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포토뉴스] 휴가 간 새 폭우 덮칠라…방수포로 ‘꽁꽁’
- 이길중
- 25-08-05
- 9 회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자 일요일인 3일 서울 중구의 시장 상가들이 폭우에 대비해 방수포를 덮어두고 있다. 이날 남부지방부터 시작된 비는 밤부터 전국으로 확대되며 일부 지역에서는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엔카진단++’ 통해 깐깐한 검증7일 동안 타 보고 구매 최종 결정허위 매물·바가지 걱정 걷어내
불황에 내수가 꽁꽁 얼어붙었다지만 이럴 때일수록 중고차 거래 시장엔 기회가 열린다. 소비자들이 가격을 꼼꼼히 따지기 시작하면서 신차보다는 아무래도 저렴한 중고차로 눈길을 돌리기 때문이다.
전제 조건은 있다. 믿고 살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싸도 생명과 직결되는 자동차의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구매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중고차 업계가 최근 들어 부쩍 안전진단 강화를 통한 품질 보증을 강조하고 나서는 배경이다.
SK렌터카는 지난달 15일 충남 천안에 직영 중고차 경매장인 ‘오토옥션’을 열었다. 오토옥션은 국내 최초로 중고차 경매부터 낙찰된 차량의 상품화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한 번에 제공하는 ‘원스톱 옥션 플랫폼’이다. 지난 2월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중고차 매매 시설인 ‘천안 오토아레나’를 매입한 뒤 약 5개월간 경매장, 물류 인프라, 최첨단 정비·상품화 시설 구축을 위한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내놓은 공간이다.
연면적 약 8만9000㎡(약 2만7000평), 주차 가능 대수 3000대로 국내 중고차 경매장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개장 당일 오토옥션을 찾았다. 오토옥션의 최신식 상품화 시설 ‘프루브 스테이션(PROOV Station)’에선 차량의 성능 점검과 상세 진단, 판금·도장, 차량 내·외부 클리닝 및 살균·탈취, 전기차 배터리 성능 인증 등 정비·상품화 관련 작업이 일사천리로 이뤄지고 있었다.
이정환 SK렌터카 대표는 “국내 경매장 중 유일하게 ‘하부 스캔 장비’를 갖춰 차량 하체 상태까지 점검하며 ‘인공지능(AI) 기반 외관 판독 시스템’을 통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차량 외부 손상 여부를 정밀 분석하고 그 결과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오토옥션은 출품 차량의 상태를 온라인 라이브 방송을 통해 보여주는 ‘인스펙션 스튜디오(Inspection Studio)’도 도입했다. 여기서 경매 회원사를 대상으로, 전문 진행자가 차량의 외관·내관 상태뿐만 아니라 주요 옵션과 이상 유무까지 실시간으로 설명하고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이 진행된다. 이를 통해 회원사는 현장에 직접 오지 않고도 차량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확인하고 입찰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인가 대수 기준 약 20만대에 달하는 차량을 보유 중인 SK렌터카는 그동안 자체 경매장이 없어 외부 경매장을 통해 자사가 보유한 차량을 매각해왔으나, 이번 오토옥션 개장과 함께 중고차 매각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SK렌터카가 직접 정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온 만큼 경매 회원사들은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3~6년 경과 고품질 차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브랜드 평판과 제조사 기술력을 믿고 구매하는 신차 시장과 비교해 여러 단계의 유통 과정을 속속들이 알 수 없는 중고차 시장은 일반 소비자들에겐 여전히 ‘레몬마켓’(정보 비대칭 시장)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은 이런 중고차 고객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기존보다 한층 강화된 새로운 중고차 진단 서비스 ‘엔카진단++’를 최근 선보였다.
중고차 특성상 다양한 가격대와 상태를 가진 일반 딜러 매물을 업그레이드된 진단 서비스를 통해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사후 보장까지 함으로써 소비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려는 시도다.
‘엔카진단++’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총 3단계의 까다로운 검증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먼저 무사고 차량임을 확인하는 기존 엔카진단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엔카 직영 성능점검장에서 원동기·변속기 고장코드나 경고등 점등이 없고 차량 상태가 모두 ‘양호(PASS)’하다는 판정을 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외관, 내관, 타이어 상태, 등화장치, 옵션 장착 여부 등 약 100개 항목의 상세 검수 과정까지 완료해야만 ‘엔카진단++’ 매물로 최종 인증된다. 차량 인수 후 7일간 타보고 구매를 최종 결정할 수 있는 ‘7일 책임환불제’도 함께 운영한다.
