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네이버마케팅 ‘허위조작정보 유통 금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24일 표결

네이버마케팅 허위조작정보 유통 시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는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2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언론시민단체는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기업인 등이 비판 보도를 막기 위해 제도를 악용할 수 있다고 여전히 우려한다. 표현의 자유 위축 등 위헌 논란으로 여러 차례 수정된 이 법안은 24일 표결 처리될 전망이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상정됐다. 민주당이 허위조작정보근절법으로 이름 붙인 이 법안은 허위조작정보의 유통 금지 명시 및 처벌 규정 신설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은 손해를 가할 의도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타인의 인격권이나 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허위·조작정보 유통을 금지한다. 다만 풍자와 패러디는 제외된다. 유통 금지 대상이 되는 허위정보와 조작정보의 개념은 구체화했다. 허위정보는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인 정보, 조작정보는 내용을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를 말한다.
차별과 증오를 조장하는 정보의 유통도 금지된다. 개정안은 공공연하게 인종·국가·지역·성별·장애·연령·사회적 신분·소득수준 또는 재산 상태를 이유로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는 정보, 증오심을 심각하게 조장해 인간의 존엄성을 현저히 훼손하는 정보를 유통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징벌적 손해배상 등 처벌 규정도 신설됐다. 개정안은 고의 또는 과실로 허위조작정보 등을 유통한 이에게 손해배상을 하도록 했다. 손해 액수 산정이 어려우면 5000만원 내로 법원이 손해배상액을 정할 수 있다. 언론사 등이 허위조작정보임을 알았거나 손해를 가할 의도, 부당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이를 유통했을 경우 손해액의 5배 안에서 배상액을 정할 수 있다. 법원이 허위조작정보로 판결한 정보를 2회 이상 유통하면 10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조항도 추가됐다.
언론계가 요구해 온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자격에서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대기업을 제외하는 안은 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손해배상 청구 남용에 대한 특칙을 뒀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당한 비판과 감시 활동을 방해하려는 목적으로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고, 이에 해당하는지는 법원이 판단하도록 했다. 대기업 등이 법을 악용해 전략적 봉쇄 소송에 나설 수 있다는 지적에 대응하기 위한 조항으로 풀이된다.
당 안팎에서 폐지 요구가 있었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그대로 유지됐다. 당초 이 조항은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논의 시 폐지되는 듯했으나 최종적으로 부활했다.
개정안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과 유사하게 위헌 논란을 거치며 본회의 직전까지 세부 문구가 수정되는 촌극을 빚었다.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한 안을 법제사법위원회가 심사하면서 단순 오인·착오 및 실수로 생산된 허위 정보까지 유통 금지한 것에 대한 위헌 논란이 불거지자 당 지도부가 재수정에 나섰다.
언론·시민단체 등에서는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참여연대는 지난 21일 성명에서 “정보의 허위 여부와 그 해악성 여부를 국가가 일차적으로 판단하고 이에 더해 사기업인 플랫폼에 표현물에 대한 광범위한 삭제 권한 등을 주는 것은 자기검열과 위축 효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개정안 상정 직후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신청해 반대 토론을 진행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법의 이름으로, 제도의 이름으로 국민의 입을 막겠다는 것”이라며 “(허위조작정보)피해자 보호법이 아니라 국민의 자유로운 여론 형성과 정부 비판을 봉쇄하기 위한 법”이라고 말했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종결 신청을 한 24시간 후인 24일 정오 이후 표결 처리될 예정이다. 필리버스터는 재적의원의 5분의 3(179명) 이상이 동의하면 종료시킬 수 있다.
