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거래량골든벨 안성서 시내버스가 고소작업차 들이받아…1명 사망·1명 중상
- 이길중
- 25-07-27
- 19 회
27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16분쯤 경기 안성시 고삼면의 한 편도 1차로 도로에서 50대 A씨가 모는 시내버스가 갓길에 있던 고소작업차를 들이받았다.
고소작업차는 건물 간판의 광고물 작업, 가로수 조경 작업 등 높은 곳에서 작업하기 위해 장비를 갖춘 특장차를 말한다.
사고 당시 작업대 위에서 가지치기 등 가로수 조경 작업을 하고 있던 중국 국적의 작업자 2명이 아래로 떨어져 50대 B씨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고, 1명은 중상을 입고 현재 치료 중이다.
사고가 난 도로는 편도 1차로 옆으로 평행주차 공간이 마련된 형태인데, 고소작업차는 주차공간에 걸쳐서 정차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대로 관련 혐의를 적용해 A씨를 입건할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광폭 소통 행보를 했다. 야당 지도부를 만났고, 국회 시정연설을 했고, 취임 한 달 기자회견을 했고, 타운홀 미팅으로 여러 지역 시민과 토론했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과 대비되는 이런 모습에 여론도 호의적이어서 이 대통령은 60%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갑질 문제가 터졌다. 어제, 그제 몇몇 지인이 이 문제로 연락을 해왔다. 지난겨울 윤석열의 내란을 막기 위해 광장에 나간 평범한 시민들이다. 한 지인은 “이 대통령 당선되고 처음으로 화가 나려고 한다”고 했다. 다른 지인들 반응도 비슷했다. 이 대통령이 혹여 일을 그르쳐 내란 세력에 반격의 빌미를 줄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선의로 충만한 시민들이 대통령과 정부를 걱정하는 건 불길한 징조인데, 강 후보자의 거취를 둘러싼 사람들 반응이 그랬다.
내란 극복을 위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절박하게 바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린 것일까. 강 후보자는 23일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사퇴했다. 여론에 기민하게 반응하기로 유명한 이 대통령이 집권 후 처음으로 여론과 척질 뻔한 ‘강선우 사태’는 이렇게 일단락됐다. 국민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는 것, 민심에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이 대통령이 무겁게 곱씹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본다.
인사는 메시지다. 이번 조각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윤석열 정권이 임명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유임시킨 흑묘백묘론식 인사실험이다. 이 대통령이 송 장관을 유임시킨 건 국무회의에서 확인한 능력 때문이라고 한다. 이 대통령은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성향이 다르다, 누구와 관련 있다, 누구와 친하다는 이유로 인사에서 배제하기 시작하면 정치보복으로 발전할 수 있다. 기본 역량이 있고 국가와 국민에 충실한 기본자세를 갖고 있으면 다 같이 가야 한다”고 했다.
내란을 딛고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과제는 내란 극복과 국민 통합이다. 문제는 이 두 가치가 현실에서 충돌한다는 점이다. 이 딜레마가 특히 두드러지는 영역이 인사이다. 통상 국민 통합형 인사라고 하면 집권 진영 바깥이나 상대 진영에서 인재를 발탁하는 걸 말한다. 이런 인사가 가치 지향이나 순도 면에서 집권세력 지지층의 성에 찰 리 없다. 그렇다고 정체성만 강조하면 국민 통합을 무시한다거나 ‘코드 인사’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이 딜레마에 대한 이 대통령식 해답이 ‘로보트 태권V론’이다. 공직사회는 로보트 태권V와 같고, 운전대를 누가 잡느냐가 중요하다는 논리다. 정체성이 다르더라도 유능하면 새 정부가 추구하는 가치·정책 실현 수단으로 얼마든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송 장관이 그 적임자인지, 관료사회가 그리 만만한지 두고 볼 일이지만 진영주의를 넘어서려는 이 대통령의 시도 자체는 주목할 만하다. 이 인사실험이 성공한다면 통합과 개혁이라는 이율배반적 가치가 조화를 이루는 좁은 오솔길이 하나 만들어질 것이다.
12·3 내란을 옹호한 강준욱 전 국민통합비서관을 발탁한 건 전혀 다른 경우다. 시민들로부터 내란 극복을 위임받은 이 대통령의 재량 한계 일탈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알베르 카뮈식으로 말하면, 국민 통합은 민주공화국 가치를 부정한 사람들에 대한 관용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건 내일의 내란에 용기를 주는 어리석은 짓이다.
강 전 비서관은 저서에서 퀴어축제에 대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김민석 총리는 2년 전 “모든 인간이 동성애를 택했을 때 인류가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했고, 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은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할 생각이 있으나 여론지형상 지금 당장 못하는 것과 애초에 할 생각이 없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인데, 이재명 정부는 후자에 가까워 보인다.