중고차 거래 비중은 해마다 늘고 있다. 비대면 직영인증 중고차 플랫폼 리본카가 올해 상반기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격대별로는 ‘1000만~3000만원대 차량’이 전체 판매의 76%를 차지해 실속 있는 소비가 두드러졌고, ‘주행거리 5만㎞ 미만 차량’이 44%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연식별 판매 비중을 보면 3~6년 이내 중고차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았다.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기업 오토핸즈에 따르면 전체 판매량 중 71.9%가 해당 연식에 집중됐다. 이호섭 오토핸즈 리테일사업본부 전무는 “2021년식과 2022년식 모델이 상대적으로 감가가 진행되면서도 상품성과 성능 면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가성비 연식’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에 새로 뛰어드는 기업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부동산개발업을 추가해 ‘인증 중고차 사업 강화’를 시사했고, KG모빌리티 등도 중고차 시장에 이미 진출한 상태다. 도요타코리아는 지난 5월 인천·부산창원·대구서구 등 3곳에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열었다. 이번 전시장 신규 개장으로 도요타코리아의 인증 중고차 전시장은 기존 서울 양재 전시장을 포함해 모두 4곳으로 늘었다.
렌터카 업계 1위인 롯데렌탈은 지난 5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매 중고차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직영 중고차 거래 플랫폼 1위 사업자인 케이카도 AI 기반 시세 예측 기능을 지난 4월부터 소비자에게 제공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불투명한 시세, 고지된 성능·상태와 실제 상태가 다른 허위 매물, 계약금 환급 지연·거부 등으로 얼룩진 기존 중고차 시장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해외 사례를 적극 참고해 국내 수출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정준하·맹진규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중고차 수출시장의 부상과 전략적 대응의 필요성’ 보고서에서 “미국 관세 부과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환경에서 중고차 산업은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며 “국내 신차 시장과 부품 애프터 마켓이 활성화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이 1년전보다 9% 넘게 감소하는 등 주택 공급지표인인허가·착공·분양·준공이 일제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악성 미분양 주택은 23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국토교통부가 31일 발표한 ‘6월 주택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13만8456가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6% 줄었다.
주택 수요가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비수도권의 인·허가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수도권 인허가(7만3959가구)는 22.7% 늘었지만, 비수도권(6만4497가구)은 28% 줄었다.
착공과 분양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전국에서 모두 감소했다. 상반기 주택 착공은 10만3147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9% 감소했다. 수도권(6만5631가구)이 8.1%, 비수도권(3만7516가구)은 32.8% 줄었다.
상반기 분양 주택은 전국 6만7965가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9.6% 감소했다. 수도권(4만986가구)이 18.4%, 비수도권(2만6975가구)은 56.7% 줄었다.
상반기 준공은 20만5611가구로 6.4% 감소했다. 수도권 준공이 10만144가구로 9.2% 늘었지만, 지방이 10만4567가구로 17.7% 줄었다. 서울 아파트 준공은 크게 늘었다. 상반기 2만9420가구로 전년 대비 102.9%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 주택’으로 불리는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022년 7월 이후 23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 말 기준 2만6716가구로 전달보다 1.1%(297가구) 줄었다.
일반 미분양 주택도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6만3734가구로 전월보다 4.4%(2944가구) 줄었다. 수도권에서 8.9%, 지방에서 3.1% 감소했다.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신고일 기준)는 7만3838건으로, 전월보다 17.8% 증가했다. 지난달 전월세 거래는 24만2405건으로 전월보다 4.1% 줄었다.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상반기 누계 기준 61.4%다. 작년보다 3.9%포인트 높아졌다.
어느 날 사랑하는 사람이 산업재해로 숨졌다. 하루아침에 ‘유가족’이 된 슬픔을 추스르기도 전에 곳곳에서 연락이 온다. 회사가 내민 합의서에 서명을 해야 할지, 경찰의 질문엔 뭐라 답할지, 누구에게 무엇을 요구할지 수많은 선택지가 한꺼번에 몰아닥친다. 당신은 어떤 길을 갈 수 있을까? 그 길이 ‘더 나은 길’이 되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할까? 경향신문은 고 강대규씨 딸 강효진씨, 고 홍수연씨 아버지 홍순성씨, 고 이한빛씨 아버지 이용관씨, 고 문유식씨 딸 문혜연씨,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에게 산재 유가족으로서 어떤 난관을 겪었는지 물었다. 그리고 유가족이 ‘남은 삶’을 놓지 않고 끌어안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들었다. 이들의 이야기와 김용균재단의 ‘산재 사망사고 유가족을 위한 안내서’를 참고해 산재 유가족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들을 정리했다.
