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하나은행, ‘하나골드신탁’ 출시…“금도 운용 가능 자산”
- 이길중
- 25-08-12
- 0 회
하나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금 실물을 안전하게 보관하면서 운용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하나골드신탁(운용)’을 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하나골드신탁은 고객이 하나은행에 금을 맡기면 만기시 감정가의 1.5%에 해당하는 운용수익과 금 실물을 돌려받는 상품이다. 운용수익은 현금으로 지급되며 고객이 원하면 금 실물로도 받을 수 있다. 가입 가능 품목은 24K순금으로 최소 가입 중량은 100g이다.
우선 ‘서초금융센터’와 ‘영업1부’ 지점에서 이날부터 시범 운영을 거친 뒤 오는 18일부터 서울지역 25개 영업점과 부산 ‘해운대동백’ 지점까지 26개 영업점에서 출시를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 실물도 ‘운용 가능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에서 미·러시아 정상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논의에서 배제된 데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잦은 입장 변화로 인한 피로감이 쌓였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경제학자이자 키이우아메리칸대학교의 설립자인 로만 셰레메타는 11일 ‘트럼프, 현대판 히틀러에게 굴복하고 있다’는 제목의 키이우포스트 기고문에서 “이번 회담이 전적으로 러시아 이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8일을 휴전 시한으로 제시했지만, 시한을 넘긴 뒤에도 아무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이는 트럼프의 경고를 무시해도 된다는 점을 러시아에 입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셰레메타는 1938년 9월 네빌 체임벌린 당시 영국 총리가 아돌프 히틀러와 뮌헨협정을 체결한 뒤 귀국해 “명예로운 평화를 가져왔다”고 선언했지만 1년 뒤 히틀러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15일 알래스카에서 열릴 미·러 회담이 이 같은 역사적 장면의 반복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당 국민의종 소속이자 의회 외교위원회 위원장인 올렉산드르 메레즈코 의원은 르몽드에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했던 최후통첩식 제재는 없었고, 대신 푸틴 대통령에게 양자 정상회담이라는 보상을 제공해 3년 넘게 이어진 정치적 고립을 끝냈다”며 “이는 크렘린에 중요한 승리”라고 말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제재 해제와 시간 벌기, 전쟁 정당성 확보에 활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방 전문가이자 반부패 비정부기구(NGO) 대표인 올레나 트레후브는 엑스에 “푸틴 대통령이 이미 황폐해진 돈바스 등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로는 절대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알래스카 회담을 제재를 지연·차단하는 수단으로 삼고 시간을 벌어 정당성을 확보하며 더 많은 자원을 얻어 전쟁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내부에서는 미국의 강경 대응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옥사나 마르카로바 주미 우크라이나대사는 10일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전쟁 기계 지원을 이유로 인도에 50% 관세를 부과하는 등 미국의 최근 조치를 보면 미국이 ‘힘의 우위’에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른바 ‘힘을 통한 평화’ 원칙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함께 러시아의 침략을 멈출 해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예해방 이후 100년이 지나서야 흑인의 투표권을 실제로 보장한 1965년 투표권법은 1964년 민권법과 함께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입법이다. 지난 8월6일이 투표권법 제정 60주년이었는데, 미국의 정권이 교체됐음을, 역대 어느 정부와도 다른 트럼프 2기라는 점을 실감했다. 작년 7월2일 민권법 60주년은 바이든 정부가 성대하게 기념했지만, 올해 투표권법 60주년은 연방 차원에서 기념하지 않았고 미국 사회도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다.
오히려 투표권법은 실효성을 잃어가고 있다. 연방 하원 의석수가 두 번째로 많은 텍사스주의 게리맨더링이 지금 쟁점이다.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대도시 지역구를 외곽의 공화당 우세 지역과 분산·통합하는 선거구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텍사스에 배정된 연방 하원 38석 중 현재 공화당이 25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방안이 채택되면 다음 선거에서 공화당이 의석을 30석까지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식의 선거구 조정이 가능해진 이유는 연방대법원이 지속적으로 투표권법을 무력화했기 때문이다.
