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인천흥신소 [가보니]“‘4세 고시’ 없지만, ‘7세 고시’는 보장해 드릴게요”…지독한 ‘영유 아웃풋’의 유혹

인천흥신소 학부모 200명가량이 모인 한 영어유치원(영유) 입학설명회는 원장의 푸념으로 시작됐다. “진단하지 말래요, 아동 학대래요. 저희가 욕 들어가며 할 순 없죠.” ‘4세 고시’라 불리는 영유 입학 레벨테스트(레테)를 교육부가 “점검하겠다”고 하자 내놓은 반응이었다. 경기 안양시의 프랜차이즈 영유인 이곳의 원장은 불만을 이어갔다. “올해는 많이 혼란스러울 거예요.”
지난달 중순 열린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영유 분위기도 비슷했다. “올해는 선착순 입금이에요. 처음 들어올 때 필터링하는 테스트는 없어요.” 레테를 보지 않는 이유를 묻자 원장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정부가 하지 말라니까요.”
경향신문 기자들은 지난달 중순에서 이달 초 사이 경기·서울·충남의 7개 영유 입학설명회에 참석했다. 설명회는 일주일 전부터 마감된 곳이 많았다. “자리 나면 연락드릴게요 아버님” “90명이 꽉 찼네요, 이미”라는 안내를 연달아 들었다. 한 영유에선 설명회 등록 전 ‘가족의 교육철학과 그 배경’ ‘아이에 대한 자랑’ ‘기관의 특성이 아이 성장에 어떤 기여를 할 것으로 보는지’ 써내야 했다.
현장에 가보니 ‘4세 고시’로 불리는 영유 입학 레테는 일단 사라졌지만 영유는 초등 영어학원 입학시험인 ‘7세 고시’ 준비반처럼 운영됐다. ‘영유 입학→빅3 초등 영어학원→국제중→특목고→대학’으로 이어지는 긴 여정의 출발점처럼 여겨졌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출발하기 위한 경쟁이 영유부터 시작인 듯했다.
현장의 열기는 과연 뜨거웠다. 서울 목동의 한 영유 설명회에는 유아용 의자 100개가 마련됐는데 학부모 130여 명이 몰렸다. 녹음이나 사진촬영이 제한됐고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안내 문자메시지를 입구에서 제시해야만 출입이 가능한 영유도 있었다.
한 원장은 “우리 아이들이 의사가 될 수도 있고 국제 변호사가 될 수도 있고”라며 영유를 학습 커리어 관리의 출발점으로 소개했다. 영유를 오면 초등 영어학원 등록 때 치르는 ‘7세 고시’와 국제학교 면접 준비도 대비해준다고 했다. 지난달 중순 한 학부모가 원생들의 초등 영어학원 레테 결과를 대치동 A영유 원장에게 물었더니 “수치는 정확하게 말씀드릴 순 없다”면서도 자신만만했다.
“합격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고 어머님들 생각하는 곳을 골라 갈 수 있게 해드리겠다는 게 저의 약속이고, 여기까지만 말씀드릴게요.”
영유 설명회는 입구부터 남달랐다. 외국인 교사 4~8명이 도열해 “헬로우, 웰컴~”을 반복해 외쳤고 고급 생수가 준비됐다. 학부모들은 영유 벽면에 붙은 “I like”로 시작하는 쓰기 과제물을 둘러봤다. 책상에 놓인 파닉스, 읽기, 쓰기, 듣기, 과학, 예술을 다룬 교재를 들춰보기도 했다.
7곳의 영유는 모두 설명회 자료에 ‘유치원’을 적지 않았다. 유치원 형태 운영은 불법이라 국내 영유는 외국어학원으로 등록하고 영어유치부를 표방한다. 교육부는 영유를 반일제 유아 대상 영어학원으로 본다. 하지만 영유 원장들은 설명회에서 “우리 영유는 따뜻한 영유”라거나 유치원을 뜻하는 ‘킨더가든(Kindergarten)’을 발표 화면에 띄웠다. ‘입소문으로 검증된 탄탄한 실력, 모두가 바라던 유치원’이라고 쓰인 현수막도 보였다.