산재 유가족이 된 당신에겐 가장 먼저 ‘회사 사람’이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산재 책임을 피하려고 피해자를 탓하는 말을 할 수 있다. 실제 김미숙씨와 문혜연씨는 “고인이 하지 말라는 작업을 굳이 했다”는 말을, 홍순성씨와 이용관씨는 “고인의 성격에 문제가 있었다”는 식의 얘기를 들었다. 이런 말을 하며 보상금 등을 제시하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유가족들은 그때 ‘무엇이 나의 권리인지’ 알려줄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면 처음엔 ‘우리가 불운해서 죽었구나’라고만 받아들이지 산재에 대한 이해가 없거든요. 인터넷에 산업재해를 검색해봐도 대형 로펌들이 기업을 상대로 낸 광고만 나오지 유가족이 어떤 절차를 밟고 어떤 권리를 말할 수 있는지 그런 정보를 얻긴 정말 힘들어요. 고용노동부나 국가 차원에서 유가족의 권리를 체계적으로 알려줬다면 그렇게 불안에 떨지 않았을 것 같아요.” (문혜연씨)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만 들고 허둥지둥했어요. 아무도 알려주지 않으니 외딴섬 같은 기분이었어요. 김용균재단의 유가족 안내서로 겨우 제 권리가 뭔지 인식했는데 그런 일을 국가가 아닌 유가족이 해야 한다는 현실이 착잡해요. 아버지가 산재를 인정받았을 때 근로복지공단에서 위로의 선물이라면서 수건을 보내줬거든요. 그런 형식적인 물건보다 차라리 산재가 발생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면 좋겠어요.”(강효진씨)
김용균재단은 안내서에서 ‘유가족은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재발 방지 약속·진정한 사과·금전 보상 등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의사를 전달할지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회사에 요구사항을 전했을 때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상황과 판단에 따라 합의를 재시도할 수도, 싸울 수도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진실’을 직접 찾아나설 수도 있다.
산재로 사람이 사망하면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각각 수사를 시작한다. 안전보건공단이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검찰이 최종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안전보건공단 직원이 ‘재해조사의견서’를, 노동부 수사관이 ‘중대재해조사보고서’를, 회사가 ‘산재조사표’를 작성한다. 이 가운데 당신에게 손쉽게 제공되는 정보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
“유가족에겐 그 어떤 수사기관도 협조적이지 않아요. ‘알려줄 수 없다’고만 해요. 가해자인 회사가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죠. 수사기관에게 유가족은 피해자가 아닌 ‘제3자’거든요. 인간적 도리를 수사관 개인한테 요구해야만 해요.”(김미숙씨)
당신은 경찰과 노동청에 진정을 넣고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수사기관 등이 ‘개인 정보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거절할 가능성이 크다. 유가족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가족은 재해 조사 전반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요. 생명안전기본법을 만들자고 말하는 이유예요. 생명안전기본법은 산재를 포함해 안전사고가 일어났을 때 유가족을 피해자로 규정하고 정확한 정보를 받을 권리를 명시해요. 유가족도 피해자라고 말해주는 법이 절실해요.”(이용관씨)
유가족들은 생명안전기본법, 재해조사의견서 공개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등의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 법안엔 중대재해 발생 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재해조사의견서를 반드시 작성하고 이를 유가족에게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발의된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돼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벅찬 당신에게 유가족으로서 겪어야 할 모든 과정은 상처가 될 수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는 시간이 지난다고 쉬이 해결되지 않는다. 지난 6월12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산재로 사망한 김충현씨의 유가족을 만나고 돌아온 날 김미숙씨는 7년 전 아들을 보낸 기억에 몸이 절로 떨렸다. 8년 전 딸을 잃은 홍순성씨도 산재 사망 소식을 들으면 가슴이 막혀온다. 하지만 유가족의 트라우마에 대한 국가 차원의 실태 조사와 심리 지원 제도는 부족하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재 유가족에게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있지만 그 대상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유족보상연금 수급자격자로 제한된다. 배우자가 수급자격자라면 그 자녀는 심리상담을 받을 수 없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수사기관만 쫓아다니고 있었을 때 삶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기분이었어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국가에서 운영하는 센터에 전화했는데 배우자만 가능하다면서 저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했어요. 너무 외로웠어요.”(문혜연씨)
“트라우마로 목숨을 끊는 유가족도 정말 많아요. 개인 돈으로 병원에 다니는 사람도 많고요. 산재 트라우마는 약물치료로는 한계가 있어요. 같은 유가족끼리 연결해주거나 아픔을 이해해줄 수 있는 전문 심리 센터가 필요해요.”(이용관씨)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는데 아픈 건 당연하다’며 치료를 거부할 수도 있다. 유가족들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당신이 용기를 낸다면 김용균재단 등에 연락해 심리상담을 받거나 산업재해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에서 매달 한 번씩 하는 유가족 모임에 나올 수 있다. “‘같은 아픔을 겪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받을 수 있다”고 유가족들은 말한다.
