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대구서 방화 추정 화재…일가족 3명 참변
- 이길중
- 25-08-13
- 3 회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3명이 숨졌다.
10일 대구동부경찰서와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35분쯤 대구 동구 신천동 한 17층짜리 아파트 11층에서 불이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차량 등 장비 29대와 인력 78명을 투입해 19분 만에 불을 껐으나,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10대인 남매 2명은 안방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어머니인 A씨(47)는 베란다 밖으로 추락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아버지 B씨는 당시 화재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C군 등 숨진 3명에게서 별다른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불이 나자 이 아파트 주민 20명이 대피했다. 3명은 연기를 흡입하는 등 경상을 입었다. 해당 아파트는 1990년대에 지어진 것으로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 아파트 한 주민은 “경비 아저씨가 문을 계속 두드려서 잠에서 깼고 1층으로 대피했다”며 “아직 놀란 마음이 진정이 안 돼서 밥도 못 먹고 있다”고 전했다.
화재 현장에서는 안방과 주방, 거실 2곳 등 총 4곳의 발화 지점이 확인됐다. 이 지점에는 양초와 성냥이 상당수 놓여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 남아 있는 발화 흔적 등으로 미뤄 방화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도 진행할 계획”이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꿀잼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충북 청주시가 어린이 전용 체육센터 조성에 나선다.
청주시는 어린이 국민체육센터 설계안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설계 작업에 착수한다고 13일 밝혔다.
청주시는 이날 청주 어린이 국민체육센터 건축설계공모 심사에서 선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작품을 당선작으로 발표했다.
어린이 국민체육센터는 청주랜드와 청주동물원 등이 몰려있는 상당구 명암동에 들어선다. 연면적 2440㎡ 지상 3층 이내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 시설에는 다목적 체육관, 키즈스포츠실, VR스포츠실, 어린이 전용 골프·테니스장, 실내 물놀이 시설 등이 들어선다.
청주시는 이달 중 당선작을 바탕으로 실시설계에 나서 내년 7월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2027년 12월 준공 목표다. 사업비는 1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청주시는 어린이 국민체육센터가 건립되면 인근 국립청주박물관, 청주랜드, 청주동물원 등과 연계해 명암동 일대를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꿈을 키우고 건강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인 만큼 차질 없이 설계 및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씨 성을 가진 친구가 임신 소식과 함께 뱃속 아기의 태명을 알려줬다. 그 말을 들으며 나는 자연스럽게 ‘김OO이군’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가 ‘아차, 아니겠구나’하고 멈칫했다.
“네 남편 성이 뭐였더라?”
OO이의 이름은 답을 듣고서야 완성될 수 있었다. 이런 일이 몇 번이나 있었다. 여성 지인이 자신의 아이 이름을 소개했을 때 그 지인의 성씨, 즉 엄마의 성을 나도 모르게 붙여서 불렀다가 제대로(?) 바로잡힌 적 말이다. 들어도 모를 친구 남친, 친구 남편의 성보다는 바로 내 앞에 있는 친구의 성이 제멋대로 자석처럼 아이의 이름에 착 들러붙었다. 죄송하지만 사실 지금도 OO이 아버지의 성씨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누구의 성을 이어받느냐는 부계사회와 모계사회를 가른다. 성씨가 부계와 모계를 구분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지만, 일단 엄마 성을 물려받는 게 당연한 사회라면 그 사회는 모계사회라고 부를 수 있다. 한국은 ‘부성 우선주의’를 따르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모성을 이어받거나 모성으로 변경할 수 있다. ‘가부장제’라는 말로 대표되듯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부계사회에서 만들어진 제도와 전통들로 짜여 있다.
한국 사회에서 아이의 이름을 듣고 나 같은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자기 성을 물려주겠다는 여자친구와 싸웠다, 엄마 성을 따르게 하고 싶어 고민이다 등의 이야기는 온라인 커뮤니티 단골 싸움 소재다. 부계 성씨, 즉 현상 유지를 주장하는 쪽과 모계를 따라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쪽 모두 나름의 합리성을 내세운다.
부계사회 전통은 모두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에프워드]에서는 성씨와 가문의 자원, 가정 내 영향력 등이 할머니에서 어머니로, 어머니에서 딸로 이어지는 모계사회는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여태까지 그래왔으니까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를 넘어 관습 중 현재와 미래에 적용할 수 있는 것과 적용할 필요가 없는 것을 ‘상상’해보려는 시도다.
중국 윈난성 모쒀족 사회는 현존하는 모계사회 중 대표적인 곳이다. 모쒀족은 ‘여성의 핏줄을 따라 가족과 친족이 구성되는’ 모계제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여성이 가장이고 여성이 낳은 아이는 아버지를 묻지 않고 여성의 자녀로 인정하는 ‘가모장’ 사회인 것이다.
모쒀족 사회는 여성의 성적 자유와 재생산권을 보장한다. 이른바 ‘방문혼 제도(주혼·Walking Marriage)’에서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난다. 성인식을 거친 여성은 집에서 자기만의 방을 갖게 되며, 이 공간에서 결혼 제도 없이도 원하는 남성과 자유로이 관계맺을 수 있다. 남성은 여성의 거처에서 밤을 보내고 새벽이 되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는 여성이 자신의 집에서 양육하고 모계를 따라 집안의 재산과 전통을 물려준다. 아버지가 누군지 묻지 않기 때문에 모든 아이는 평등하게 자녀로 인정받는다. 남성은 자신의 친자녀에 어떠한 책임도 권리도 없으며, 친자녀가 아닌 누이의 자녀를 돌본다. 여성과 남성이 결혼하거나, 독자적인 가족을 꾸리거나, 남성 쪽 집에 들어가 살지 않기 때문에 태어난 아이는 온전히 모계 혈족의 일원이 된다. 여아가 태어나는 것이 집안의 경사인 것이다. 집안의 경제권 또한 여성이 갖는다. 이러한 전통 덕택에 모쒀족은 흔히 ‘어머니의 나라’로 불린다.
싱가포르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추 와이홍은 중국 윈난성 모쒀족과의 교류를 책 <어머니의 나라>(흐름출판, 2018)로 남겼다. 이 책에는 중국과 싱가포르의 부계 전통에 익숙한 저자가 외부인으로서 모쒀족 공동체를 보고 느낀 충격과 감탄이 잘 드러난다. 온 사방이 부계사회로 둘러싸인 와중에 모쒀족이 어떻게 모계 전통을 고수할 수 있었는지가 그의 주된 의문이었다.
