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신용카드박물관 개발하나 안하나로 20년간 방치된 ‘세운상가’…“영업하는데 철거 소문에 손님만 끊겨”

신용카드박물관 서울 종로 세운상가 5층 옥상에 올라 정면을 보니 숲에 둘러싸인 종묘가, 그 뒤로 북악산과 북한산이 차례로 병풍처럼 서 있다. 종묘와 주변의 아름다운 산세를 한눈에 담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없어 보인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철거로 빈 땅이 된 세운4구역이 있다. 서울시가 지난 10월 말 건물 최고 높이를 71.9m에서 145m로 높이는 개발계획변경안을 고시하면서 종묘 경관 훼손 논란이 제기된 곳이다.
시는 건물 높이를 높여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환수해 세운4지구 옆 세운상가 건물을 매입·철거하고 녹지를 만들 계획이다. 같은 방식으로 세운지구에서 청계천·을지로 방향으로 이어진 청계·대림·삼풍·PJ호텔·신성·진양 등 7개 상가군을 철거, 공원으로 만들어 종묘와 남산을 잇는 녹지 축을 만들려고 한다.
세운지구 개발은 2006년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본격화됐지만 그 이전 김영삼·이명박 대통령 때 나온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난 15일 세운상가에서 만난 상인들은 피로감을 호소했다. 지금도 영업하는데 철거한다는 말이 20년째 반복되면서 손님만 끊겼다는 것이다.
안석탑 세운상가시장협의회 총회장은 “맨날 세운상가가 없어진다고 해서 그동안 상인들이 고생을 많이 했잖아요. 4구역을 철거하는데도 세운상가를 철거한다고 하고, 저쪽 5구역·3구역 철거하는데도 세운상가를 철거한다고 얘기를 해버리니 일반 사람들은 세운상가를 철거하는 줄 알지”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날 둘러본 세운상가는 바로 앞 대로를 지나는 유동인구에 비해 한적한 편이었다. 세운상가 안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이능규씨(70)는 “장사가 안되니 3층 이상은 거의 창고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제품 상자를 부지런히 나르는 이들이 꽤 많이 보여 활력이 남아 있다고 느끼게 했다. 호기심에 들른 외국인 관광객도 간간이 보였고, 손에 물건을 사서 들고 가거나 가게 주인과 오랜 시간 동안 제품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손님의 모습도 보였다.
일하는 사람도, 손님도 대체로 나이 든 분들이었다. 홍대 인근에서 사는 김유상씨(60)는 이날 휴대용 가스 난방기 부품을 사러 이곳에 들렀다. 세운상가를 허물고 녹지를 만든다는 시의 계획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노포’ 이야기를 꺼냈다. “이것도 하나의 전통이라고 하면 전통 아닌가요. 어디 순댓국집이 유명하다 그러면 백 년 된 집이라도 찾아가잖아요. 이익에 눈이 멀어서 사람들을 쫓아내는 건 아니라고 봐요.”
상인 사이에선 이미 상권이 죽어 개발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쪽도 있고, 리모델링을 통해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만 재개발의 실현 가능성이나 이후 상권 활성화에는 회의감이 컸다. 테크노마트와 가든파이브 같은 대체 상가 이주가 실패한 트라우마가 깊고, 세운지구에서 먼저 개발된 지역의 상가를 보면 미분양이 많아 사업성에 의심이 간다는 것이다.
상가 1층에서 음향 가게를 하는 안달수씨(62)는 개발이 오히려 도심 상권을 죽였다고 봤다. “원래 그 자리는 공구상가가 있었잖아요. 거기 허물고 세운3구역 분양이 몇 프로나 됐습니까. 많이 빈 정도가 아니라 지하고 어디고 다 비었어요.”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는 사람이 늘고, 코로나19로 모여 노는 문화가 바뀌면서 노래방 등 전자부품을 파는 상권이 전반적으로 약화한 것도 상인들을 옥죄고 있다. 노래방 기기를 판매하는 김기호씨(65)는 “그래도 예전엔 손님이 발품 팔아서 싸게 살려고 나왔잖아요. 그때는 깎아주기도 하고 더 붙이기도 하고 흥정이 있었는데 지금은 가격 비교 사이트를 보고 오천원, 만원만 비싸도 인터넷으로 사려고 한다”면서 “상가가 허름해서 안 오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안 회장은 옮기더라도 상가들이 한데 모여 있어야 손님이 찾아올 것이라고 봤다. “여기 왜 손님들이 그래도 오는 줄 아세요. 여기 오면 공구 다 구할 수 있죠. 을지로 가면 인쇄물 다 구할 수 있는 거예요. 지금도 그러니까 지방 사람들이 한 번 차 가지고 올라와 여기 한 바퀴 돌면서 필요한 거 사서 내려가는 거죠. 인터넷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싸지 않아요. 여기 와서 현물을 봐야 하고, 또 업자라고 하면 좀 싸게 해 주잖아요. 그러니까 모여 있어서 그런 거지, 장지동처럼 흩어놓으면 일절 안 돼요.”
