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작곡입시학원 “구속 얘기 없어, 걱정 마” 아들 사건 들춰 본 경찰…대법 “공무상 비밀 누설”
- 이길중
- 25-08-05
- 2 회
작곡입시학원 고소당한 아들의 사건 기록을 열람하고, 아들에게 전화해 “구속 얘기는 없으니 걱정 말라”고 말한 경찰관에게 공무상 비밀누설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일부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경기 포천경찰서 청문감사관으로 재직하던 2020년 9월, 같은 경찰서 수사과 소속 행정관에게 자기 아들이 사기로 고소당한 사건 기록을 건네받았다. 그는 검사 수사지휘서를 열람한 뒤 아들에게 이를 전달해 재판에 넘겨졌다.
아들이 “고소인이 온라인 카페에 내가 곧 구속된다는 글을 올렸다”고 하자, A씨는 사건 기록을 확인하고 “구속영장이 발부되지도 않았고, 검사 수사지휘 내용에도 구속 이야기가 없다.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니 걱정 말아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과 2심은 수사지휘서에 구속 등 신병에 관해 아무런 내용이 없다며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A씨가 아들에게 전달한 “구속 관련 얘기가 없다”는 이야기는 수사지휘서 내용과 무관하고, 기재 내용을 누설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수사 목적을 방해할 우려도 적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검사가 구속영장 신청 등에 관해 수사 지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당시 신병 처리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졌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정보”라며 “수사지휘서 내용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내용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수사기관에서 현재 범죄사실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지, 해당 사안을 얼마나 무겁게 여기고 있는지 등을 추측하고 그에 맞춰 수사에 대응할 수 있다”며 “이에 맞춰 수사기관의 범죄수사 기능에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또 “경찰관인 피고인이 소속 경찰서에서 아들 관련 사건 기록을 건네받아 확인 후 아들에게 알려준 것은 그 자체로 수사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해 적정한 형벌권 실현에 지장이 생길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아들 사건 담당 수사관에게 “아들은 죄가 없다”고 말하며 조사 일정 등을 보고하도록 지시해 직무권한을 남용한 혐의도 받았는데 대법원은 이와 관련해선 “부정한 청탁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청문감사관으로서 직무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고개를 천천히 안으로 돌려줍니다. 다음 날개 펴기입니다. 손을 가슴 앞으로 끌어올린 뒤 힘 있게 옆으로 밀어줍니다.”
지난 30일 찾아간 서울 금천구 어울림복지센터 체육관에서는 발달장애 학생들이 오전 체육활동에 앞서 준비운동을 하는 중이었다. 학생들은 시범을 보이는 선생님을 보고 곧잘 동작을 따라 했다. 돌봄교사의 도움을 받는 학생도 있다. 학생 1명당 돌봄선생님이 1명씩 배정돼 신체 능력이나 장애 유형에 맞춰 도움을 받는다.
준비운동이 끝나자 바닥에 초록색 콘을 놓아 트랙을 만든 뒤 뛰기 시작했다.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뛰고 잔잔한 음악으로 바뀌면 걸었다. 아이들의 체력을 고려해 걷기와 뛰기를 반복하도록 선곡했다.
동그란 밸런스 보드 위에 올라서서 방방 뛰며 균형을 잡는 연습도 했다. 뒤집어서도 해본다. 아이가 무서워하지 않도록 돌봄교사가 손을 잡아준다. “잘한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파이팅” 등 용기를 북돋는 말도 더한다.
금천구청이 여름방학을 맞아 발달장애 학생을 위해 준비한 돌봄체육교실은 이날로 사흘째를 맞았다. 초등학생 5명과 중고등학생 5명이 참여해 함께 수업을 듣는다. 오는 8일까지 2주 동안 진행된다.
구청은 올해로 3년째 여름과 겨울 방학 기간에 돌봄체육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방학으로 외출 기회가 줄어든 학생이 즐겁게 놀면서 신체활동을 할 수 있게 돕고, 보호자의 돌봄 부담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규칙이 있는 체육활동을 통해 신체 능력을 높이고, 사회성과 배려심을 기를 수 있다. 돌봄교사인 조은희씨는 “처음에는 애들이 쭈뼛쭈뼛하지만 두세 번 반복하면 몸에 익었는지 잘한다”면서 “트랙을 따라 도는 것도 처음에는 왔다 갔다 했는데, 이젠 규칙을 배워 한 방향으로 달린다”고 설명했다.