추 와이홍은 모쒀족이 모계 가족을 이루는 메커니즘을 할머니부터 시작하는 3대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우선 집안의 여성으로부터 오직 딸 쪽의 자녀들에게 혈통이 이어진다는 대원칙이 존재한다. 1세대 할머니는 자신의 남자 형제들과 한 가족에 속한다. (출산한) 다른 자매들은 별도의 가정을 꾸렸기 때문이다. 이어 자신이 출산한 자녀가 전부 그의 가족에 속함으로써 2세대가 형성된다. 3세대는 오직 딸 쪽 손주들로만 이뤄진다. 아들에게 아이가 생기면 그 아이는 생모의 가족, 즉 다른 가족에 포함된다.
모쒀족 가정에 남자가 없지는 않다. 할머니의 남자 형제, 엄마의 남자 형제가 남기 때문이다. 아이의 생부가 생모 쪽 가족으로 편입되지 않고 여전히 자신의 누이에게 속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남성이라는 성별에는 세대와 가계를 구분하는 ‘핵‘으로서의 기능이 전혀 없는 것이다. 부계가 이어지는 방식과 정반대다.
이밖에도 문화인류학자와 고고학자들은 기원전이나 고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모계사회였던 공동체를 찾아냈다. 어떤 공동체를 모계사회라고 지목하는지는 학자마다 다르지만, 이러한 공동체들은 여성의 사회 활동과 상속, 재생산권, 경제적 영향력을 폭넓게 인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쒀족을 비롯해 모계 소수민족 공동체의 사례는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을 남긴다. 그 사회가 기반한 합리성을 살펴보는 일은 분명 흥미롭지만, 부족이나 민족 집단은 규모가 너무 작기 때문이다. 소수민족의 전통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 또한 아쉬운 대목이다. 이로 인해 몇몇 소수민족 사례는 극히 드문 예외로 비칠 뿐, 국가나 전 세계처럼 더 큰 규모의 사회를 무대로 대안적 상상을 가능케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모쒀족 사회가 보여준 ‘모계사회 나름의 합리성’을 극한으로 밀고 나가면 어떻게 될까? 민족보다 더 큰 규모의 인간 사회가 구석구석 모계사회 요소를 갖추고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현실에서는 답을 찾기 어렵지만 작가가 창조한 가상의 세계, 즉 픽션을 통해 그 면면을 그려볼 수 있다.
모계사회를 소재로 하는 작품은 흔히 ‘성별 반전’, ‘미러링’, ‘SF’ 등으로 표현된다. 작품 속 세계관이 어떻게 모계 전통을 구축하게 됐는가, 그 설립 과정과 유지는 순탄했는가 등을 설명하기 위해 작가는 여러 장치를 동원한다. 또 단순히 누구의 성씨를 물려주는가, 집안 가장이 누가 되느냐에서 더 나아가 어떤 성별이 더 큰 사회·경제적 권력을 차지하는가, 여성과 남성의 역할이 어디까지 반전되는가 역시 상상의 재미를 자아낸다.
엄마 성 따르기에 반대하는 이들은 흔히 ‘엄마 성을 받는다고 해봤자 결국 외할아버지(남성)의 성이 아니냐’고 비아냥대곤 하지만, 성씨를 물려받아 가문을 이어갈 자격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꽤나 큰 문제다. 외할아버지의 성이 아들이 아닌 딸을 통해 계승된다, 엄마의 성명에 있는 성씨가 대를 이어 보존된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
가문을 중시한 전근대 일본에서는 이 문제가 특히 더 중요하지 않았을까? 이를 배경으로 한 가장 저명한 작품으로 일본 만화가 요시나가 후미가 그린 <오오쿠(大奥)>를 꼽을 수 있다. <오오쿠>는 에도 막부 시기 최고 권력자인 쇼군이 사실 여성이었다고 설정한다. 이러한 성별 반전을 위해 남성만 걸리고 치사율이 매우 높은 전염병, ‘적면포창’이 작중 장치로 쓰였다. 적면포창은 곰에게서 유래해 온 몸에 발진을 일으키는 병으로 묘사된다. <오오쿠>는 적면포창으로 인해 남성 인구가 여성 인구의 5분의 1까지 떨어지고, 쇼군가(家)에도 그 파장이 미치며 결국 여성이 쇼군과 그 후계자, 다이묘(영주), 가주가 되면서 벌어지는 가상 시대극이다.
실제 역사에서 오오쿠는 남성 쇼군의 모친과 정실·측실, 쇼군을 위한 여성이 모여 생활하는 금남의 구역이었으나 만화 <오오쿠>에서는 여성 쇼군을 위한 남성들의 공간으로 변모했다. 쇼군이 지명한 남성이 쇼군과 밤을 보낼 자격을 얻고 후계자의 생부 혹은 양부가 된다. 이러한 전환의 과정이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오오쿠>에서 초기 여성 쇼군의 존재는 측근만 아는 기밀로 부쳐졌으며 여성 쇼군은 남성의 이름, 남성의 복장으로만 나설 수 있었다. 그러다 남성 인구가 격감하는 것을 버틸 수 없게 되자 여성 지배와 여성 상속, 즉 모계로의 전환이 자리를 잡았다. 여성은 쇼군가뿐만 아니라 각 가문의 후계자가 된다.
이러한 모계 세계관의 합리성은 다음과 같은 대사로 잘 설명된다.
임신·출산을 직접 수행하는 여성은 자신에게서 태어난 아이를 자신의 혈통으로 인식하는 데 아무런 무리가 없다. 여성의 주변인들도 그 여성이 직접 임신하고 출산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모계를 따르는 이상 생부가 누구인지는 중요치 않다. 남성이 아이를 두고 ‘진짜 내 핏줄인지’를 확신할 수 없는 탓에 여성의 순결과 정절을 중시하게 된 가부장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여기에 더해 <오오쿠> 세계에서 남성은 제아무리 칼을 찬 무사라고 하더라도 적면포창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한 ‘약한 몸’으로 간주된다. 부계가 모계로 반전되는 <오오쿠> 세계관은 이렇듯 설득력을 확보한다.
모계사회를 상상할 때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소설을 빼놓을 수 없다. 페미니스트 유토피아란 장르는 여성주의 시각에서 상상한 유토피아를 그린다. 여성과 남성의 사회적 역할이 얼마나 뒤바뀌는지, 성별 위계가 존재하는지, 여성이 겪는 차별과 폭력을 남성이 겪는 일명 ‘미러링’이 있는지 등의 설정은 제각각이다.
