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오산개인회생 낚았다 하면 월척…겨울 속초는 ‘대방어 천국’
- 이길중
- 25-12-05
- 0 회
오전 3시30분 항구에서 만난 두 사람은 30여분 배를 타고 정치망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정치망은 생선이 지나는 길에 그물을 놓는 조업 방식이다. 크레인으로 끌어올린 망에 대방어가 가득 차 있자 조 PD는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대방어 약 300마리 중 10㎏ 이상 나가는 특대방어도 많은 편이었다.
두 번째 그물에는 고등어가 많았다. 김 선장은 “매일 어떤 생선을 잡을지 모른다”고 말한다. 선상에서 대방어 회와 도치 숙회를 맛본 조 PD는 “지금까지 먹어본 방어 중 최고”라고 감탄한다.
대포항 위판장에 도착하면 상인들이 배에 올라 생선 상태와 어획량을 확인한다. 경매와 판매는 이어진다. 대방어는 외옹치항의 야외 작업장에서 손질되고, 숙성과 포장 과정을 거쳐 택배로 배달된다. 셰프 출신인 김 선장의 대방어 손질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오후 10시45분 방송.
이재명 대통령이 12·3 불법계엄 1년을 맞아 3일 발표한 메시지는 국민에 대한 감사와 내란 청산을 통한 정의로운 통합으로 요약된다. 쿠데타 극복의 주체가 국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이를 위해 이날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하겠다는 방침을 피력한 점이 눈에 띈다. 정의로운 통합을 언급한 것은 국민통합으로 가기 위해서는 내란 세력에 대한 완전한 청산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빛의 혁명 1주년을 맞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특별성명문의 3분의 2가량을 1년 전 내란을 막아낸 국민의 용기와 위대함에 대한 감사를 전하는 데 할애했다. 12월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해 법정공휴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과 “대한국민은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한 것도 이 같은 감사를 국민에게 재차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하고 우리 군이 문민 통제에 따라 이를 충실히 이행한 것도 모두 국민 여러분께서 직접 나서 준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1년 전 국회로 달려간 사람들과 맨몸으로 장갑차에 저항한 시민들, 은박담요 하나에 의지해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 위에서 탄핵 의결을 기다리던 시민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우리 국민들은 더없이 정의로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자격을 언급하며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일대 사건”이라고 한 것도 이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외신 기자회견에서도 “주권의식이 충만한 우리 국민들이 보여준 한국의 민주주의는 아테네처럼 먼 이상이 아니라 현실에 있는 모범”이라며 “그래서 노벨평화상은 한국 국민이 받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이 대통령은 현 정부가 국민의 내란 극복으로 세워진 정부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국민주권정부가 탄생한 의미를 항상 기억하겠다”며 “빛의 혁명을 완수하고, 진정한 국민주권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 여러분을 믿고 담대하게 나아가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정의로운 통합은 타협없는 내란 청산이 국민통합의 기초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다시는 쿠데타를 꿈조차 꿀 수 없는 나라, 누구도 국민 주권의 빛을 위협할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정의로운 통합은 필수”라며 “봉합이 아닌 통합을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회 일각의 내란 청산 자제 요구를 봉합이라고 보고, 진정한 통합을 위해서는 내란의 완전한 청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100개를 훔치던 도둑에게 통합의 명분으로 ‘50개씩만 훔치라’고 하는 것은 통합이 아니다”라며 “정의로운 통합이란 정의와 상식에 기반해, 법률과 도덕에 기반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길을) 함께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내란 청산을 과거 정부가 진행한 적폐 청산과 비교하는 질문에 “내란 단죄와 과거 청산은 차원이 다르다”며 “내란 사태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지난 일을 파헤치는 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을 진압하는 것”라고 답한 것도 같은 차원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대통령은 “가담자들을 가혹하게 끝까지 엄벌하자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깊이 반성하고 재발의 여지가 없다면 용서하고 화합하고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애 동덕여자대학교 총장이 3일 “2029년부터 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총학생회가 공학 전환과 관련한 학생 총투표를 진행 중인 상황에 김 총장이 발표를 강행하면서 학교 측과 학생들의 갈등이 다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동덕여대 학생과 동문은 “총장의 기습 결정은 ‘제2의 계엄’”이라며 공론화 절차의 공정성 문제도 제기하고 나섰다.