전날 상정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은 이날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석 의원 179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2명이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표결에 참석했고, 국민의힘은 불참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사건 등 재판의 2심은 내란전담재판부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두 쟁점법안을 처리한 민주당은 잠시 숨 고르기를 하며 2차 종합 특검과 통일교 특검 법안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월 E씨(23)는 새벽에 수영을 하러나가다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가슴 안에서 “무언가 터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 “바람 빠진 타이어를 끌고 다니는 자전거”처럼 E씨는 쉽게 움직일 수 없었다. 집에 돌아오면 침대까지 갈 수도 없어 바닥에 누워 있다가 영문도 모른 채 울었다. 글은 읽히지 않았고 좋아하던 야구중계를 봐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단순히 지친 거라고 생각했지만 증상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1년여가 흐른 지난 5월 E씨는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우울증은 흔히 ‘마음의 감기’로 불린다. 누구에게나 올 수 있고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E씨가 겪었듯, 우울증은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기조차 어렵게 만들었다. 인터뷰에 참여한 여성들은 우울증을 ‘참으면 나을 수 있는 가벼운 병’으로 여기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들에게 우울은 감기 정도의 가벼운 증상이 아니었다. 이들은 우울을 “가슴에 두려움에 떠는 돌덩이가 얹혀 있는 느낌”(K씨·23), “근육이 사라지는 느낌”(H씨·29), “공기가 끈적한 꿀 같은 느낌”(D씨·32) 등으로 표현했다. E씨가 바닥에서 침대까지 갈 수 없었듯, 우울이 찾아오면 “머리도 감을 수 없고 화장실조차 갈 수 없는 상태”(I씨·26)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다 극심한 충동이 오면 “칼로 가슴을 찢어내고 싶은 감정”(B씨·32), “죽고 싶단 감정이 강렬해 이성을 지배하는 느낌”(Q씨·17), “초조하고 미칠 것 같은 기분”(A씨·20)을 느꼈다. 여성들은 “우울은 그냥 훌쩍이다가 맛있는 걸 사 먹고 잊는 정도의 감정이 아니다”(D씨)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고통은 질병으로 이해되기보다 개인의 성격이나 태도 문제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여성들은 ‘호르몬 때문에’, ‘예민해서’, ‘나약해서’ 등 여성의 생물학적 특성·성격 문제로 우울이 환원되는 경험을 겪었다. 우울증·공황장애 등을 진단받은 A씨는 자신의 병을 증명하려고 진단서를 받아 부모에게 보여줬지만 “네가 게을러서 그런 거 아니냐”, “오버하지 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정폭력으로 느끼는 자살 충동을 가볍게 여기는 경찰의 태도”(O씨·25), “내가 느끼는 우울이 구조적 문제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상담사”(N씨·25) 등 우울을 개인의 잘못으로 여기는 주변의 태도는 상처로 남았다.
이들은 여성의 우울이 ‘구조적 고통’으로 여겨지고, 사회적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높은 청년 자살률을 낮추려고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은 자살을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난히 많은 여성 청년의 우울증에 관해 국가 차원의 연구를 하거나 대책을 마련한 적은 없다. 한국과 달리 호주에선 젊은 여성의 자해·자살 시도 비율이 높게 나타나자 이를 ‘아동기의 학대·친밀한 관계의 파트너 폭력으로 인한 자살 시도’로 분석하고 ‘국가 자살 예방 전략(2025~2035)’에 반영하기도 했다.
수빈은 “우울증을 겪는 여성들에게 사회는 ‘우울할 이유가 없는데 너희가 잘못해서 그런 것’이라고 너무 쉽게 말한다”며 “도움을 받아야 할 때도 비난받는 게 두려워 병세가 심해지는 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은 “정부도 사회도 여성의 우울증과 자살률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여성 집단에서 유난히 높은 우울증과 급증하는 자살률의 원인을 들여다보고 그에 맞춘 상담과 치료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울증에 대한 인식 개선과 상담·치료 체계의 구축은 모든 우울증 환자에게 필요하다. 인터뷰에 참여한 여성들 역시 경제적 지원과 우울증 환자를 위한 일자리 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러한 체계만으로는 여성의 우울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성을 향한 차별과 폭력이 계속되는 한 우울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10~30대 여성들은 2010년대 후반 ‘페미니즘 리부트’(페미니즘 대중화)를 경험한 세대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2018년 성폭력을 공론화한 ‘미투’ 운동, 2020년 실태가 드러난 성착취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사회에 만연한 여성을 향한 폭력과 차별 문제가 부각됐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백래시(backlash·반동)도 거셌다. 정치권은 구조적 성차별의 존재를 부인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성폭력처벌법에 무고죄를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당선됐다. 윤 전 대통령 탄핵 광장에서 등장한 ‘응원봉 여성들’은 이러한 백래시에 대한 저항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온 광장에 힘입어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도 “특정 부분에서 남성 차별을 연구하라”고 말하는 등 여성 의제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부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는 사회를 보며 여성들은 분노·불안을 넘어 무력감을 느꼈다. 여성들은 “대통령이 성차별을 인정하지 않는 발언을 할 때”(O씨), “채용 성차별을 한 기업이 벌금형에 그칠 때”(여름), “여성들이 죽었다는 뉴스를 끊임없이 접할 때”(윤), 사회로부터 “너희가 아무리 죽어도 우리는 바뀌지 않는다. 너희 목숨은 하찮다”(윤), “아무리 외쳐도 무시당할 것이다”(H씨)와 같은 메시지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바뀌지 않는 사회에 대한 분노를 ‘사회를 바꿀 수 없는 자신’에 대한 혐오감으로 돌리기도 했다. “거대한 구조 속에서 나 역시도 누군가를 착취하고 있지만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A씨), “사회 문제를 내가 해결할 수 없다는 고통”(L씨·24)은 여성들의 우울감을 키웠다.