영유는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오갔다. 한 학부모가 “필드트립(현장학습)도 가나요”라고 묻자 원장이 “그런 건 공개적인 장소에서 물으시면 안 돼요”라며 다그쳤다. 유아대상 영어학원에서 학원 외 장소에서 이뤄지는 필드트립을 교육과정에 넣는 것은 법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문한 7곳 중 5곳은 필드트립이 교육과정에 있다고 소개했다. 등록은 외국어학원으로 돼 있지만 “육각형 인재를 만들어야 하니” 한글수업을 넣는다는 곳도 확인됐다.
설명회가 진행되면서 원장들이 가장 자주 언급한 단어는 ‘테스트’였다. “저흰 6세 1년차가 2학기 때부터 리딩 테스트를 봐요”라거나 “리딩 테스트는 일단 시작하면 한 달에 한 번씩 봅니다”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 친구는 ‘2.7’이라고 하면 그에 맞는 도서를 대여해주고 있고요.” 대다수 영유가 쓰는 리딩 테스트의 ‘2.7’은 미국 초등 2학년7개월 다닌 수준의 영어 읽기 실력을 뜻한다.
영유 레테가 사라진 것도 아니었다. 4세 고시가 잠시 자취를 감춘 것뿐이었다. 서울 성동구의 B영유는 ‘기존 반에 입학할 경우 인터뷰 또는 입학테스트가 진행된다’고 안내했다. 성동구의 또 다른 C영유는 ‘6세 2년차반과 7세 1.5년차반·2년차반·3년차반은 입학시 레벨테스트가 필요하다’고 공지했다. 6세 2년차와 7세 3년차는 각각 영유를 이미 1년, 2년씩 다녔다는 의미다.
경기도의 한 원장은 레테를 안 보면 “아이들의 실력 측정이 어려울 수 있다”며 학부모들을 넌지시 압박했다. 교육청과 교육부에 민원을 넣어주길 바라는 듯 했다. “진단을 못하니까 6세 신입생이 6세 2년차 기존 반에 들어갈 방법이 없고 기초반부터 시작해야 해요. 우리도 나름대로 교육청에 목소리 내고 싶지만 잘 안 되더라고요. 학부모님들의 목소리가 필요해요.”
“저희가 운영한지 15년이 넘었는데요. 이 학생은 1회 졸업생이에요. 저희 원 나오고 사립초-강남구 도곡동 사립중-외고를 다녔고 외국대학에서 지금 공부 중이에요.” 서울의 한 영유는 성인이 된 졸업생이 찾아왔다며 원장과 찍은 사진을 띄웠다. 상급 학교 진학시 각종 추천서도 써줬다고 홍보했다. 원장이 지향하고 학부모가 바라는 영유 졸업생의 진로처럼 보였다.
영유 설명회는 지역이나 규모에 따라 내세우는 차별점이 달랐다. 서울 강남권의 영유와 프랜차이즈 영유는 ‘진학’을 세일즈 포인트로 삼았다. “국제학교로 가거나 해외로 갈 때는 저희가 추천서도 써드리고 면접 준비도 봐드려요.”
강남에선 영유를 초등 영어학원 입학시험인 7세 고시 준비반처럼 묘사하기도 했다. 대치동 영유의 한 원장은 “(영유) 끝에 가서 이제 어머님들이 이루실 수 있는 또 하나의 목표가 초등 영어 레테이긴 한데요. 지금 한창 그 시즌이에요”라며 “저희는 어머님과 약속을 굉장히 많이 지키고 있다고 말씀드릴게요”라고 했다.
실제 강남의 영유 외벽에는 연초마다 ‘Big 3-10 초등영어학원 합격 현황’이 담긴 현수막이 걸린다. 초등 영어학원명 옆엔 7명, 2명, 11명 등 합격자 수가 적혀 있다. 요즘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는 “초등 영어학원 레테 과외 문의드린다”거나 “요즘은 7세 고시가 전보다 더 어려워졌다고 하더라”라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대입학원에서 상위권 대학 입학 결과를 내걸듯이, 이제 7세를 통과하는 아이들에게 유명 영어학원 입학이 ‘남다른 스펙’이 되는 셈이다.
원장이 1시간 가량의 설명을 끝내면 학부모들은 너도나도 손을 들어 질문을 이어갔다. 부모들의 관심도 영유 레테의 유무보단 7세 고시에 쏠렸다. 강남권에서 ‘빅3’로 불리는 초등 영어학원에 얼마나 진학시키는지를 영유 레테보다 더 궁금해했다.