김 총장은 입장문에서 “공론화위의 권고 결과를 존중해 수용하고자 한다”며 “이행 시점을 현 재학생이 졸업하는 2029년으로 계획해 입학 당시 기대했던 여자대학으로서의 학업 환경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남녀공학 전환 안건은 구성원 설명회, 대학발전추진위원회, 교무위원회, 대학평의원회 등의 논의와 의결 절차를 거쳐 최종 방침을 확정할 것”이라며 “확정된 방침에 따라 필요한 후속 조치도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앞서 동덕여대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는 지난 2일 ‘남녀 공학전환’ 여부의 공론화 조사 절차를 마무리하고 남녀공학 전환 추진을 권고하기로 결론냈다. 공론화위는 숙의조사를 한 결과 공학전환 찬성 의견이 75.8%, 여대 유지 12.5%, 유보 의견이 11.7%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동덕여대 측은 이날 오후 한국생산성본부가 지난 6월부터 수행한 ‘2025년 동덕여대 발전을 위한 공학 전환 분석 및 의견수렴 연구용역 결과’도 공개할 예정이었다. 김 총장은 이를 몇시간여 앞두고 ‘2029년 남녀공학 전환’을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이후 학교 측은 생산성본부의 연구용역 결과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학전환에 대한 총투표를 하고 있던 학생들은 “절차마저 무시한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또 ‘2029년부터 전환한다’는 일정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학교 정문 앞에서 손팻말 항의 시위에 참여한 3학년 A씨는 “과거 공학 전환 얘기가 나왔을 때도 학교는 그저 ‘논의 중’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빠르게 결정될 거라 상상하지 못했다”며 “현 재학생들이 2029년에 모두 졸업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학생들은 김 총장이 근거로 제시한 공론화위의 구성과 방식이 처음부터 공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공론화위 숙의조사·타운홀미팅·온라인설문 등 모든 조사에서 학생·교원·직원·동문의 응답 비율은 ‘1:1:1:1’로 동일하게 반영됐다. 재학생이 총 7000여명인 반면 직원·교원은 300명 남짓인데, 동일 비율을 적용하는 것은 “평등선거 원칙에 위배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A씨는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실시한 학생총회에 2000여명이 참여해 99%가 공학 전환 반대를 결의했지만 학교는 이를 ‘정상 절차가 아니다’라고 묵살했다”며 “공론화위의 모든 과정이 보여주기식이었다”고 비판했다.
동덕여대 민주동문회 측 역시 공론화위의 공론화 과정이 “정해놓은 결과를 합리화하기 위한 절차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졸업생 문모씨는 “학교·재단과 뜻을 같이하는 단위들이 다수인 구조에서 교수나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기 어려웠다”고도 했다. 특히 재단·학교 측에 가까운 총동문회는 타당성 연구조사 발표에 참여한 반면, 반대 입장의 민주동문회는 제외된 점을 문제 삼았다.
공론화위 권고안이 의견 수렴 과정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투명하게 공유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수, 직원 등이 개별적으로 참여한 타운홀미팅에서는 “래커 시위와 학교·총동문회의 비난에 학생들이 받은 상처”, “학생 트라우마가 치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학 전환을 추진하는 것의 타당성”, “여대 정체성에 대한 공동체의 고민” 등 여러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2일 공개된 공론화위 권고안에는 정량적 지표만 제시돼 논의 맥락이 배제됐다는 것이다. 공론화위의 회의 결과가 ‘대외비’라는 명분으로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공학 전환을 찬성하는 측은 ‘재정난’을 주요 근거로 든다. 하지만 학생들과 동문들은 학교의 적립금이 약 2060억원으로 전국 사립대 중 20위권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2022년 수도권 사립대학 법정부담금 현황 자료를 보면, 학교법인 동덕여학단이 교직원연금 등 학교가 부담해야 할 법정부담금을 대부분 학생등록금 등 교비를 통해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동덕여학단의 법정부담금 부담률은 7.11%로 다른 학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학생들은 “재단이 재정적 책임을 다하지 않은 탓에 교수 충원율은 최하위권이고, 학내 안전사고까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2023년 6월 동덕여대 캠퍼스 내 언덕길에서 등교 중이던 학생이 쓰레기 수거 트럭에 치여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사고가 난 언덕길은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불분명해 위험성이 꾸준히 지적되던 곳이었다. A씨는 “현실적 여건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것이 해결책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번 결정을 “공정성과 정당성을 무시한 졸속 행정”이라고 주장한다. 졸업생 김강리씨는 “총장의 기습적인 승인 발표는 동덕에 ‘제2의 계엄’을 선포한 것과 다름없다”며 “학생 출입을 막고 있는 사설경비가 배치된 날이 하필 지난해 계엄 선포일과 겹친다는 점도 씁쓸하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지난달 26일부터 사설경비업체를 투입해 본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김종분 민주동문회 회장은 “학생들이 사적 이익을 위해 시위한 것이 아닌데 총장이 재학생들이 법적 처벌을 받는 상황에 동조하고 있다”며 “동덕이 민주적이고 소통이 가능한 학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중앙 동아리 연합 ‘민주없는 민주동덕’은 오는 4일 오후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시위를 열 예정이다. 같은 날 학생·교수·직원이 참여하는 ‘래커 제거 행사’도 예정돼 있어 학생과 학교 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
동덕여대 공학 전환 논란은 지난해 11월 학교 측이 학생들과 제대로 논의하지 않은 채 공학 전환을 추진하려 해 학생들이 학교본관과 100주년기념관 등을 점거하는 시위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당시 학생들은 건물 곳곳에 “공학 결사반대” 등 문구를 래커로 칠하는 식으로 항의에 나섰고 대거 학교와 거리로 나와 시위에 참여하며 공학 반대를 외쳤다. 학교는 재물손괴·업무방해 등 혐의로 학생들을 형사 고소했다. 이후 학교가 고소를 취하하고 처벌불원서를 제출했지만, 이 혐의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아 학생 22명이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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