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무명전설투표 [이범의 불편한 진실]국가의 귀환
- 이길중
- 26-01-03
- 6 회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5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소규모 토론에 참여한 적이 있다. 발제자는 경제민주화 전도사로 알려진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였고, 앞줄에는 나중에 문재인 정부에서 차례로 청와대 정책실장이 된 장하성 교수와 김상조 교수가 있었다. 나는 발제와 토론 과정을 보면서 이상한 점을 느꼈다. 다들 한국 경제의 주요 이슈를 두루 짚으면서도, 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 특히 ‘산업정책’을 빼먹고 있었다. 나는 이런 질문을 던졌다. “앞으로 내연기관을 전기차로 바꾸고 재생에너지 전환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에 대해 장하성 교수의 답변은 이런 것이었다. 산업정책은 ‘관치’이자 ‘개발독재’의 일부이며, 국가는 앞으로 특정 산업을 끌고 가거나 좌지우지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김상조 교수도 고개를 끄덕였다.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를 이끈 이들은 일정한 의미에서 시장주의자였다. 이들이 내세운 재벌개혁론의 핵심은 주주자본주의, 즉 재벌 총수가 ‘소유한 주식 지분만큼의 지배력’만 가지라는 뜻이었다. 이들의 목표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시장질서를 구축하는 것이었고, 이를 교란하는 정부의 산업정책은 당연히 타도할 대상이었다. 장하성 교수의 사촌이자 사상적 맞수인 장하준 교수는 2018년 <나쁜 사마리아인들> 출간 10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10년 전 한국 조선이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주고 이제 반도체 빼고는 중국이 다 추격했는데 반도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세계 최고 자동차 기업과 삼성, LG가 한국에 다 있는데 자율주행차 같은 것을 주도적인 산업정책으로 만들면 왜 안 되느냐.”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이던 장하성 교수는 이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을 것이다.
10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바뀌었다. 무엇보다 자본주의 종주국인 미국의 대통령이 대놓고 산업정책을 이끌고 있다-때로는 보조금으로(바이든), 때로는 협박으로(트럼프). 미국은 앞으로 산업정책을 장기간 지속할 것이다. 중국과의 패권 경쟁 수단이자, 리쇼어링을 통한 고용 증대 정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한국도 완전히 달라졌다. 기존의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은 연구·개발(R&D)이나 세제 혜택 등 간접적 방법이었다. 그런데 이제 노골적으로 국가가 주도하는 ‘소버린’ 인공지능(AI)을 추진한다. 엔비디아로부터 공급받는 GPU 26만장 중 5만장은 아예 정부 소유다. 9월에 발표된 ‘이재명 정부 123대 국정과제’에는 인공지능뿐 아니라 반도체·에너지·모빌리티·바이오·방산 등 분야별로 설정된 목표가 촘촘하게 제시되어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무려 150조원의 국민성장펀드가 동원될 계획이다.
주주자본주의 시야 너무나 협소
국가와 자본이 한통속이 되는 체제. 정치경제학에서는 이를 ‘국가자본주의’라고 칭한다. 박정희의 정부 주도 산업화, 드골의 정부 지도(dirigisme)에 의한 ‘계획’들, 덩샤오핑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 최근 가장 주목받는 사례는 역시 중국이다. 중국의 개혁개방파는 한국을 벤치마킹해 강력한 산업정책을 지속적으로 밀어붙였고, 그 결과 거의 모든 과학기술과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다. 한국은 한참 동안 스스로 퇴물 취급했던 산업정책을 부랴부랴 손질하며 다시 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산업정책을 반대하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외친 장하성 등의 주장이 수그러들었을까? 그렇지 않다. 그들의 후계자들이 요새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나 최욱의 ‘매불쇼’ 등에 출연하는 진보 패널들이다. 이들은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자본시장 선진화를 외친다. ‘회사의 주인은 주주’라든가, ‘삼성전자는 지금보다 배당을 늘려야 한다’든가, ‘진보도 돈 벌어보자’는 식의 발언을 스스럼없이 한다. 재벌의 부당한 지배구조를 타파하고 자본시장을 선진화하면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코스피 5000’이 달성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이 가진 정치적 함의는 분명하다. 1400만명에 달하는 주식 투자자를 더불어민주당의 잠재적 지지집단으로 만들 수 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유권자 연합’이라고 부른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이 간과하는 게 있다. 산업정책이 쇠퇴하던 최근 수십년 동안, 한국에서 ‘모험적 장기 투자’의 유일한 주체가 재벌이었던 것이다. 한국이 2차전지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LG그룹의 구본무 선대 회장이 20년 넘게 막대한 적자를 무릅쓰고 투자를 계속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가 최근 4년 연속 ‘세계 올해의 차’를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미래의 대세는 전기차임을 판단하고 대담한 투자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LG화학 물적 분할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원성,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추악한 ‘일감 몰아주기’는 이 같은 성공의 이면이다. 재벌의 모험과 재벌의 전횡은 동전의 양면인 것이다. 재벌들이 이런 ‘모험적 장기 투자’를 한 이유는 본인의 위신과 가문의 명예를 위해서였다. 롤모델은 삼성전자의 기틀을 세운 이병철·이건희 선대 회장이었을 것이다. 모험도, 전횡도 ‘이 회사는 내 것’이라는 의식의 산물인 것이다.
