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김봉석의 문화유랑]전지적 ‘독자’ 시점

20여년 전, 할리우드는 인터랙티브 영화 개발에 나섰다. 게임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부러워하며, 사람들은 이야기에 주도적으로 개입하는 주인공이 되려는 욕망이 크다고 판단했다. 영화에 게임 방식을 접목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다가 화면이 멈추면 선택지가 나온다. 관객이 좌석에 달린 번호판에서 원하는 버튼을 누르면, 다수가 선택한 이야기로 진행된다. DVD 플레이어에서 영화를 볼 때도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를 선택한다.
실패했다. 분기형 서사를 사용한 영화는 정서적 흐름이 끊기고 몰입도가 약해진다. 게임처럼 많은 선택지를 주는 것도 불가능하다. 스펙터클은 큰 스크린으로 보는 영화가 앞서지만, 직접 주인공이 되어 펼쳐지는 세계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자유도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한 편의 영화에서 다양한 스토리와 결말을 보여주려면 제작비가 너무 많이 올라간다.
영화는 감독과 작가가 의도하고 다듬은 서사를 완결된 형태로 관객에게 제시한다. 관객은 수동적으로 감상하며 감독의 메시지와 예술적 성취를 공감하고 향유한다. 인터랙티브 영화는 관객에게 선택을 강요하여 몰입과 해석을 방해했다. 그리고 피로했다. 영화를 보는 목적은 공감과 깨달음, 각성만이 아니다. 고단한 현실을 잊고, 찰나의 휴식을 취하며, 한껏 고양된 감정을 대리만족한다. 계속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는 상황은 피로감을 유발하고, 몰입을 방해한다. 주인공이 되려는 욕망은 누구에게나 다소 있겠지만, 언제나 주인공이 되고 싶지는 않다. 가끔 혹은 자주 관객과 시청자, 독자로만 남고 싶은 욕망도 강렬하다.
지난 23일 개봉한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의 주인공 이름은 ‘김독자’다. 웹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은 연재 초기에 독자가 많았지만, 10년을 연재하며 단 한 명만 남았다. ‘김독자’라는 이름은, 유일한 독자이며 개인으로서의 단독자를 의미한다. 소설로 읽었던 세계가 갑자기 현실이 되자, 김독자는 새로운 세계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된다. 세계의 원리와 법칙, 앞으로 벌어지는 사건들, 모든 인물의 캐릭터와 스킬 등등. 그리고 중요한 또 하나를 알고 있다. 김독자 자신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 이 세계의 주인공은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유중혁이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익히 배운 ‘전지적 작가 시점’을 패러디한 제목이다. 전지적 작가 시점은, 작가가 작품 밖에서 인물의 내면과 행동, 대화는 물론 과거와 미래까지 모두 알고 있으면서 독자에게 다양한 정보와 복잡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달하는 형식이다. 전지적 작가는 모든 것을 아는 신이다. <전지적 독자 시점>의 김독자는 ‘전지적 작가’가 아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은 보편적인 독자가 단지 이야기를 수동적으로 읽는 존재를 넘어 이야기 자체에 개입하고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말한다. 독자가 소설의 이야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독자인 내가 읽은 이야기의 감정과 의미는 변주하고 때로 해석을 넘어 재창조로 이끌 수 있다. 김독자가 새로운 세계에서 해야만 하는 일이다.
다만 이야기를 혼자서 끌어갈 수는 없다. 주인공이 아닌 김독자는, 주인공 유중혁과 동료가 되고, 원래 이야기에서 조연이나 단역이었던 이들을 새롭게 이끌어간다. 소설은, 작품은 독자를 거치면서 완성된다. ‘소설의 세상이 현실이 된다’는 설정은 익숙하다. 나아가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이야기와 독자의 관계를 치밀하게 파고들었다. 텍스트를 빠르게 습득하여 자신의 방식으로 다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때로는 지나친 슬픔과 분노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야기 속 인물과 정서적인 거리를 두는 ‘독자’로서만 존재하고, 이야기를 통해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독자의 개인적 모험을 흥미롭게 그려낸다. ‘전지적 독자’라 할 캐릭터를 훌륭하게 창조했다.