대표적으로 샬럿 퍼킨스 길먼이 저술한 <허랜드>(궁리, 2020)는 절벽 위에 고립돼 2000년 동안 존속된 여성들만의 나라를 배경으로 한다. 작품 속 여인국(女人國)은 처음부터 여성만의 공간은 아니었다. 자연재해로 남성이 극소수만 살아남고 살아남은 남성들이 모든 여성을 상대로 지배권을 가지려 하자, 여성들이 필사적으로 저항해 남성을 모조리 없앴다는 설정을 따른다. 유입도 유출도 없이 여성만 남은 이 곳에서 기적적으로 처녀생식(단성생식)이 성공하며 여아만이 태어난다. 모두가 한 어머니에게서 난 자매이고 혈족이기 때문에 성씨는 따로 없다.
여인국에 떨어진 미국인 남성 3명은 이곳이 마치 자신들을 위한 ‘하렘’일지 모른다는 기대를 품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남성이란 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기에 여인국의 인간은 전부 여성이었고 여성이 모든 일을 했다. 남성성의 거울로서 여성성이 없으므로 ‘여자다운 여자’, ‘여성미’란 말 역시 성립하지 않았다. <허랜드>가 그리는 여인국은 미개하지도 더럽지도 질투로 가득차지도 않은, 그저 안정된 인간 사회다.
여인국에는 결혼과 가정, 가족을 뜻하는 단어가 없다고 묘사된다. 가정의 역할은 친구와 동료, 사회가 대신한다. 아이는 사회 유지에 매우 중요하므로 모두가 공들여 키운다. 극중 화자인 밴은 미국인 남성의 시선으로 본 여인국 특유의 자매애와 모성애, 공동 양육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여성만 존재하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보다 더 나을까? 대를 잇는 문제를 떠나 여성은 남성 없이 여성이자 인간 그 자체로 살 수 있을까?
<허랜드>는 이러한 상상에 대한 나름의 답이다. <허랜드>를 쓴 길먼은 20세기 미국의 페미니스트 활동가였고 이 작품이 처음 출판된 시점(1915년)은 미국에서 여성 참정권이 보장된 시점(1920년)보다도 5년 앞선다. 그만큼 길먼에게 여인국이란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이자 세상 사람들에게 그럴 듯하게 보여주고 싶은 한 가지 가능성이었을 것이다.
보다 본격적으로 부계→모계 전환을 꾀한 소설로 <이갈리아의 딸들>(황금가지, 2018)을 빼놓을 수 없다. 1977년 노르웨이에서 출간된 이 작품은 이갈리아라는 국가를 무대로 여성과 남성의 사회·경제·문화적 지위가 맞바뀐 사회를 촘촘히 묘사한다. 남성을 기본형으로 하는 영어의 ‘맨(man·남성)’과 ‘우먼(woman·여성)’을 전복해, 이갈리아 세계에선 ‘움(wom·여성)’이 기본형이고 남성은 ‘맨움(manwom)’이다.
이갈리아에서 임신은 족쇄가 아니라 재생산 능력으로 간주된다. 움이 신체적·성적 자유를 누리는 반면 맨움의 신체는 성적으로 대상화되고 정절이 중시된다. 맨움은 자신의 성기를 감추기 위해 전용 속옷인 페호를 착용해야 한다. 조신하지 못하거나 방탕해서 아이의 아버지로 인정받지 못한, 즉 ‘부성보호’를 받지 못한 맨움들은 사회적으로 배척된다. 현실 가부장제 속 여성과 남성의 성역할을 정반대로 그린 것이다.
<이갈리아의 딸들>은 성별 전환을 통해 가부장제를 풍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순히 여성만의 나라, 여성이 주도권을 쥔 사회를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성별임금격차, 성별 분업, 성차별과 같은 젠더 의제까지도 뒤집어 엎기 때문이다. 일부 ‘각성한’ 맨움에 의해 맨움해방운동이 전개되는 대목에서는 저자의 집요함마저 느껴진다.
이갈리아는 꽤 그럴듯한 내재적 논리로 무장하고 있다. 이갈리아에서 맨움이 정절을 강요당하고 가계가 움에서 움으로만 전승되는 데에는 다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 위에 인용한 ‘아이를 갖는 특권’은 하나의 예시일 뿐이다. 현실의 부계사회가 나름의 논리로 체제 존속을 주장하고는 있으나, 그 논리는 정확히 반대로 뒤집어 적용해버리면 그만이라는 점을 <이갈리아의 딸들>은 보여준다. 저자 게르드 브란튼베르그가 이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아마도 모계사회의 우월성이 아니라 성차별의 우스꽝스러움 아니었을까.
실존하는 모계사회에서 더 나아가 모계사회를 설정한 픽션을 살펴보는 일은 어떤 의의가 있을까? 픽션은 현실이 존재할 때에만 픽션이 될 수 있다. 현실이 어떠하냐에 따라 무엇을 픽션으로 부를 수 있는지가 달라진다는 의미다.
판타지 소설 대가 어슐러 르 귄은 성별이 고정되지 않고 유동적인 한 행성의 이야기를 소설 <어둠의 왼손>(시공사, 2014)으로 썼다. 그는 이 작품 서문에서 SF를 “하나의 사고실험으로 읽어도 된다”고 제안했다. 또한 “훌륭한 소설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읽기 전과 조금은 달라졌음을, 조금은 바뀌었음을 깨닫게 되리라”고 했다.
앞서 소개한 실제·가상 모계사회는 ‘모계사회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나’란 의문에 대한 반론으로서 나름의 합리성을 구축하고 있다. 적어도 그 세계관 내에서는 ‘말이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읽고 난 다음의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수 있다. 그 합리성은 우리가 사는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합리성인가? 우리가 가상의 세계를 그럴듯하다고 느꼈다면 그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반대로 그 세계가 이상해 보였다면 왜 그럴까? 이러한 질문을 통해 픽션 속 모계사회는 현실의 우리에게 다가온다. 내가 낳고도 내 성씨를 물려주지 못하는 부계사회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픽션을 찾아 나서는 이유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실존하는 혹은 가상의 모계사회는 인간 사회의 그 어떠한 제도도 필연이 아님을 보여준다. 앞으로 모계 전승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여성들은 더 많아질 것이다. 그 균열이 사회를 어떻게 바꿀지, 상상을 더해 본다.
▼ 김서영 기자 westzero@khan.kr
▶이번 [에프워드] 어떠셨나요? 입주자님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나는 공공장소에서 브래지어(브라)를 벗은 적이 있다.” 때는 2012년 7월, 장소는 일본 후쿠오카였다. 당시 일본은 폭염·폭우가 한창이었다. 여행 후 숙소에 돌아와 현지 뉴스를 틀면 돼지가 불어난 물에 떠내려가는 장면이 나왔을 정도로 비가 많이 왔고, 푹푹 쪘다. 거리 인파에 섞여 땀을 뻘뻘 흘리며 지역 축제(하카타 기온 야마카사) 행진을 구경하던 도중 숨이 막히며 ‘아 정말 쪄죽겠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입고 있던 와이어 브라가 몸을 조여왔다.