참여 학부모의 만족도는 높다. 학부모 A씨는 “처음에 가지 않으려고 버티던 아이가 이젠 자려고 누우면 늘 ‘내일은?’이라고 물어보며 기다린다”면서 “반겨주고 예뻐해주는 선생님이 있어 ‘안전기지’나,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원예활동, 과학관 견학 등 야외활동, 반려견과의 교감활동 등으로 정서 안정을 돕는 프로그램도 이뤄진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는 데도 효과적이다. 학부모들은 아이가 새로운 걸 경험하도록 용기를 준다는 점에 고마워했다. A씨는 “반려동물과 교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아이들의 감정표현이 풍부해졌고, 정서적으로 편안해지니 뭘 해도 잘 흡수하면서 지난해보다 성장했다는 선생님들 칭찬도 많이 들었다”고 뿌듯해했다.
늘 붙어다니며 아이를 돌보느라 자기 시간을 갖기 어려웠던 학부모도 모처럼 휴식을 즐길 수 있다. 학부모 B씨는 아이가 체육교실에 참여하는 동안 책놀이 프로그램 수강 등 자기계발에 시간을 쓰고 있다.
학부모들은 활동 참여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표했다. 예산이 제한되어 있다 보니 한 학생이 여름과 겨울 방학 연속으로 수강하기 어렵다. 참여자는 추첨으로 정하는데, 처음 듣는 아이에게 우선권이 있다. B씨는 “아이가 겨울에 잘 움직이지 않으려 해 먹는 것도 줄고 빈혈이 온 적이 있다”면서 “프로그램을 확대해 겨울방학 때도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원 원주시 원도심엔 아카데미극장이 있었다. 1963년 개관한, 한국에서 원형을 간직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이자 국가유산청이 등록문화재 지정을 수차례 권고한 문화유산이다. 이런 가치에 주목한 사람들이 극장 보존 운동을 벌인 끝에 원주시는 2022년 1월 극장을 매입하고 보존·재생 사업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해 지방선거에서 시장이 바뀌고 모든 것이 뒤집힌다. 새로 취임한 원강수 시장(국민의힘)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며 돌연 극장 철거를 발표한다. 그간의 공론화 과정을 무시한 일방적 결정이었다.
극장을 지키려 한 시민들은 ‘아카데미의 친구들’(아친) 이름으로 모여 토론과 숙의를 요구했다. 시민사회, 지역상인, 문화예술인, 건축가, 연구자 등도 보존을 지지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원주시는 철거를 밀어붙였고, 평화적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을 경찰을 통해 연행해 가며 2023년 10월에 기어코 극장을 무너뜨렸다.
공권력의 폭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철거를 저지하려고 한 시민 24명을 업무방해죄 등으로 고발해 법정에 세웠다. 재판에서 원주시 공무원은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공사가 늦어져 피해를 본 철거업체는 “시민들이 선한 의도로,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집회를 벌였다”며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냈는데, 정작 시민을 챙겨야 할 원주시는 엄벌을 촉구했다.
시민사회 등의 비판이 거세지자, 원 시장은 뒤늦게 재판부에 처벌 불원서를 제출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폭압적 행정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오히려 “잘못을 저지른 아친을 내가 용서하고 포용하기로 했다”는 입장문을 냈다. 대체 누가 누구에게 용서와 포용을 운운한단 말인가.
따져보자. 시민들이 왜 맨몸으로 철거를 막을 수밖에 없었나? 원주시는 공개 논의와 여론조사로 철거 여부를 정하겠다고 했으나, 말뿐이었다. 보다 못한 시민들이 조례에 따라 청구한 시정토론도 원주시는 반려했다. 결국 시민 의견은 제대로 듣지 않고 공무원끼리 모여 결론을 냈다.