반면 영화는 아쉽다. 3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갔으니 소설의 팬만이 아니라 원작을 모르는 일반 관객까지 끌어들이기 위해 어느 정도 각색은 필요하다. 지방대 비정규직인 김독자가 타자와 연대하며 세상을 구원한다는 주제 자체는 좋다. 하지만 현실이 된 소설의 세계에서 김독자가 왜, 어떻게 싸우고, 살아남아야만 하는가에 대한 설득이 부족하다. ‘전지적 독자’도 그저 이야기를 다 아는 능력을 가진 인물 정도로만 쓰인다. 소설의 평범한 ‘독자’이며, 영화의 수동적인 ‘관객’으로서, 안타깝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장동혁 의원이 31일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 등 보수 유튜버들과의 대담에서 “당대표가 된다면 적절한 시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가 허용된다면 면회를 가겠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날 <전한길뉴스>와 <고성국TV> 등 보수 유튜브 채널이 주관한 ‘자유 우파 유튜브 연합 토론회’에 나와 ‘전당대회 기간이나 이후에 윤 전 대통령 면회를 하러 갈 생각이 있나’라는 전씨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장 의원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씨와 강용석 변호사, 정치평론가 고성국씨, 언론인 출신 성창경씨 등이 참석했다.
장 의원은 ‘자기 당에서 배출된 대통령이 감옥에 가 있는데 관심도 입장도 없는데 제대로 된 정당인가’라는 성씨 지적에 “당대표가 된다면 지금 (윤 전 대통령)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불법이 있거나 절차가 잘못되거나 공정하지 않다면 당대표로서 분명히 목소리를 내겠다”며 “그건 (윤 전 대통령과) 절연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윤 어게인의 여러 주장 중에 과연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킬 수 있을지 우려는 이재명 정부 들어 더 커졌다”며 “그 부분만큼은 제가 당대표가 되면 확고히 끌고 가겠다. 그 기반 위에 보수 정당의 가치를 세우겠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자유민주 체제를 지켜야 한다는 게 윤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 내내 굳건히 하려고 했던 정신”이라며 “계엄 이후에도 그 목소리가 높아졌는데 대선 국면에서 그 목소리와 세력을 끌고 가지 못해 패배한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전씨 등이 양성하는 2030 청년들을 당에 받아들이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당에서 일부 담당하고 밖에서 인재를 양성해 교육해주면 그런 청년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공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씨가 “한국청년지도자아카데미에서 청년들을 교육 연수하고 있다”며 “이런 우파 청년들을 받아들일 생각이 있나”라고 질문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장 의원은 또 ‘국힘이 왜 부정선거에 대해 침묵하고 있나’라는 성씨 질문에 “당 대표가 되면 첫 번째로 끝장 토론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그는 ‘부정선거는 토론의 문제가 아니다. 규명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이어진 지적에 “당 대표라면 공론의 장을 만들고 거기서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조치를 취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불법계엄 선포를 옹호하며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한 전씨를 극우로 평가하는 주장에 선을 그었다. 장 의원은 ‘전한길과 장동혁 등을 극우로 매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전씨 질문에 “좌파에서 우리를 공격하기 위해 쓰는 못된 프레임을 갖고 와서 내부 분열을 조장하고 갈라치기 하려는 걸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며 “극우다 아니라고 얘기할 필요조차 없다”고 말했다.
장 의원의 이날 토론회 참석 계획이 알려지자 일부에서 극우적 행보라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장 의원은 “언론에서 비판했으니 당당히, 기어이 나가겠다고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당대표가 되면 훨씬 선명하고 자신 있는 모습으로 프레임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주말인 2일과 3일에도 무더위가 계속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 최고 체감온도는 35도 안팎으로 올라 더울 예정이다. 전국 예상 최고 기온은 30∼37도로 평년(최고 28∼33도)보다 높겠다. 일요일인 3일 예상 최고 기온은 31∼36도로 이날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측된다.
