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신경아의 조각보 세상]성평등가족부가 청년들 마음 바꿀 수 있으려면
- 이길중
- 25-07-06
- 17 회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은 ‘성평등가족부 설립’을 약속했다. 존폐의 기로에 섰던 여성가족부를 확대·개편하고 ‘성평등’이라는 포괄적인 가치와 목표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차별금지법과 비동의강간죄 제정은 뒤로 미뤄졌지만, 일단 정책 추진 체계를 제대로 세우고 정책 방향과 내용을 다듬어가리라 예상했다. 누구보다 행정을 잘 아는 대통령이 여성의 목소리를 효과적인 정책으로 구현해내길 기대했다.
그런데 정부 출범 이후 간간이 들리는 소식은 마냥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것이었다. 말이란 맥락이 소거되고 한두 마디만 전해질 때 이해보다 오해를 낳기 쉽다. 아직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새 정부의 성평등 정책을 알리는 기사에 등장한 말들은 예상을 빗나간 것들이었다. ‘남성의 불만을 다루는 부서’ ‘역차별’ 같은 단어들을 읽으면서 여성들의 마음은 무거워졌다. 여성과 남성 모두를 위한 정책보다 되레 여성과 남성을 나누고 가르는 언어들이었기 때문이다. 분명 윤석열 정부와는 다른, 수준 높은 성평등 정책을 추진하리라 믿었는데, 그래서 감기약을 먹으면서 추운 광장에 나섰는데, ‘동지’라고 믿었던 민주당 정부가 성평등 운동의 동지는 아니었던 걸까?
그런데, 따져보면, 모든 정부 부처는 국민의 불만을 다뤄온 것이 아닌가? 국민은 물론 여성과 남성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고민은 교육부부터 국방부까지 전 부처의 업무와 관련된다. 청년 남성의 가장 큰 고민은 군대와 취업일 텐데, 국방부와 고용노동부가 주무부서가 아닌가. 여성가족부도 공무원 채용이나 육아휴직, 가족지원 정책에서 남성 비중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문제는 이런 업무들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에는 추진 체계나 부서의 역량에 한계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여성가족부에서 성평등가족부로 부서의 이름을 바꾸는 것은 단지 간판만 바꿔 다는 것이 아니다. 사회 전반에서 여성과 남성의 ‘관계’에 초점을 두고 그것의 불평등성과 위계, 부정의를 개선하려는 지향을 더욱 폭넓게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사실 성평등 정책은 특정 부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정부 전 부처의 정책이 성별 격차를 줄이거나 늘릴 수 있고 성별에 따라 다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평등은 대통령실을 포함한 정부 전 부처의 정책 기조이자 비전이 되어야 한다. 그런 체계 속에서 성평등가족부는 성인지적 관점에서 정책의 목적과 결과를 검토하고 오류를 수정해나갈 책임이 있다.
이 과업을 위해 필요한 기구가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다. 인력과 예산이 적은 성평등가족부가 정부 정책의 총괄적 조정 기능을 수행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부지런한 대통령이 전 부처 장관들과 함께 성평등 관점에서 정책을 꼼꼼히 살피고 그의 지시를 부처에서 성실히 이행해갈 때, 성평등 정책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를 위해 소수 인원이라도 사무국을 두고, 상시로 과제를 발굴하며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
이 기능이 없이는 성별 임금격차든, 성별 돌봄격차든, 젠더폭력이든 해소될 수 없다. 청년 남성들이 버거워하는 가족의 생계부양자 책임을 벗기 위해서는 맞벌이가 필수적이다. 여성이 취업한 가족에서 아이를 함께 키울 수 있는 권리는 남성에게도 필요하다. 남성의 육아휴직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직장에서 그것은 위험한 도전이며 페널티도 크다. 포괄적 성교육은 청소년들이 성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는 것을 막고 친밀한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운다.
이런 변화를 위해서는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법무부, 교육부를 포함한 전 부처의 협력이 필요하다. 성평등위원회와 성평등가족부는 효과적인 노력을 통해 부처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윤석열 정부에서 무너져온 성평등 정책을 다시 세우고, 갈등과 혐오에서 소통과 연대로 청년들의 마음을 바꿔나갈 중요한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에 관한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온 지 6일로 이틀이 지났지만, 소비자 불안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과 번호 이동에 따른 위약금 면제 여부 등 소비자가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지난 4일 민관합동조사단과 SK텔레콤의 발표 내용,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했다.
