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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사이트추천 [오마주]왕가위표 중국 드라마는 어떤 맛일까···화려하고 고독한 90년대 상하이 속으로
- 이길중
- 25-08-12
- 0 회
화려함 속 고독을 왕자웨이(王家衛·왕가위) 감독(67)만큼 잘 표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중경삼림>(1995)과 <화양연화>(2000) 등 영화로 홍콩을 낭만의 공간으로 기억되게 했던 왕 감독이, 이번에는 태어난 고향인 중국 상하이에 자신만의 렌즈를 드리웁니다.
30부작 중국 드라마 <번화>(2023, 繁花, Blossoms Shanghai)는 1990년대 개혁·개방 시기 상하이, 가난한 청년 아바오(후거)가 투자의 세계에 뛰어들어 백만장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시대극입니다. 왕 감독의 첫 TV 드라마 연출작이자, <일대종사>(2013) 이후 10년 만의 작품입니다.
왕 감독이 직조한 세계를 30부에 걸쳐 볼 수 있다니. 2023년 12월 중국에서 방영이 시작된 후 중국 드라마 혹은 왕 감독의 팬이라면 기다렸을 드라마를 이제 한국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SBS F!L UHD 채널에서 마지막화까지 방영되고, 현재 티빙·웨이브·왓챠 등 주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번화>가 공개됐습니다.
채도가 낮은 듯, 붉음과 푸름이 선명히 강조된 왕 감독 작품 특유의 색감은 시청을 시작하자마자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왕 감독에게는 1990년대 상하이를 모르더라도 그 ‘화려한 옛날’을 그리워하게 하는 힘이 분명 있습니다.
드라마는 중국의 최고 문학상인 ‘마오둔문학상’을 수상한 진위청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왕 감독은 2014년 직접 <번화>의 판권을 매입한 후 약 7년의 준비 기간과 3년간의 촬영 기간을 거쳐 드라마를 완성했다고 합니다.
<번화>는 개혁·개방 정책하에 증권거래소가 개장하며 돈이 몰리게 된 상하이가 배경입니다. 왕 감독은 그때, 그 공간을 이렇게 말합니다. “상하이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하나의 동사(verb)였다.”
드라마 속 아바오는 가진 건 없지만 침착함과 부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갖춘 인물입니다. 무작정 업계 큰손 어르신 예사장(유본창)을 찾아가 “장사를 배우고 싶다”고 청합니다. 쓸만한 놈인지 알아보기 위한 시험을 집념으로 통과한 아바오에게 예사장은 그 몸에 꼭 맞는 맞춤 양복을 지어줍니다.
“남자한테 지갑이 몇 개 필요한 지 알아? 세 개다. 첫 번째는 네가 실제로 가진 돈이고, 두 번째는 네 신용이다. 남의 지갑 속 돈을 얼마나 움직일 수 있느냐지. 셋째는 남들이 ‘생각하는’ 네 재산이야.”
‘진실’보다 풍문과 보이는 씀씀이가 때론 더 큰 가치를 지니는 투자 시장을 암시하는 대사입니다. <번화> 속 상하이는 노란 전구로 화려하게 빛나고, 거래소에서는 돈다발과 수 싸움이 치열히 오갑니다. 외로울 틈 없이 바빠 보이는 도시에는 왜인지 고독이 스며 있습니다. 왕 감독이 자신의 장기를 발휘할 수 있는 풍경이죠.
아바오는 링쯔(마이리), 미스왕(당언), 리리(신즈레이) 등 세 여성과 긴장감 어린 얽히고설킨 관계를 오갑니다. 하지만 성공과 실패를 오가는 여정에서의 외로움은 각자가 감내해야 하는 법입니다. 드라마는 느린 호흡으로 이들의 서사를 보여줍니다.
잦은 플래시백 장면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인물들의 솔직한 욕망이 꿈틀대는 <번화> 속 상하이는 그 자체로 매력이 있습니다. 1990년대 상하이 황허루와 진셴루를 촬영지에 세트로 복원하고, ‘그 시대’의 분위기가 날 수 있도록 네온사인과 마룻바닥 패턴, 우표첩 등을 세세히 고증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번화> 방영 후 중국에서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명소들을 찾는 관광객들이 대폭 늘었다고 합니다.
