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수원상간변호사 [뉴스분석]‘일부 항소’로 ‘검사 집단반발’ 피했지만···‘검찰 폐지’ 앞 갈등 요소 잠복

수원상간변호사 검찰이 1심에서 25가지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했다. 여권은 “윤석열 정부의 정치보복 수사”라며 항소 포기를 압박하고 검찰 안에선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후폭풍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자 검찰 지휘부가 고심 끝에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사들이 당장 집단행동에 나설 동력은 약해졌지만,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일선 검사들의 불만이 언제든 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1심 무죄 판결에 항소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인 지난 2일 ‘고 이대준씨의 월북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자진 월북한 것으로 오인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발표해 이씨와 유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부분(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명예훼손, 사자 명예훼손)’에 대해서만 항소했다고 밝혔다. 이씨의 피격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이 사건 관련 첩보 등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는 직권남용 관련 혐의 등은 ‘실익 등’을 고려해 항소하지 않았다. 재판에 넘겨진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인사 5명 가운데 박지원 전 국정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은 무죄가 확정됐다.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만 2심 재판을 받는다.
지난해 12월26일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자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를 포함한 여권은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이 무리하게 하명수사를 했다고 비판하면서 항소 포기를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과 이대준씨의 유족은 검찰에 항소를 요구했다. 수사팀도 1심 법원이 자료 삭제 등 사실관계는 인정한 만큼 추가적인 법적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며 항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지난해 11월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태 이후로 이 사건 항소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어떠한 결정을 하더라도 논란이 예상됐다.
검찰 지휘부는 대장동 항소 포기 후 벌어진 검사들의 집단 반발 사태 재현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검사장들을 포함한 일부 검사들이 집단 성명을 발표한 뒤 사의를 표명했고, 노만석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과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사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일부 검사들은 이번 ‘일부 항소’에 대해 “검찰 지휘부가 정치적 결정을 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A부장검사는 “공소사실이 많긴 했지만 서로 동떨어진 게 아니라, 이씨의 월북으로 몰아가는 일련의 과정에서 벌어진 행위들”이라며 “첩보 삭제, 국방부 브리핑은 빼고 해경 브리핑에 대해서만 항소하면 공소 유지가 어려울 텐데, 한쪽은 항소 포기를 요구하고 다른 쪽은 항소를 요구하니 (아예 항소를 안 할 수는 없어) 일부 항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장동 항소 포기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었던 박철우 현 중앙지검장이 검찰 내부의 눈총을 감수하고 완전 항소 포기 결정을 하기엔 부담이 컸을 거란 평가도 나온다. 앞서 박 지검장은 수사팀이 항소 제기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올리자 보완 지시를 내렸고, 보완된 보고서를 받은 뒤에도 별다른 지시 없이 막판까지 결재를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때와는 달리 검찰 내부 반발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엔 일부 혐의라도 항소를 한 데다, 법무부가 대장동 항소 포기 때처럼 외압으로 비칠 만한 의견을 검찰에 전달하지도 않았다.
다만 대장동 항소 포기 이후 검찰 지휘부가 정치적 외압을 일선에 관철하는 역할을 한다는 검사들의 의구심이 커진 상황이라 집단 반발 사태는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지휘부는 검사가 비상식적인 일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면 뜻을 존중해주고 방패가 돼야 한다”며 “항소하겠다는 게 비상식적인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 차장검사는 “검찰 지휘부가 공소청 전환 이후 보완수사권, 1차 수사기관에 대한 사법통제 권한 부여 등에 대한 ‘로키’ 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데, 결코 검찰이 원하는 대로 결론나지 않을 것”이라며 “검찰청 폐지가 다가올수록 지휘부를 향한 일선 검사들의 불만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간경향] 충남 예산에 사는 이철희씨(73)는 자녀, 친척, 친구들을 만나러 종종 경기도나 서울에 간다. 자차를 몰고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거나, 시내버스를 타고 예산역보다 가까운 홍성역으로 가서 기차를 탄다. 최근에는 다리가 불편해 지역 의료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신통치 않아 서울의 대형 병원에서 수술받을 생각이라고 했다. 그에게 예산은 ‘경기·서울 생활권’이다. 대전으론 잘 다니지 않는다. 1989년 직할시(현 광역시)로 분리되기 이전의 대전은 같은 충남이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충남의 북서쪽 예산 주민들에게 남동쪽 끝 대전은 거리감이 있다. 그는 “여기서 대전은 충남의 대표 도시라는 것, TV에서 대전방송이 나온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느낌이 없다”고 했다.