-위약금 면제 대상은 누구인가
“해킹 사고를 인지한 지난 4월18일 자정 기준 SK텔레콤 이용자 중 4월19일 0시부터 오는 14일 밤 12시 사이 통신사를 변경했거나 변경하려는 고객이다. 물론 납부할 위약금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면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는
“결합 상품(모바일+유선) 이용자는 위약금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4월19일 0시 이후 새롭게 약정을 체결한 신규·기기변경·재약정 가입자나 해당 기간 해지 후 재가입한 경우, 특수 목적의 사물인터넷(IoT) 회선 또는 직권 해지 회선인 경우 환급 대상이 아니다. 단말 할부금 또한 대상에서 제외된다.”
-위약금 면제는 언제, 어떻게 신청하면 되나
“면제 기간은 14일 밤 12시까지다. SK텔레콤이 5일 공개한 환급 조회 페이지에서 위약금 액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환급 신청은 15일부터 가능하고 신청일로부터 7일 이내에 본인이 입력한 계좌번호로 이뤄진다.”
-위약금 면제 발표 전에 이미 다른 이동통신사로 갈아탄 경우에도 소급 적용되나
“된다. 해킹 사고가 발생한 4월18일 기준으로 SK텔레콤 고객이었다면 위약금 면제 대상이다.”
-개인정보 유출이 걱정된다. 복제폰, 복제유심 피해는 없나
“정부가 삼성전자 등 글로벌 단말기 제조사에 문의한 결과 복제폰, 복제 유심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 이제 안심해도 되나
“누가 언제, 누구와 얼마나 통화했는지 알 수 있는 통화기록(CDR) 유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정보를 활용한 범죄 피해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개인의 인지 및 신고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누가, 왜 해킹을 했나
“공격자의 신원이나 의도, 유출 정보의 범죄 활용 여부 등은 현재 진행 중인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한전KPS가 트라우마 치료를 받고 있는 고 김충현씨의 동료 노동자들에게 업무 복귀 명령을 내렸다가 거센 반발이 일자 취소했다.
6일 취재를 종합하면, 한전KPS는 지난 3일 ‘1차 트라우마 치료기간 종료 및 작업재개 시행 알림’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 김충현씨의 동료 하청 노동자들에게 업무 복귀 명령을 내렸다. 다음날 김씨가 소속됐던 하청업체인 한국파워오엔앰은 “한전KPS 태안사업처 공문 및 한국파워오엔앰 본사의 요청에 따라 7일부터 정상 출근을 요청한다”고 직원들에게 공지했다.
앞서 한전KPS는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대책위)와의 협상 과정에서 “정부 가이드라인만 있다면 정규직 전환에 협조하고, 트라우마 치료에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서산출장소는 지난 6월 5일 한전KPS와 협력업체에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조치를 취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라 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치료 프로그램이 마련됐고 6월 말부터 집단 및 개별 상담이 시작됐다.
김충현씨는 지난달 2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내 한전KPS 태안화력사업소 기계공작실에서 공작기계에 끼여 사망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한국파워오엔앰 소속 25명, 삼신 소속 13명의 동료 노동자들은 김씨 사고 이후 장면을 목격한 후 큰 충격을 받았다. 이들은 상담 결과 고위험군 15명, 일반군 21명으로 판정받아 트라우마 치료를 받고 있다.
트라우마 예방 프로그램은 심리안정화, 위기상담, 집단 상담, 복귀 전 심리·정서·행동 평가 등 5주 이상 진행되는 전문 과정이다. 특히 7일부터 본격적인 ‘위기 상담’ 과정이 진행될 예정인데, 개별 위기 상담이 시작되기도 전에 한전KPS측이 업무 복귀 명령을 내린 것이다.
대책위는 동료가 사망한 일터로 복귀하는 것은 사고 트라우마를 재자극할 수 있어 복귀 시점은 당사자들의 상태를 충분히 고려해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책위와 한전KPS 비정규직 노조원들은 지난 4일 밤 노동부 서산출장소 점거 농성에 돌입해 노동부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한전 KPS 태안사업처의 지시는 피해 노동자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오로지 비용과 효율만을 앞세운 처사”라고 했다. 이어 노동부를 향해서도 “중대재해 이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노동자들의 회복을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업무 복귀를 명령하는 사업주를 방조하고 있다”고 했다.