한 해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사람은 평균 2000명가량이다. 지난해에도 2098명이 산재로 사망했다. 심리 치료를 받더라도 바뀌지 않는 현실을 보면 당신은 무력감을 느낄 수 있다. 유가족들은 “결국엔 국가가 바뀌어야만 유가족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한다.
“진짜 치유는요, 국가가 산재를 제대로 관리하고 사람을 죽이는 기업을 처벌할 때 될 수 있어요. 그래야만 우리 자식이 잘못하지 않았고 그 많은 죽음들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국가와 기업이 우리의 말을 받아 안고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구나’, ‘우리를 인정하고 있구나’ 이런 느낌을 받고 실질적으로 이 죽음들을 막아야 우리도 진정으로 치유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김미숙씨)
“예전에 어떤 분이 ‘고용노동부 건물에 산재를 당한 고인의 이름을 전부 새겨서 기리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걸 들었어요. 가족이 없어서 아무도 싸워줄 수 없는 희생자분들도 많잖아요. 그런 사람들은 누가 기억해주겠어요. 국가가 해줘야죠. 우리 사회가 정말로 노동과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있다고 느낄 수 있게 해줘야 국민들도 산재가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문혜연씨)
그리고 유가족들은 바란다. ‘당신’이 다시는 없었으면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 ‘우리’를 기억해달라고.
“산재가 저에게 일어나기 전까진 이렇게 사회가 안전하지 않다는 걸 몰랐어요. 나한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것도요. 하지만 이렇게 먼저 겪은 사람들이 좀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도 내일의 나에게, 내 가족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유가족들의 싸움을 같이 주목해줬으면 좋겠어요.”(강효진씨)
“우리는 지금도 산재 뉴스를 보면 문득문득 가족을 보내던 때가 떠오르고 그래요. 내 가족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 생각하고요. 일반 사람들은 유가족이 평생 가슴에 담고 가야 하는 아픔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요. 국가가 우리 고통을 분담해서 젊은 사람들한테 다시는 이 고통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법도 체계도 인식도 바꿔줬으면 하는 바람이죠.”(홍순성씨)
‘다시는’ 아무도 죽지 않고 잃지 않는 세상을 위해 수많은 ‘당신’들이 무사히 퇴근하는 사회를 위해 유가족들은 오늘도 남은 삶을 싸움으로 채워간다. <시리즈 끝>
교보생명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 본사 외벽에 ‘남상락 자수 태극기’를 게재했다고 4일 밝혔다.
교보생명이 내건 태극기는 가로 31m, 세로 31m 크기로 빌딩 5층부터 12층까지 8개 층에 걸쳐 설치됐으며, ‘빛을 되찾은 80년. 그날의 용기, 오늘의 자부심. 교보생명은 기억하고 함께합니다’라는 메시지도 담았다. 오는 17일까지 볼 수 있다.
이 태극기는 독립운동가 남상락 선생이 1919년 충남 당진 지역에서 펼쳐진 4·4 만세운동에 쓰기 위해 만든 것으로, 선생의 아내 구홍원 여사가 가내수공업 방식으로 짠 명주에 손바느질로 자수를 놓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1949년 태극기 표준화 이전 만들어져 태극기의 4괘 중 ‘감’과 ‘리’의 위치가 다르다. 이 때문에 2019년 3월 교보생명이 이 태극기를 광화문 사옥 외벽에 내걸었을 때 일부 시민들로부터 ‘잘못 그려진 태극기’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교보생명 창업주인 대산 신용호 창립자를 비롯해 그의 부친인 신예범 선생, 큰형 신용국 선생 모두 독립운동에 헌신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교보생명 측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민족기업으로서 국민과 함께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엔카진단++’ 통해 깐깐한 검증7일 동안 타 보고 구매 최종 결정허위 매물·바가지 걱정 걷어내
불황에 내수가 꽁꽁 얼어붙었다지만 이럴 때일수록 중고차 거래 시장엔 기회가 열린다. 소비자들이 가격을 꼼꼼히 따지기 시작하면서 신차보다는 아무래도 저렴한 중고차로 눈길을 돌리기 때문이다.