미 미등록 이민자 수용 영향엘살바도르 비판 분량 축소
가자지구 위기 언급도 안 해
미국 국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발표한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과 권위주의 국가인 엘살바도르, 헝가리 등에 대해서는 비판을 축소하고 동맹국인 유럽과 트럼프 대통령 눈 밖에 난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에 대해서는 비판을 강화했다. 전임 조 바이든 정부 때와 달리 성소수자 및 인종 차별 문제에 대한 언급도 대폭 삭제했다.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간) 공개한 ‘2024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에 대해 “사형, 신체 학대, 강제실종, 집단 처벌을 포함한 만행과 강압을 통해 국가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에서 자의적이거나 불법적인 살해, 고문, 체포, 표현·언론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제약, 강제노동 등을 포함한 인신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신뢰할 만한 보고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런 내용은 과거 보고서에서도 반복해서 거론해온 것들이다. 오히려 이번 보고서는 바이든 정부 때인 2023년과 비교하면 북한 정치 체제에 대한 비판이 사라진 점이 눈에 띈다. 이번 분량도 전년 53장에서 23장으로 반 토막이 났다.
가자지구에서의 전쟁범죄로 국제사회의 규탄 대상이 된 이스라엘도 전년보다 분량이 현저히 줄었다. 가자지구의 대량 기아와 심각한 인도주의 위기에 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엘살바도르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과밀 교도소와 고문 등의 문제가 지적됐지만 올해는 “심각한 인권침해에 대한 신뢰할 만한 보고 없음”이라고 기록됐다. 올해 초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미국이 추방한 미등록 이민자를 대거 수용소에 받아들였다. 사법부와 언론을 장악해 권위주의 체제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헝가리도 “심각한 인권침해에 대한 신뢰할 만한 보고 없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국무부는 유럽에서 표현의 자유가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에 대해 “인권 상황이 악화됐다”면서 “표현의 자유에 관한 심각한 제한, 반유대주의에 기반한 범죄, 폭력 위협에 대한 신뢰할 만한 보고가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브라질과 남아공도 인권 상황이 악화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두 나라는 전년도엔 인권 상황에 관한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기록된 바 있다.
국무부는 각국의 성소수자 및 인종 차별, 젠더 폭력 등에 대한 비판을 대부분 생략했다.
국무부 인권보고서는 외교관 등의 보고를 종합해 매년 3~4월 발표하는 정부 공식 인권 평가 자료다. CNN은 미국의 가치에 대한 비전을 긍정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트럼프 정부 기조에 맞춰 초안이 대폭 수정되면서 공개가 늦어졌다고 보도했다. CBS는 개정된 인권보고서에 대해 인권단체와 전직 국무부 관리들이 “매우 정치적이며 보고서의 본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이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12일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연설회장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을 비판하며 ‘내란 세력과 단절’을 주장하는 후보를 향해 일부 지지자들이 “배신자”를 연호하고, 지지 후보 연설이 끝나자 단체로 자리를 떠나는 등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이었다.
첫 연설회에서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를 비판한 뒤 “배신자”라는 야유를 들었던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행사장은 소란에 휩싸였다. 김 후보는 “말씀을 드릴 수 있도록 조용히 해주십시오. 배신자 김근식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연설을 이어갔다.
당 대표 후보 연설 때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조 후보는 약 4분 동안 소란을 진정시키려 했으나 사회자의 거듭된 진정 요청 후에야 연설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는 “국민과 당원을 배신한 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며 “탄핵을 반대하고 ‘부정선거’와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몰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일부 당원들이 욕설을 퍼붓는 등 현장은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후보자들은 탄핵 찬성과 탄핵 반대로 갈라져 서로를 비난했다. 탄핵 찬성 측이 ‘개혁’을 내세우면 반대 측은 ‘내부 총질’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은 첫 연설회에서 발생한 “배신자” 비방 사건 이후 참석자 신원 확인을 강화하고, 소란을 유발할 수 있는 응원 물품 반입을 금지했다. 그러나 행사장 밖에서는 일반 당원이 참석 희망자에게 입장 띠를 나눠주거나 유튜버가 ‘PRESS(기자)’ 비표를 받아 자유롭게 이동하는 등 관리가 허술한 모습도 보였다.
한편 전한길씨는 국민의힘으로부터 출입 금지 처분을 받았다. 그는 행사장에 왔다가 인근 유엔기념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입장 제한을 대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10일 대구동부경찰서와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35분쯤 대구 동구 신천동 한 17층짜리 아파트 11층에서 불이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차량 등 장비 29대와 인력 78명을 투입해 19분 만에 불을 껐으나,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10대인 남매 2명은 안방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어머니인 A씨(47)는 베란다 밖으로 추락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아버지 B씨는 당시 화재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C군 등 숨진 3명에게서 별다른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불이 나자 이 아파트 주민 20명이 대피했다. 3명은 연기를 흡입하는 등 경상을 입었다. 해당 아파트는 1990년대에 지어진 것으로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 아파트 한 주민은 “경비 아저씨가 문을 계속 두드려서 잠에서 깼고 1층으로 대피했다”며 “아직 놀란 마음이 진정이 안 돼서 밥도 못 먹고 있다”고 전했다.
화재 현장에서는 안방과 주방, 거실 2곳 등 총 4곳의 발화 지점이 확인됐다. 이 지점에는 양초와 성냥이 상당수 놓여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 남아 있는 발화 흔적 등으로 미뤄 방화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도 진행할 계획”이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꿀잼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충북 청주시가 어린이 전용 체육센터 조성에 나선다.
청주시는 어린이 국민체육센터 설계안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설계 작업에 착수한다고 13일 밝혔다.
청주시는 이날 청주 어린이 국민체육센터 건축설계공모 심사에서 선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작품을 당선작으로 발표했다.
어린이 국민체육센터는 청주랜드와 청주동물원 등이 몰려있는 상당구 명암동에 들어선다. 연면적 2440㎡ 지상 3층 이내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 시설에는 다목적 체육관, 키즈스포츠실, VR스포츠실, 어린이 전용 골프·테니스장, 실내 물놀이 시설 등이 들어선다.