수년간 공론화 과정을 거쳐 보존이 확정된 극장을 합리적 근거도 없이 불통·졸속으로 한순간에 파괴하려 하니, 시민들은 일단 막아설 수밖에 없었다. 대화와 숙의를 끝까지 묵살한 건 다름 아닌 원주시였다. 부당한 행정을 펼쳐놓고 왜 저항했냐며 시민들을 고발하더니, 선거를 앞두고 부담이 됐는지 뒤늦게야 처벌 불원서를 제출하고 자기 맘대로 용서와 화합을 말하는 원 시장의 행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처음부터 끝까지 독선적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극장을 지키려다 재판을 받게 된 시민 24명은 오는 11일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위법적인 행정에 맞서 민주적인 절차를 요구한 시민들을 범죄자로 만든다면 앞으로 누가 또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반민주적인 권력의 남용이 이번 사건의 본질임을 인식하고, 사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기대한다.
LG전자가 벽으로부터 40㎝ 거리에서 100인치 초고화질(4K) 화면을 투사하는 프로젝터 ‘LG 시네빔 쇼츠’를 출시한다고 4일 밝혔다.
LG 시네빔 쇼츠는 가까운 거리에서도 대화면을 투사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를 높여주는 ‘초단초점’ 기술을 탑재했다. LG전자는 “40인치 화면을 투사하기 위해서는 8.1㎝만 있으면 충분하고, 39.3㎝가 확보되면 100인치 대화면을 투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제품은 가로 11㎝, 세로 16㎝, 두께 16㎝로 손바닥만 한 크기다. 무게는 1.9㎏로 이동이 편리하다. 회사는 “초단초점 기술과 작은 크기 덕분에 시야를 방해하거나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는다”고 전했다. RGB(적·녹·청) 레이저 빔을 통해 표현되는 4K 고해상도 화면은 몰입감을 높여준다. 디지털영화협회(DCI)의 색 영역인 ‘DCI-P3’를 154% 충족하고, 45만 대 1의 명암비를 지원해 색을 풍부하고 선명하게 표현한다. 입체음향 시스템인 돌비 애트모스도 지원한다.
시네빔 쇼츠는 벽면색감 맞춤 기능으로 색감을 조정하고 화면범위 설정 기능으로 화면 크기나 위치를 바꿀 수 있다. 자동 화면·초점 맞춤 기능을 통해 선명하고 반듯한 직사각형 모양의 화면이 자동으로 만들어진다.
LG전자의 독자 스마트TV 플랫폼 웹OS를 탑재해 별도 기기를 연결하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LG전자의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LG채널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게임 등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판매는 5일부터 시작한다. 국내 출하가는 179만원이다.
지난해 일련의 화산 활동으로 9명을 사망케 한 인도네시아 르워토비 라키라키 화산이 또다시 분화했다. 2010년 이후 최대 규모 분화 중 하나였지만 지난해 주민들이 영구히 섬을 떠나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동부 동누사텡가라주 플로레스섬에 있는 르워토비 화산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분화했다. 전날 오후 8시48분쯤 폭발해 상공 10㎞ 높이까지 화산재가 치솟았다. 이날 오전 1시5분쯤 폭발은 더욱 강해져 화산재 기둥이 상공 18㎞까지 치솟았다.
인도네시아 지질청은 무인기 관측 결과 “암석과 용암이 뒤섞인 가스 구름이 산비탈을 따라 최대 5㎞까지 흘러내렸다”며 “마그마의 깊은 이동과 이로 인한 진동이 지진계에 기록됐다”고 밝혔다. 지질청은 몇 주간 땅속에 축적된 가스를 분화 원인으로 추정하면서 화산재 기둥 상단에서 화산 번개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분화구 반경 7㎞ 이내 출입을 금지했고 호우 시 토사 유출이나 산사태 등 이류에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에 따르면 이날 폭발로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에서 24편의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취소됐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분화는 2010년 자바섬 욕야카르타에 있는 므라피 화산 폭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분화다. 당시 인구 밀도가 높은 자바섬에서 폭발이 일어나 350여명이 사망하고 수십만명이 대피했다.
