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수원 폰테크 푸틴, 이·이 충돌에 “해결책 찾을 수 있어”···중동의 ‘파워브로커’ 자처
- 이길중
- 25-06-23
- 129 회
A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 참석차 주요 외신 편집장들과 만나 “우리는 이란의 평화적인 핵 프로그램을 허용하면서, 이스라엘의 안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합의안 협상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과 이스라엘, 미국에 중재 의사를 전달했다며 “매우 민감한 사안이지만 해결책은 충분히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해법을 구상할 뿐, 누구에게도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와 우호적 관계를 이어왔다며 러시아가 이란의 첫 번째 원자력 발전소인 부셰르 원전 건설을 지원한 점을 들었다. 푸틴 대통령은 “부셰르에 원자로 두 개를 추가 건설하는 데 현재 200명이 넘는 러시아 노동자가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 지도부가 이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이란 핵 시설에 관여하며 그간 이란의 핵개발을 최대 안보위협으로 규정한 이스라엘의 불안도 달랠 수 있단 취지로 해석된다.
그는 이스라엘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암살할 경우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그런 가능성은 논의하고 싶지도 않다”고 답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6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암살된다면 “그것은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끝낼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중동의 ‘파워브로커’(권력 중개자)를 꿈꾸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수년간 국제적 고립 상태였던 크렘린궁에 외교적 기회의 문을 열어줬다”며 “푸틴 대통령은 이란, 이스라엘, 미국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지도자로서, 중동의 파워브로커가 되려 한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하메드 빈자이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통령과도 통화하며 중재 지원 의사를 전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중동 문제는 나중에 걱정하고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중재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조선어 신문 허용·교육기회 확대1920년대부터 통치 기조 달라져
조선은 일본 출판계 새 시장 부상사회주의 책, 한반도 유입도 활발
일본 본토에선 검열 약한 점 활용현지 출판 이후 조선으로 역수입
<불량한 책들의 문화사>는 식민지 시기 일본과 조선의 관계를 당시 출판문화를 통해 살핀 책이다. 일본 니혼대에서 일본문학을 가르치는 저자 고영란 교수는 ‘가해자 일본과 피해자 조선’이라는 구도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흥미로운 장면들을 책에 여럿 담아놓았다.
불량한 책들의 문화사고영란 지음 | 윤인로 옮김푸른역사 | 418쪽 | 2만8900원
일본 제국 통치 권력은 ‘불령선인’(不逞鮮人·불온하고 불량한 조선인)이라는 멸칭을 만들어 조선인을 비하하고 단속했다. 그러나 일본 출판인들에게 조선은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잠재력 높은 시장이었다.
일본은 1910년대 무단통치의 실패를 인정하고 1920년대부터 한반도에 대한 통치 기조를 바꿨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시사신문 등 민간 조선어 신문 발행이 허용됐고 교육 기회도 확대됐다. 교육 기회의 확대는 일본어를 읽을 수 있는 독자층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일본의 출판자본은 이런 변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와 관련해선 당시 일본 출판사 개조사의 대표 야마모토 사네히코의 행보가 주목할 만하다. 야마모토는 1926년 근대 이후 일본 명작 소설을 권당 1엔에 파는 이른바 ‘엔본’을 성공시킨 장본인으로, 20세기 전반 일본의 대표적 편집자 겸 기업가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일본이 만주를 침공했을 무렵 일본 출판시장은 너도나도 ‘엔본’ 출간에 뛰어든 후유증으로 부진을 겪고 있었다. 이때 조선을 비롯한 식민지는 엔본 재고를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경제 왕래’라는 잡지의 1931년 12월호에 따르면, “엔본 시대 이래의 일대 스톡(재고품)이 만주에 출동한 우리 군에 못지않은 기세로 파격적인 특가 제공을 통해 식민지로 밀어닥쳤다”.
야마모토는 이념적으로는 일본의 만주 침공을 옹호한 보수적 인물이었지만, 당시 일본 출판시장에서 사회주의 성향의 출판물들이 인기를 얻자 개조사의 출판 방향을 ‘왼쪽’으로 꺾었다. 조선 청년들은 개조사의 사회주의 성향 출판물들의 주요 고객이었다.