연방대법원은 2013년 셸비 카운티 판결에서 인종차별적 선거구 획정을 막기 위한 핵심 조항을 위헌으로 선언했다. 2019년 노스캐롤라이나주 선거구 획정 사건에서는 “정당 편향적 선거구 조정은 법원 관할이 아닌 정치적 사안”이라 판시했고, 2024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사건에서는 “게리맨더링이 어느 인종에 불리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만으로 차별적 의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런 뉴스를 보며 투표권법을 입법한 린든 존슨 대통령의 연설을 다시 찾아 읽었다. 투표권법이 발효된 것은 1965년 8월의 일이지만, 그해 3월15일 존슨 대통령이 전국에 생중계되는 가운데 의회에서 투표권법 제정을 호소한 특별연설은 역사를 가른 결정적 순간으로 꼽힌다. 그 며칠 전 앨라배마주 셀마에서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이끄는 흑인들이 투표권을 요구하며 행진하자 경찰이 이를 유혈 진압해 미국 사회에 충격을 주었고, 존슨 대통령은 그 정치적 모멘텀을 놓치지 않았다.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가 되어 처음 일한 곳은 텍사스주 커툴라에 있는 멕시코계 미국인들이 다니는 작은 학교였습니다. 학생들 대부분은 영어를 제대로 못했고, 저는 스페인어를 거의 몰랐습니다. 학생들은 가난했고 대부분 아침을 거른 채 등교했습니다. 어린아이들이지만 그들은 차별의 설움을 알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왜 자기들을 싫어하는지 이해는 못했지만, 그들의 눈을 보면 차별받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 알고 있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했지만, 나중에 그들이 인생에서 겪을 어려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제가 그나마 가진 지식을 가르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의 연설은 이어진다. “1928년 당시에는 1965년에 제가 이 자리까지 오를 것이라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가르쳤던 학생들의 자녀 세대를, 같은 처지의 다른 국민을 도울 수 있는 자리에 오르리라고 상상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회가 주어졌고, 지금 여러분에게 말씀드리는데, 저는 그 권력을 사용할 것입니다.”
미국의 투표권법은 선거제도가 다른 한국과 접점은 없다. 지금의 미국을 생각하면 이런 연설은 지나간 추억이라 여길지 모르겠다. 존슨의 개인적 품성, 베트남전 개입에 관해서는 비판과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그는 권력이 주어졌을 때, 자기가 어디서부터 왔는지 잊지 않았고, 공동선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부통령으로 끝날 것 같던 정치인이 예상치 못하게 권력의 정상에 오르자 노예해방 후 100년 넘게 안 되던 일을 2년도 되지 않아 해냈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로 대통령직을 승계한 직후 예상을 깨고 민권법 제정에 나섰다. 1964년 대선에서 압승하고 마침내 자신의 이름으로 선출된 임기를 개시한 직후인 권력의 정점에서, 그는 자신이 가르쳤던 차별받는 학생들을 떠올렸고 그런 사람들을 위해 권력을 행사했다.
인종별로 화장실도 따로 쓰는 사회로 남았다면 미국은 지금 같은 발전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인종차별 철폐는, 여러 대가를 계산하고 감수하며, 사회 진보와 소수자 보호를 현실에 구현한 정치적 결단이었다. 상황과 맥락은 다르지만 지금 한국도 그런 일은 필요하다. 탄핵과 대선을 거치며 많은 사람이 권력의 자리에 올라섰다. 더 큰 권력이 주어졌을 때,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기억하고 대의를 위해 이를 사용할 정치인과 공직자를 기대한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윤석열 정부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을 지낸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을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특검팀이 현역 의원을 불러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 의원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서울 서초구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할 예정이다. 임 의원은 채상병 기록의 경찰 이첩을 보류·회수하도록 했다는 의혹 등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등으로 입건됐다.