예산 바로 아래 홍성에서 멜론과 쌀농사를 짓는 이선재씨(55)도 농산물을 팔러 경기 의왕이나 수원으로 간다고 했다. “여기 사람들은 보통 경기나 서울로 가죠. 홍성에 수도권 전철까지 이어질 예정인걸요. 대전은 생활권이 달라요. 멀기도 하고 교통도 불편하죠.”
충남과 대전은 지자체장들이 통합을 추진하는 곳이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2024년 11월 “대전과 충남이 새로운 경제과학 수도로 거듭나야 한다”며 행정통합 추진을 공식화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5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 타운홀 미팅에서 “국정을 책임지는 사람의 입장에서 충남과 대전을 모범적으로 통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를 보더라도 광역화가 일반적인 경로다. 지방도 쪼개져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대도시와 주변 지역을 광역으로 묶어 경쟁력을 키우자는 ‘메가시티’와 같은 결이다. 이재명 정부는 ‘5극(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3특(제주·강원·전북 특별자치도)’을 축으로, 수도권 과밀 해소와 균형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이어 지난해 12월 18일에는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전·충남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오찬에서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통합된 자치단체의 새로운 장을 뽑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지난 1월 1일 기준으로, 6·3 전국동시지방선거까지 5개월 2일 남았다. 이철희씨가 말했다. “정치하는 놈들, 자기들끼리는 분명 뭔 속셈이 있겠지. 우리 같은 사람은 덩치가 커진다는 것 말고는 몰라. 합치면 뭐가 좋은지, 안 합치면 뭐가 문제인지 누가 좀 설명을 해줘야 할 것 아닌가.” 과연 행정통합이 이 대통령의 말마따나 ‘충남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주춧돌이 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그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충청광역연합’ 말고, ‘대충특별시’
한국의 도시 변화에 대해 연구하는 도시문헌학자 김시덕 박사는 한국의 인구가 앞으로 3개의 메가시티(대서울권·동남권·중부권)와 몇몇 소권역으로 집중되리라 전망한다. 다만 그가 말하는 메가시티는 정치권이나 행정학자들이 말하는 ‘메가시티’와 전혀 다르다. 정치권과 행정학자들은 행정통합이나 광역자치단체 간의 연합으로 ‘메가시티’를 조성할 수 있다고 보지만, 김 박사의 메가시티는 ‘인위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거주·이동 등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생활권’에 더 가깝다.
“충남은 북서쪽과 남동쪽의 생활권 자체가 완전히 달라요. 차령산맥을 중심으로 북서쪽에 있는 당진·예산·서산·홍성·보령은 경기 서해안과 더 연결돼 있어요. 인천 등 서해안에서 잡은 새우로 홍성에서 젓갈을 만들고, 보령에서는 젓갈을 담을 옹기를 구울 정도였어요. 남동쪽의 대전은 오히려 충북 옥천, 청주, 세종 등과 생활권이 겹치죠. SK하이닉스의 통근버스가 대전에서 청주를 오가요. 사람들은 고속도로·철도 등 교통망과 산업권을 따라 이어져 있고, 여러 행정구역을 넘나들면서 ‘선(線)적’으로 살아갑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당진, 서산, 예산, 홍성은 지금 ‘대서울권’을 이루고 있고요. 대전, 세종, 청주와 전북의 군산·익산은 ‘중부권’을 형성해가고 있어요. 정치인들이 ‘면(面)적’으로 생각하면서 행정구역을 통합해 인위적으로 메가시티를 만들려는데 이런 시도는 성공할 수 없죠. 같은 생활권 내에서도 행정통합에 대한 주민 설득이 쉽지 않은데, 생활권이 다른 경우에는 반발이 더 클 수밖에 없어요.”
그에게 “행정구역을 통합한 뒤, 그 안에서 대도시와 중소도시, 농촌을 잇는 교통망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생활권’이 조성되고 사람들이 유입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그게 쉬웠다면, 진작 됐겠죠. 근데 그동안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면제해주면서 도로 깔고 연결을 시켰는데도 효과를 보지 못한 곳이 많았단 말이에요. 담을 쌓은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철도·고속도로 등 교통망을 만들었는데, 이용자 수 적고 사용할 방법이 없어서 그냥 놀리고 있는 상황 많이 봤잖아요? 또 외곽에 교통 좋고 시설 좋은 신도시를 개발했더니 오히려 구 도심에서 인구가 빠져나가서 도심이 공동화되는 현상도 심각하죠. 기존 도심을 살기 좋게 만들고, 압축도시화하고, 이들 도시와 농촌 읍·면 소재지를 잇고 이들 결절점을 중심으로 대중교통·의료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구체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게 (행정통합보다) 더 현실적입니다.”