돌봄과 방과후 수업은 언제까지 운영되는지, 셔틀버스 운영 구간은 어떤지 등에 대한 질문도 많았다. 쓰기 수업을 강조하자 “스피킹은 어떻게 늘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나왔고 “원에 있는 동안 하루종일 영어만 쓰는데요 어머님?”이라는 반문이 이어졌다. 교사의 국적이 무엇인지도 주된 관심사였다. 서울 목동의 한 영유 원장은 “어머님들이 안 좋아하는 국적”은 채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모두 여교사라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한 뒤 “좀 더 예쁜 교사를 저희도 선호해요”라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 충남 천안시에서 열린 영유 설명회에선 유독 셔틀버스 운영구간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대도시가 아니고, 영유가 흔치 않은 지역이다 보니 먼 곳에서 찾아오는 부모들이 적지 않아서다. 교육부가 집계한 전국 영어유치원 820개 중 63%(522개)가 서울·경기에 집중됐다.
실제 당진과 천안 50km 거리를 매일 1시간 라이딩으로 오가며 영유에 보내는 부모, 영유 라이딩을 위해 직장을 관둘 결심을 한 부모의 사례를 접했다. “20분 거리에 있는 저희 집까진 셔틀버스 운행이 어렵다고 하면서 원장님이 당진에서도 여기까지 오는 어머니가 있다고 알려주더라고요.” 이날 설명회에서 만나 학부모가 푸념하듯 말했다.
영유의 기본 수업료는 월 130만~15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교재비와 방과후·돌봄·셔틀비가 추가되면 비용은 월 200만원을 훌쩍 넘어간다. 이해하기 쉽게 “저희는 월 230만원 정도라고 보시면 돼요”라고 설명한 원장도 있었다. 교재비 별도 징수는 법 위반 소지가 크다.
월 200만원이면 연 2400만원, 1년 사립대 등록금의 2배를 웃도는 금액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나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가 아니면 엄두내기 어려운 액수다. 한 영유에선 “저희 원에선 부적응보단 경제적 사정이 나빠져 관둔 아이들이 좀 있어요”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각종 조사나 연구에서 추출한 표본을 보면 영유 경험이 있는 학생은 6~8%로 추정된다.
비싼 비용을 치르는 만큼 원장과 학부모 모두 ‘아웃풋’에 주목했다. 아웃풋은 육아 커뮤니티에서 영유를 언급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다. 영유에서 말하는 아웃풋은 학습량과 영어 역량을 모두 포함했다. 5세 500권, 6세 900권 독서량이나 영어 읽기 테스트의 레벨을 아웃풋의 예시로 제시했다. 천안에선 “제일 중요한 건 아웃풋이에요. 아이가 잘 따라가고 있는지 테스트를 봅니다”라고 했고 목동에선 “우리 아이들이 커리큘럼대로 하면 아웃풋은 당연히 나와요”라고 했다.
비용 대비 아웃풋을 계산해본 학부모들의 속내는 복잡해보였다. 돈 문제만은 아니었다. 영유에선 “자기 목표와의 경쟁만 시킨다” “서열화와 경쟁심을 부추기는 교육 현실 속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인정해준다”고 했지만, 5세부터 영어 몰입교육을 시키고 연이은 시험에 노출시킬지 고민하는 이들이 보였다. 원내 1년 영어 사용시간이 “1500시간이 넘는다”는 소개에 “아이들 쉬는 시간은 충분한 거죠?”라고 묻거나 함께 온 배우자와 “우리 아이가 버틸 수 있을까?”라고 고민을 나눈 이들도 눈에 띄었다. ‘학습 중심의 사교육은 스트레스, 기억력 저하, 자존감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영유아기 사교육 경험과 발달에 관한 연구>)는 부작용을 염두에 둔 듯 했다.
반면 영유를 보낼 사정은 안 되지만 “그래도 한 번 궁금해서” 와봤다는 학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이만큼 못해주는 죄책감이 든다”고 했다. 사립 일반 유치원은 생존을 위해 영어수업을 강조하지만 “차이는 있다”고 했다. 경기 안양의 영유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영유를 넘볼 수 없는 아이들에게도 영어만이 아니라 여러 과목의 공교육을 정부에서 강화해줄 순 없는 건가요”라고 말했다.
경기 용인시 최초의 독립서점인 ‘책방 우주소년’을 방문했다. 이 서점은 용인시 동천동 주민들의 마을 만들기 중심 공간으로, 여러모로 감탄할 만한 훌륭한 공간이었다.
