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전세방 미·중 3차 무역협상, 관세휴전 연장될까…러시아·이란산 원유 쟁점화 가능성도
- 이길중
- 25-07-28
- 17 회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다음주 월요일과 화요일(28∼29일) 나의 중국 측 대화 상대방과 함께 스톡홀름에 있을 것”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 개최 소식을 알렸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5월 미·중이 합의한 관세 상호 인하 기간이 8월12일 만료된다고 확인하면서 “우리는 ‘연장될 것으로 보이는 것’에 대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미·중간 초고율 관세 인하를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시사한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과의 무역은 매우 좋은 상황이다. (스톡홀름에서는) 우리 두 나라가 함께 할 수 있는 다른 사안들도 많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러시아 및 이란산 원유 구매 등이 의제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현재 과잉 생산되고 있는 제조업을 줄이고 소비 위주 경제 구축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마이클 폴켄더 재무부 부장관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스톡홀름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시장 접근 및 전반적인 관세율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의 목표가 궁극적으로 미국에 ‘불이익’을 주는 세계 무역구조를 바꾸는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이를 위한 수단으로 지정학적 문제를 꺼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실제로 지정학적 이슈를 꺼내면 미·중협상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1차 제네바 협상의 핵심은 관세율, 2차 런던 협상은 희토류와 반도체 수출통제 문제였다. 관세와 수출통제는 계속 유지됐다면 미·중 모두 타격을 입는다. 협상의 여지가 크다. 반면 외교·안보 이슈는 미·중의 전략적 목표와 이해관계가 충돌한다. 중국이 내정간섭으로 받아들일 여지도 있다.
중국은 미국이 외교·안보 이슈를 제기할 경우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뤼샹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미국이 러시아·이란산 원유 구입 문제로 중국에 압력을 가한다면 새로 구축된 양국간 무역협상 메커니즘이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창 푸단대 교수도 관찰자망을 통해 “중국은 미국이 관세 이외의 다른 쟁점을 협상에 끼워 넣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22일 밤 미국 화학회사 듀폰에 대한 반독점 위반 혐의 조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조사 중단의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협상 전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화해 제스처’로 풀이됐다. 중국은 앞서 4월 2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34% 상호관세를 발표한 데 따른 맞불 대응으로 이틀 뒤인 4일 듀폰에 대한 반독점 조사 개시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중국 방문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언급하며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한만큼 극단적 갈등으로 치닫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차 무역협상에서 러시아·이란산 원유 구입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중·미가 협력해 양국 정상 통화에서 도달한 공감대를 이해하고 중·미관계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6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시민들에게 12·3 불법계엄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1심 판결에 대해 “시민의 승리이자 내란 수괴에 대한 단죄”라고 밝혔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석열의 불법 계엄과 내란은 국민의 정신적 피해를 넘어 대한민국의 국격과 민주주의, 국가 경제를 파괴한 중대 범죄”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계엄) 결과 경제 위기라는 천문학적 경제 손실과 고통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함께 부담해야 할 ‘내란의 청구서’가 됐다”며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 이를 실천으로 증명해준 위대한 시민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2단독 이성복 부장판사는 전날 시민 104명이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1인당 10만원을 배상하라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날 판결은 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된 여러 민사소송 중 윤 전 대통령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다.
지인과 자신의 초등생 자녀 2명을 데리고 자살을 시도한 40대 친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합의11부(태지영 부장판사)는 23일 아동학대살해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월 16일 오후 5시16분쯤 보은군 내북면의 한 공터에 세워진 자동차 안에서 자신의 초등생 자녀 2명을 데리고 50대 여성 B씨와 함께 자살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진 뒤 치료를 받았지만 A씨의 자녀들은 저산소증으로 인한 뇌 손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B씨는 함께 사업을 했던 사이로 빚을 돌려막다 20억원 상당의 채무가 발생하자 자살을 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들은 아이들에게 수면제를 먹인 것으로 드러났다.
태 부장판사는 “피해 아동들은 상태가 호전됐으나 여전히 재활 치료가 필요하고, 정신적 상처도 클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여름(7~8월) 대전에서 <노이즈>(김수진 감독)는 흥행에 성공한 깜짝 승자가 됐다. 층간소음을 소재로 한 현실 공포 스릴러물인 이 영화는 지난 21일 누적 관객수 15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6번째로 높은 관객 동원 수치로 손익분기점(110만)도 훌쩍 넘어섰다.