전제 조건은 있다. 믿고 살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싸도 생명과 직결되는 자동차의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구매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중고차 업계가 최근 들어 부쩍 안전진단 강화를 통한 품질 보증을 강조하고 나서는 배경이다.
SK렌터카는 지난달 15일 충남 천안에 직영 중고차 경매장인 ‘오토옥션’을 열었다. 오토옥션은 국내 최초로 중고차 경매부터 낙찰된 차량의 상품화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한 번에 제공하는 ‘원스톱 옥션 플랫폼’이다. 지난 2월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중고차 매매 시설인 ‘천안 오토아레나’를 매입한 뒤 약 5개월간 경매장, 물류 인프라, 최첨단 정비·상품화 시설 구축을 위한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내놓은 공간이다.
연면적 약 8만9000㎡(약 2만7000평), 주차 가능 대수 3000대로 국내 중고차 경매장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개장 당일 오토옥션을 찾았다. 오토옥션의 최신식 상품화 시설 ‘프루브 스테이션(PROOV Station)’에선 차량의 성능 점검과 상세 진단, 판금·도장, 차량 내·외부 클리닝 및 살균·탈취, 전기차 배터리 성능 인증 등 정비·상품화 관련 작업이 일사천리로 이뤄지고 있었다.
이정환 SK렌터카 대표는 “국내 경매장 중 유일하게 ‘하부 스캔 장비’를 갖춰 차량 하체 상태까지 점검하며 ‘인공지능(AI) 기반 외관 판독 시스템’을 통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차량 외부 손상 여부를 정밀 분석하고 그 결과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오토옥션은 출품 차량의 상태를 온라인 라이브 방송을 통해 보여주는 ‘인스펙션 스튜디오(Inspection Studio)’도 도입했다. 여기서 경매 회원사를 대상으로, 전문 진행자가 차량의 외관·내관 상태뿐만 아니라 주요 옵션과 이상 유무까지 실시간으로 설명하고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이 진행된다. 이를 통해 회원사는 현장에 직접 오지 않고도 차량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확인하고 입찰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인가 대수 기준 약 20만대에 달하는 차량을 보유 중인 SK렌터카는 그동안 자체 경매장이 없어 외부 경매장을 통해 자사가 보유한 차량을 매각해왔으나, 이번 오토옥션 개장과 함께 중고차 매각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SK렌터카가 직접 정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온 만큼 경매 회원사들은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3~6년 경과 고품질 차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브랜드 평판과 제조사 기술력을 믿고 구매하는 신차 시장과 비교해 여러 단계의 유통 과정을 속속들이 알 수 없는 중고차 시장은 일반 소비자들에겐 여전히 ‘레몬마켓’(정보 비대칭 시장)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은 이런 중고차 고객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기존보다 한층 강화된 새로운 중고차 진단 서비스 ‘엔카진단++’를 최근 선보였다.
중고차 특성상 다양한 가격대와 상태를 가진 일반 딜러 매물을 업그레이드된 진단 서비스를 통해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사후 보장까지 함으로써 소비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려는 시도다.
‘엔카진단++’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총 3단계의 까다로운 검증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먼저 무사고 차량임을 확인하는 기존 엔카진단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엔카 직영 성능점검장에서 원동기·변속기 고장코드나 경고등 점등이 없고 차량 상태가 모두 ‘양호(PASS)’하다는 판정을 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외관, 내관, 타이어 상태, 등화장치, 옵션 장착 여부 등 약 100개 항목의 상세 검수 과정까지 완료해야만 ‘엔카진단++’ 매물로 최종 인증된다. 차량 인수 후 7일간 타보고 구매를 최종 결정할 수 있는 ‘7일 책임환불제’도 함께 운영한다.
중고차 거래 비중은 해마다 늘고 있다. 비대면 직영인증 중고차 플랫폼 리본카가 올해 상반기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격대별로는 ‘1000만~3000만원대 차량’이 전체 판매의 76%를 차지해 실속 있는 소비가 두드러졌고, ‘주행거리 5만㎞ 미만 차량’이 44%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연식별 판매 비중을 보면 3~6년 이내 중고차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았다.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기업 오토핸즈에 따르면 전체 판매량 중 71.9%가 해당 연식에 집중됐다. 이호섭 오토핸즈 리테일사업본부 전무는 “2021년식과 2022년식 모델이 상대적으로 감가가 진행되면서도 상품성과 성능 면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가성비 연식’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에 새로 뛰어드는 기업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부동산개발업을 추가해 ‘인증 중고차 사업 강화’를 시사했고, KG모빌리티 등도 중고차 시장에 이미 진출한 상태다. 도요타코리아는 지난 5월 인천·부산창원·대구서구 등 3곳에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열었다. 이번 전시장 신규 개장으로 도요타코리아의 인증 중고차 전시장은 기존 서울 양재 전시장을 포함해 모두 4곳으로 늘었다.