청주시는 이달 중 당선작을 바탕으로 실시설계에 나서 내년 7월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2027년 12월 준공 목표다. 사업비는 1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청주시는 어린이 국민체육센터가 건립되면 인근 국립청주박물관, 청주랜드, 청주동물원 등과 연계해 명암동 일대를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꿈을 키우고 건강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인 만큼 차질 없이 설계 및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씨 성을 가진 친구가 임신 소식과 함께 뱃속 아기의 태명을 알려줬다. 그 말을 들으며 나는 자연스럽게 ‘김OO이군’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가 ‘아차, 아니겠구나’하고 멈칫했다.
“네 남편 성이 뭐였더라?”
OO이의 이름은 답을 듣고서야 완성될 수 있었다. 이런 일이 몇 번이나 있었다. 여성 지인이 자신의 아이 이름을 소개했을 때 그 지인의 성씨, 즉 엄마의 성을 나도 모르게 붙여서 불렀다가 제대로(?) 바로잡힌 적 말이다. 들어도 모를 친구 남친, 친구 남편의 성보다는 바로 내 앞에 있는 친구의 성이 제멋대로 자석처럼 아이의 이름에 착 들러붙었다. 죄송하지만 사실 지금도 OO이 아버지의 성씨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누구의 성을 이어받느냐는 부계사회와 모계사회를 가른다. 성씨가 부계와 모계를 구분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지만, 일단 엄마 성을 물려받는 게 당연한 사회라면 그 사회는 모계사회라고 부를 수 있다. 한국은 ‘부성 우선주의’를 따르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모성을 이어받거나 모성으로 변경할 수 있다. ‘가부장제’라는 말로 대표되듯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부계사회에서 만들어진 제도와 전통들로 짜여 있다.
한국 사회에서 아이의 이름을 듣고 나 같은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자기 성을 물려주겠다는 여자친구와 싸웠다, 엄마 성을 따르게 하고 싶어 고민이다 등의 이야기는 온라인 커뮤니티 단골 싸움 소재다. 부계 성씨, 즉 현상 유지를 주장하는 쪽과 모계를 따라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쪽 모두 나름의 합리성을 내세운다.
부계사회 전통은 모두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에프워드]에서는 성씨와 가문의 자원, 가정 내 영향력 등이 할머니에서 어머니로, 어머니에서 딸로 이어지는 모계사회는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여태까지 그래왔으니까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를 넘어 관습 중 현재와 미래에 적용할 수 있는 것과 적용할 필요가 없는 것을 ‘상상’해보려는 시도다.
중국 윈난성 모쒀족 사회는 현존하는 모계사회 중 대표적인 곳이다. 모쒀족은 ‘여성의 핏줄을 따라 가족과 친족이 구성되는’ 모계제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여성이 가장이고 여성이 낳은 아이는 아버지를 묻지 않고 여성의 자녀로 인정하는 ‘가모장’ 사회인 것이다.
모쒀족 사회는 여성의 성적 자유와 재생산권을 보장한다. 이른바 ‘방문혼 제도(주혼·Walking Marriage)’에서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난다. 성인식을 거친 여성은 집에서 자기만의 방을 갖게 되며, 이 공간에서 결혼 제도 없이도 원하는 남성과 자유로이 관계맺을 수 있다. 남성은 여성의 거처에서 밤을 보내고 새벽이 되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는 여성이 자신의 집에서 양육하고 모계를 따라 집안의 재산과 전통을 물려준다. 아버지가 누군지 묻지 않기 때문에 모든 아이는 평등하게 자녀로 인정받는다. 남성은 자신의 친자녀에 어떠한 책임도 권리도 없으며, 친자녀가 아닌 누이의 자녀를 돌본다. 여성과 남성이 결혼하거나, 독자적인 가족을 꾸리거나, 남성 쪽 집에 들어가 살지 않기 때문에 태어난 아이는 온전히 모계 혈족의 일원이 된다. 여아가 태어나는 것이 집안의 경사인 것이다. 집안의 경제권 또한 여성이 갖는다. 이러한 전통 덕택에 모쒀족은 흔히 ‘어머니의 나라’로 불린다.
싱가포르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추 와이홍은 중국 윈난성 모쒀족과의 교류를 책 <어머니의 나라>(흐름출판, 2018)로 남겼다. 이 책에는 중국과 싱가포르의 부계 전통에 익숙한 저자가 외부인으로서 모쒀족 공동체를 보고 느낀 충격과 감탄이 잘 드러난다. 온 사방이 부계사회로 둘러싸인 와중에 모쒀족이 어떻게 모계 전통을 고수할 수 있었는지가 그의 주된 의문이었다.
추 와이홍은 모쒀족이 모계 가족을 이루는 메커니즘을 할머니부터 시작하는 3대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우선 집안의 여성으로부터 오직 딸 쪽의 자녀들에게 혈통이 이어진다는 대원칙이 존재한다. 1세대 할머니는 자신의 남자 형제들과 한 가족에 속한다. (출산한) 다른 자매들은 별도의 가정을 꾸렸기 때문이다. 이어 자신이 출산한 자녀가 전부 그의 가족에 속함으로써 2세대가 형성된다. 3세대는 오직 딸 쪽 손주들로만 이뤄진다. 아들에게 아이가 생기면 그 아이는 생모의 가족, 즉 다른 가족에 포함된다.
모쒀족 가정에 남자가 없지는 않다. 할머니의 남자 형제, 엄마의 남자 형제가 남기 때문이다. 아이의 생부가 생모 쪽 가족으로 편입되지 않고 여전히 자신의 누이에게 속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남성이라는 성별에는 세대와 가계를 구분하는 ‘핵‘으로서의 기능이 전혀 없는 것이다. 부계가 이어지는 방식과 정반대다.
이밖에도 문화인류학자와 고고학자들은 기원전이나 고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모계사회였던 공동체를 찾아냈다. 어떤 공동체를 모계사회라고 지목하는지는 학자마다 다르지만, 이러한 공동체들은 여성의 사회 활동과 상속, 재생산권, 경제적 영향력을 폭넓게 인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쒀족을 비롯해 모계 소수민족 공동체의 사례는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을 남긴다. 그 사회가 기반한 합리성을 살펴보는 일은 분명 흥미롭지만, 부족이나 민족 집단은 규모가 너무 작기 때문이다. 소수민족의 전통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 또한 아쉬운 대목이다. 이로 인해 몇몇 소수민족 사례는 극히 드문 예외로 비칠 뿐, 국가나 전 세계처럼 더 큰 규모의 사회를 무대로 대안적 상상을 가능케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모쒀족 사회가 보여준 ‘모계사회 나름의 합리성’을 극한으로 밀고 나가면 어떻게 될까? 민족보다 더 큰 규모의 인간 사회가 구석구석 모계사회 요소를 갖추고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현실에서는 답을 찾기 어렵지만 작가가 창조한 가상의 세계, 즉 픽션을 통해 그 면면을 그려볼 수 있다.