충남·충북·대전·세종 간에는 이미 ‘충청광역연합’이라는 특별지방자치단체가 있다. 특별지방자치단체란 2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특별한 사무(초광역 교통망 구축, 공동 산업 육성 등)’를 수행하기 위해 설치하는 것으로,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부울경 메가시티)를 추진했던 문재인 정부 때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마련한 자치 단위다. 해외의 메가시티 역시 행정통합이 아닌 광역연합 형태다. “광역화가 세계적 추세”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절반만 맞는 얘기다.
행정통합이 아닌 특별지방자치단체로 추진 중이었던 부울경 메가시티는 지자체장들이 바뀌면서 무산됐고, 후발주자였던 범충청 지역이 2024년 12월 전국 최초로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출범시켰다. 현재 1년 임기로 각 광역지자체장들이 돌아가며 충청광역연합의 장(長)을 맡는다. 충청광역연합이 출범한 지 이제 1년이 지난 상황에서 충남·대전 행정통합이 진행되면서 충청광역연합은 표류할 위기에 놓였다.
“지역 내에서도 숙의 과정 없어”
충청광역연합의 광역지자체장은 모두 같은 정당(국민의힘) 소속인데, 왜 충북과 세종은 행정통합에 참여하지 않았을까. 최민호 세종시장은 최근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원론적으로 찬성하지만, 숙의 과정이 충분히 성숙해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영환 충북지사 역시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찬성한다”면서도 “행정통합은 이미 출범한 충청광역연합이라는 초광역 협력의 틀 안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충북은 (행정통합이 아니어도) 독자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며 “바이오,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 전략 산업과 청주공항, CTX(충청권 광역급행철도) 등 물류 인프라를 중심으로 충청권 전체의 성장 엔진으로 도약할 토대를 갖췄다”고도 했다. 김시덕 박사는 “충북의 경우 청주가 화성-용인-평택과 이어지는 ‘반도체 벨트’에 속해 있다. 청주는 대전보다는 대서울권에 엮이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충남·대전 행정통합에 숙의 과정이 없다는 최민호 세종시장의 발언도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이 지역 시민단체들은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해 12월 30일 낸 성명에서 “정상적인 행정통합의 과정은 지속적인 주민 생활상 교류, 밀접한 산업적 이해관계가 지속되는 와중에 충분한 정보제공과 숙의를 통해 공론화되고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민주사회의 일반 상식”이라며 “통합 논의에 이 대통령이 참여해 속도전을 시작한 지 2주가 흘렀지만, 여전히 논의에서 시민이 배제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투표법은 ‘(행정 통합 및 분리 과정에서) 주민투표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대전시장과 충남도지사는 의무조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주민투표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심지어 지역 의회에서조차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의 2025년 7월 15일 회의록을 보면 안경자 위원은 “(통합 관련 자료를) 아침에 받아봤고 사실 되게 헷갈렸다. (행정통합에 대해) 우리 위원들도 제대로 이해, 인지가 안 되는 상황에서 저희한테 ‘예스’, ‘노’로 답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발언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대충’ 통합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홍성에 거주하며 ‘공익법률센터 농본’을 이끄는 하승수 변호사는 “지방선거 전까지 기한을 설정해서 행정통합하는 것은 반민주적·반자치적·반분권적인 발상”이라며 “오히려 주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고 불필요한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도청이 예산·홍성 경계의 내포신도시로 옮긴 지 10년 조금 넘었어요. 도청, 교육청, 경찰청이 다 들어왔어요. 인구 10만명이 목표인데, 아직 5만명도 안 되는 상황이죠. 행정통합 하면 통합시 명칭, 청사 위치 등에 대한 논의로 갈등만 일고 혼란스러워질 겁니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막기 위해 대·충 통합을 얘기하는데, 그렇다면 경기 용인에 반도체 산단 짓는 것부터 백지화하는 게 우선 아닌가요?”
