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무명전설투표 시간 끌고 무시하며 버틴 쿠팡···공정위 제재, 내년 초에 줄줄이 오나
- 이길중
- 25-12-31
- 10 회
공정위거래위원회는 최근 쿠팡 관련 심사를 마치고 쿠팡 측 의견수렴을 거쳐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굵직한 사건이 여럿인 만큼 제재 수위를 한꺼번에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10월 공정위가 쿠팡 측에 보낸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에는 수백억원대 과징금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공정위 심사대 위에 올라온 쿠팡 관련 큰 사건은 2가지이다. 하나는 쿠팡의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 끼워팔기 혐의와 다른 하나는 다른 배달앱에서 더 싸게 팔지 못하도록 하는 ‘최혜대우 요구’ 혐의다.
우선 가장 주목되는 사건은 쿠팡의 끼워팔기 혐의다. 쿠팡이 유료회원제인 와우멤버십 가입 혜택에 쿠팡플레이·쿠팡이츠(무료배달)를 묶어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거래법은 소비자가 원치 않는 부가서비스를 함께 파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2005년 윈도우 운영체제에 브라우저 등 응용프로그램을 끼워판 혐의로 과징금 324억9000만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쿠팡이 e커머스 플랫폼의 지위를 이용해 배달앱·OTT 시장의 자사 앱으로 소비자를 유도했는지가 핵심이다. 쿠팡이 끼워팔기(무료배달 혜택 제공)을 시작한 지난해 3월 649만명이던 쿠팡이츠 월 이용자수는 1년 만에 1101만명으로 약 70% 가까이 늘었다. 쿠팡은 소비자 효용이 크다고 주장했다.
쿠팡이츠의 최혜대우 요구도 논란이다. 쿠팡이츠는 입점 점주들에게 다른 배달앱에서 쿠팡이츠보다 더 낮은 가격에 상품을 팔거나, 더 많은 프로모션을 하지 말라고 사실상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직접 점주에게 연락하거나, ‘동일가격 인증제’ 등을 통해 압박했다는 것이다. 입점업체 입장에선 공공배달앱 등 수수료율이 낮은 곳에 더 나은 조건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가 없어지고, 소비자 후생도 저해될 수 있다.
공정위는 앞서 요기요가 다른 배달앱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최저가보장제’ 운영한 혐의로 과징금 4억70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쿠팡이츠 측은 ‘최혜대우 요구가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이외에 쿠팡이 정부 권고를 무시해 제재 절차로 넘어간 사건도 있다. 공정위는 지난 10월 쿠팡이츠가 ‘할인 전 판매가’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한 것이 약관법 위반이라고 보고 자진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쿠팡이츠 측은 60일이 지나도록 권고를 이행하지 않아 제재 절차를 밟게 됐다.
시간 끌기로 빈축을 산 ‘무료배달’ 용어 사용(표시광고법 위반) 사건도 제재 대상에 오를지 관심사다. 쿠팡이츠는 배달비를 점주에게 전가하고 소비자에게 무료배달이라고 광고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지난 4월 공정위에 자진 시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구체적인 시정안은 내놓지 않으면서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다만 쿠팡 측이 최근 국회에 ‘조만간 자진시정안을 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동일인은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연인이나 법인을 의미한다. 공정위는 그간 김 의장이 동일인 지정의 네 가지 예외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고 김 의장이 아닌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왔다.
최근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이 거액 보수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친족이 사실상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정위는 향후 친족의 경영 참여 등을 자세히 살펴 동일인 지정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29일 “쿠팡 측 의견 제출 기한이 연장될 수 있어서 정확한 시점을 못 박기는 어렵지만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사건을 마무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출간된 책 중에서 <헤어지다 죽은 여자들-가장 조용한 참사, 교제 폭력을 말하다>(경향신문 여성서사아카이브 플랫 지음, 동녘)는 저자들의 문제의식과 간절한 문체가 돋보이는 책이다. 여성 기자들이 쓴 이 집단 창작물은 여성으로서 정체성과 기자로서의 정체성이 잘 융합된, 글쓰기의 모델이다.
