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성남성범죄변호사 정규 11집으로 돌아온 루시드폴 “혐오와 배제의 시대, 음악으로 연대할 수 있다면”
- 이길중
- 25-11-12
- 15 회
‘노래하는 음유시인’ 루시드폴이 정규 11집 <또 다른 곳>으로 돌아왔다. 정규앨범으로는 2022년 발매한 <목소리와 기타> 이후 3년 만이다. 앨범 발매일인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안테나 사옥에서 만난 그는 “새 앨범이 다른 분들에게 어떻게 들릴까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 음악이 누군가에게 닿아 우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새 앨범 <또 다른 곳>에는 루시드폴이 최근 2~3년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보며 영감을 얻은 9곡이 실렸다. 일상과 시간의 기록을 음악으로 담아내는 그답게 이번 앨범 역시 그가 바라본 ‘요즘 세계’를 펼쳐냈다. 그는 앨범 제목인 ‘또 다른 곳’에 대해 “지리적으로 이곳이 아닌 다른 곳, 내가 살고 있는 제주도나 한국이 아닌 어딘가, 혹은 여기보다 더 나은 세상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저는 세상을 세 개의 우주로 나눠요. 첫째는 ‘나’라는 우주, 둘째는 나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은 사람들의 우주, 셋째는 나와 간접적인 관계를 맺은 사람들의 우주예요. 점점 두 번째 우주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SNS나 유튜브에 도파민이 넘쳐나고 피로감이 쌓이죠. 그러다 보니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보이는 세 번째 우주를 향한 관심이 부쩍 늘었어요.”
그는 “캄보디아,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우리와 아무 관련 없는 일들이 아니다”라며 이번 앨범에 세 번째 우주를 향한 연대와 응원의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디스토피아에 가까워지고 있는 지구를 표현한 ‘피에타’, 팔레스타인 민중을 생각하며 쓴 ‘늙은 올리브나무의 노래’, 힘든 시기를 겪는 모두가 희망을 품고 연대하기를 소망하는 ‘등대지기’는 2015년 세월호를 생각하며 쓴 ‘아직 있다’에 대한 응답가다. ‘레미제라블 파트3’는 2009년 발표한 ‘레미제라블 1, 2’ 이후 16년 만에 다시 쓴 연작곡으로 세계 각국의 시민들이 저항하는 소리를 노래의 일부로 활용했다.
루시드폴은 “통치자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쓰게 된 곡”라며 “2009년 당시에는 ‘레미제라블’이 가난하고 비참한 민중을 칭하는 말이었다면, 지금 제가 생각하는 비참한 사람은 시민들을 억누르려 하는 통치자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또 다른 곳>이 철학적이고 무겁기만 한 건 아니다. 귀와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사운드, 변함없이 따뜻한 목소리가 찬바람 부는 마음에 위로와 희망을 전한다. 타이틀곡 ‘꽃이 되는 사람’은 누구나 쉽게 공감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사랑 노래로, 소속사인 안테나 직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타이틀곡으로 선정됐다.
2005년 <오, 사랑> 앨범에 수록된 ‘물이 되는 꿈’을 포르투갈어 버전으로 새롭게 녹음한 ‘아구아’(Agua)도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는 곡이다. 2020년 ‘물이 되는 꿈’을 그림책으로 엮어 발간했던 그는 올해 브라질에서 번역본을 발간하는 과정에서 포르투갈어로 노래를 다시 부르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했다.
“번역된 가사로 노래를 불러보니 이게 잘 안 맞아요. 원곡 멜로디를 포르투갈어 가사 음절에 맞게 수정해 다시 불러봤는데 들어본 분들이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20년 전 지은 집을 리모델링한 셈이죠. ‘물이 되는 꿈’이 20년 된 노래인데 20살 터울의 외국인 동생을 하나 낳은 느낌이에요”(웃음)
이번 앨범에는 스페인 기타리스트와 아르헨티나 재즈 뮤지션, 브라질 싱어송라이터 등이 함께 참여했다. 앨범 커버 사진은 칠레 작가가 촬영했고 음반에 동봉된 해설지는 일본 작가가 써준 것이다. 루시드폴은 “각자 다른 곳에 살고 있지만 음악적으로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며 세계 곳곳의 뮤지션들과 음악을 통한 연대의 가능성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1998년 ‘미선이’ 밴드로 가요계에 데뷔한 루시드폴은 올해로 28년 차 뮤지션이다. 10여 년 전 제주도에 정착한 뒤 홈쇼핑으로 귤과 앨범을 판매하기도 하고 주변에서 채집한 자연의 소리로 실험적 앰비언트 뮤직을 발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음반 대신 스트리밍 폴랫폼과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 시대에 2~3년마다 꾸준히 정규앨범을 발표하는 ‘귀한’ 뮤지션이기도 하다. 그는 “2~3년에 한 번씩 정규앨범을 내다보니 그 시간 동안 보여주고 싶은 것, 들려드리고 싶은 것이 쌓인다. 그 시간의 기록을 싱글이나 EP로 담기는 어렵더라”며 “익숙한 포맷이기도 하고, 저에게는 기록이고 뮤지션으로 걸어가는 발자국 같은 거라 앨범을 내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소속사 안테나와 희열이형(유희열)의 전폭적인 믿음과 지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루시드폴은 오는 28~30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ECC 영산극장에서 11집 발매를 기념하는 단독 공연을 개최한다. 음원과 LP로 발매된 이번 앨범은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CD로도 판매될 예정이다.