많은 문제 불구 그들이 승리할 듯
내가 주주자본주의에 우려하는 이유는 단순히 이들이 시장주의자여서가 아니다. 이들의 시야가 놀랄 정도로 협소하기 때문이다. 본래 주주자본주의는 기업의 장기 성장과 잘 맞지 않는다. 몰락한 GE와 휘청이는 보잉이 이를 잘 보여준다. 게다가 한국의 재벌 대기업은 미우나 고우나 국민경제의 중추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공룡들과 싸워야 하는데, 이런 점은 전혀 이들의 안중에 없다. 글로벌 밸류 체인에 편입되는지 여부가 기업과 나라의 흥망을 결정하는 와중에, 이들이 보는 시야는 완전한 ‘일국(一國) 자본주의’다. 물론 이들은 항변한다. ‘자본시장이 성장하면 모험적 장기 투자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하지만 미국의 자본시장은 한국의 20~30배에 달하고, 중국 정부의 기업 보조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전체 보조금 총합보다도 큰 규모다. 즉 한국의 기업들이 맞서야 하는 상대는 그냥 고래도 아닌 ‘슈퍼 고래’들이다. 한국 자본시장의 자연스러운 성장을 통해 이들과 맞설 모험적 투자를 이끌어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들의 주장이 어불성설임은 한국에서 인공지능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면 알 수 있다. 2차전지나 전기차와 달리, 인공지능에는 붙을 만한 재벌이 없었다. 네이버는 한국에서 가장 앞선 인공지능 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에는 인공지능 투자를 어쩌면 포기할 형국이었다. ‘슈퍼 고래’들은 인공지능 하나에만 수십조원씩 쏟아붓고 있는데, 2024년 네이버는 인공지능뿐 아니라 모든 영역의 연구·개발 투자를 다 합쳐도 2조원에 못 미쳤다. 네이버가 전형적인 재벌기업과 거리가 먼 회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그럴 만했다. 합리적 경영자라면, 더구나 개정된 상법에 따라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면, 슈퍼 고래들에 맞서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을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국가’의 판단은 다를 수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한 가지만 꼽자면 인공지능은 향후 국방의 핵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전장은 인공지능 드론과 4족보행 로봇에 의존할 것이고, 징집자원이 점차 부족해질 한국의 미래에 인공지능은 핵무기와 함께 핵심적인 방위자산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주주자본주의는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승리를 저지할 세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국에서 모험적 장기 투자의 주체는 ‘국가’밖에 남지 않을지도 모른다. 주주자본주의의 발흥은 역설적이게도 국가자본주의의 강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의 전략적 투자 결정은 어느 조직에서 담당할까? 새해 신설될 기획예산처가 예를 들어 15년을 내다보고 양자컴퓨터에 몇조원을 투자하자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인가? 어려운 얘기다. 한국은 5년 단임제 국가이고, 기획예산처는 다음 정권에서 유지될지조차 알 수 없다. 게다가 초대 장관으로 내정된 이혜훈 전 의원은 정통 시장주의자에 가깝다. 차라리 국회 산하에 경제기획원이나 국가투자자문회의를 두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
중국군이 ‘정의의 사명 2025’라고 이름 붙인 대만 포위 훈련을 진행하면서 1분 안팎 분량의 ‘숏폼형 선전 영상’을 연달아 공개하고 있다.
동부전구가 “30일 오전 9시 대만 북부 해안을 겨냥해 로켓을 발사했다”고 발표하며 공개한 1분 가량의 훈련 영상에서는 로켓이 육상에서 발사되는 장면과 해상에 낙하하는 장면이 담겼다. 장엄하고 긴박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음악을 배경을 입혔으며 중간중간 비장한 표정을 짓는 병사의 얼굴을 클로즈업했다. 마치 전쟁영화 같은 연출이다.