외신은 인도네시아 당국의 선제적 조치 덕분에 이번 분화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1월 르워토비 화산 분화로 9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다친 이후 당국은 주민 수천명을 다른 지역으로 영구적으로 이주시켰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는 인도네시아에서는 화산 폭발과 지진이 자주 일어난다. 지난 1월에는 인도네시아 북동부 할라헤라섬에 있는 이부 화산이 분화하기도 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일부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경기 포천경찰서 청문감사관으로 재직하던 2020년 9월, 같은 경찰서 수사과 소속 행정관에게 자기 아들이 사기로 고소당한 사건 기록을 건네받았다. 그는 검사 수사지휘서를 열람한 뒤 아들에게 이를 전달해 재판에 넘겨졌다.
아들이 “고소인이 온라인 카페에 내가 곧 구속된다는 글을 올렸다”고 하자, A씨는 사건 기록을 확인하고 “구속영장이 발부되지도 않았고, 검사 수사지휘 내용에도 구속 이야기가 없다.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니 걱정 말아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과 2심은 수사지휘서에 구속 등 신병에 관해 아무런 내용이 없다며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A씨가 아들에게 전달한 “구속 관련 얘기가 없다”는 이야기는 수사지휘서 내용과 무관하고, 기재 내용을 누설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수사 목적을 방해할 우려도 적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검사가 구속영장 신청 등에 관해 수사 지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당시 신병 처리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졌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정보”라며 “수사지휘서 내용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내용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수사기관에서 현재 범죄사실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지, 해당 사안을 얼마나 무겁게 여기고 있는지 등을 추측하고 그에 맞춰 수사에 대응할 수 있다”며 “이에 맞춰 수사기관의 범죄수사 기능에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또 “경찰관인 피고인이 소속 경찰서에서 아들 관련 사건 기록을 건네받아 확인 후 아들에게 알려준 것은 그 자체로 수사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해 적정한 형벌권 실현에 지장이 생길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아들 사건 담당 수사관에게 “아들은 죄가 없다”고 말하며 조사 일정 등을 보고하도록 지시해 직무권한을 남용한 혐의도 받았는데 대법원은 이와 관련해선 “부정한 청탁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청문감사관으로서 직무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고개를 천천히 안으로 돌려줍니다. 다음 날개 펴기입니다. 손을 가슴 앞으로 끌어올린 뒤 힘 있게 옆으로 밀어줍니다.”
지난 30일 찾아간 서울 금천구 어울림복지센터 체육관에서는 발달장애 학생들이 오전 체육활동에 앞서 준비운동을 하는 중이었다. 학생들은 시범을 보이는 선생님을 보고 곧잘 동작을 따라 했다. 돌봄교사의 도움을 받는 학생도 있다. 학생 1명당 돌봄선생님이 1명씩 배정돼 신체 능력이나 장애 유형에 맞춰 도움을 받는다.
준비운동이 끝나자 바닥에 초록색 콘을 놓아 트랙을 만든 뒤 뛰기 시작했다.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뛰고 잔잔한 음악으로 바뀌면 걸었다. 아이들의 체력을 고려해 걷기와 뛰기를 반복하도록 선곡했다.
동그란 밸런스 보드 위에 올라서서 방방 뛰며 균형을 잡는 연습도 했다. 뒤집어서도 해본다. 아이가 무서워하지 않도록 돌봄교사가 손을 잡아준다. “잘한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파이팅” 등 용기를 북돋는 말도 더한다.
금천구청이 여름방학을 맞아 발달장애 학생을 위해 준비한 돌봄체육교실은 이날로 사흘째를 맞았다. 초등학생 5명과 중고등학생 5명이 참여해 함께 수업을 듣는다. 오는 8일까지 2주 동안 진행된다.
구청은 올해로 3년째 여름과 겨울 방학 기간에 돌봄체육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방학으로 외출 기회가 줄어든 학생이 즐겁게 놀면서 신체활동을 할 수 있게 돕고, 보호자의 돌봄 부담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규칙이 있는 체육활동을 통해 신체 능력을 높이고, 사회성과 배려심을 기를 수 있다. 돌봄교사인 조은희씨는 “처음에는 애들이 쭈뼛쭈뼛하지만 두세 번 반복하면 몸에 익었는지 잘한다”면서 “트랙을 따라 도는 것도 처음에는 왔다 갔다 했는데, 이젠 규칙을 배워 한 방향으로 달린다”고 설명했다.