개조사는 1928년 5월 <마르크스·엥겔스 전집>을 출간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비슷한 시기에 일본 내 다른 출판사 5개가 연합해 ‘연맹판’ <마르크스·엥겔스 전집>을 내면서 경쟁에 불이 붙었다. 개조사는 그해 5월18일 본토의 주요 신문인 도쿄아사히신문에 전집 광고를 게재한 데 이어, 나흘 뒤인 5월22일에는 동일한 내용의 광고를 동아일보에도 실었다. 야마모토가 1932년 경성을 방문했을 때 동아일보 사장 송진우와 편집국장 이광수는 고급식당에서 그를 위해 연회를 열었다. 동아일보 입장에서는 중요한 광고주에 대한 접대의 자리였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동아일보나 조선일보 입장에서 일본 출판사 광고는 구독료만으로는 신문사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서 적자 경영을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였다. “식민지 시대를 살펴보면 민간지 수입의 30~40퍼센트는 광고료가 점하였고 그 가운데 6할 이상은 도쿄나 오사카의 기업광고였다.”
일본의 사회주의 관련 서적들이 거의 시차 없이 한반도에 유입되면서 조선 청년들의 급진화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일본어의 역할은 양가적이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일본어는 “지배자가 강제하는 억압의 상징이면서 그런 억압에 대한 저항 사상을 키우기 위한 도구”였다. 일본 제국의 ‘불온서적’이 한반도로 흘러와 ‘불량한 조선인’을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1920년대 일본 출판시장은 ‘사회주의’가 돈이 되는 시장이었다. 1928년 창간된 전일본무산자예술연맹(나프)의 기관지 ‘전기’는 발행부수 7000부로 시작했으나 2년 뒤 2만2000부로 늘어났다. 이는 메이저 잡지였던 ‘중앙공론’과 비슷한 규모였는데, ‘중앙공론’ 편집자 아메미야 요조는 당시 마르크스주의가 영화와 스포츠에 비견할 만한 유행 상품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실제로는 상업 출판사이면서 사회주의 성향 출판물을 취급하는 출판사들을 지칭하는 ‘좌익적 출판사’라는 용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사회주의 계열 저작물의 유행은 1920년대 일본의 ‘다이쇼 데모크라시’ 시대에도 검열이 존재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의아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는 오히려 ‘발금’(발매금지) 처분을 받을수록 판매에 유리했다.
사회주의 계열 잡지 ‘전기’는 노동착취 문제를 다룬 소설 ‘게 가공선’이 실린 1929년 11월호가 발금당했다는 사실을 홍보 문구로 사용했다. “되풀이되던 발금이 화제를 일으키면서 배본을 둘러싸고 중개상들 간의 충돌이 일어날 정도로 주문이 폭증했다.”
조선 사회주의자들은 식민지보다 일본 본토의 검열이 약하다는 점을 활용해 일본에서 출판한 다음 조선으로 역수입했다. 조선에서는 원고 단계에서 검열을 받았지만 일본에서는 납본 단계에서만 검열을 받았다. “원고가 제본소에서 조판되고 있을 때는 아무리 경찰이라 해도 이것을 압수할 수 없었다. 또 인쇄 중일 때도 경찰은 이 인쇄본을 어찌할 수 없었다.”
1931년 나프의 후신으로 결성된 일본프롤레타리아문화연맹(코프)은 1932년 자신들의 잡지 ‘대중의 친구’ 부록으로 조선어 잡지 ‘우리동무’를 발행했다. 얼핏 일본인 사회주의자와 조선인 사회주의자의 아름다운 연대처럼 보이지만, 저자는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한 코프가 20만명 이상의 조선인 노동자들을 겨냥해 잡지를 만든 것이라고 비판한다.
“급격히 위축된 일본공산당운동을 지탱하기 위한 대안이 다름 아닌 조선인 독자나 조선인 노동자로부터의 자금 획득이며, 이를 위해 만들었던 것이 ‘우리동무’였을 가능성이 있다.”
대구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왕해진)는 18일 또래 여성들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20대들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2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10년형을 내렸다. 또한 범행에 가담한 20대 남성 3명은 각각 징역 5년과 3년, 7년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대해 약 2738만원씩 추징 명령도 내렸다.
피고인들은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20대 여성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해 대구지역 아파트에서 1000회 이상 성매매를 강요하고 성매매 대금 약 1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항소심 법원에 피고인들을 엄벌에 처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면서 “성매매 강요 범행에 가담하였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5년, 공범들에게는 각 7년과 5년, 10년을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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