단에 전력을 공급하도록 독점권을 부여하고, 전기가 부족할 때는 한전이 공급 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다.
이 경우 산단에 입주한 기업은 REC나 직접전기구매계약(PPA) 같은 효율적인 RE100 달성 수단을 포기하고 사실상 정부가 정해주는 재생에너지 사업자에 크게 의존하는 ‘에너지 을’이 될 수밖에 없다. RE100 산단 유치를 위해 기업에 인센티브를 더 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에너지 족쇄를 채우는 격이다.
RE100 산단의 또 다른 문제점은 재생에너지 지산지소(地産地消)를 목적으로 하는 분산에너지특별법의 분산에너지특구와 상충된다는 점이다. 분산특구 내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자와 사용자가 한전에는 송배전료만 부담하고 직거래가 가능하다. 이미 분산특구는 7곳이 지정되었고 요건만 충족하면 추가로 지정이 가능하다. 여기서는 다수의 전기 공급자와 수요자가 경쟁입찰을 하므로 RE100 산단보다 오히려 RE100 달성이 쉽고 가격도 저렴할 수 있다.
경위가 어떻게 되었든 이번에 몰아친 용인 반도체 산단 이전 광풍은 우리 사회에 잠복해 있는 사회적·경제적·정치적 갈등 요소를 한꺼번에 분출시켰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오해가 켜켜이 쌓여 있던 차에 장관의 세심하지 못한 발언이 불씨가 되었다.
이렇게 잠복되어 있는 갈등 요소를 지혜롭게 해소하지 못하면 새로운 갈등이 언제든지 또 다른 불씨에 의해 재발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사측 “상여금 산입해 10.3% 인상”노조는 “동아운수 대법 판결 보자”임금 체계 개편 미루고 3% 인상안
시급 산정 기준 근무시간도 이견사측 “209시간” 노조 “176시간”
13일 새벽까지 막판 협상을 이어간 서울버스 노사가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파업 사태를 맞았다. 노사 모두 합의할 수 없는 지점에서 서로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지 여부’와 ‘포함된 통상임금을 시간당 임금으로 환산하는 기준시간을 어떻게 정할지’다. 사측은 임금구조 개편과 임금 인상을 함께 정리하자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임금구조 개편은 동아운수 노동자의 회사 상대 임금 청구소송 상고심 판단을 본 뒤 논의하고 당장은 임금 인상률부터 합의할 것을 요구했다.
임금을 둘러싼 양측 갈등은 1년여 전 대법원 판결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4년 12월19일 판결을 통해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이 판결은 특히 운송업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 버스운전기사의 급여구조를 보면 기본급 비중은 낮고,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상여금 등의 비중이 높다. 운송기사의 실급여는 ‘통상임금×시간×가산율’에 따라 산출되는데, 금액이 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인건비가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
사측인 서울시와 서울시버스조합은 이번 기회에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하는 방식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한 뒤 임금 인상률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인건비 상승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반면 서울시버스노조는 상여금의 통상임금 인정 문제를 놓고 동아운수가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임금체계 개편은 미루고, 당장은 임금 인상률만 3%로 정해놓자는 입장이다. 동아운수 노조는 2024년 대법원 판례에 따라 사측을 상대로 한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현재 통상임금 시급 산정 시 필요한 근무시간 기준 등을 놓고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다.
통상임금의 시급은 월 통상임금을 기준시간으로 나눠 산출한다. 분모인 기준시간이 높을수록 시급이 낮아지기 때문에 사측이 유리해지는 구조다.
이번 협상에서 사측은 주 40시간 근무에 유급휴일인 주휴 8시간을 포함해 ‘월 209시간’을 기준시간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단체협약상 만근일 기준인 월 22일, 하루 8시간 근무를 반영해 ‘월 176시간’이 기준시간이라며 맞선다.
사측은 기준시간 209시간, 임금체계 개편을 전제로 총 10.3%의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다. 향후 대법원 판결에서 기준시간이 176시간으로 확정될 경우 추가 인상분을 소급해 지급하겠다고도 했다. 노조는 일반직 공무원과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부문의 임금 인상률이 올해 3%대였다는 점을 들어 임금체계 개편 없는 3% 인상을 고수했다. 사측은 노조안을 따를 경우 향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했을 때 임금 상승효과가 20%에 달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자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임금체계 개편은 노조의 의견대로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되 일단 기본급만 0.5% 인상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사측은 이를 수용한 반면 노조가 거부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양측은 협상 결렬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렸다. 버스조합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버스조합에 통상임금과 별개로 0.5% 기본급 인상, 64세까지 정년 1년 연장, 운행실태 점검 일부 완화를 제시했고 조합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노조는 지노위의 중재안이 버스조합이 제안한 것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일방적으로 조정 결렬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버스노조는 “(사측 안은) 버스노동자들의 휴일근로와 야간근로에 대한 임금은 떼어먹겠다는 비상식적이고 반노동적인 뻔뻔한 발상”이라며 “서울시내 버스회사 대표를 고용노동부에 고발하고, 체불임금 등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3일 정상회담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양국은 물론 한·미·일 3국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공동언론발표에서 “일·한, 일·한·미 안보 협력을 포함한 전략적 공조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공유했다”며 “올해도 일·한·미 3국 간 협력을 힘차게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 정책에서 양국은 물론 한·미·일 3국의 긴밀한 연계와 공조에 뜻을 모았다. 다만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다카이치 총리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각각 사용했다.
이 대통령은 “동북아 지역 한·중·일 3국이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함께 소통하며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밝혔고, 다카이치 총리는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에 대해 “이 대통령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했다.
양 정상은 경제 협력 분야를 기존 교역에서 경제안보, 과학기술, 국제규범 제정 등 포괄적인 협력으로 확대할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인공지능(AI), 지식재산 보호 등 구체적인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실무협의도 이어가기로 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과 공급망 협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중국의 대일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와 연관해 양국 간 공급망 협력 문제가 논의됐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회 분야에서는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협력 진전 논의에 방점이 찍혔다. 이번 회담을 통해 스캠 범죄 등 초국가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경찰청이 주도해 발족한 국제공조협의체에 일본이 참여키로 했다. 초국가범죄 대응 공조를 뒷받침하는 양국 합의문도 채택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이 대통령과 전임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두 차례 회담을 통해 구체화한 한·일 공통 사회문제 협의체 운용 성과를 높게 평가했다. 앞으로 저출생·고령화·국토 균형성장, 자살 예방 등 사회문제에 더해 지방 성장 등에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 나가기로 했다.
양 정상은 미래 세대인 청년들 간 상호 이해 증진이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의 근간이라는 인식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 교류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출입국 절차 간소화, 수학여행 장려, 기술자격 상호 인정 확대 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주도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한국 가입 문제와 일본산 수산물 수출입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일본 NHK 인터뷰에서 “수산물 수입 문제는 CPTPP 가입을 위해 일본 협조를 얻기 위한 중요한 의제”라면서도 “국민 정서와 신뢰 문제상 단기적으론 힘들고 장기적으로 해결할 일”이라고 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이날 공동언론발표문에는 관련 내용이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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