대책위는 5일 오후 서산출장소 앞에서 한전KPS와 고용노동부를 규탄하는 긴급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중대재해 이후 트라우마를 겪는 노동자들에 대한 심리적 회복 조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 복귀를 강제하는 것은 명백한 2차 가해”라고 주장했다. 또 “서부발전과 한전KPS를 고발한 뒤에 일어난 명백한 보복조치”라고도 했다. 앞서 대책위는 지난 3일 원청인 한국서부발전과 한전KPS를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노동부와 경찰에 고발했다.
대책위의 강한 반발로 한전KPS는 5일 저녁 노동자들에 대한 업무 복귀 명령을 취소하고 오는 8월29일까지 트라우마 치료 기간을 보장하기로 했다. 임금과 복리후생에서도 불리한 처우를 하지 않기로 했다. 회사가 위와 같은 사안을 불이행한다면 노동부가 행정명령과 작업중지명령 등으로 지도하기로 결정했다. 이태성 대책위 언론팀장은 “노동자들이 온전하게 치료 받고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전KPS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합참의장이 이재명 정부 들어 첫 회의를 개최하고 군사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
김명수 합참의장은 오는 10~11일 서울에서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 요시다 요시히데 통합막료장과 회의를 연다고 합참이 3일 밝혔다.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는 매년 열리는 정례 협의체이다. 지난해 7월 일본 도쿄에서 회의를 개최하면서 올해는 한국에서 회의를 열기로 합의한 바 있다.
3국 의장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 등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일의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에지’ 시행 계획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에서 타고 내릴 수 있는 크루즈 관광이 순항 중이다. 제주 크루즈가 크루즈 여행을 하고 싶은 국내 관광객들의 수요도 잡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5~6월 서귀포시 강정항을 준모항으로 하는 크루즈가 10회 운항했으며, 총 1300여명이 승객이 제주에서 탑승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 5월 1일 제주에 도입된 준모항은 모항과 기항항의 혼합 형태다. 모항은 배의 근거지가 되는 항구를, 기항항은 종착지가 되는 항구를 말한다.
그동안 ‘상하이~제주~후쿠오카’ 일정으로 여행하는 크루즈 관광 상품의 경우 상하이에서 모집한 승객이 제주항이나 강정항에 6~8시간 안팎으로 머무르며 짧은 관광이나 쇼핑을 즐겼다가 떠나는 형태였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일부 크루즈에 한해 강정항에서도 첫 승객을 태울 수 있게 됐다.
도는 ‘제주에서 출·도착이 가능한’ 준모항 개념의 크루즈 관광이 시작되면서 항공편으로 중국, 일본 등으로 이동해 현지에서 크루즈를 타는 불편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특히 크루즈 관광을 위해 제주를 방문하는 수요도 새롭게 창출되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도 관계자는 “준모항 활성화로 방문객 및 체류객 증가가 기대된다”면서 “이는 소비지출로 연결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6월 21일에는 2척의 크루즈선이 동시에 출항해 총 370명의 승객이 탑승했다. 이 중 약 절반인 183명이 외국인으로, 제주 출발 크루즈 관광을 위해 항공편으로 제주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크루즈 관광의 다양한 형태과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현재 해녀 문화 체험, 전통시장 투어 등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를 접목한 테마형 크루즈 관광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하반기에는 제주 강정항을 준모항으로 크루즈 관광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크루즈 준모항 국민 체험단’을 운영한다.
도는 이달부터 내국인 체험단을 모집해 8월부터 운영한다. 12월 중 운영성과를 분석한 후 향후 정책에 반영한다.
제주를 준모항으로 하는 크루즈는 올해 2개 선사에서 33회에 걸쳐 운항된다. 3000명 정도가 제주에서 크루즈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오상필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체험단 운영을 통해 도민과 국내외 여행 인플루언서에게 크루즈 관광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모항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제주에서 출발하는 준모항 크루즈가 자리를 잡으면 관광객 체류시간과 지역 소비 증가 효과로 이어질 것이고 현재도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에는 올 상반기까지 163척의 크루즈가 기항하면서 관광객 37만1000명이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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