장사가 그래도 잘 되는 편인 1층 상가의 월 임대료는 약 60~80만원 선이다. 사대문 안에서 여기보다 임대료가 싼 곳은 찾을 수 없다. 더 큰 벌이를 원하는 상가 주인들은 보상만 잘해주면 팔기를 원하는 게 중론이라고 한다. 상가 소유주로 전자제품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우리 같은 경우는 여기 가게가 내 거고, 아직 젊으니까 좀 더 하고 싶지만 보상만 넉넉히 해주면 나가고 싶다는 게 대체적인 소리지요”라고 말했다.
부부가 함께 일하는데, 철거된 4구역에서 이쪽으로 건너왔다. 녹지 계획을 두고는 “해놓으면 생각보다 좋을 수 있다”는 남편과 “종묘가 있는데 그렇게까지 높이 지어도 되나”라는 아내의 의견이 엇갈렸다. 아내 이현례씨(64)는 “(세운4구역 개발이) 어느 정도 선에서 해결됐다고 했잖아요. 근데 그게 지금 엎어져 버렸어요. 계획이 다 있었는데”라고 시의 계획 변경에 의문을 표했다.
서울시는 세운~진양상가 군을 철거해 녹지 축을 만들기 위한 비용을 민간개발로 발생하는 공공기여를 환수해 마련할 계획이다. 과거 세운상가 앞에 있던 현대상가 철거 비용이 968억이었다. 세운상가는 이보다 2~3배 더 들 것으로 예상된다.
시의 설명에 따르면 남은 7개 상가군을 모두 철거하는 데는 어림잡아 1조5000억원 이상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시 관계자는 “공공기여가 어느 정도 확보되고 예산이 마련돼야 도시시설사업(공원)으로 구체화할 수 있는데 아직은 시기가 멀어서 상인들과 이주 계획을 논의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세운4구역에서 나오는 개발이익은 충분히 환수할 장치를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우선 세운상가 매입에 980억, 공공임대상가 160호 공급에 약 160억, 종묘의 위상을 높일 박물관 건립에 350~400억원을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개발 계획 변경에 따른 설계용역을 공모가 아닌 수의계약으로 진행해 불거진 논란에 대해선 “다른 재건축 사례처럼 조합·건축주 재량에 속한다”고 말했다.
세운상가의 상가주들은 대략 1000명 정도로 알려졌다. 상가 매입 예산은 공원화 예산이기도 한데, 현장에서 상인, 상가주인들이 예상하는 보상액과는 차이가 꽤 있어 보였다. 서울시 측은 “공공임대상가를 준비하고 있고, 상인들의 권리가 손상되지 않도록 최대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미국 기업 오라클 등과 미국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바이트댄스가 미국 내 틱톡 핵심 사업에 대한 직접적 통제권을 상당 부분 유지할 수 있어 미 의회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추쇼우지 틱톡 최고경영자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에서 바이트댄스가 오라클과 미국 사모펀드 실버레이크(Silver Lake), 아부다비 국부펀드 MGX와 함께 틱톡 미국 사업과 관련한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실버레이크는 기술 기업 투자를 주력으로 하는 미국의 대표적 사모펀드 운용사이며 MGX는 아부다비 국부펀드와 아랍에미리트(UAE) 기술기업 G42가 지난해 설립한 투자사다.
이번 합의에 따라 바이트댄스는 이들 기업과 함께 미국 내 합작법인을 설립하게 된다. 다만 이 합작법인이 맡는 역할은 데이터 보호, 알고리즘 보안, 콘텐츠 관리, 소프트웨어 검증 등으로 제한되며, 전자상거래·광고 등 핵심 수익 사업은 바이트댄스의 미국 법인이 계속 운영하게 된다고 FT는 전했다.