‘교제 폭력’은 그간 “데이트 폭력”으로 낭만화, 사소화되었던 폭력과 살인 사건을 재명명한 것이다. 교제 폭력은 일상화된 폭력이지만 분석이 쉽지 않다. 성폭력(rape)이 여성의 몸에 대한 남성의 해석과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남성의 권리 구조에서 발생한다면, 그리고 아내 폭력이 가정 내 성역할에 대한 성차별적 해석에서 발생한다면(남편은 아내의 ‘잘못을 손봄으로써’ 가정을 유지한다는 이데올로기), 교제 폭력은 성폭력과 아내 폭력의 특징이 교차하는 경우다.
교제 폭력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경험하고 상처받는 폭력의 대부분은 아는 사이나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다. 영어의 친밀성(intimacy)의 동사형이 위협하다(intimidate)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인간관계에서 친밀성은 그 자체로 폭력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모르는 사람에게 당하면 공권력이 개입하고 심리적 상처도 덜하다. 가까운 사람에게 받은 상처일수록 오래간다. 여성들이 겪는 대표적인 젠더 폭력(gender based violence)인 성폭력과 아내에 대한 폭력(‘가정폭력’)은 모두 아는 사이나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다. 성폭력의 70% 이상이 피해자와 가해자가 아는 사이이며, 이 중에서 30%가 친족 성폭력이다. 아내 폭력은 말 그대로 배우자에 대한 폭력으로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이다.
교제 폭력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살펴보면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심각한 실태를 강조하고, 또 하나는 그 대안으로서 외국의 법 사례를 고찰하고 법 제정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나는 이 두 가지 접근 방식에 모두 아쉬움을 느낀다. 물론 교제 폭력의 실태는 매우 심각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13년도 보고에 의하면, 전 세계 여성 3분의 1 이상이 친밀한 관계에서 신체 폭력이나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 통계는 10년이 넘은 것이지만, 기존 통계 중에서 유례없이 전 세계의 다양한 지역을 조사했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나는 이 통계를 신뢰하지 않는다. 여성이 평생 동안 친밀한 관계의 파트너에게 폭력을 당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추정하기 때문이다.
교제 폭력은 ‘심각해야만’ 주목
비교적 최근인 2020년도 유엔 통계를 보면, 살인 사건의 피해자 중 20%가 여성이지만, 가해자와 피해자가 친밀했던 관계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경우는 피해자의 80%가 여성이다. 한국의 경찰청 통계를 보자. 2017년에는 교제 폭력 신고가 3만6000여건이었으나 2024년엔 8만8000여건으로 폭증했다. 게다가 이는 신고 건수일 뿐, 실제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지난 40여년간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를 다루어왔던 여성운동 단체 ‘한국여성의전화’의 자료는 언론에 보도된 건수만을 집계했다는 면에서 오히려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2024년 한 해 한국 사회에서 남편이나 애인에게 살해된 여성은 최소 181명이고, 살인 미수로 살아남은 여성까지 합하면 650명이다. 김태균 감독의 2018년 영화 <암수살인(暗數殺人)>에는 경찰들 간에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실종되었으나 시신을 찾지 못하는 여성 피해자가 매년 평균 200명.”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여성에 대한 폭력이, 피해가 심각해야만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주목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문제의 발생 구조를 파악하기에 앞서 여성의 피해만 강조하다 보면, 여성의 피해자화와 더불어 사건을 선정적으로 다루기 쉽다. 단 한 명이 피해를 겪는다 해도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한국 사회에는 교제 폭력에 대한 공식 통계가 없다. 이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근본적으로 통계가 불가능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언제나 축소 보고된다(under-report). 조사와 인식 과정 자체가 젠더화된 문제여서 피해자 입장이나 여성주의적 관점에서도 사태를 온전히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한편 교제 폭력에 대한 외국의 법 사례를 참조하면서 이 문제에 관한 법을 따로 제정하면 남성 연인에게 살해당하는 여성이 줄어들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숨겨졌던 문제였기 때문에 법이 제정되면 가시화의 효과, 실태 파악에는 진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나 호주, 영국 등에서도 법 제정이 문제 해결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사실 교제 폭력을 모르는 사람에 의한 범죄처럼만 다루어도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을 것이다.
가중처벌한다면 모를까 현재 법 운용자들의 상황이나 사회적 인식을 고려할 때, 법 제정만이 대안은 아니다. 물론 현재의 반의사불벌죄 조항은 폐지되어야 한다. 절도나 사기 범죄처럼 피해자가 원하든 원치 않든, 범죄 그 자체로서 처벌받아야 한다.