“회사원들이 매일 아침 출근을 하듯, 카페를 하는 제 친구가 새벽마다 카페에 나가 커피를 볶듯, 저 역시 음악 하는 사람으로 꾸준히 음반을 내며 살자고 다짐한 적이 있어요. 아직까진 그 다짐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앞으로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그렇게 살고 싶어요.”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다시 청구했다. 박 전 장관은 법무부를 조직적으로 불법 계엄에 가담시키려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박 전 장관에 대한 첫 번째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후 한 달 가까이 보강수사를 했다. 이번에는 박 전 장관이 계엄의 위법성을 확실히 인지하고 법무부를 동원하려 한 점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본다.
특검은 11일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재청구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박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오는 13일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를 받고 법무부 검찰국, 출입국본부, 교정본부에 각각 비정상적인 명령을 내린 혐의를 받는다. 박 전 장관은 당시 법무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는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출입국본부에는 ‘출국 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했고, 교정본부에는 수용 여력을 확인하고 수용 공간을 확보라고 지시했다고도 한다. 박 전 장관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법무부로 이동하는 도중 임세진 당시 법무부 검찰과장, 배상업 출입국본부장, 신용해 교정본부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지시를 내렸다는 혐의도 받는다.
특검은 지난달 10일 박 전 장관 구속영장을 처음 청구하면서 법원에 이런 점을 소명했는데 법원은 박 전 장관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피의자(박 전 장관)가 위법성을 인식하게 된 경위나 피의자가 취한 조치의 위법성 정도가 다툴 여지가 있다”는 이유였다. 박 전 장관은 법무부에 내린 세 갈래 지시가 모두 계엄 상황에서 통상적으로 내릴 수 있는 것이라 주장한다.
특검은 지난달 15일 법원이 영장청구를 기각한 뒤 한 달 가까이 보강수사를 했고 이 ‘통상 지시’ 주장을 반박할 논리를 충분히 구성했다고 밝혔다.. 박지영 특검보는 “추가 압수수색 등을 통해 생각지 못한 증거가 발견돼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범죄사실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출국금지팀 대기 조치나 수용 여력 확보 등 지시는 국가 비상상황 대비 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 계획’의 법무부 조치 사항에 따랐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특검은 실제 UFS 연습 계획 내용과 해당 조치가 달랐던 점 등을 주목하고 있다.
또 수용 여력 확보 지시와 관련해 계엄 선포 당일 포고령이 내려지자마자 마치 준비한 듯 법무부에 관련 조치가 하달된 점이나, 수용 여력 관련 보고 문건을 박 전 장관을 비롯해 관련자가 조직적으로 삭제한 점도 박 전 장관이 자신의 지시가 통상적이지 않다고 인지한 근거로 판단한다.
이 밖에도 계엄 당일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박 전 장관이 계엄 선포 국무회의 당시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손짓으로 불러 국무위원 부서(서명)를 받으라고 지시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특검은 박 전 장관이 계엄 선포의 법적 외관을 보완하려고 시도했다고 설명한다.
특검은 보강수사 기간 사건 관련자를 차례로 소환 조사하며 박 전 장관의 위법성 인식을 입증할 수 있는 진술을 추가로 확보했다. 지난달 18일에는 구상엽 전 법무부 법무실장을, 같은 달 21일에는 승재현 법무부 인권국장을 불러 조사했다. 지난 5일 신 전 본부장에 대한 3차 소환 조사도 마쳤다. 신 전 본부장은 박 전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 등으로 피의자로 입건돼 있다.