이날 지역별 예상 낮 최고 기온은 서울 35도, 대전·광주·전주 36도, 강릉 34도, 대구 37도, 부산 33도, 제주 34도 등이다.
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겠고 오전까지 충남권북부에는 비가 내리겠다. 경기남부와 강원남부내륙·산지, 충남권남부, 충북북부, 경북북부내륙에는 0.1mm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 경기동부와 강원내륙·산지, 충남권내륙, 전라동부내륙, 경상권내륙에는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세종과 충남북부는 5mm 미만, 경기동부 5∼40mm, 강원내륙·산지 5∼40mm, 대전·충남내륙 5∼40mm, 전남동부내륙·전북동부 5∼40mm, 대구·경북남부내륙·경북북동산지·경남북서내륙 5∼40mm다. 남해안과 제주도해안, 서해안에 너울이 강하게 유입되겠으니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6·25전쟁 당시 동부전선에서 북한군의 공격을 막다 전사한 이운산 중령이 ‘8월의 6·25전쟁 영웅’으로 선정됐다고 국가보훈부가 31일 밝혔다.
이 중령은 1948년 10월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그해 8월 육군사관학교 제7기 특별반 장교 후보생으로 입교해 2개월간 교육훈련을 마친 뒤였다.
1950년 6월 전쟁이 일어났을 당시 이 중령은 강원도 인제군에서 38선 경계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는 7월까지 충주·수안보·문경 일대에서 북한군 1사단·12사단과 전투를 벌였다. 당시 그는 육군 6사단 2연대 3대대장이었다.
이 중령은 그해 8월 3일 낙동강 방어선으로 이동했다. 북한군의 대규모 공세에 지연전을 펼치면서 방어진지 후방 40㎞ 지점으로 이동했다. 8월 13일 경북 군위군 우보면 일대에 다시 방어진지를 구축해, 이를 지켜냈다. 8월 25일에는 인근 324고지를 되찾으려다 인근 203고지로 후퇴하기도 했다.
다음 날 이 중령은 자신의 병력을 인근 강둑에 재배치하고, 우보면으로 진입하던 북한군 8사단의 주력부대를 기습했다. 이 기습공격은 이 중령이 속한 연대 병력을 구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
이 중령은 거세진 적의 공격에 후방으로 철수하다 지뢰 폭발사고로 전사했다. 그의 나이 33세였다. 그와 함께 6명이 전사했고, 20여명이 중상을 입었다.
정부는 이 중령의 희생을 기려 1950년 12월 30일 그를 소령에서 중령으로 1계급 특진시키고, 을지무공훈장을 추서했다.
국민의힘 당권 후보인 안철수 의원은 2일 “(더불어)민주당은 우리를 ‘내란 정당’으로 규정하고, 정당 해산 청구에 나설 수 있다”며 “그러면 우리도 자칫 통진당 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의원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거론한 뒤 “그(정청래 의원)는 ‘국민의힘은 위헌 정당으로 해산돼야 한다’고 말해왔다”며 이같이 적었다. 안 의원은 “그 시도는 현실화될 수 있다”고도 썼다.
안 의원은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당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적었다. 안 의원은 이어 “엄중한 상황”이라며 “민주당은 우리를 ‘내란 정당’으로 규정하고, 정당 해산 청구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대구에서 만난 당원의 고백이라면서 “국민의힘이라 말하기가 부끄럽다고 한다”고도 적었다. 안 의원은 이어 “대구는 보수의 심장이다. 그 심장에서 우리 당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떠나간 합리적인 보수 분들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 대구 코로나 사태때 목숨을 걸고 국민을 지켰던 안철수만이, 우리 당을 ‘내란 정당’이라는 낙인에서 지킬 수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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