참여 학부모의 만족도는 높다. 학부모 A씨는 “처음에 가지 않으려고 버티던 아이가 이젠 자려고 누우면 늘 ‘내일은?’이라고 물어보며 기다린다”면서 “반겨주고 예뻐해주는 선생님이 있어 ‘안전기지’나,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원예활동, 과학관 견학 등 야외활동, 반려견과의 교감활동 등으로 정서 안정을 돕는 프로그램도 이뤄진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는 데도 효과적이다. 학부모들은 아이가 새로운 걸 경험하도록 용기를 준다는 점에 고마워했다. A씨는 “반려동물과 교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아이들의 감정표현이 풍부해졌고, 정서적으로 편안해지니 뭘 해도 잘 흡수하면서 지난해보다 성장했다는 선생님들 칭찬도 많이 들었다”고 뿌듯해했다.
늘 붙어다니며 아이를 돌보느라 자기 시간을 갖기 어려웠던 학부모도 모처럼 휴식을 즐길 수 있다. 학부모 B씨는 아이가 체육교실에 참여하는 동안 책놀이 프로그램 수강 등 자기계발에 시간을 쓰고 있다.
학부모들은 활동 참여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표했다. 예산이 제한되어 있다 보니 한 학생이 여름과 겨울 방학 연속으로 수강하기 어렵다. 참여자는 추첨으로 정하는데, 처음 듣는 아이에게 우선권이 있다. B씨는 “아이가 겨울에 잘 움직이지 않으려 해 먹는 것도 줄고 빈혈이 온 적이 있다”면서 “프로그램을 확대해 겨울방학 때도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원 원주시 원도심엔 아카데미극장이 있었다. 1963년 개관한, 한국에서 원형을 간직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이자 국가유산청이 등록문화재 지정을 수차례 권고한 문화유산이다. 이런 가치에 주목한 사람들이 극장 보존 운동을 벌인 끝에 원주시는 2022년 1월 극장을 매입하고 보존·재생 사업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해 지방선거에서 시장이 바뀌고 모든 것이 뒤집힌다. 새로 취임한 원강수 시장(국민의힘)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며 돌연 극장 철거를 발표한다. 그간의 공론화 과정을 무시한 일방적 결정이었다.
극장을 지키려 한 시민들은 ‘아카데미의 친구들’(아친) 이름으로 모여 토론과 숙의를 요구했다. 시민사회, 지역상인, 문화예술인, 건축가, 연구자 등도 보존을 지지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원주시는 철거를 밀어붙였고, 평화적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을 경찰을 통해 연행해 가며 2023년 10월에 기어코 극장을 무너뜨렸다.
공권력의 폭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철거를 저지하려고 한 시민 24명을 업무방해죄 등으로 고발해 법정에 세웠다. 재판에서 원주시 공무원은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공사가 늦어져 피해를 본 철거업체는 “시민들이 선한 의도로,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집회를 벌였다”며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냈는데, 정작 시민을 챙겨야 할 원주시는 엄벌을 촉구했다.
시민사회 등의 비판이 거세지자, 원 시장은 뒤늦게 재판부에 처벌 불원서를 제출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폭압적 행정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오히려 “잘못을 저지른 아친을 내가 용서하고 포용하기로 했다”는 입장문을 냈다. 대체 누가 누구에게 용서와 포용을 운운한단 말인가.
따져보자. 시민들이 왜 맨몸으로 철거를 막을 수밖에 없었나? 원주시는 공개 논의와 여론조사로 철거 여부를 정하겠다고 했으나, 말뿐이었다. 보다 못한 시민들이 조례에 따라 청구한 시정토론도 원주시는 반려했다. 결국 시민 의견은 제대로 듣지 않고 공무원끼리 모여 결론을 냈다.