특검은 박 전 장관 혐의를 법원에서 인정받는 것이 남은 수사를 마무리하는 데도 중요하다고 보고 영장 재청구에 나섰다. 계엄 상황에서 해양경찰청을 동원하려고 했다는 혐의를 받는 안성식 전 해경 기획조정관 역시 박 전 장관처럼 통상적인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박 전 장관에 대한 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안 전 조정관에 대한 수사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
우리의 하루는 숫자로 시작해서 숫자로 끝난다. 정해둔 기상 시간에 맞추어 일어나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 우리는 온갖 숫자의 흐름 속에 있지만, 마시는 공기처럼 거의 의식하지 못한 채 생활한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숫자는 인도에서 기원한 아라비아 숫자다. 0부터 9까지의 십진 기수법은 711년부터 약 8세기 동안 이베리아반도를 지배했던 이슬람을 통해 유럽에 전해졌다. 15세기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발명은 이 숫자의 활용을 빠른 속도로 확산시켰고, 포르투갈 예수회 선교사를 통해 중국에 이어 개화기 초 우리나라에도 들어왔다.
여러 숫자 표기 방식이 있었음에도 아라비아 숫자가 문화와 언어를 넘어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까닭은 숫자 기호가 10개뿐인 덕에 배우기와 기억하기가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되며 실용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했듯 중세 세계관에서 하느님은 숫자와 무게와 척도로 세상을 창조했다. 그는 수와 질서를 신학적 질서의 기초로 삼았다. 하지만 근세의 갈릴레이는 자연이라는 책이 숫자라는 언어로 쓰였고 인간 이성이 그 법칙을 해독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합리적인 세계관의 길을 열었다.
이런 역사적·철학적 배경을 지닌 숫자는 문명의 보편적 도구가 됐고, 그 적용 없이는 어떤 과학도 성립될 수 없다. 또 숫자는 통계, 고용, 소득, 선거, 순위 등 사회생활 곳곳을 규정하며 경쟁과 갈등의 정당화에 쓰이기도 한다. 미국 과학사학자 시어도어 포터는 그의 <숫자를 믿는다>에서 숫자의 특별한 역할은 과학 발전의 결과라기보다 행정 관료가 자신들의 행위와 결정을 표준화된 소통 수단인 숫자를 통해 정당화해온 결과라고 주장한다.
작년 4월 윤석열 정권의 검찰은 문재인 정부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집값 통계를 조작했다며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고위 간부들을 재판에 넘겼다.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이 사건은 그러나 다시 정권이 바뀐 뒤 검찰이 혐의를 ‘변동률 조작’이 아니라 ‘변동률 수정’이라고 바꾸면서 향방이 달라졌다. 조작과 수정은 서로 다른 행위다. 문제의 본질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숫자의 해석이 뒤집히는 현실 자체이다.
숫자 통치로 사회적 연대 위협
또 12·3 내란이 획책되던 밤에 계엄군이 선관위의 전산 시스템 확보를 시도한 이유 역시 총선 참패 뒤 국민의힘이 줄곧 주장해온 부정선거 의혹을 입증하려는 의도 때문이었다. 선거 결과가 사전에 프로그램으로 조작된 숫자의 산물이라는 주장이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제기한 음모론처럼, 투표 결과가 조작된 숫자라는 믿음은 현대사회의 조용한 지배자인 숫자가 중립적이고 객관적이라는 통념을 뒤흔드는 사례가 되었다. 권력의 취향에 따라 숫자에 대한 신뢰와 불신이 오락가락한다는 현실은, 숫자가 단순한 생활 도구가 아니라 어떤 입장을 정당화하는 무기임을 보여준다.
이 문제와 관련해 프랑스 법사회학자 알랭 쉬피오는 <숫자에 의한 협치>에서 숫자가 겉보기에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도구 같지만, 사회를 조직하고 조정하는 데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경고한다. 전통적인 법적 문제 해결을 숫자로 치환하면서 법치가 수치로 대체되고, 이 과정이 탈정치화를 가속해 사회적 연대와 민주적 합의를 위협한다고 말한다.
‘숫자는 속이지 않는다’는 말에는 숫자로 표시되지 않거나 표시될 수 없는 것은 거짓에 가깝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깔려 있다. 지표가 있는 분야는 중요해 보이고, 지표가 없는 분야는 존재 자체가 흐릿해진다. 그래서 실업률, 경제성장률, 인플레이션율, 범죄율 등은 자연스럽게 한 사회의 건강성을 판단하는 믿을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장보기가 무섭다는 말이 나와도 공식 인플레이션율은 변하지 않는다며 불만이 제기된다. 우리는 숫자의 조작 여부에 앞서 무엇을 센 숫자인지, 누가 셌는지, 어떤 맥락에서 이 숫자가 ‘진실’이 되는지를 물어야 한다. 문제는 숫자 그 자체보다, 숫자가 진실을 완벽히 드러낼 것이라는 과한 기대에 있다.