예비역 육군 소장 출신인 임 의원은 2022년 8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안보실 2차장으로서 윤 전 대통령의 군사·안보 분야를 보좌했다. 지난해 4월 22대 총선에서는 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임 의원은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 이른바 ‘VIP 격노’ 회의에는 개인 휴가로 불참했지만, 해병대 수사단이 채상병 순직사건을 경찰에 이첩한 2023년 8월2일에는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임 의원이 당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경찰로 이첩된 사건 기록의 회수 과정에 직접 관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당시 안보실 2차장이던 임 의원이 국방부, 해병대,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어떤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11일 임 의원의 자택과 여의도 국회의원 사무실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했다.
이날 특검팀은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전 대변인은 해병대 수사단의 채상병 순직사건 조사 결과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되는 자리에 배석했고, 이후 언론 브리핑이 취소되는 등 당시 국방부 내부 상황을 잘 아는 인물이다. 지난 5일 참고인 신분으로 첫 조사를 받은 데 이어 두 번째 출석이다.
전 대변인은 해병대 수사단의 채상병 순직사건 조사 결과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되는 자리에 배석했고, 이후 언론 브리핑 취소 지시를 받는 등 당시 급박하게 바뀐 국방부 내부 상황을 잘 아는 인물이다. 지난 5일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나와 조사받은 이후 두 번째 출석이다.
전북 익산시 간판 정비사업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던 40대 업체 대표가 숨진 채 발견됐다.
7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쯤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한 사업장에서 A씨(40대)가 숨져 있는 것을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에 외부 침입이나 타살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최근 익산시 간판 정비사업을 둘러싼 뇌물수수 사건에 연루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됐으며 경찰로부터 압수수색과 1차 조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익산시 공무원에게 금품이 전달된 정황이 담긴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조사 이후 주변에 수사에 대한 고충과 심리적 압박을 호소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 시점과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간판 정비사업 일감을 특정 업체에 몰아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익산시 소속 사무관 B씨를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B씨 차량에서 수천만원 상당의 현금과 지역사랑상품권을 확보했다.
경찰은 간판 정비사업 비리에 복수의 업체가 연루된 것으로 보고 익산시청에 대해 두 차례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나골드신탁은 고객이 하나은행에 금을 맡기면 만기시 감정가의 1.5%에 해당하는 운용수익과 금 실물을 돌려받는 상품이다. 운용수익은 현금으로 지급되며 고객이 원하면 금 실물로도 받을 수 있다. 가입 가능 품목은 24K순금으로 최소 가입 중량은 100g이다.
우선 ‘서초금융센터’와 ‘영업1부’ 지점에서 이날부터 시범 운영을 거친 뒤 오는 18일부터 서울지역 25개 영업점과 부산 ‘해운대동백’ 지점까지 26개 영업점에서 출시를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 실물도 ‘운용 가능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에서 미·러시아 정상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논의에서 배제된 데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잦은 입장 변화로 인한 피로감이 쌓였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경제학자이자 키이우아메리칸대학교의 설립자인 로만 셰레메타는 11일 ‘트럼프, 현대판 히틀러에게 굴복하고 있다’는 제목의 키이우포스트 기고문에서 “이번 회담이 전적으로 러시아 이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8일을 휴전 시한으로 제시했지만, 시한을 넘긴 뒤에도 아무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이는 트럼프의 경고를 무시해도 된다는 점을 러시아에 입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셰레메타는 1938년 9월 네빌 체임벌린 당시 영국 총리가 아돌프 히틀러와 뮌헨협정을 체결한 뒤 귀국해 “명예로운 평화를 가져왔다”고 선언했지만 1년 뒤 히틀러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15일 알래스카에서 열릴 미·러 회담이 이 같은 역사적 