수년간 공론화 과정을 거쳐 보존이 확정된 극장을 합리적 근거도 없이 불통·졸속으로 한순간에 파괴하려 하니, 시민들은 일단 막아설 수밖에 없었다. 대화와 숙의를 끝까지 묵살한 건 다름 아닌 원주시였다. 부당한 행정을 펼쳐놓고 왜 저항했냐며 시민들을 고발하더니, 선거를 앞두고 부담이 됐는지 뒤늦게야 처벌 불원서를 제출하고 자기 맘대로 용서와 화합을 말하는 원 시장의 행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처음부터 끝까지 독선적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극장을 지키려다 재판을 받게 된 시민 24명은 오는 11일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위법적인 행정에 맞서 민주적인 절차를 요구한 시민들을 범죄자로 만든다면 앞으로 누가 또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반민주적인 권력의 남용이 이번 사건의 본질임을 인식하고, 사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기대한다.
LG전자가 벽으로부터 40㎝ 거리에서 100인치 초고화질(4K) 화면을 투사하는 프로젝터 ‘LG 시네빔 쇼츠’를 출시한다고 4일 밝혔다.
LG 시네빔 쇼츠는 가까운 거리에서도 대화면을 투사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를 높여주는 ‘초단초점’ 기술을 탑재했다. LG전자는 “40인치 화면을 투사하기 위해서는 8.1㎝만 있으면 충분하고, 39.3㎝가 확보되면 100인치 대화면을 투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제품은 가로 11㎝, 세로 16㎝, 두께 16㎝로 손바닥만 한 크기다. 무게는 1.9㎏로 이동이 편리하다. 회사는 “초단초점 기술과 작은 크기 덕분에 시야를 방해하거나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는다”고 전했다. RGB(적·녹·청) 레이저 빔을 통해 표현되는 4K 고해상도 화면은 몰입감을 높여준다. 디지털영화협회(DCI)의 색 영역인 ‘DCI-P3’를 154% 충족하고, 45만 대 1의 명암비를 지원해 색을 풍부하고 선명하게 표현한다. 입체음향 시스템인 돌비 애트모스도 지원한다.
시네빔 쇼츠는 벽면색감 맞춤 기능으로 색감을 조정하고 화면범위 설정 기능으로 화면 크기나 위치를 바꿀 수 있다. 자동 화면·초점 맞춤 기능을 통해 선명하고 반듯한 직사각형 모양의 화면이 자동으로 만들어진다.
LG전자의 독자 스마트TV 플랫폼 웹OS를 탑재해 별도 기기를 연결하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LG전자의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LG채널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게임 등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판매는 5일부터 시작한다. 국내 출하가는 179만원이다.
지난해 일련의 화산 활동으로 9명을 사망케 한 인도네시아 르워토비 라키라키 화산이 또다시 분화했다. 2010년 이후 최대 규모 분화 중 하나였지만 지난해 주민들이 영구히 섬을 떠나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동부 동누사텡가라주 플로레스섬에 있는 르워토비 화산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분화했다. 전날 오후 8시48분쯤 폭발해 상공 10㎞ 높이까지 화산재가 치솟았다. 이날 오전 1시5분쯤 폭발은 더욱 강해져 화산재 기둥이 상공 18㎞까지 치솟았다.
인도네시아 지질청은 무인기 관측 결과 “암석과 용암이 뒤섞인 가스 구름이 산비탈을 따라 최대 5㎞까지 흘러내렸다”며 “마그마의 깊은 이동과 이로 인한 진동이 지진계에 기록됐다”고 밝혔다. 지질청은 몇 주간 땅속에 축적된 가스를 분화 원인으로 추정하면서 화산재 기둥 상단에서 화산 번개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분화구 반경 7㎞ 이내 출입을 금지했고 호우 시 토사 유출이나 산사태 등 이류에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에 따르면 이날 폭발로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에서 24편의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취소됐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분화는 2010년 자바섬 욕야카르타에 있는 므라피 화산 폭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분화다. 당시 인구 밀도가 높은 자바섬에서 폭발이 일어나 350여명이 사망하고 수십만명이 대피했다.
외신은 인도네시아 당국의 선제적 조치 덕분에 이번 분화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1월 르워토비 화산 분화로 9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다친 이후 당국은 주민 수천명을 다른 지역으로 영구적으로 이주시켰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는 인도네시아에서는 화산 폭발과 지진이 자주 일어난다. 지난 1월에는 인도네시아 북동부 할라헤라섬에 있는 이부 화산이 분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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