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안양법무법인 [이기수 칼럼] 다 잊었다 개헌, 또 함흥차사인가
- 이길중
- 25-11-28
- 10 회
지금, 윤석열의 법정 몰골은 처참하다. 정치인 체포는 여인형에게, 언론사 병력 투입은 김용현에게 떠민다. 심복도 토사구팽한 충암파 수장, 김건희만 지키려 한 몽상가, 겁먹은 권력자 얼굴이다. 그가 보란 듯이 역사는 반전했다. 새 정부 출범하고, 검찰개혁과 한·미 통상·안보 협상 틀 짓고, 경주 APEC의 국격을 높였다. 그리고 내란 후 1년, 다 잊고 있는 것, 개헌이다.
헌법을 정독했다. 전문·130조항·부칙까지 75분 걸렸다. 1987년 헌법 조문 37%를 바꾼 9번째 개헌은 처음으로 여야 합의와 국민투표를 거쳤다. 그래도 38년 전이다. 헌법재판관의 해석·판결로 땜질되고 쟁론 중인 헌법 조항을 밑줄 그으니 부지기수다. 크게 세 갈래다.
# 더 민주적이어야=“주권자 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다.” 헌재의 윤석열 탄핵 결정문엔 헌법 1조(민주공화국)가 흐른다. 그 위헌의 무게와 일목요연함이 시민의 충돌을 합의로 돌렸다. 제2의 윤석열과 ‘윤석열들’을 막을 헌법의 틈은 숙제로 남았다. 권력의 분권과 민주적 통제, 비상계엄 요건·절차 강화, 국민의 군대가 화두다. 유신헌법 잔재로 법원 관료화를 키운 ‘대법원장의 대법관제청권’, 검찰청 폐지 후 재정립할 ‘검사의 영장청구권’도 개헌 초점으로 부상했다.
# 낡고 좁은 그릇=헌법엔 인공지능(AI)·비정규직·로봇·반려동물·기후위기가 없다. 존엄사·임신중지·자율주행을 뒷받침할 생명권 조항도 없고, 그걸 세월호 사고 때 알았다. 국내 사는 250만 외국인은 헌재가 ‘국민’으로 인정했다. 장애는 신체장애만 적시됐고, 모성 보호만 적힌 헌법엔 아빠 육아휴직과 혼인 외 자녀를 보호할 근거가 없다. 날로 세월·기술·인권의 공백이 커져가는 헌법이다.
# 함께 사는 나라여야=이게 공동체인가. 구직활동 없이 ‘쉬었다’는 이가 264만을 넘었다. 청년 5.2%가 그랬고, 조기 연금수급자는 100만을 찍었다. 청년·노인 삶이 버거운 ‘쌍봉형 빈곤’ 사회다. 사람·일자리·세수·집값·교육은 수도권만 박 터진다. 하여, 갈등 천지다. 과로사·산재 많은 나라에서 ‘새벽배송 품목 제한’이 이슈 됐고, 정년연장·문화유산·장애인 할당제·부자감세로 옥신각신하고, 자살·사교육비 1위 국가의 불평등은 심화된다. 함께 사는 연대·책임·나눔·협치가 흔들린다. 이쯤에서, 헌법에 물어야 한다. 우린 민주국가다. 그럼 공화국인가.
개헌을 왜 하느냐는 한국인은 극소수다. 언제·어떻게만 남았다. 한데도, 정권 초엔 국정 틀 잡는다고, 정권 말엔 누구도 주도할 힘 없어 개헌은 헛바퀴 돈다. 20대 국회 끝나며 문재인표 개헌안이 자동폐기됐을 때다. 2000년 6월 <2단계 개헌은 어떠십니까>란 글을 썼다. 일렀지만 메아리가 없었다. 하나, 지금은 그게 현실적이란 여론이 쌓였다.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 넣기, 대통령 4년 중임(연임)제, 감사원 국회 이관처럼 여야가 공언한 개헌 의제를 먼저 하고, 영토·기본권같이 쟁론적 조항은 추후 매듭짓자는 것이다. 그 키는 국회가 잡아야 속도가 붙는다. 예산국회 후 국민투표법 손보고, 개헌특위 꾸려 나라·삶·미래를 바꿀 역사의 큰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그럼 언제인가. 내년 6·3 지방선거가 맞다. 그래야 4년 임기 대선과 지선을 2030년부터 함께 치를 수 있다. 곱씹어봐도, 한국형 전국선거는 대선·지선 묶고 총선을 중간평가로 두는 게 합리적이다. 개헌은 필요성을 절감하고 반성할 때 힘이 붙는다. 그게 내란이었다. 지금 못하면 총선은 할 수 있을까.