모계사회를 소재로 하는 작품은 흔히 ‘성별 반전’, ‘미러링’, ‘SF’ 등으로 표현된다. 작품 속 세계관이 어떻게 모계 전통을 구축하게 됐는가, 그 설립 과정과 유지는 순탄했는가 등을 설명하기 위해 작가는 여러 장치를 동원한다. 또 단순히 누구의 성씨를 물려주는가, 집안 가장이 누가 되느냐에서 더 나아가 어떤 성별이 더 큰 사회·경제적 권력을 차지하는가, 여성과 남성의 역할이 어디까지 반전되는가 역시 상상의 재미를 자아낸다.
엄마 성 따르기에 반대하는 이들은 흔히 ‘엄마 성을 받는다고 해봤자 결국 외할아버지(남성)의 성이 아니냐’고 비아냥대곤 하지만, 성씨를 물려받아 가문을 이어갈 자격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꽤나 큰 문제다. 외할아버지의 성이 아들이 아닌 딸을 통해 계승된다, 엄마의 성명에 있는 성씨가 대를 이어 보존된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
가문을 중시한 전근대 일본에서는 이 문제가 특히 더 중요하지 않았을까? 이를 배경으로 한 가장 저명한 작품으로 일본 만화가 요시나가 후미가 그린 <오오쿠(大奥)>를 꼽을 수 있다. <오오쿠>는 에도 막부 시기 최고 권력자인 쇼군이 사실 여성이었다고 설정한다. 이러한 성별 반전을 위해 남성만 걸리고 치사율이 매우 높은 전염병, ‘적면포창’이 작중 장치로 쓰였다. 적면포창은 곰에게서 유래해 온 몸에 발진을 일으키는 병으로 묘사된다. <오오쿠>는 적면포창으로 인해 남성 인구가 여성 인구의 5분의 1까지 떨어지고, 쇼군가(家)에도 그 파장이 미치며 결국 여성이 쇼군과 그 후계자, 다이묘(영주), 가주가 되면서 벌어지는 가상 시대극이다.
실제 역사에서 오오쿠는 남성 쇼군의 모친과 정실·측실, 쇼군을 위한 여성이 모여 생활하는 금남의 구역이었으나 만화 <오오쿠>에서는 여성 쇼군을 위한 남성들의 공간으로 변모했다. 쇼군이 지명한 남성이 쇼군과 밤을 보낼 자격을 얻고 후계자의 생부 혹은 양부가 된다. 이러한 전환의 과정이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오오쿠>에서 초기 여성 쇼군의 존재는 측근만 아는 기밀로 부쳐졌으며 여성 쇼군은 남성의 이름, 남성의 복장으로만 나설 수 있었다. 그러다 남성 인구가 격감하는 것을 버틸 수 없게 되자 여성 지배와 여성 상속, 즉 모계로의 전환이 자리를 잡았다. 여성은 쇼군가뿐만 아니라 각 가문의 후계자가 된다.
이러한 모계 세계관의 합리성은 다음과 같은 대사로 잘 설명된다.
임신·출산을 직접 수행하는 여성은 자신에게서 태어난 아이를 자신의 혈통으로 인식하는 데 아무런 무리가 없다. 여성의 주변인들도 그 여성이 직접 임신하고 출산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모계를 따르는 이상 생부가 누구인지는 중요치 않다. 남성이 아이를 두고 ‘진짜 내 핏줄인지’를 확신할 수 없는 탓에 여성의 순결과 정절을 중시하게 된 가부장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여기에 더해 <오오쿠> 세계에서 남성은 제아무리 칼을 찬 무사라고 하더라도 적면포창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한 ‘약한 몸’으로 간주된다. 부계가 모계로 반전되는 <오오쿠> 세계관은 이렇듯 설득력을 확보한다.
모계사회를 상상할 때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소설을 빼놓을 수 없다. 페미니스트 유토피아란 장르는 여성주의 시각에서 상상한 유토피아를 그린다. 여성과 남성의 사회적 역할이 얼마나 뒤바뀌는지, 성별 위계가 존재하는지, 여성이 겪는 차별과 폭력을 남성이 겪는 일명 ‘미러링’이 있는지 등의 설정은 제각각이다.
대표적으로 샬럿 퍼킨스 길먼이 저술한 <허랜드>(궁리, 2020)는 절벽 위에 고립돼 2000년 동안 존속된 여성들만의 나라를 배경으로 한다. 작품 속 여인국(女人國)은 처음부터 여성만의 공간은 아니었다. 자연재해로 남성이 극소수만 살아남고 살아남은 남성들이 모든 여성을 상대로 지배권을 가지려 하자, 여성들이 필사적으로 저항해 남성을 모조리 없앴다는 설정을 따른다. 유입도 유출도 없이 여성만 남은 이 곳에서 기적적으로 처녀생식(단성생식)이 성공하며 여아만이 태어난다. 모두가 한 어머니에게서 난 자매이고 혈족이기 때문에 성씨는 따로 없다.
여인국에 떨어진 미국인 남성 3명은 이곳이 마치 자신들을 위한 ‘하렘’일지 모른다는 기대를 품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남성이란 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기에 여인국의 인간은 전부 여성이었고 여성이 모든 일을 했다. 남성성의 거울로서 여성성이 없으므로 ‘여자다운 여자’, ‘여성미’란 말 역시 성립하지 않았다. <허랜드>가 그리는 여인국은 미개하지도 더럽지도 질투로 가득차지도 않은, 그저 안정된 인간 사회다.
여인국에는 결혼과 가정, 가족을 뜻하는 단어가 없다고 묘사된다. 가정의 역할은 친구와 동료, 사회가 대신한다. 아이는 사회 유지에 매우 중요하므로 모두가 공들여 키운다. 극중 화자인 밴은 미국인 남성의 시선으로 본 여인국 특유의 자매애와 모성애, 공동 양육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여성만 존재하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보다 더 나을까? 대를 잇는 문제를 떠나 여성은 남성 없이 여성이자 인간 그 자체로 살 수 있을까?
<허랜드>는 이러한 상상에 대한 나름의 답이다. <허랜드>를 쓴 길먼은 20세기 미국의 페미니스트 활동가였고 이 작품이 처음 출판된 시점(1915년)은 미국에서 여성 참정권이 보장된 시점(1920년)보다도 5년 앞선다. 그만큼 길먼에게 여인국이란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이자 세상 사람들에게 그럴 듯하게 보여주고 싶은 한 가지 가능성이었을 것이다.