렌터카 업계 1위인 롯데렌탈은 지난 5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매 중고차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직영 중고차 거래 플랫폼 1위 사업자인 케이카도 AI 기반 시세 예측 기능을 지난 4월부터 소비자에게 제공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불투명한 시세, 고지된 성능·상태와 실제 상태가 다른 허위 매물, 계약금 환급 지연·거부 등으로 얼룩진 기존 중고차 시장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해외 사례를 적극 참고해 국내 수출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정준하·맹진규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중고차 수출시장의 부상과 전략적 대응의 필요성’ 보고서에서 “미국 관세 부과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환경에서 중고차 산업은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며 “국내 신차 시장과 부품 애프터 마켓이 활성화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이 1년전보다 9% 넘게 감소하는 등 주택 공급지표인인허가·착공·분양·준공이 일제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악성 미분양 주택은 23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국토교통부가 31일 발표한 ‘6월 주택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13만8456가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6% 줄었다.
주택 수요가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비수도권의 인·허가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수도권 인허가(7만3959가구)는 22.7% 늘었지만, 비수도권(6만4497가구)은 28% 줄었다.
착공과 분양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전국에서 모두 감소했다. 상반기 주택 착공은 10만3147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9% 감소했다. 수도권(6만5631가구)이 8.1%, 비수도권(3만7516가구)은 32.8% 줄었다.
상반기 분양 주택은 전국 6만7965가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9.6% 감소했다. 수도권(4만986가구)이 18.4%, 비수도권(2만6975가구)은 56.7% 줄었다.
상반기 준공은 20만5611가구로 6.4% 감소했다. 수도권 준공이 10만144가구로 9.2% 늘었지만, 지방이 10만4567가구로 17.7% 줄었다. 서울 아파트 준공은 크게 늘었다. 상반기 2만9420가구로 전년 대비 102.9%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 주택’으로 불리는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022년 7월 이후 23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 말 기준 2만6716가구로 전달보다 1.1%(297가구) 줄었다.
일반 미분양 주택도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6만3734가구로 전월보다 4.4%(2944가구) 줄었다. 수도권에서 8.9%, 지방에서 3.1% 감소했다.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신고일 기준)는 7만3838건으로, 전월보다 17.8% 증가했다. 지난달 전월세 거래는 24만2405건으로 전월보다 4.1% 줄었다.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상반기 누계 기준 61.4%다. 작년보다 3.9%포인트 높아졌다.
어느 날 사랑하는 사람이 산업재해로 숨졌다. 하루아침에 ‘유가족’이 된 슬픔을 추스르기도 전에 곳곳에서 연락이 온다. 회사가 내민 합의서에 서명을 해야 할지, 경찰의 질문엔 뭐라 답할지, 누구에게 무엇을 요구할지 수많은 선택지가 한꺼번에 몰아닥친다. 당신은 어떤 길을 갈 수 있을까? 그 길이 ‘더 나은 길’이 되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할까? 경향신문은 고 강대규씨 딸 강효진씨, 고 홍수연씨 아버지 홍순성씨, 고 이한빛씨 아버지 이용관씨, 고 문유식씨 딸 문혜연씨,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에게 산재 유가족으로서 어떤 난관을 겪었는지 물었다. 그리고 유가족이 ‘남은 삶’을 놓지 않고 끌어안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들었다. 이들의 이야기와 김용균재단의 ‘산재 사망사고 유가족을 위한 안내서’를 참고해 산재 유가족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들을 정리했다.