제헌절이 내년부터 공휴일로 부활한다. 또 짓밟힌 헌법의 소중함과 위엄, 또 지켜낸 K민주주의를 기리기 위함이다. 트라우마일까. 단전·단수 소리 들리면 계엄의 밤, 경향신문에 밀어닥쳤을 뻔한 경찰·소방대가 생각난다. 내란 법정에서 나온 말처럼 “성안에 쌀과 물을 끊는” 큰 충돌이 벌어졌을 악몽이다. 일촉즉발 그 순간은 국회 앞·남태령·한남동 벌판의 시민도 다를 바 없다. 그 염원을 담아, 명실상부한 제헌절을 다시 맞아야 한다. 더 민주공화적이고 더 큰 시민계약으로 ‘26년 체제’를 열어야 한다.
한국 축구가 일본과 손잡고 아시안컵 공동 유치를 추진한다.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개최권을 받으면 이르면 2031년, 늦으면 2035년 아시안컵이 양국에서 분산 개최된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일본축구협회에 아시안컵 공동 개최 의사를 타진했다. 협회 관계자는 27일 “일본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인 것으로 안다”며 “일본이 공동 개최 의사를 최종적으로 밝힌다면 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한·일 공동 개최로 아시안컵 유치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FC는 올해 초 2031년, 2035년 아시안컵 개최지를 동시에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최근 아시안컵, 올림픽, 월드컵 등 굵직한 메이저 대회가 서남아시아에서 연이어 개최돼 왔다.
아시안컵 개최지를 한 곳만 선정할 경우 자금력이 막대한 서남아시아 국가에서 또다시 대회를 가져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반대로 두 개 대회 개최지를 묶어 결정한다면 한 곳은 동북아 국가가 될 공산이 크다.
AFC는 내년 중반까지 구체적인 청사진과 대회 방식, 국가 지원책 등이 담긴 정식 유치 신청서를 받은 뒤 2027년 개최지를 최종 확정한다.
앞서 아시안컵은 2011년 카타르, 2015년 호주, 2019년 아랍에미리트연합, 2023년 카타르에서 개최됐다. 2027년 개최지는 사우디아라비아다. 3회 연속으로 아시안컵이 서남아시아에서 열린다. 2031년 대회 유치에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 그리고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공동 개최)이 관심을 표명한 상태다.
대한축구협회는 전략적으로 2035년 대회 유치 의사까지 밝히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협회는 최근 일본협회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한 뒤 문화체육관광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조만간 양국 정부 간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오는 12월31일까지 2035년 대회 유치 의사에 대한 관심을 AFC에 밝혀야 한다.
일본이 공동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양국은 2035년이 아니라 2031년 아시안컵 유치 신청서를 한·일 공동으로 제출할 수도 있다. 동북아시아 대표 국가인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칠 경우 유치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다. 아시안컵이 한·일 공동 개최로 결정될 경우, 양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어 또다시 축구 메이저 이벤트를 함께 치르게 된다.
아시안컵에는 24개국이 참여해 총 51경기를 치른다. 경기장은 최소 8개가 필요하다.
한·일이 공동 개최를 할 경우 양국은 각각 4개 경기장을 가동하게 된다. 개막전과 결승전을 나누는 방식이 유력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도 개막전(서울)과 3·4위전(대구)은 한국에서, 결승전은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렸다.
한국은 중국이 코로나19로 인해 개최를 포기한 2023년 아시안컵 유치에 도전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대규모 현금 지원을 약속한 카타르의 물량 공세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레오 14세 교황이 튀르키예와 레바논을 방문하며 첫 해외 순방을 시작한다. 지난 5월 즉위한 레오 14세 교황이 첫 순방지로 두 나라를 선택한 것은 중동 역내 평화에 관한 의지를 드러내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황청은 26일(현지시간) 레오 14세 교황이 27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튀르키예와 레바논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레오 14세 교황은 순방 첫날인 27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국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영묘 아느트크비르를 방문한 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회담하며 순방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튿날에는 이즈니크를 방문해 ‘니케아(현 이즈니크) 공의회’ 17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니케아 공의회는 325년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가 소집한 최초의 세계적 종교회의로 예수 그리스도가 성부와 일체라는 교리가 공식 인정돼 기독교 역사상 가장 중요한 회의 중 하나로 꼽힌다.
교황의 공의회 기념행사 참석은 다른 기독교 교파와 화합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레오 14세 교황은 30일 레바논으로 이동한 후 2020년 베이루트 항구 화학물질 폭발 사고 현장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이후 기독교 공동체 지도자, 이슬람교도 및 이슬람 소수 분파인 드루즈족 지도자 등과 비공개 회동이 이어진다.
레바논은 중동에서 가장 기독교 신자 비율이 높은 국가다. 또한 교황의 권위를 인정하는 기독교 마론파가 국민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황의 레바논 방문은 2012년 베네딕토 16세 교황 이후 처음이다. 레오 14세 교황이 레바논을 찾는 것은 최근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의 휴전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1월 미국의 중재로 헤즈볼라와 휴전에 합의했으나 최근 레바논을 향한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3일 이스라엘이 베이루트를 공습해 헤즈볼라의 2인자 하이탐 알리 타바타바이 등 5명을 살해하면서 휴전 지속에 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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