숫자의 힘은 거시적으로 우리 삶을 통제할 뿐 아니라 개인의 일상도 깊숙이 지배한다. 가령 건강 체크에 필요한 혈압 120/80, 공복혈당 100, 수면 점수 80, 체질량지수 25 같은 숫자는 어떤 이에게는 안도감을, 어떤 이에게는 불안감을 준다. 매일 1만보, 5㎞ 걷기 같은 건강 수칙도 스마트폰의 건강 앱이 반복적으로 경고를 띄우기에 이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감이 온종일 따라붙는다.
삶의 진짜 얼굴은 숫자 바깥에
요절한 독일의 극작가이자 의사였던 게오르크 뷔히너(1813~1837)의 미완성 희곡 <보이체크>에는 가난한 군인이 돈을 벌기 위해 의사의 실험체가 되어 석 달 동안 완두콩만 먹으며 여러 검사를 받는 장면이 나온다. 반대로 오늘날에는 많은 사람이 큰돈을 내며 자신을 관찰 대상으로 삼는다. 특히 인공지능의 광범위한 활용은 건강과 관련된 정교한 정보와 수치를 무수히 제공하며, 이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환자가 의사가 된 듯한 착각을 준다. 디지털 극대화를 통해 숫자는 개인의 자아실현을 직접 확인시켜주는 강력한 수단이 되었다.
랭킹과 서열 역시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숫자의 세계다. 쇼펜하우어가 “비교는 모든 불행의 근원”이라 했듯,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느 여중생의 목소리는 학교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학교의 우등생은 사회의 열등생’이라는 말이 있지만, 성적순과 학교 서열은 직업과 사회와 연동되며 한 개인의 일생을 여전히 강하게 지배하는 숫자의 힘을 보여준다.
윤석열 탄핵 이후 주술과 역술 관련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손바닥의 ‘왕(王)’ 자, 김건희가 경복궁 근정전 옥좌에 왜 앉았는지, 11차례의 경복궁 방문 시간이 왜 오후 5시였는지, 계엄 발표일인 12월3일이 왜 123이라는 숫자 배열인지 등 여러 궁금증에 주술적 해석이 따라붙는다. 동아시아에서 4를 기피하고 길일을 택하는 문화, 서양에서 13을 피하고 7을 좋아하는 문화, 모두 숫자가 차갑고 중립적인 도구만은 아니라 삶의 근저에 깔린 신비적 힘의 상징임을 드러낸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고의 구조는 유사하고 차이는 내용이나 형식에 있을 뿐임을 시사한다.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에 이렇게 숫자가 어떤 주술적 의미를 띠지만, 수없이 제시되는 미래에 대한 예측모델이나 통계수치도 확실성의 환상을 알게 모르게 심어준다.
이렇게 우리는 숫자로 가득한 세계에 살고 있다. 우리는 하루 동안 수없이 많은 숫자를 만난다. 시간, 온도, 계좌 잔액, 걸음 수, 증권 지수, 실업률, 수능 점수, 정당 지지율 등 한이 없다. 숫자는 편리하고 분명하다. 하지만 이 분명함이 오히려 삶의 결을 단순하게 만들거나 흐리게 할 때가 많다. 숫자는 우리를 대신해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숫자는 조각을 세는 데는 능하지만, 그 조각들이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실제 세계는 서로 닿아 흔들리고 영향을 주고받는 그물망과 같은 것이다. 어떤 성장은 누군가의 소멸을 동반하기도 한다. 관계를 보는 눈이 있을 때 비로소 숫자의 그림자가 드러난다. 숫자를 버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숫자만 믿기 시작하는 순간, 세계는 눈에 띄게 얇아진다. 손에 잡힐 만큼 편리해지는 대신, 손끝에서 새어 나가는 것들이 많아진다.
숫자는 언제나 결과만 보여준다. 과정의 숨결, 사람의 마음, 상황의 결은 잘 남지 않는다. 실업률이 낮아도 누군가의 불안은 여전하고, 한 학생의 조용한 노력과 장래의 꿈은 이른바 SKY의 예상 합격점수 속에서 희미해진다. 그래서 때때로 숫자 너머를 천천히 바라보고 상황의 맥락을 짚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야말로 삶을 실제로 움직이는 부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숫자에 의지하며 살아갈 것이다. 숫자는 편리하고, 때로는 우리를 보호해주기도 한다. 다만 가끔은 숫자 바깥을 바라볼 여유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 그곳에는 숫자로는 드러나지 않는 따뜻함과 서늘함, 실패와 기쁨, 그리고 삶의 진짜 얼굴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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