여성들은 “성범죄에 대한 온당한 처벌”(8명), “노동 현장에서의 차별 대책”(9명)이 있어야 우울증도 옅어질 수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여성을 향한 차별과 폭력을 ‘논쟁 대상’, ‘해석의 영역’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현실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름은 “한국 사회는 여성 차별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는다”며 “국가도 사회도 그 누구도 여성인 나를 사람으로 바라봐주지 않고 존중해주지 않는데 어느 누가 제정신으로 살아남을 수 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화된 무력감’이야말로 조용한 학살의 시작”이라며 “차별과 폭력에 대한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울이 파도처럼 덮치는 순간에도 여성들은 살아가기를 멈추지 않았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들은 죽고 싶었지만 동시에 살아남아 살아온 사람들이었다. 여성들의 삶은 때로 우울에 먹히고 잠겼지만 이들은 우울을 다루고 우울에 맞서고 우울에 함께하기도 했다.
M씨(36)는 우울이 찾아왔을 때 대처하는 자신만의 방침을 만들었다. 일상을 살아가다 충동이 느껴지면 즉시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고, 30분 후에도 가라앉지 않으면 자살예방센터에 전화를 건다. 그 후에도 충동이 지속되면 응급실에 간다. M씨는 “병을 다루는 일에는 이골이 났다”며 “이제 곧 (우울과) 20주년을 맞는다”며 웃었다. 다른 여성들은 노래를 듣거나(P씨·10대), 글을 쓰거나 읽고(I씨·26), 숨이 턱 끝까지 찰 때까지 달리거나(윤), 손목에 고무줄을 튕겨(규영) 충동을 억누르는 등 자신만의 방법을 찾았다.
이들이 자신만의 생존법을 찾을 때까지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I씨는 버스를 타고 약속 장소로 향하다가 극심한 불안과 충동에 휩싸여 자해했다. I씨는 친구에게 연락했고, 친구는 곧바로 달려와 상처를 치료하고 밥을 사줬다. “‘우리 죽지 않기로 약속하자’던 친구들의 말”(N씨), “돈이 없을 때 도와준 친구들”(수풀·M씨), “한강에 몸을 던지려 했을 때 역까지 데려다준 동네 방위대 분들”(O씨), “비슷한 경험을 한 여성들과의 연대”(자유별) 덕분에 여성들은 죽지 않았고, 살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은 다른 여성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정말 죽고 싶었지만 사실은 그것이 살고 싶다는 강렬한 갈망이었다는 것을 지금은 안다”(규영)고. 굳이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으려 하지 않고(N씨), 늦더라도 언젠가 세상은 달라질 수 있다고 믿으며(G씨), 이 세상은 내가 한바탕 즐기고 지나갈 세계라는 마음으로(R씨) 살아가고 있다고. 그래서 아직은 “살아있는 나 자신이 기특하다”(A씨)고. 자신을 해치게 하고 지치게 하고 때론 더 힘써 지키게 했던 우울과 함께, 여성들은 지금도 자라나고 있다.
<시리즈 끝>
법원이 발부한 영장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로 수사가 시작됐다면 피고인이 법정에서 범행을 인정해도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뇌물 공여 및 수수 혐의로 기소된 환경자문업체 대표 A씨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직원 B씨 등 4명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환경부 특별사법경찰관은 2019년 11월 대기업 등이 의뢰한 대기측정 결과를 조작한 혐의(환경시험검사법 위반)로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하던 중 B씨 등과 뇌물을 주고받은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애초 법원은 압수수색 범위를 ‘환경검사법 위반 관련 전자정보’로 제한했는데, 특사경은 이를 폐기하지 않고 1년 5개월간 보관하다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울산지검은 해당 자료를 토대로 수사를 개시해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A씨 등은 1심에서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고, 법원은 법정 진술을 토대로 유죄를 선고했다. 1심과 2심은 모두 A씨의 휴대전화에서 나온 증거가 위법수집증거라고 봤지만, 법정 진술은 위법한 압수수색으로부터 상당 시간이 흐른 뒤에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거부권을 고지받고 증언한 것이라 절차상 위법 문제와 인과관계가 단절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의 법정진술이 “위법수집증거인 전자정보를 기초로 수집한 2차적 증거로서 인과관계가 희석되거나 단절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봤다. 위법한 절차로 수집한 1차 증거와 이를 토대로 얻은 2차 증거 사이에 ‘인과관계가 사라졌다’고 볼 만한 특수한 사정이 있는 게 아니라면 모두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판례를 재확인한 것이다.
대법원은 “위법 수집한 정보가 없었다면 수사가 진행되거나 공소 제기되기는 어려웠을 것이고,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진술하게 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위법 수집 증거가 사실상 유일한 증거인 상황에서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이를 전제로 신문을 받았다면 법정 진술도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다른 독립된 증거에 기인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법정진술을 했다고 인정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검사가 제대로 증명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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