산재 유가족이 된 당신에겐 가장 먼저 ‘회사 사람’이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산재 책임을 피하려고 피해자를 탓하는 말을 할 수 있다. 실제 김미숙씨와 문혜연씨는 “고인이 하지 말라는 작업을 굳이 했다”는 말을, 홍순성씨와 이용관씨는 “고인의 성격에 문제가 있었다”는 식의 얘기를 들었다. 이런 말을 하며 보상금 등을 제시하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유가족들은 그때 ‘무엇이 나의 권리인지’ 알려줄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면 처음엔 ‘우리가 불운해서 죽었구나’라고만 받아들이지 산재에 대한 이해가 없거든요. 인터넷에 산업재해를 검색해봐도 대형 로펌들이 기업을 상대로 낸 광고만 나오지 유가족이 어떤 절차를 밟고 어떤 권리를 말할 수 있는지 그런 정보를 얻긴 정말 힘들어요. 고용노동부나 국가 차원에서 유가족의 권리를 체계적으로 알려줬다면 그렇게 불안에 떨지 않았을 것 같아요.” (문혜연씨)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만 들고 허둥지둥했어요. 아무도 알려주지 않으니 외딴섬 같은 기분이었어요. 김용균재단의 유가족 안내서로 겨우 제 권리가 뭔지 인식했는데 그런 일을 국가가 아닌 유가족이 해야 한다는 현실이 착잡해요. 아버지가 산재를 인정받았을 때 근로복지공단에서 위로의 선물이라면서 수건을 보내줬거든요. 그런 형식적인 물건보다 차라리 산재가 발생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면 좋겠어요.”(강효진씨)
김용균재단은 안내서에서 ‘유가족은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재발 방지 약속·진정한 사과·금전 보상 등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의사를 전달할지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회사에 요구사항을 전했을 때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상황과 판단에 따라 합의를 재시도할 수도, 싸울 수도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진실’을 직접 찾아나설 수도 있다.
산재로 사람이 사망하면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각각 수사를 시작한다. 안전보건공단이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검찰이 최종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안전보건공단 직원이 ‘재해조사의견서’를, 노동부 수사관이 ‘중대재해조사보고서’를, 회사가 ‘산재조사표’를 작성한다. 이 가운데 당신에게 손쉽게 제공되는 정보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
“유가족에겐 그 어떤 수사기관도 협조적이지 않아요. ‘알려줄 수 없다’고만 해요. 가해자인 회사가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죠. 수사기관에게 유가족은 피해자가 아닌 ‘제3자’거든요. 인간적 도리를 수사관 개인한테 요구해야만 해요.”(김미숙씨)
당신은 경찰과 노동청에 진정을 넣고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수사기관 등이 ‘개인 정보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거절할 가능성이 크다. 유가족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가족은 재해 조사 전반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요. 생명안전기본법을 만들자고 말하는 이유예요. 생명안전기본법은 산재를 포함해 안전사고가 일어났을 때 유가족을 피해자로 규정하고 정확한 정보를 받을 권리를 명시해요. 유가족도 피해자라고 말해주는 법이 절실해요.”(이용관씨)
유가족들은 생명안전기본법, 재해조사의견서 공개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등의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 법안엔 중대재해 발생 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재해조사의견서를 반드시 작성하고 이를 유가족에게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발의된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돼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벅찬 당신에게 유가족으로서 겪어야 할 모든 과정은 상처가 될 수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는 시간이 지난다고 쉬이 해결되지 않는다. 지난 6월12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산재로 사망한 김충현씨의 유가족을 만나고 돌아온 날 김미숙씨는 7년 전 아들을 보낸 기억에 몸이 절로 떨렸다. 8년 전 딸을 잃은 홍순성씨도 산재 사망 소식을 들으면 가슴이 막혀온다. 하지만 유가족의 트라우마에 대한 국가 차원의 실태 조사와 심리 지원 제도는 부족하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재 유가족에게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있지만 그 대상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유족보상연금 수급자격자로 제한된다. 배우자가 수급자격자라면 그 자녀는 심리상담을 받을 수 없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수사기관만 쫓아다니고 있었을 때 삶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기분이었어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국가에서 운영하는 센터에 전화했는데 배우자만 가능하다면서 저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했어요. 너무 외로웠어요.”(문혜연씨)
“트라우마로 목숨을 끊는 유가족도 정말 많아요. 개인 돈으로 병원에 다니는 사람도 많고요. 산재 트라우마는 약물치료로는 한계가 있어요. 같은 유가족끼리 연결해주거나 아픔을 이해해줄 수 있는 전문 심리 센터가 필요해요.”(이용관씨)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는데 아픈 건 당연하다’며 치료를 거부할 수도 있다. 유가족들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당신이 용기를 낸다면 김용균재단 등에 연락해 심리상담을 받거나 산업재해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에서 매달 한 번씩 하는 유가족 모임에 나올 수 있다. “‘같은 아픔을 겪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받을 수 있다”고 유가족들은 말한다.