동부전구가 29일 ‘이렇게나 가깝고 아름답다. 언제든지 타이베이에 간다(这么近 那么美 随时到台北)’는 제목의 공개한 50초 분량 영상은 전투기 출격 장면과 조종사가 하늘에서 내려다 본 대만 풍경 등을 담았다. 배경 음악은 경쾌한 템포의 댄스 음악으로 “너는 내 창문 아래 있고, 뱃머리 앞에 있지. 손 내밀면 일월호, 발을 딛으면 아리산 정상” 등의 가사가 흘러나온다. 일월호와 아리산은 대만의 대표적 관광명소다.
영상에는 “타이베이 언제든지 갈 수 있어” “형제들도 와~” 등의 자막이 지나간다. 중국에서 사용하는 간체와 대만에서 사용하는 번체 한자가 함께 쓰였다. 영상은 관광홍보 영상처럼 아름다운 해안 도시 풍경을 조명하며 끝난다.
영상은 대만인의 공포와 스트레스를 극대화해 선전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군은 지난 4월 실시한 대만 포위 훈련 기간에는 대만의 에너지 시설을 타격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연합보 등은 대만 언론들은 당시 천연가스(LNG) 시설이 있는 남부 가오슝 주민들이 이 영상을 보고 공포에 떨었다고 보도했다.
자국민에게는 군사훈련이나 대만을 겨냥한 통일 캠페인을 오락처럼 전달하는 효과도 있다. ‘이렇게나 가깝고 아름답다. 언제든지 타이베이에 간다’ 영상에는 재밌다며 즐거워하는 이모지와 “00년대생이 동부전구 사령부 선전담당관으로 부임한 게 틀림없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영상 선전전은 한편으로 반부패 숙청 여파에 시달리는 중국군의 취약함을 감추고 건재를 과시하기 위한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왕신셴 대만정치대 국제관계센터장은 중국이 공개한 군사훈련 영상이 사상 처음으로 중국어와 영어로 동시 방영됐다며 이는 국제사회에 선전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그는 이번 훈련은 양즈빈 동부전구 사령관이 대장 승진 직후에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광범위한 반부패 숙청으로 중국군의 전투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를 불식시킬 목적의 훈련인 점을 시사한다.
뉴욕타임스도 미국이 대만에 111억달러 상당의 무기를 판매를 결정한 시점은 지난 18일이었으나 훈련은 29일에 시작된 점을 주목하며 훈련의 주된 목적은 대내적 선전이라고 짚었다.
경향신문 창간 80주년을 맞아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구독자와 전남 광주에 사는 80대 구독자를 만났다. 두 사람은 살아온 시간도, 신문을 읽는 방식도 다르지만, 경향신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사유해왔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었다. 빠른 뉴스 소비에 피로를 느낀 20대 대학생과 오랜 시간 신문과 함께해온 80대 법무사의 이야기를 차례로 들어봤다.
“모든 소식을 즉각적으로 따라가는 게 버거웠어요.”
서울에 사는 20대 대학생 구독자, 손원민씨(24).
서울에 거주하는 손원민씨는 지난해 1월부터 경향신문 지면을 구독하고 있는 대학생이다. 온라인 구독은 더 오래전부터 이어왔지만, 종이신문을 정기적으로 받아보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모든 뉴스를 실시간으로 따라가는 것이 점점 부담스럽게 느껴졌어요. 시간을 두고 정리되고 편집된 기사를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 웹·지면 구독 기간과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온라인 기사 구독을 시작한 정확한 시점은 기억나지 않지만, 지면 구독은 2025년 1월부터입니다. 2024년 12월 이후 사회 전반이 혼란스러워지면서 온라인 뉴스를 평소보다 더 자주 찾아보게 됐고, 그 과정에서 ‘속보의 홍수’에 지친 저를 발견했습니다. 신문사의 판단이 담긴 편집된 지면을 통해 뉴스를 받아들이고 싶었습니다.
▶ 또래들의 신문 읽기는 어떤가요?
주변 친구들은 대부분 온라인 기사나 언론사 SNS를 통해 뉴스를 접해요. 지면을 구독하는 또래는 거의 없어요.
▶ 왜 경향신문이었나요?
경향신문은 다른 언론에서는 ‘기삿거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지나칠 수 있는 이야기까지 적극적으로 다루는 매체라고 생각해요. 또 ‘플랫’, ‘점선면’, ‘인스피아’ 등 전통적인 기사 형식에서 벗어난 시도 역시 인상 깊었습니다. 이미 뉴스레터와 SNS를 통해 경향신문 콘텐츠에 익숙했어요. 지면을 하나만 구독한다면, 경향신문이 가장 적합하다고 느꼈죠. 어떤 사안을 다루는 방식에서 다른 언론의 한계를 느낄 때, 경향신문은 문제의 본질을 다른 각도에서 짚어준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 손원민씨에게 경향신문이란?