처비 체커의 명곡 ‘Let’s Twist Again’을 비롯, 90년대 중국 음악이 사운드트랙으로 쓰여 감성을 더합니다. 음악 저작권료로만 1000만위안(약 19억3320만원)이 들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작품은 음악에도 진심입니다.
왕 감독은 <번화> 방영을 마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10년이 한순간처럼 흘렀습니다. 언젠가 다시 강호에서 만납시다.” 언제 만날 수 있을지 모를 왕 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며, 중국 드라마치곤 길지 않은 30화의 여정을 천천히 따라가 보시면 어떨까요.
여행 충동 지수 ★★★★: 무비자로 중국에 갈 수 있는 지금, 상하이행 비행기 푯값을 알아보게 만든다
고전미 지수 ★★★★: 주인공 아바오 역의 후거, 누가 봐도 ‘중국 정석 미남’ 아닌가요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7일 “시장에서 생존하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 중심의 회사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의장은 이날 서울 교보생명빌딩에서 열린 창립 67주년 기념식에서 “보험산업은 저성장와 저출생, 고령화라는 구조적 문제에 경기 침체와 금리 인하, 재무건전성 규제 강화 등이 겹쳐 성장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보험업계가 신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한 과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시장은 더욱 혼탁해지고 있다”며 “업계 과열 경쟁으로 발생한 피해는 오롯이 선량한 고객의 몫이 되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보험업계의 과도한 스카우트 경쟁으로 승환계약, 불완전 가입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신 의장은 “시장에서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 기업은 결코 생존할 수 없다”며 고객의 소리를 경영 전반에 적극 활용하는 VOC(Voice of Customer) 경영에 속도를 낼 것을 강조했다. 그는 “AI(인공지능)기술 활용 역량은 보험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됐다”며 비즈니스 전 프로세스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디지털 전환을 선도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이란이 6일(현지시간) 주요 핵과학자 한 명을 처형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핵과학자를 ‘국민 영웅’으로 여기는 이란에서 핵과학자가 처형되는 일은 이례적이라고 NYT는 전했다.
NYT는 이란 사법부 산하 매체 미잔을 인용해 핵과학자 루즈베 바디가 이스라엘에 기밀 정보를 제공한 간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교수형에 처해졌다고 보도했다.
이란 사법부는 바디가 이란에서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핵시설 중 한 곳에 근무했으며 기밀 정보에 접근할 권한이 있었다고 밝혔다.
사법부는 이스라엘 대외 정보기관 모사드가 바디를 온라인으로 영입했고 바디가 오스트리아에서 요원들과 다섯 차례 만나 자신이 근무하던 핵시설의 활동과 관련된 주간보고서를 건넸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그 대가로 가상자산을 지급했다고 밝혔지만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란의 과학·공학 명문 대학인 아미르 카비르 대학 동문은 성명을 내고 바디가 원자로에 초점을 맞춘 핵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이란 원자력기구의 엘리트 핵과학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고 밝혔다.
NYT는 자국 핵프로그램에 자부심을 갖고 핵과학자를 영웅시하는 이란에서 핵과학자가 처형된 일은 극히 드물다며 모사드가 이란에 얼마나 광범위하게 침투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
2016년 이란 핵과학자 샤흐람 아미리가 반역죄로 처형된 바 있다. 그는 미국으로 망명 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성지 순례 도중 미국 정보기관에 납치됐다고 주장하며 이란으로 돌아왔지만 처형을 면치 못했다. 2023년엔 이란 전 국방부 차관 알리레자 아크바리가 15년간 영국 정보기관을 위한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처형됐다. 그가 누설한 핵 기밀 중에는 지난 6월 미국이 폭격한 포르도 지하 핵시설 위치도 포함됐다.
이번 처형은 지난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이란 당국이 활동가와 반체제 인사를 포함해 수백명을 간첩 혐의로 체포한 이후 이뤄진 것이다.
인권단체들은 이란이 6월 공습 이후 간첩 혐의로 바디를 포함해 10명을 처형했다고 전했다. 인권 단체들은 이란이 정권이 자의적 처형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6월 공습 이후 광범위한 스파이 색출 작업이 반체제 세력을 탄압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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