그러나 나의 감동은 같이 간 지인이 “왜 하필 ‘소년’이냐, ‘우주소녀’는 없나?”라고 지적하면서 작은 논쟁으로 이어졌다. 나는 페미니즘이 ‘소년’을 ‘소녀’로 대체하는 사유가 아니라고 말했다. 물론 남성 명사가 인간을 대표하는 것은 문제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여성의 언어를 포함해 모든 명명(命名)은 누군가/무엇인가를 배제하는 현실에 대한 문제 제기다.
그즈음 지역 문예지로부터 원고 청탁을 받았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최근 대학의 강의실에서는 ‘페미니즘’이나 ‘젠더’라는 기표 자체가 마치 ‘얼음땡’ 놀이의 ‘얼음!’ 같은 단어로 작동하는 듯 보입니다. 앞선 단어들이 발화되는 순간 모든 학생이 눈만 크게 뜬 채로 굳어버리는 광경을 여러 번 목격한 바 있는데요. 이런 상황은 2015년의 페미니즘 대중화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여기의 우리가, 이전보다 나아진 것·그대로인 것·오히려 더 나빠진 것 등을 섬세하게 성찰할 필요를 일깨웁니다.”
성차별은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 ‘페미니즘’만 모두를 긴장시키는 말이 되었다. 나 역시 대화, 토론 그리고 글쓰기에서 기피하는 주제가 있다. 대개는 여성주의 ‘내부’의 문제들이지만, ‘조국 사태’ 같은 이슈도 되도록 입장 표명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나마 ‘조국 사태’는 여기 지면에 쓸 수라도 있는 주제다. ‘말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없는 문제도 수두룩하다. 인간관계가 파괴되고 관점 차이만 확인하게 되는 대화 소재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중요한 사회적 의제가 금기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플랫]가짜 공동체 ‘메노스피어’, 남성은 보이지 않는 적 대신 페미니즘을 겨눴다
당대 페미니즘은 남녀 간, 세대 간에 가장 첨예한 정치경제학이자 대화 주제인데도 실제로는 제대로 논의되지 않는 대표적 이슈가 아닌가 생각한다. 낙인, 자기 검열, 분노와 긴장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몸이 굳어버린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여성주의에 대한 오해가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누가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를 생산했을까? 아니, 페미니즘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가능하기나 한 것일까. 이 오해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여성, 남성, 페미니스트 그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어차피 대화는 말이 변화하고 유동하는 행위이고 모든 언어는 오염되어 있다. 그러므로 가부장제 사회에서 젠더에 대해 말한다? 투명한 전달은 애초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평소 ‘여성’도 ‘학자’도 아니고 페미니스트로서 정체성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여성주의든 민족주의든 나는 그 어떤 ‘ ~주의(主義)’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잠시 작동하는 정체성의 정치의 효능에는 동의하지만, 정체성의 정치 자체에는 반대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페미니즘은 정체성의 정치가 아니다.
당연히 나의 페미니즘에 대한 입장도 수많은 여성주의적 견해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동시에 ‘나의 페미니즘’은 내가 가진 많은 가치관 중의 하나일 뿐이다. 나는 모든 사람이 페미니스트가 될 필요도 없고, 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은 시민들이 가져야 할 하나의 교양이나 가치관이지, 한 사람이 가져야 하는 모든 정치적 태도가 될 수 없다.
다만 페미니즘은 모든 타자(他者·the others)들의 사상으로서 그 장점이 분명하다. 페미니즘은 글쓰기와 공부, 인간관계, 개인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 1949년 시몬 드 보부아르는 <제2의 성(The Second Sex)>에서 여성은 ‘제1의 성’인 남성이 만든 두 번째 성, 이등 시민이라고 주장했다. 동의하지만, 내가 지향하는 것은 남성과 평등한 제1의 성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일단, 이 목표는 ‘어떤 남성’과 같아질 것인가의 물음 앞에서 불가능한 임무가 된다.
내가 지향하는 페미니즘은 타인을 자신을 설명하기 위한 부수적인 존재로 동원하는‘백인 남성’의 사고방식을 따라 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제2의 성’으로써 또 다른 타자들, 이를테면 ‘제3의 성(아줌마, 난민, 이주민…)’을 만드는 데 동참하지 않는 실천이다.