“주민 삶에는 오히려 비효율 초래”
하 변호사는 “통합 후 농촌 지역과 중심부에서 떨어진 지역은 더욱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고도 했다. 대전과 충남이 특별시 형태로 통합되면, 기존 시와 군은 ‘자치구’로 통합될 가능성도 있다. 충남의 시와 군 단위 지역은 면적이 넓고, 읍·면·동 단위 행정에 어려움을 겪는데, 행정통합 이후 주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읍·면·동 단위 정책이나 행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박재욱 신라대 행정학과 교수도 “광역화는 오히려 주민의 삶과 직결된 부분에서 비효율을 부를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의 기초자치단체는 시·군·구 단위로, 다른 나라와 비교해봐도 지나치게 넓어요. ‘읍·면·동 자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죠. 주민들의 목소리가 정책과 행정에 반영되려면 지자체장의 거수기 역할을 하는 지방 의회도 바뀌어야 하고, 더 나아가서 소선거구제도 건드려야 하죠. 이런 것이 단계적으로 함께 가지 않고, ‘행정통합’으로 한꺼번에 풀려고 하면 저항이 거세지고 갈등만 남게 될 겁니다.”
주간경향이 인터뷰한 전문가 중에는 행정통합에 찬성하는 이도, 광역연합에 무게를 더 싣는 이도, 행정통합이나 광역연합과 같은 ‘메가시티’ 흐름에 반대하는 이도 있었다. 전문가마다 결은 달랐지만, 통합하게 된다면 목표와 지향하는 바가 명확하고,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다. 과연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이에 부합하는가. 벌써 ‘대충 통합’ ‘대충특별시’란 말이 나오는 건 그렇지 않다는 뜻 아닌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물의를 빚고 있는 쿠팡에 부장급으로 합류하려던 퇴직 경찰관의 취업을 불허했다.
인사혁신처 산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윤리위)는 퇴직공직자가 취업심사를 요청한 76건의 심사 결과 7건은 ‘취업 제한’, 1건은 ‘취업 불승인’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중 지난해 11월 경찰청에서 퇴직한 경찰관(경위)의 쿠팡 취업(2026년 1월) 건에 대해 ‘취업 제한’ 결정을 내렸다. 취업 제한은 심사 대상자가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기관 업무와 취업예정기관 간 밀접한 관련성이 확인된 경우에 내려질 수 있다.
윤리위의 이번 결정은 최근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쿠팡 사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금까지 취업 심사를 거쳐 쿠팡으로 이적한 전직 경찰관이 많았기 때문이다.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이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국회와 인사처가 공개한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를 전수조사한 결과를 보면, 쿠팡과 그 계열사에 재취업한 퇴직공직자는 모두 44명이었다. 이 중 국회 출신이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찰 출신이 9명이었다.
인사처 관계자는 이번 쿠팡 취업 제한 결정에 대해 “윤리위 취업심사 규정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며 “취업한 이후 퇴직 전 소속기관(경찰)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리위는 또 퇴직 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취직하려던 전직 경감·경위 5명에 대해서도 취업을 제한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밖에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 출신 인사는 방산업체 풍산에 계약사원으로 취업하려 했으나 업무 관련성 탓에 취업 불승인 결정을 받았다.
반면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의 김앤장, 법무법인 세종, 한국제강 전무이사 취업 및 4급 상당 국무총리비서실 직원의 크래프톤 취업은 통과됐다.
윤리위는 또 취업 심사 대상임에도 윤리위의 사전 취업 심사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취업한 4건에 대해서는 관할 법원에 과태료 부과를 요청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공무원은 퇴직 후 3년간 일정 규모 이상의 법인에 취업하려면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인사처는 이날 ‘2026년도 취업심사대상기관’을 확정했다. 내년에 공직자가 퇴직 후 취업심사를 받아야 하는 취업심사대상기관은 2만6285개로, 올해 2만3348개보다 2937개 증가했다.
인사처는 “건축·건설 분야의 설계 또는 감리 업무를 수행하는 연간 외형거래액이 10억원 이상인 사기업체 또는 법인·단체를 추가하는 내용으로 ‘공직자윤리법’ 및 동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취업심사대상기관에 건축·건설 분야 기관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신규 지정된 건축·건설 분야 대상기관은 3006개로, 건설엔지니어링사업자가 1947개, 건축사사무소 688개, 건설엔지니어링사업자(건축사사무소 겸업 포함) 371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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