층간소음으로 매일 시끄러운 아파트 단지에서 실종된 여동생 주희(한수아)를 찾아 나선 주영(이선빈)이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일을 그린 영화다. 주영에게는 보청기를 껴야 소리가 들리는 청각장애가 있다. 영화는 주영이 ‘듣는’ 소리와 AI(인공지능) 음성 인식으로 ‘보는’ 소리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극적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듣기 싫은 생활 소음에서 오는 소름끼치는 감각을 공포물에 잘 녹여냈다.
꽤 괜찮은 스릴러물이지만 <노이즈>의 흥행을 예견한 사람은 적었다. 여름을 노린 공포물은 매년 나온다. 하지만 공포영화를 보지 않는 사람은 아예 시도하지 않는 마니아 성향이 강한 장르이기도 하다. 최근 5년간 공포스릴러 장르에서 가장 흥행한 한국 공포스릴러물인 <잠>(2023)의 누적 관객수 147만 명의 기록이 쉽게 깨지지 않은 이유다.
<노이즈>는 지난달 25일 개봉한 후 26일만에 <잠>이 세운 기록을 뛰어넘었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24일 기준 201만 명), DC 유니버스의 부활을 알리는 <슈퍼맨>(80만 명),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208만 명) 등 여름 대작 사이에서 거둔 수치이기에 놀라움을 더했다.
이번 흥행을 견인한 건 ‘극장과 멀어졌다’고 알려진 1020세대다. 24일 CJ CGV의 관람객 수 통계를 보면, 연령별 예매 분포는 10대가 25%, 20대가 30%로 1020 관람객이 과반을 넘는다. 30대 16%, 40대 16%, 50대가 뒤를 잇는다.
젊은 층의 열광은 제작사도 예상치 못한 결과다. <노이즈>를 기획·제작한 화인컷의 서영주 대표는 전날 통화에서 “층간소음이라는 소재에는 (고연령층) 성인들이 더 공감할 것이라 생각했었다”며 “젊은 학생들 사이에서 ‘무섭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1020세대에게 장르적인 재미를 기대할 수 있는 영화로 인식된 듯하다”고 했다.
<노이즈>의 입소문은 우연이 아니다. 최근 영화계 신흥 강자로 떠오른 배급사 바이포엠스튜디오(바이포엠)의 바이럴 마케팅(입소문 광고)이 ‘이번에도 통했다’는 게 중론이다. 바이포엠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배급을 맡은 <소방관>(385만 명), <히트맨2>(254만 명), <승부>(214만 명)를 연이어 흥행시켰다. 티켓 금액 중 일부를 국립소방병원에 기부하는 ‘119 챌린지(<소방관>)’나,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결합한 홍보 등 기존 업계에서 잘 하지 않던 변칙적인 홍보로 주목 받았다.
이번 <노이즈> 마케팅에서는 ‘공포영화 어디까지 볼 수 있냐’는 호승심을 자극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바이포엠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면, ‘강심장만 도전하세요’ ‘노이즈 하나 봤을 뿐인데 갑자기 집이 무서워진 나’ 등 제목에 10대들에게 익숙한 밈을 결합한 영상들을 볼 수 있다.
‘시험도 끝났는데 왜 안 봐?’하는 중·고등학교 여름방학을 겨냥한 게시물도 있다. 영상·사진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공유·태그하기 좋은 게시물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서지명 CGV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1020세대) 또래 집단에서 ‘그거 봤어? 너는 무서워서 못 보지’하는 마음을 건드린 마케팅이 기말고사를 마친 학생들에게 닿으며 화력이 붙은 듯하다”고 했다.
장르가 명확한 영화였기에 입소문 측면에서 더 유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신영 롯데컬처웍스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코미디면 코미디, 공포면 공포. 분명한 장르적 쾌감을 줄 수 있는 영화가 관람객 반응이 더 잘 나오는 경향이 최근 보이고 있다”며 “<노이즈>는 스스로 바이럴을 만드는 젊은 세대의 주목을 받으며 더 힘을 받았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영화 바깥 요소인 마케팅이 흥행을 좌우하는 세태에 경계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의 만듦새가 일정 이상 보장될 때 마케팅도 효과가 있는 법이다. 제작사 화인컷의 서 대표는 “<노이즈>는 극장에서 봐야만 하는 이유가 되는 ‘사운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영화이면서도 마케팅 등 시류의 흐름을 잘 탄 작품”이라며 “이 영화가 관객들이 극장에 오게끔하는 마중물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날 기념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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