한 해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사람은 평균 2000명가량이다. 지난해에도 2098명이 산재로 사망했다. 심리 치료를 받더라도 바뀌지 않는 현실을 보면 당신은 무력감을 느낄 수 있다. 유가족들은 “결국엔 국가가 바뀌어야만 유가족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한다.
“진짜 치유는요, 국가가 산재를 제대로 관리하고 사람을 죽이는 기업을 처벌할 때 될 수 있어요. 그래야만 우리 자식이 잘못하지 않았고 그 많은 죽음들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국가와 기업이 우리의 말을 받아 안고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구나’, ‘우리를 인정하고 있구나’ 이런 느낌을 받고 실질적으로 이 죽음들을 막아야 우리도 진정으로 치유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김미숙씨)
“예전에 어떤 분이 ‘고용노동부 건물에 산재를 당한 고인의 이름을 전부 새겨서 기리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걸 들었어요. 가족이 없어서 아무도 싸워줄 수 없는 희생자분들도 많잖아요. 그런 사람들은 누가 기억해주겠어요. 국가가 해줘야죠. 우리 사회가 정말로 노동과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있다고 느낄 수 있게 해줘야 국민들도 산재가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문혜연씨)
그리고 유가족들은 바란다. ‘당신’이 다시는 없었으면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 ‘우리’를 기억해달라고.
“산재가 저에게 일어나기 전까진 이렇게 사회가 안전하지 않다는 걸 몰랐어요. 나한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것도요. 하지만 이렇게 먼저 겪은 사람들이 좀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도 내일의 나에게, 내 가족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유가족들의 싸움을 같이 주목해줬으면 좋겠어요.”(강효진씨)
“우리는 지금도 산재 뉴스를 보면 문득문득 가족을 보내던 때가 떠오르고 그래요. 내 가족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 생각하고요. 일반 사람들은 유가족이 평생 가슴에 담고 가야 하는 아픔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요. 국가가 우리 고통을 분담해서 젊은 사람들한테 다시는 이 고통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법도 체계도 인식도 바꿔줬으면 하는 바람이죠.”(홍순성씨)
‘다시는’ 아무도 죽지 않고 잃지 않는 세상을 위해 수많은 ‘당신’들이 무사히 퇴근하는 사회를 위해 유가족들은 오늘도 남은 삶을 싸움으로 채워간다. <시리즈 끝>
교보생명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 본사 외벽에 ‘남상락 자수 태극기’를 게재했다고 4일 밝혔다.
교보생명이 내건 태극기는 가로 31m, 세로 31m 크기로 빌딩 5층부터 12층까지 8개 층에 걸쳐 설치됐으며, ‘빛을 되찾은 80년. 그날의 용기, 오늘의 자부심. 교보생명은 기억하고 함께합니다’라는 메시지도 담았다. 오는 17일까지 볼 수 있다.
이 태극기는 독립운동가 남상락 선생이 1919년 충남 당진 지역에서 펼쳐진 4·4 만세운동에 쓰기 위해 만든 것으로, 선생의 아내 구홍원 여사가 가내수공업 방식으로 짠 명주에 손바느질로 자수를 놓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1949년 태극기 표준화 이전 만들어져 태극기의 4괘 중 ‘감’과 ‘리’의 위치가 다르다. 이 때문에 2019년 3월 교보생명이 이 태극기를 광화문 사옥 외벽에 내걸었을 때 일부 시민들로부터 ‘잘못 그려진 태극기’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교보생명 창업주인 대산 신용호 창립자를 비롯해 그의 부친인 신예범 선생, 큰형 신용국 선생 모두 독립운동에 헌신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교보생명 측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민족기업으로서 국민과 함께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인터넷비교사이트
인터넷가입사은품많이주는곳
부산폰테크
신용카드박물관
폰테크
인터넷가입현금지원
피망머니상
대구코성형
병원마케팅
인터넷가입
인터넷티비현금많이주는곳
인천폰테크
포항이혼전문변호사
레플리카쇼핑몰
인터넷가입사은품많이주는곳
해시드벤처스
네이버 마케팅
중고화물차매매
해시드김서준
빠른이혼
웹사이트 상위노출
인천개인회생
남자레플리카사이트
- 이전글 레비트라 구매에 대한 안전 가이드: 올바른 방법 알아보기 - 비아맨 25.08.05
- 다음글 보증업체소닉❤️ OKADA79.COM ❤️짱구카지노지니카지노토스카지노주소대물카지노먹튀뉴헤븐카지노추천럭키카지노먹튀 25.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