앞서 이전 정부인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미 의회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사업과 운영적 연결고리를 유지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는 거래 구조가 법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대통령이 최종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작 구조가 법을 충족한다고 판단해 승인했다.
지분 구조를 보면 오라클·실버레이크·MGX로 구성된 신규 투자자 컨소시엄이 합작법인의 50%를 보유한다. 이 가운데 오라클과 실버레이크, MGX는 각각 15%씩, 총 45%를 확보한다. 바이트댄스는 19.9%를 직접 보유하며 나머지 30.1%는 바이트댄스 기존 투자자들이 보유한 계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보유하게 된다. 이는 미국 법이 허용하는 바이트댄스의 최대 지분 한도다.
추 CEO는 메모에서 거래 완료 시점을 내년 1월22일이라고 밝히면서 “현재의 틱톡 미국 데이터 보안 조직(USDS)을 기반으로 설립되는 합작법인은 미국 내 데이터 보호와 알고리즘 보안, 콘텐츠 관리, 소프트웨어 보증에 대한 권한을 가진 독립 법인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합작법인은 미국인 다수가 참여하는 7인 이사회의 감독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틱톡 문제를 담당했던 미 재무부 출신의 짐 세크레토는 “백악관이 틱톡의 핵심 기술이 중국에 남아 있는 구조를 사실상 용인하기 위해 법을 우회하고 있다”며 “이번에 발표된 안은 진정한 매각이라기보다 프랜차이즈 계약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틱톡의 미국 내 존속 문제는 지난해 미 의회가 바이트댄스에 미국 사업 매각 또는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9월 중국과의 협상에서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발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금지 시점을 내년 1월 23일까지 연기한 상태다.
바이트댄스의 해외 매출은 2024년 기준 전체 매출 1550억달러 가운데 약 400억달러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미국 틱톡 사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경향] 세종시에 근무하는 공무원 A씨는 지난 11월 수능 시험일 직전까지 1년간 매주 한 번씩 오전 6시 55분 알람에 맞춰 SRT앱을 실행했다. SRT는 탑승일 30일 전 오전 7시에 표 예매를 시작하는데 이 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고3인 딸이 주말마다 서울 입시학원의 현장 강의를 들으러 가는데, 자칫 표를 구하지 못할까봐 시작한 일정이다. A씨는 “깜빡하고 2~3주 전까지 예매를 안 해두면 표가 매진돼 온종일 새로고침 버튼을 누르며 취소표를 뒤져야 한다”고 했다.
충남 천안에서 KTX를 타고 매일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소영씨의 경우 자유석 제도를 이용해 교통비를 아끼고 있다. 자유석 제도는 가격은 낮춰주되 별도로 지정된 자유석 지정칸 빈 좌석에 앉아갈 수 있도록 하는 표다. 탑승객이 적으면 일반실에 앉아서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김씨는 거의 좌석에 앉아본 적이 없다. 그는 “빈자리는커녕 복도나 열차 연결하는 곳까지 사람이 꽉 찬 채로 타고 내린다”며 “갈수록 심해지는데, 특히 월요일은 지옥철”이라고 말했다.
국내 고속철도가 상시 매진이라는 난관에 봉착했다. 명절 기간에나 볼 법한 예매 전쟁이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는 일상이 되면서 사설 예매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비싼 벌금에도 부정승차를 감수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내년부터 KTX 열차까지 수서역에 투입, 좌석 부족 현상을 숨통이라도 틔워보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지만, 선로·열차 부족이라는 인프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최소 수년간은 예매 전쟁이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고속철도 이용객은 KTX 9000만명, SRT 2600만명으로 1억1600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5.4%(600만명) 증가한 것으로, 전체 간선철도(일반+고속) 이용객의 68%에 달한다. 고속철도 이용객은 2019년 9500만명으로 1억명에 육박했다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 6100만명으로 급감했는데 2021년 7000만명, 2022년 9500만명, 2023년 1억1000만명 등 매년 수백만명씩 늘고 있다.
고속철도 이용률은 112%(KTX 105.8%·SRT 134%), 승차율은 67.1%(KTX 64.5%·SRT 78.1%)다. 이용률이란 공급 좌석 수 대비 이용객 수를 말하는데, 서울~부산 구간 열차에서 서울~오송, 오송~부산처럼 구간별로 이용자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100%를 넘길 수 있다.