사건 속 인물들의 얼굴과 삶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언론이에요. 특히 사회면 기사에 관심이 많아요. 최근 쿠팡 로켓배송 노동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을 다룬 기사 등이 기억에 남아요.
▶ 지면 구독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온라인에서는 관심 있는 기사만 골라 읽게 되잖아요. 그런데 지면에서는 내가 선택하지 않았을 기사까지 자연스럽게 읽게 돼요. 신문사의 편집을 따라가며 전체 맥락을 읽는 경험도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불법 계엄 사태를 다룬 보도 방식에도 공감했습니다. 광장을 구성한 다양한 목소리를 분명하게 호명하고 있었고, 탄핵 이후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묻고 있었어요. 계엄 이전에도, 이후에도 삶은 여전히 고통스럽다는 점, 중앙 정치가 그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을 짚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 80주년을 맞은 경향신문에 바라는 점이 있나요?
쉽게 뭉뚱그려지고 공격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앞으로도 꾸준히, 구체적인 얼굴로 다뤄줬으면 해요.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등 사회에서 쉽게 일반화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 전해주길 바랍니다.
▶ 경향신문을 구독하는 80대 독자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있나요?
신문을 계속 읽어온 이유는 무엇인지, 신문의 독자라는 사실이 삶을 살아가는 데 힘이 된 순간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신문을 읽는다는 게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세상과 계속 연결돼 있다는 감각을 만들어주는지도 알고 싶어요. 또 자신과 다른 삶의 경험을 다룬 기사들을 어떻게 읽어왔는지, 신문 속에 낯선 현장, 예를 들어 여성이나 사회적 소수자의 이야기가 등장했을 때 공감할 수 있었는지, 혹은 낯설었다면 어떻게 받아들이셨는지도 듣고 싶어요.
▶ 2026년 개인적인 목표가 있나요?
잠을 잘 자고, 끼니를 거르지 않는 것. 약속 시각을 잘 지키고, 매일 조금이라도 신문을 읽을 여유를 갖는 것이 목표예요. 새로 시작하는 대학원 생활에도 잘 적응하고 싶어요.
“신문을 읽으면 가슴이 시원해질 때가 있습니다.”
광주광역시에 사는 80대 구독자, 신권채씨(88).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신권채씨는 30년째 경향신문을 구독하고 있다. 법원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한 뒤 법무사 사무실을 열면서부터 신문 구독을 시작했다.
“경향신문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자세하고 정확하게 보도합니다. 신문을 읽다 보면 가슴이 시원해질 때가 많아요.”
▶ 주변 지인들이 경향신문을 구독하나요?
주변 친구들도 대부분 은퇴한 고령자들인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경향신문을 읽고 있어요.
▶ 구독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공정한 보도에 신뢰가 갔고, 특히 사설이 좋아서 구독하게 됐습니다. 사무실에서 다 읽지 못한 신문은 따로 챙겨 집에 가서 다시 읽습니다.
▶ 다른 신문과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기사를 읽다 보면 내용이 정확하고 공정하다는 느낌을 받아요.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들이 빠지지 않고 실려 있어서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 기억에 남는 콘텐츠가 있나요?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관련 기사를 인상 깊게 읽고 있습니다. AI 기술이 일상과 어떻게 공존하는지 이해하는 데 신문 기사가 많은 도움이 됩니다.
▶ 80주년을 맞는 경향신문에 바라는 점이 있나요?
글씨체를 조금 더 크고 진하게 인쇄해서, 시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도 신문을 편하게 읽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20대 청년 독자 손원민씨의 질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회적 소수자의 이야기에 대해서도 공감하려 노력합니다.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삶에 대해 공감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생각까지 멈춰서는 안 된다고 느껴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제 생각도 계속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몸은 늙어가지만, 생각만큼은 늙지 않고 싶습니다.
▶ 2026년 새해 목표가 있나요?
인공지능에 대해 더 깊이 배우고 싶어요. 법무사로서 무료 법률 상담도 하면서, 이웃들과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서로 다른 세대, 같은 신문
속보에 지친 20대와 사설을 곱씹는 80대. 두 독자는 서로 다른 이유로 경향신문을 읽지만, 한 신문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경향신문 창간 80주년은 이렇게 각기 다른 속도로 신문을 읽어온 독자들의 시간 위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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