이 대통령의 ‘로보트 태권V론’은 조종사의 가치중심이 확고할 때 성립한다. 실용 없는 가치가 맹목이라면, 가치 없는 실용은 공허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강조한 뜻도 다르지 않다고 본다. 공허한 실용은 내 사람을 챙기는 데 편리한 알리바이가 되기 쉽다. 그래서 실용주의를 내세우는 이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서생적 문제의식은 무엇인가. 여러 인사 잡음의 근인도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공공재개발은 추진동력이 떨어지는 공급방식”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남산 고도지구 높이규제 완화 적용을 받은 서울 중구 신당9구역 재개발대상지를 찾아 이같이 말했다.
신당9구역은 고도지구 높이규제로 재개발을 해도 최고 7층까지 지을 수 없는 한계 때문에 재개발이 제때 추진되지 못한 낙후지역이다. 특히 사업성 문제로 시공사 선정이 4번이나 유찰됐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서울시의 고도지구 높이규제 오나화로 해당 지역은 이제 최고 15층까지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됐다.
오 시장은 이날 “이미 민간재개발 방식과 공공재개발 방식의 장단점은 10여년 정도의 정책진행 과정을 통해 다 드러났다”며 “초기에는 공공재개발을 하면 (정비사업이) 더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실제 추진해본 결과 공공재개발은 민간재개발에 비해 훨씬 추진동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재개발로 추진하다 민간재개발로 방향을 선회한 곳이 많이 나타날 정도로 이미 우열에 대한 비교는 어느 정도 이뤄진 것이 아닌가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서울시의 주택공급방식을 ‘민간개발-공공지원’으로 가져가겠다는 입장도 명확히 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는 공공재개발보다는 민간이 주축이 돼서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민간 재개발에 계속해서 힘을 실어드릴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12·3 불법계엄 관련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재판에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과 변호인단이 ‘외환죄’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특검이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외환 혐의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 진행 중인 내란 재판에서도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25일 김 전 장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예비역 대령의 1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는 정보사 소속 군인 A씨가 출석했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이 A씨를 상대로 반대신문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외환죄에 관한 질문을 하려하자 양측이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특검은 변호인 측이 반대신문에서 외환과 관련해 묻는 것은 주신문 범위를 벗어난 데다, 공소사실에도 포함돼있지 않은 부분이라 부적절하다고 문제 삼았다. 특검은 “증인신문은 공소사실과 관련 있는 것으로 해야 한다는 게 형사소송규칙”이라며 “재판장이 제재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김 전 장관 측은 “특검보가 법정에 나온 이유도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외환 행위 규명을 위한 특검법 때문 아닌가”라며 “내란죄로 한정해 얘기하면 굳이 여기 앉아 있을 필요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검은 (압수수색·구속 등) 다 하는데 저희는 증인신문도 못하나”라고도 했다. 재판장이 “품위를 지켜 감정적 언사를 자제하자”고 요청했으나 양측 발언이 뒤엉킨 채 오가는 상황이 약 20분간 이어졌다.
재판부의 중재 끝에 신문이 시작되자 변호인 측은 A씨를 상대로 “훈련용으로 구매한 인민군복을 입고 대북침투를 하면 외환유치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적 있나” “증인이 행한 군사작전이 적국과 통모해 전쟁을 개시하는 행위라 할 수 있나” 등을 물었다. A씨는 각각 “생각해본 적 없다” “아니다. 정상적인 군사행위” 등으로 답했다. 신문을 통해 ‘외환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답을 얻으려는 변호인 측 전략이 엿보였다.
윤 전 대통령 등이 계엄 선포 명분을 쌓으려고 북한 도발을 유도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특검이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인 외환유치죄는 ‘외국과 통모해 대한민국에 전단(전쟁)을 일으키거나 항적(무력행사)을 하게 한 경우’ 처벌한다. 특검은 김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 김용대 드론사령관과 공모해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을 실행한 것으로 의심한다.
특검은 특히 김 전 장관이 김 사령관과 윤 전 대통령 중간에서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검이 최근 김 사령관 조사를 이어가며 수사에 속도를 내자, 김 전 장관 측에선 내란 재판에서도 방어권 행사 준비를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반대신문도 외환 혐의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전 장관 측은 A씨를 상대로 “드론사령관 임무가 적국과 통모해 전쟁을 개시하려는 것인가” 등을 묻기도 했다.
특검과 변호인 측의 날 선 신경전은 재판 막바지까지 이어졌다. 특검 측은 “형사소송법을 이해하지 못한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한다” 등 변호인 측의 부적절한 언행을 공판조서에 기록으로 남겨달라고 강조했다. 변호인 측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 행사를 내란이라 주장하며 현역 사령관 등을 조사하는 것 자체가 검사들이 헌법을 모욕하는 행위” “모욕받아 마땅하다” “가만히 계시는 특검보가 말씀했으면 좋겠다” 등 감정 섞인 발언을 쏟아냈다.
법정을 찾은 방청객들은 변호인 측 발언에 박수와 환호를 보내다 법정 경위한테 제지당했다. 양복 차림에 머리가 일부 희끗희끗해진 김 전 장관은 방청석을 향해 꾸벅 인사를 하고 법정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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