이와 달리 승차율은 일반적으로 공급되는 좌석이 모두 얼마나 팔렸는지를 나타낸다. SRT의 승차율이 78.1%라는 말은 새벽부터 심야까지 운행하는 모든 열차 좌석 10개 가운데 8개가 팔렸다는 뜻으로, 수서~오송 구간 등 주요 노선에서는 출퇴근 시간대는 물론 낮시간대까지 매일 표가 매진된다.
김경택 철도교통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은 “자연적으로 증가하는 이용객에 더해 고속철도와 연계되는 신규 노선이 계속 개통되면서 중장거리 이용객이 크게 늘었고, 세종시나 혁신도시들이 들어서면서 출퇴근 수요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차량공유 서비스 활성화에 따른 장거리 직접 운전 필요성의 감소, 외국인 여행객 증가 등도 철도 수송 수요를 크게 늘렸다. 외국인 철도이용객은 올 상반기에 284만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4% 증가한 수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런 ‘상시적 매진’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사람들이 낭패를 겪기도 한다. 회사원 정수진씨는 “특가를 보고 호텔까지 다 예약했는데 기차표 때문에 여행을 못 갈 뻔했다”면서 “호텔 취소가 안 돼 결국 밤 기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하루를 그냥 날리게 됐다”고 말했다.
기차표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마음먹고 무임승차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점식 의원(국민의힘)이 SR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SRT 부정승차 적발 및 금액 현황’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조사된 부정승차 적발 건수는 80만3000건이다. 2021년에 5만7000건이었던 부정승차는 지난해 24만2000건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의원실은 표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상시화되면서 부가운임을 내고서라도 고속열차를 타야 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예약 사이트가 열리면 일단 무더기로 예약한 뒤 취소하는 사람이 늘면서 표가 부족한 상황을 더 부채질한 것 같다”며 “부정승차 부가운임, 취소 수수료 확대로 앞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레일과 SR은 지난 5월부터 승차권 위약금(취소수수료)을 최대 2배 인상해 운영 중이다. 부정승차 부가운임도 기존 대비 2배로 높였다.
시장에서는 취소표 예매를 대행해주는 사설업체까지 등장했다. B업체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의 표를 지정하면 실시간으로 취소표를 검색해 원래 운임에 수수료를 더해 표를 판매한다. 표가 확보되지 않으면 별도로 지급해야 하는 비용이 없다. 다만 철도사업법은 철도사업자나 위탁판매 사업자가 아닌 경우 승차권을 정가보다 높게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법 위반 소지가 있다.
이장호 한국교통대(철도인프라공학과) 교수는 “철도는 주택처럼 공급할 때까지 수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공급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어야 했다. 코로나19 직전에 이미 차량 주문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막혔고, 코로나19 때는 ‘승객이 줄었다’, 코로나19가 끝나고 나서는 ‘앞으로 인구가 줄어들 거다’ 등의 이유를 들어 재정당국이 차량 주문 요구를 막았다”면서 “논란이 되는 평택~오송 복복선화(4차선) 사업도 예타(예비타당성조사)를 탈락시켜 이제 겨우 시작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평택~오송 구간은 중부권에서는 서울, 용산, 수서발 열차가, 남부권에서는 부산·광주·목포·여수·진주·마산발 열차가 모두 지나가는 구간이다. 하루평균 190대만 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열차를 새로 투입할 수조차 없다. 앞서 한 차례 예타 탈락으로 사업이 지연된 뒤 문재인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서 예타 면제 대상 사업으로 선정돼 2023년부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최대 352회의 차량이 다닐 수 있어 증편에 숨통이 트일 수 있지만, 일러야 2028년에나 완공될 전망이다.
때문에 정부는 코레일과 SR의 단계적 통합작업(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20량짜리 KTX 차량을 수서역 SRT 노선에 일부 순환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통합편성·운영이 완료되면 현재 하루평균 25만5000석 수준인 고속철도 좌석이 하루 최대 1만6000석 더 늘어날 것으로 코레일은 추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KTX 차량을 수서역으로 돌리면 서울역 출발 좌석이 더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차량 운용계획에 융통성이 생기면서 대기시간을 줄이는 효과로 감편 없이 좌석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이 역시 신규 열차 추가나 병목 노선 해결 같은 인프라가 개선되는 것은 아니어서 미봉책에 그친다.
이 교수는 “결국은 증편이 이뤄져야 예매 대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서 “열차를 지금 주문해도 4년 걸리는데 하루라도 빨리 주문해서 10량짜리 열차를 20량짜리로 만들고, 병목구간 해소 사업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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