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네이버 상위노출 우리동네 정비 쉬워진다···소규모 주택정비 기준 완화

네이버 상위노출 정부가 소규모 노후·저층 주거지의 자율적 정비를 촉진하기 위해 소규모 주택정비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요건을 완화하는 ‘빈집 및 소규모 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소규모주택정비법) 하위 법령 개정안을 오는 22일부터 12월 1일까지 40일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발표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인 9·7대책에 대한 후속 조치가 포함됐다.
소규모주택정비는 대규모 재개발·재건축이 어려운 노후·저층 주거지를 1만㎡ 미만으로 신속히 정비하는 사업으로, 자율주택정비·가로주택정비·소규모 재건축 및 재개발을 포함한다.
개정안에 따라 우선 가로구역에 대한 기준이 완화된다. 현재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도로, 기반시설로 둘러싸인 가로구역에서 시행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사업시행구역 내 공원이나 공용주차장 등 기반시설이 신설되거나 변경될 수 있다는 계획을 제출한 경우도 가로구역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소규모주택정비사업에서 신탁업자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토지 신탁 요건을 삭제하고, 토지 등 소유자의 2분의 1 이상 추천을 받거나 조합설립 동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사업시행자로 지정될 수 있도록 요건이 완화된다.
인근 토지 또는 빈집이 포함된 사업 구역 내 토지를 공원·공용주차장 등 기반시설 부지로 제공하면 법적 상한 용적률의 1.2배까지 건축할 수 있는 특례도 신설했다. 인근 토지 기준의 경우 사업 구역 경계로부터 직선거리 500m나 도보거리 1000m 이내로, 용적률의 경우 해당 시설 면적이나 건축 연면적이 사업구역 전체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고려해 산정하기로 했다.
또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및 소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임대주택 인수가격은 기존 표준건축비에서 기본형 건축비의 80%로 정하고, 건물의 구조와 형태 등에 따라 추가 비용을 가산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공공이 임대주택을 인수할 때는 기존보다 1.5배가량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경관 심의, 교육환경평가, 교통·재해영향평가 등으로 확대된 통합 심의를 위한 공동위원회는 위원장·부위원장 각 1명을 포함해 40명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극우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 독일·프랑스·영국에서 극우 정당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이탈리아에서는 이미 2022년에 중도우파와 연정을 맺은 극우 정당이 집권에 성공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들어 점입가경이다. 파시즘을 연구해온 정치학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1기까지는 ‘파시즘은 아니다’라는 의견이 주류였으나 2기 들어서는 ‘파시즘이 맞다’고 동의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서구 문명 전체가 파시즘 내지 극우 권위주의로 기울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런 ‘극우 대세론’은 자칫 유럽과 미국 사이의 차이를 간과하게 만든다. 유럽의 극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래도 ‘이들은 나와 동일한 문명’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반면 미국의 극우는 사뭇 다르다. 특히 ‘과학’에 대한 태도에서 양자 간에 극명한 차이가 드러난다.
얼마 전 피살된 미국의 우파 정치인 찰리 커크를 보자. 그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별것 아닐 뿐 아니라 과학자 사회에서 합의된 내용이 아니며, 생물이 진화했음을 입증할 증거는 전혀 없고, 코로나 백신을 서둘러 접종하도록 만든 요인은 바로 제약회사의 이윤 동기다. 커크의 주장은 그의 정치적 동지인 트럼프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 트럼프는 백신 음모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했고, 유엔 연설에서 “기후변화는 여태까지 전 세계에 퍼진 가장 황당한 사기”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커크는 트럼프보다 한발 더 나아간다. 트럼프는 진화론에 대해 특별히 언급한 적이 없는 데 비해 커크는 이를 명확하게 부정했다. 트럼프가 동성애자를 제쳐놓고 트랜스젠더를 공격하고 있는 반면 그는 동성애자를 포함한 성소수자(LGBTQ) 전체를 배격했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 동성결혼 반대를 표방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대통령이 된 뒤 이를 막기 위해 자신의 권력을 활용하진 않았으며, 올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여러 게이 관료들을 기용하기도 했다.)
커크의 사상적 배경은 무엇인가? 그는 미션스쿨을 다녔고, 흔히 ‘복음주의’로 불리는 기독교 근본주의를 받아들였다. 그는 학창 시절 이미 자신의 일생을 예수 그리스도에게 바치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전형적인 근본주의자답게 성서를 ‘문자 그대로’ 진리로서 받아들였는데, 이는 자연히 과학에 대한 몰이해, 그리고 학문적 엘리트에 대한 반감을 수반했을 것이다.
이것이 유럽 극우와 미국 극우의 결정적인 차이다. 유럽인들은 국가가 부여하는 종교적 질서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지난한 투쟁 과정을 거쳤다. 반면 미국인들은 일찌감치 종교적 자유를 획득했기 때문에 오히려 사회 여러 영역이 종교로부터 미분리된 채로 남아 있을 수 있었다. 현대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리처드 호프스태터의 <미국의 반지성주의>(1963년 퓰리처상 수상작)는 이런 환경에서 미국의 복음주의 개신교가 어떻게 반지성주의의 모태로 작용했는지를 실감 나게 보여준다.
미·유럽 극우, 과학서 문명적 차이
현재 미국은 선진국들 가운데 진화론을 믿는 비율이 최하위권에 속한다. 생물학뿐만 아니라 지질학도 논란의 대상이 되는데, 미국 인구의 3분의 1이 성서에 근거해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처럼) 지구가 6000~1만년 전에 창조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미국의 복음주의적 반과학 정서에 비견할 만한 것은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믿음 정도일 것이다. 그래봤자 서유럽 지역에서 홀로코스트를 완전히 부정하는 비율은 겨우 2%이고 ‘크게 과장되었다’고 믿는 비율도 6%에 불과하다(2024년 Anti-Defamation League 조사).