보다 본격적으로 부계→모계 전환을 꾀한 소설로 <이갈리아의 딸들>(황금가지, 2018)을 빼놓을 수 없다. 1977년 노르웨이에서 출간된 이 작품은 이갈리아라는 국가를 무대로 여성과 남성의 사회·경제·문화적 지위가 맞바뀐 사회를 촘촘히 묘사한다. 남성을 기본형으로 하는 영어의 ‘맨(man·남성)’과 ‘우먼(woman·여성)’을 전복해, 이갈리아 세계에선 ‘움(wom·여성)’이 기본형이고 남성은 ‘맨움(manwom)’이다.
이갈리아에서 임신은 족쇄가 아니라 재생산 능력으로 간주된다. 움이 신체적·성적 자유를 누리는 반면 맨움의 신체는 성적으로 대상화되고 정절이 중시된다. 맨움은 자신의 성기를 감추기 위해 전용 속옷인 페호를 착용해야 한다. 조신하지 못하거나 방탕해서 아이의 아버지로 인정받지 못한, 즉 ‘부성보호’를 받지 못한 맨움들은 사회적으로 배척된다. 현실 가부장제 속 여성과 남성의 성역할을 정반대로 그린 것이다.
<이갈리아의 딸들>은 성별 전환을 통해 가부장제를 풍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순히 여성만의 나라, 여성이 주도권을 쥔 사회를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성별임금격차, 성별 분업, 성차별과 같은 젠더 의제까지도 뒤집어 엎기 때문이다. 일부 ‘각성한’ 맨움에 의해 맨움해방운동이 전개되는 대목에서는 저자의 집요함마저 느껴진다.
이갈리아는 꽤 그럴듯한 내재적 논리로 무장하고 있다. 이갈리아에서 맨움이 정절을 강요당하고 가계가 움에서 움으로만 전승되는 데에는 다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 위에 인용한 ‘아이를 갖는 특권’은 하나의 예시일 뿐이다. 현실의 부계사회가 나름의 논리로 체제 존속을 주장하고는 있으나, 그 논리는 정확히 반대로 뒤집어 적용해버리면 그만이라는 점을 <이갈리아의 딸들>은 보여준다. 저자 게르드 브란튼베르그가 이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아마도 모계사회의 우월성이 아니라 성차별의 우스꽝스러움 아니었을까.
실존하는 모계사회에서 더 나아가 모계사회를 설정한 픽션을 살펴보는 일은 어떤 의의가 있을까? 픽션은 현실이 존재할 때에만 픽션이 될 수 있다. 현실이 어떠하냐에 따라 무엇을 픽션으로 부를 수 있는지가 달라진다는 의미다.
판타지 소설 대가 어슐러 르 귄은 성별이 고정되지 않고 유동적인 한 행성의 이야기를 소설 <어둠의 왼손>(시공사, 2014)으로 썼다. 그는 이 작품 서문에서 SF를 “하나의 사고실험으로 읽어도 된다”고 제안했다. 또한 “훌륭한 소설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읽기 전과 조금은 달라졌음을, 조금은 바뀌었음을 깨닫게 되리라”고 했다.
앞서 소개한 실제·가상 모계사회는 ‘모계사회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나’란 의문에 대한 반론으로서 나름의 합리성을 구축하고 있다. 적어도 그 세계관 내에서는 ‘말이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읽고 난 다음의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수 있다. 그 합리성은 우리가 사는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합리성인가? 우리가 가상의 세계를 그럴듯하다고 느꼈다면 그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반대로 그 세계가 이상해 보였다면 왜 그럴까? 이러한 질문을 통해 픽션 속 모계사회는 현실의 우리에게 다가온다. 내가 낳고도 내 성씨를 물려주지 못하는 부계사회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픽션을 찾아 나서는 이유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실존하는 혹은 가상의 모계사회는 인간 사회의 그 어떠한 제도도 필연이 아님을 보여준다. 앞으로 모계 전승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여성들은 더 많아질 것이다. 그 균열이 사회를 어떻게 바꿀지, 상상을 더해 본다.
▼ 김서영 기자 westzero@khan.kr
▶이번 [에프워드] 어떠셨나요? 입주자님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나는 공공장소에서 브래지어(브라)를 벗은 적이 있다.” 때는 2012년 7월, 장소는 일본 후쿠오카였다. 당시 일본은 폭염·폭우가 한창이었다. 여행 후 숙소에 돌아와 현지 뉴스를 틀면 돼지가 불어난 물에 떠내려가는 장면이 나왔을 정도로 비가 많이 왔고, 푹푹 쪘다. 거리 인파에 섞여 땀을 뻘뻘 흘리며 지역 축제(하카타 기온 야마카사) 행진을 구경하던 도중 숨이 막히며 ‘아 정말 쪄죽겠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입고 있던 와이어 브라가 몸을 조여왔다.
미 미등록 이민자 수용 영향엘살바도르 비판 분량 축소
가자지구 위기 언급도 안 해
미국 국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발표한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과 권위주의 국가인 엘살바도르, 헝가리 등에 대해서는 비판을 축소하고 동맹국인 유럽과 트럼프 대통령 눈 밖에 난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에 대해서는 비판을 강화했다. 전임 조 바이든 정부 때와 달리 성소수자 및 인종 차별 문제에 대한 언급도 대폭 삭제했다.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간) 공개한 ‘2024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에 대해 “사형, 신체 학대, 강제실종, 집단 처벌을 포함한 만행과 강압을 통해 국가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에서 자의적이거나 불법적인 살해, 고문, 체포, 표현·언론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제약, 강제노동 등을 포함한 인신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신뢰할 만한 보고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런 내용은 과거 보고서에서도 반복해서 거론해온 것들이다. 오히려 이번 보고서는 바이든 정부 때인 2023년과 비교하면 북한 정치 체제에 대한 비판이 사라진 점이 눈에 띈다. 이번 분량도 전년 53장에서 23장으로 반 토막이 났다.
가자지구에서의 전쟁범죄로 국제사회의 규탄 대상이 된 이스라엘도 전년보다 분량이 현저히 줄었다. 가자지구의 대량 기아와 심각한 인도주의 위기에 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엘살바도르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과밀 교도소와 고문 등의 문제가 지적됐지만 올해는 “심각한 인권침해에 대한 신뢰할 만한 보고 없음”이라고 기록됐다. 올해 초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미국이 추방한 미등록 이민자를 대거 수용소에 받아들였다. 사법부와 언론을 장악해 권위주의 체제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헝가리도 “심각한 인권침해에 대한 신뢰할 만한 보고 없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국무부는 유럽에서 표현의 자유가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에 대해 “인권 상황이 악화됐다”면서 “표현의 자유에 관한 심각한 제한, 반유대주의에 기반한 범죄, 폭력 위협에 대한 신뢰할 만한 보고가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브라질과 남아공도 인권 상황이 악화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두 나라는 전년도엔 인권 상황에 관한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기록된 바 있다.