장면의 반복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당 국민의종 소속이자 의회 외교위원회 위원장인 올렉산드르 메레즈코 의원은 르몽드에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했던 최후통첩식 제재는 없었고, 대신 푸틴 대통령에게 양자 정상회담이라는 보상을 제공해 3년 넘게 이어진 정치적 고립을 끝냈다”며 “이는 크렘린에 중요한 승리”라고 말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제재 해제와 시간 벌기, 전쟁 정당성 확보에 활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방 전문가이자 반부패 비정부기구(NGO) 대표인 올레나 트레후브는 엑스에 “푸틴 대통령이 이미 황폐해진 돈바스 등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로는 절대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알래스카 회담을 제재를 지연·차단하는 수단으로 삼고 시간을 벌어 정당성을 확보하며 더 많은 자원을 얻어 전쟁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내부에서는 미국의 강경 대응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옥사나 마르카로바 주미 우크라이나대사는 10일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전쟁 기계 지원을 이유로 인도에 50% 관세를 부과하는 등 미국의 최근 조치를 보면 미국이 ‘힘의 우위’에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른바 ‘힘을 통한 평화’ 원칙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함께 러시아의 침략을 멈출 해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예해방 이후 100년이 지나서야 흑인의 투표권을 실제로 보장한 1965년 투표권법은 1964년 민권법과 함께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입법이다. 지난 8월6일이 투표권법 제정 60주년이었는데, 미국의 정권이 교체됐음을, 역대 어느 정부와도 다른 트럼프 2기라는 점을 실감했다. 작년 7월2일 민권법 60주년은 바이든 정부가 성대하게 기념했지만, 올해 투표권법 60주년은 연방 차원에서 기념하지 않았고 미국 사회도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다.
오히려 투표권법은 실효성을 잃어가고 있다. 연방 하원 의석수가 두 번째로 많은 텍사스주의 게리맨더링이 지금 쟁점이다.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대도시 지역구를 외곽의 공화당 우세 지역과 분산·통합하는 선거구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텍사스에 배정된 연방 하원 38석 중 현재 공화당이 25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방안이 채택되면 다음 선거에서 공화당이 의석을 30석까지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식의 선거구 조정이 가능해진 이유는 연방대법원이 지속적으로 투표권법을 무력화했기 때문이다.
연방대법원은 2013년 셸비 카운티 판결에서 인종차별적 선거구 획정을 막기 위한 핵심 조항을 위헌으로 선언했다. 2019년 노스캐롤라이나주 선거구 획정 사건에서는 “정당 편향적 선거구 조정은 법원 관할이 아닌 정치적 사안”이라 판시했고, 2024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사건에서는 “게리맨더링이 어느 인종에 불리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만으로 차별적 의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런 뉴스를 보며 투표권법을 입법한 린든 존슨 대통령의 연설을 다시 찾아 읽었다. 투표권법이 발효된 것은 1965년 8월의 일이지만, 그해 3월15일 존슨 대통령이 전국에 생중계되는 가운데 의회에서 투표권법 제정을 호소한 특별연설은 역사를 가른 결정적 순간으로 꼽힌다. 그 며칠 전 앨라배마주 셀마에서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이끄는 흑인들이 투표권을 요구하며 행진하자 경찰이 이를 유혈 진압해 미국 사회에 충격을 주었고, 존슨 대통령은 그 정치적 모멘텀을 놓치지 않았다.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가 되어 처음 일한 곳은 텍사스주 커툴라에 있는 멕시코계 미국인들이 다니는 작은 학교였습니다. 학생들 대부분은 영어를 제대로 못했고, 저는 스페인어를 거의 몰랐습니다. 학생들은 가난했고 대부분 아침을 거른 채 등교했습니다. 어린아이들이지만 그들은 차별의 설움을 알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왜 자기들을 싫어하는지 이해는 못했지만, 그들의 눈을 보면 차별받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 알고 있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했지만, 나중에 그들이 인생에서 겪을 어려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제가 그나마 가진 지식을 가르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의 연설은 이어진다. “1928년 당시에는 1965년에 제가 이 자리까지 오를 것이라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가르쳤던 학생들의 자녀 세대를, 같은 처지의 다른 국민을 도울 수 있는 자리에 오르리라고 상상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회가 주어졌고, 지금 여러분에게 말씀드리는데, 저는 그 권력을 사용할 것입니다.”