세간의 인식과 달리, 남성 파트너에게 여성이 폭력을 당할 때 75%의 여성이 맞대응을 한다. 그러나 여성은 대응해도 비난, 안 해도 비난받는다. 2024년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여성의 대응은 ‘쌍방 폭력’으로 인식되어 경찰이 현장에서 사건을 종결하는 경우가 54.4%에 이른다. 2024년 거제시에서 일어난 교제 폭력 살인 사건의 경우, 피해 여성은 경찰에 열한 번이나 신고했지만 살아남지 못했다.
국가 보호에 의한 안전 이별 보장?
외국의 경우는 마약이나 음주 상태에서의 범죄는 가중처벌을 하는데, 한국 사회는 음주 문화에 관대해서 정상참작, 감형 사유가 되는 문화가 만연해 있다. 올해 제주시에서 발생한 교제 폭력 살인 사건에선 가해 남성은 연인(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했음에도 자신이 음주 상태였다며 “무죄”를 주장할 정도였다. 남성의 폭력은 교제 중(교제 폭력)과 결혼 생활(아내 폭력)에서 모두 스트레스, 음주, 성격 등에서 기인한 우발적 폭력이라는 통념이 팽배하지만, 여성의 정당방위는 가해자가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거나 잠든 사이에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고의적’ ‘계획적’이라는 편견이 작동한다.
일부 여성들의 ‘안전 이별’ ‘안전하게 이별할 권리’ 주장은 국가와 여성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생각하게 한다.
국가는 성별, 연령별로 중립적이지 않다. 우리 헌법 제32조 4항과 제34조 3~4항은 여성, 노인, 청소년을 보호할 국가의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국가가 이들 사회적 약자를 제대로 보호하지도 않지만, 이 조항들이 의미하는 바는 국가는 최소한 여성, 노인, 청소년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국가의 주체는 성인 남성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교제 폭력을 최소화하는 방식은 여성이 국가에 안전과 보호를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여성과 남성 사이의 개인적 차원에서 권력관계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남성 개인의 변화가 없으면 국가의 노력도 소용이 없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진실이 남성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
교제 폭력의 안전 이슈화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효과가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남성은 영원히 사회적 주체로, 여성은 대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교제 폭력의 발생 원인은 남성 문화 자체임에도 불구하고, 안전 이별 담론은 ‘좋은 남성’과 ‘나쁜 남성’을 구별한다. 여성에게 폭력을 가하는 ‘남성 개인’이 있고, 피해 여성을 구해주는(?) ‘좋은 남성(국가)’이 있다는 논리다. 좋은 남성은 실제로 좋은 남성이 아니라 나쁜 남성과의 대비 속에서 좋은 남성이 된다. 결국 여성은 좋은 남성, 나쁜 남성 모두에게 지배받는다. 성차별 이슈에서 개별 남성은 빠지고, 여성이 국가를 상대로 문제 해결을 요청한다. 이러한 방식은 법 제정 주장으로 이어지지만 법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
국가는 ‘국민의 보호자’로서 남성성을 상징한다. 남성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기보다는 보호할 만한 국민과 그렇지 않은 국민을 분류할 권력을 갖는다. 사적인 영역의 정치화는 남성 개인이 국가와 사회에 자기 변화를 미루지 않고, 스스로 변화를 위해 노력할 때 가능하다. ‘남성’의 자기 개조가 가능할까? 어려운 질문이다.
대통령실의 청와대 이전 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용산 집무실로 마지막 출근을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이 대통령실 정현관을 통해 출근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열리는 순직 경찰·소방 공무원 유가족 초청 오찬이 용산 대통령실에서의 마지막 공개 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부터 대통령 집무실은 청와대로 옮긴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24일 “용산 대통령실에 걸린 봉황기가 29일 오전 0시를 기해 내려지고, 이와 동시에 청와대에 봉황기가 게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봉황기는 국가수반의 상징으로, 대통령의 주 집무실이 있는 곳에 상시 게양된다.
이 대통령의 주 집무실은 3실장 집무실과 같은 건물인 여민1관에 마련될 예정이다. 대통령과 고위 참모진 간의 동선을 최소화해 소통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취지다.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도 29일부터 다시 청와대로 바뀐다. 대통령실은 업무표장도 과거 청와대 것으로 바꾸기로 했다. 홈페이지와 각종 설치물·인새물 및 직원 명함에도 새 표장을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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