페미니즘은 세상을 인식하는 다른 ‘눈’이다. 페미니즘은 ‘눈’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도, “보는 것은 곧 아는 것”이라는 시각 감각의 특권을 문제시한다. 이래저래 모순일 수밖에 없는 사유다.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고 외치지만, 이 말 역시 문제적인 언설일 수밖에 없다. ‘어떤 여성’의 눈으로 볼 것인가? 가난한 여성, 중산층 여성, 장애 여성, 비장애 여성, 이성애자 여성, 동성애자 여성, 나이 든 여성, 여성 난민, 트랜스 여성? 페미니즘은 자신이 어떤 여성인지 사회적 위치성을 드러내고 그 인식의 부분성을 인정하는, 매 순간 자신의 한계를 깨닫는 과정이다.
이 때문에 개별적으로 몇몇 여성이 남성의 세계에 진입할 수는 있어도, 페미니즘은 ‘주류’ 사상이 될 수 없다. 페미니즘은 아무도 뒤에 남겨두지 않는 <가장 느린 정의>(리아 락슈미 피엡즈나-사마라신하 지음, 전혜은·제이 옮김, 오월의봄, 2024)를 원한다.
페미니즘은 여성의 삶과 경험이 보편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보편성이 백인 남성의 삶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기왕의 모든 언어가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경험일 뿐이라고 상대화하는 것이다. “네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야, 그러나 그건 네 생각일 뿐이야.”
페미니즘은 보편성의 반대는 특수성이 아니라 차이라고 본다. 보편성은 말 그대로 기준이 하나라는 뜻이다. 보편성의 반대가 특수라면, 즉 보편성으로 포섭되지 않는 특수한 것이 있다면 이미 보편성은 불가능한 것이 된다. 세상사는 보편성으로 포섭, 환원되지 않는 수많은 현실들로 이루어졌다. 차이는 끊임없이 보편을 재구성하므로 보편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배제되는 이들의 목소리에 의해 그 모양을 달리한다. 이것이 다양한 목소리의 화음,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이라는 통념만큼 민주주의에 대한 오해도 없을 것이다. 아니, 이는 오해를 넘어 폭력이다. 민주주의는 배제 없는 세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은 다양성을 지향하지 않는다. 페미니즘의 구호 중 하나는 “페미니즘은 다양성이 아니다!(feminism is not diversity!)”이다. 페미니즘은 다양성을 존중하되, 당파성 없는 다양성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극우, 반동성애주의, 여성 혐오를 다양성이나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인정하지 않는 이유다. 나와 다른 입장을 상대화하는 태도와 상대주의를 옹호하는 것은 다르다. 상대주의는 자기가 선 자리, 입장을 드러내지 않는 사고방식이다.
마르크스주의 실현이 ‘실패’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 마르크스주의 자체가 가진 억압성 즉 여성과 ‘유색 인종’ 노동자를 배제한 백인 남성 중심의 노동자 모델이 가장 큰 문제였다. 노동자들 사이의 차이(차별)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비해 페미니즘은 여성들 간의 차이를 핵심 사상으로 한다. 여성들 간의 차이는 보편적 이론으로서 여성주의를 ‘불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여성주의의 가장 큰 자원이자 이론적 근거이다.
여성주의가 혐오, 비생산적인 갈등, ‘손잡고 침묵’하는 집단 무의식을 극복하고 일종의 인식론적 도구로서 활용되기를 희망한다. 여성주의는 맥락적 사유라는 점에서 원칙이 없다. 이론도 하나의 담론적 현실이라는 의미에서 이론과 현실의 경계도 없다고 본다. 상황에 맞게 계속 사유하고 매 순간 새로운 언어를 찾아야 한다.
페미니즘은 현실에 ‘적용’하는 이론이 아니다. 나는 “서구 이론을 한국 사회에 적용한다”는 태도 같은 식민주의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때 한국 사회는 언제나 서구의 자료, 데이터에 불과하게 된다. 현장, 지역성(로컬리티) 자체가 이론이다.
여성과 남성, 모든 이들의 무지가 해방되기를 꿈꾸는 페미니즘이 갈등과 극도의 긴장 속에서 침묵되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페미니즘은 나를 알고 너를 알고 세상을 아는 수많은 방법 중 하나다. 사람들마다 입장에 따라 유효성은 차이가 있겠지만, 페미니즘은 멈춤 없는 사유라는 점에서 상당히 쓸모 있는 ‘아는 방법, 사는 방법’이다.
▼ 정희진 월간 오디오매거진 <정희진의 공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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