이렇게 보면 유럽 극우와 미국 극우의 ‘문명적’ 차이를 알 수 있다. 양쪽 모두 경제적 불안층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민자를 적대시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나, 미국의 극우는 유독 인류가 현시점에서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지식이 과학임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과학적 업적이나 과학적 방법에 대해 무지한 것을 창피해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근거’에 기반해 토론하고 설득하기가 매우 어렵다. 개신교 근본주의는 종교와 과학을 상충시키고 과학에 대한 종교의 우위를 전제한다는 점에서 역설적이게도 이슬람 근본주의와 유사한 점이 있다.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지난주 발표한 ‘트럼프는 어떻게 중국을 위대하게 만들고 있는가’라는 글에서 이렇게 지적한다. “트럼프 측 인사들은 과학 연구에 대한 자금 지원을 꺼리는 것뿐만 아니라, 연구의 상당 부분에 대한 결론까지도 통제하려 한다는 점이 명백하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실제가 아니며 백신이 효과가 없다는 등의 사실을 ‘발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4월 ‘과학자들이 진화 논문을 발표하면 추방당할까 두려워서 발표를 철회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기도 했다.
이 같은 미국 과학의 상황은 공산화 초기의 소련을 떠올리게 한다.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난 1917년은 양자역학이 싹튼 시기였다. 그런데 소련 공산당은 1920년대 성립되던 양자 현상에 대한 확률론적 이해(코펜하겐 해석)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확률의 물밑에 존재하는 결정론적 질서를 탐구하라는 연구지침을 하달했다. 역사의 ‘필연적’ 진보를 믿는 마르크스주의 세계관을 과학 연구에 투영한 것이다.
그나마 물리학은 양반이었다. 소련의 생물학이 겪은 사건은 ‘재난’ 수준이었다. 농학자 리센코가 제기한 용불용설(획득형질 유전설)이 소련의 공식 생물학 이론으로 채택된 것이다. 다윈의 진화이론, 멘델의 유전법칙에 근거한 연구는 외면받았다. 이로 인해 소련의 유전학은 서구에 크게 뒤처졌고, 이 격차는 20세기 내내 극복되지 못했다.
‘주인과 노예’ 변증법 눈앞에 펼쳐져
소련에서 벌어졌던 이러한 사태가 지금 트럼프 정부에서 재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 에너지부에서 ‘기후변화’나 ‘탈탄소’와 같은 용어를 쓰지 못하도록 금지한 것은 상징적 사건이다. 하버드대를 위시한 대학들이 공격받고, 기초과학 연구·개발비가 삭감되고, 우수한 과학자들을 끌어들이는 수단이었던 H-1B 비자 수수료가 100배 인상되었다.
서구의 진보적 지식인들은 오랫동안 과학을 비판해왔다. 과학은 객관적이지도 가치중립적이지도 않다는 지적,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본성과 자연을 소외시키고 환경위기를 일으킨다는 주장, 1990년대 이래 과학사·과학철학 연구에까지 도입된 사회구성주의의 영향 등은 과학 혹은 계몽의 기획 전체를 선뜻 신뢰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리고 옛 소련에 비견할 만한 사태가 일어나고 있는 지금, 과학에 대해 따지기만 해온 인문학자들에게 뭘 기대할 수 있을까? 아마도 과학자가 스스로 행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결정적 순간에 힘을 모은 전력이 있다. 1987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창조론(창조과학)을 진화론과 동등하게 가르쳐야 한다는 루이지애나주의 법이 위헌인지를 따지고 있었다. 저명한 진화생물학자인 스티븐 제이 굴드를 비롯한 과학자들이 뜻을 모아 결국 공립학교에서 창조론을 가르치는 것을 금지시켰다. 2011년에는 한국의 창조과학 단체가 교과서에서 시조새를 빼달라는 청원을 이명박 정부의 교육과학부에 제기했고 이들의 시도는 거의 성공할 뻔했다. 그러자 과학기술한림원과 생물학 관련 8개 학회가 나서서 이를 가로막았다.
한국은 개신교로부터 많은 혜택을 입은 나라다. 개화기 수입된 개신교는 서구 문물과 평등사상을 전파했다. 1919년 3·1운동 때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개신교인은 33인 중 16명으로 거의 절반에 달했는데, 당시 기독교 인구 비율이 1%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엄청난 기여가 아닐 수 없다. 조선이 망한 지 9년 만에 왕정복고가 아닌 공화국(임시정부) 수립에 나서게 된 데에는 천도교(33인 중 15명)와 더불어 개신교의 영향이 컸다.
100년이 지난 지금, 이제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미국의 복음주의 개신교는 리박스쿨, 트루스포럼 등 ‘절대로 설득당하지 않는’ 극우 세력의 숙주가 되었다. 이들에 대한 대응이 ‘혐오하니 극우’라든가 ‘어디는 쓰레기’라는 식의 게으르고 피상적인 수준이어서는 곤란하다. 우리 앞에 놓인 경계는 ‘당파’가 아니라 ‘문명’이기 때문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핵심은 과학을 포함한 학술 논쟁을 복기하고 재구성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근거를 갖춘 비판’을 익히는 데 이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유튜브 채널 <보다>나 <안될과학>은 ‘우리 문명 최고의 예능’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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