미국의 투표권법은 선거제도가 다른 한국과 접점은 없다. 지금의 미국을 생각하면 이런 연설은 지나간 추억이라 여길지 모르겠다. 존슨의 개인적 품성, 베트남전 개입에 관해서는 비판과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그는 권력이 주어졌을 때, 자기가 어디서부터 왔는지 잊지 않았고, 공동선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부통령으로 끝날 것 같던 정치인이 예상치 못하게 권력의 정상에 오르자 노예해방 후 100년 넘게 안 되던 일을 2년도 되지 않아 해냈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로 대통령직을 승계한 직후 예상을 깨고 민권법 제정에 나섰다. 1964년 대선에서 압승하고 마침내 자신의 이름으로 선출된 임기를 개시한 직후인 권력의 정점에서, 그는 자신이 가르쳤던 차별받는 학생들을 떠올렸고 그런 사람들을 위해 권력을 행사했다.
인종별로 화장실도 따로 쓰는 사회로 남았다면 미국은 지금 같은 발전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인종차별 철폐는, 여러 대가를 계산하고 감수하며, 사회 진보와 소수자 보호를 현실에 구현한 정치적 결단이었다. 상황과 맥락은 다르지만 지금 한국도 그런 일은 필요하다. 탄핵과 대선을 거치며 많은 사람이 권력의 자리에 올라섰다. 더 큰 권력이 주어졌을 때,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기억하고 대의를 위해 이를 사용할 정치인과 공직자를 기대한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윤석열 정부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을 지낸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을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특검팀이 현역 의원을 불러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 의원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서울 서초구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할 예정이다. 임 의원은 채상병 기록의 경찰 이첩을 보류·회수하도록 했다는 의혹 등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등으로 입건됐다.
예비역 육군 소장 출신인 임 의원은 2022년 8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안보실 2차장으로서 윤 전 대통령의 군사·안보 분야를 보좌했다. 지난해 4월 22대 총선에서는 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임 의원은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 이른바 ‘VIP 격노’ 회의에는 개인 휴가로 불참했지만, 해병대 수사단이 채상병 순직사건을 경찰에 이첩한 2023년 8월2일에는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임 의원이 당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경찰로 이첩된 사건 기록의 회수 과정에 직접 관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당시 안보실 2차장이던 임 의원이 국방부, 해병대,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어떤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11일 임 의원의 자택과 여의도 국회의원 사무실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했다.
이날 특검팀은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전 대변인은 해병대 수사단의 채상병 순직사건 조사 결과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되는 자리에 배석했고, 이후 언론 브리핑이 취소되는 등 당시 국방부 내부 상황을 잘 아는 인물이다. 지난 5일 참고인 신분으로 첫 조사를 받은 데 이어 두 번째 출석이다.
전 대변인은 해병대 수사단의 채상병 순직사건 조사 결과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되는 자리에 배석했고, 이후 언론 브리핑 취소 지시를 받는 등 당시 급박하게 바뀐 국방부 내부 상황을 잘 아는 인물이다. 지난 5일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나와 조사받은 이후 두 번째 출석이다.
전북 익산시 간판 정비사업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던 40대 업체 대표가 숨진 채 발견됐다.
7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쯤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한 사업장에서 A씨(40대)가 숨져 있는 것을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에 외부 침입이나 타살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최근 익산시 간판 정비사업을 둘러싼 뇌물수수 사건에 연루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됐으며 경찰로부터 압수수색과 1차 조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익산시 공무원에게 금품이 전달된 정황이 담긴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조사 이후 주변에 수사에 대한 고충과 심리적 압박을 호소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 시점과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간판 정비사업 일감을 특정 업체에 몰아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익산시 소속 사무관 B씨를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B씨 차량에서 수천만원 상당의 현금과 지역사랑상품권을 확보했다.
경찰은 간판 정비사업 비리에 복수의 업체가 연루된 것으로 보고 익산시청에 대해 두 차례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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