국무부는 각국의 성소수자 및 인종 차별, 젠더 폭력 등에 대한 비판을 대부분 생략했다.
국무부 인권보고서는 외교관 등의 보고를 종합해 매년 3~4월 발표하는 정부 공식 인권 평가 자료다. CNN은 미국의 가치에 대한 비전을 긍정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트럼프 정부 기조에 맞춰 초안이 대폭 수정되면서 공개가 늦어졌다고 보도했다. CBS는 개정된 인권보고서에 대해 인권단체와 전직 국무부 관리들이 “매우 정치적이며 보고서의 본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이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12일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연설회장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을 비판하며 ‘내란 세력과 단절’을 주장하는 후보를 향해 일부 지지자들이 “배신자”를 연호하고, 지지 후보 연설이 끝나자 단체로 자리를 떠나는 등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이었다.
첫 연설회에서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를 비판한 뒤 “배신자”라는 야유를 들었던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행사장은 소란에 휩싸였다. 김 후보는 “말씀을 드릴 수 있도록 조용히 해주십시오. 배신자 김근식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연설을 이어갔다.
당 대표 후보 연설 때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조 후보는 약 4분 동안 소란을 진정시키려 했으나 사회자의 거듭된 진정 요청 후에야 연설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는 “국민과 당원을 배신한 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며 “탄핵을 반대하고 ‘부정선거’와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몰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일부 당원들이 욕설을 퍼붓는 등 현장은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후보자들은 탄핵 찬성과 탄핵 반대로 갈라져 서로를 비난했다. 탄핵 찬성 측이 ‘개혁’을 내세우면 반대 측은 ‘내부 총질’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은 첫 연설회에서 발생한 “배신자” 비방 사건 이후 참석자 신원 확인을 강화하고, 소란을 유발할 수 있는 응원 물품 반입을 금지했다. 그러나 행사장 밖에서는 일반 당원이 참석 희망자에게 입장 띠를 나눠주거나 유튜버가 ‘PRESS(기자)’ 비표를 받아 자유롭게 이동하는 등 관리가 허술한 모습도 보였다.
한편 전한길씨는 국민의힘으로부터 출입 금지 처분을 받았다. 그는 행사장에 왔다가 인근 유엔기념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입장 제한을 대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상조내구제 대전폰테크 서울폰테크 울산폰테크 중고화물차매매 수원폰테크 여자레플리카 폰테크 대구코성형 인터넷티비현금많이주는곳 웹사이트 상위노출 병원마케팅 울산폰테크 양산이혼전문변호사 울산폰테크 축구중계 폰테크 폰테크 명품레플리카 중고화물차매매 이미테이션가방 인터넷가입 서울폰테크 폰테크 인스타 좋아요 중고화물차매매 폰테크 폰테크 인터넷설치현금 중고트럭매매 피망머니상 대구피부과 해시드김서준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인터넷비교사이트 구미폰테크 인터넷설치현금 해시드김서준 폰테크 폰테크 수원폰테크 폰테크 폰테크 용인 경남아너스빌 웹사이트 상위노출 천안이혼전문변호사 홈페이지 상위노출 중고화물차매매 해시드 대구폰테크 해시드김서준
수원폰테크 구미폰테크 의정부검사출신변호사 세종이혼전문변호사 구미폰테크 피망머니 대전폰테크 네이버 웹사이트 상위노출 인터넷비교사이트 해시드벤처스 대구폰테크 인터넷설치현금 인터넷가입 인터넷비교사이트 명품레플리카사이트 용인 경남아너스빌 네이버 상위노출 인터넷설치현금 전주폰테크 서울폰테크 여자레플리카 폰테크 중고트럭매매 인터넷비교사이트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흥신소비용 콘텐츠이용료 상품권 명품레플리카 인터넷가입현금지원 피망머니 제주폰테크 광주폰테크 수원폰테크 홍콩명품쇼핑몰 대구폰테크 인터넷설치현금 화성시청역더리브 폰테크 레플리카사이트 여수폰테크 네이버 사이트 상위노출 폰테크 의정부폰테크 폰테크 유튜브 구독자 늘리기 인터넷티비현금많이주는곳 중고화물차매매 폰테크 명품레플리카 인천폰테크 수원이혼전문변호사 네이버 상위노출 부산폰테크 명품짭 피망머니 인터넷설치현금 해시드 안산이혼전문변호사 비닉스구입 울산폰테크 중고화물차매매 레플리카쇼핑몰 서울폰테크 인터넷가입현금지원 상조내구제 인천흥신소 중고화물차매매 해외축구중계 폰테크 여자레플리카 칙칙이구매 폰테크 인터넷가입 인천폰테크 서울탐정사무소 폰테크 통신 광주폰테크 인터넷가입현금지원 양산이혼전문변호사 병원마케팅 해시드김서준 해시드 피망머니 https://karenannmassage.com 폰테크 수원폰테크 천안폰테크 중고화물차매매 병원마케팅 문상현금화 구미폰테크 피망머니 폰테크 명품샵 부산이혼전문변호사 폰테크 피망머니 수원폰테크 중고트럭매매 해시드벤처스 여자레플리카 네이버마케팅 해시드 사이트 상위노출 울산폰테크 광주폰테크 광주폰테크 인터넷가입현금지원 내구제 익산폰테크 폰테크 명품쇼핑몰 전주폰테크 폰테크 수원이혼전문변호사 당일폰테크 대구폰테크 홍콩명품쇼핑몰 폰테크 인터넷가입사은품많이주는곳 천안폰테크 인천폰테크 해시드김서준 폰테크 군산폰테크 인스타 팔로우 구매 인터넷설치현금 해시드김서준 해시드벤처스 인터넷설치현금 폰테크 중고트럭매매 피망머니 폰테크 https://karenannmassage.com 남자레플리카사이트 부산이혼전문변호사 폰테크 해시드김서준 알리할인코드 인터넷티비현금많이주는곳 인터넷비교사이트 폰테크 창원이혼전문변호사 해시드 광주폰테크 세종이혼전문변호사 제주폰테크 <a href="https://s
- 이전글 제주서 마약류 ‘나도 양귀비’ 4483주 압수 25.08.13
- 다음글 남대문 왕솔약국 방문기: 저렴한 가격에 온누리상품권 할인까지! 25.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