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폰테크 안전한곳 7년 이상 연체된 5천만원 이하 개인 빚, 정부가 갚아준다

폰테크 안전한곳 정부가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로 연체된 채무자 113만명의 빚을 일괄 탕감하고, 코로나19 등으로 고금리 부담이 가중된 자영업자·소상공인 채무 조정 계획도 마련한다. 정부가 개인의 연체 채권 정리에 처음으로 국가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예상되는 사업비 8000억원 중 정부가 투입하는 예산이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나머지 재원 마련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19일 발표한 추가경정예산안에는 개인과 소상공인의 재기 지원 예산 1조4000억원을 반영했다. 이 중 개인 장기연체채권을 일괄매입해 소각·조정하는 사업에는 4000억,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지원하는 ‘새출발기금’ 제도의 확대 시행에 7000억원을 편성했다.
가장 주목되는 건 새로 도입되는 정부의 개인 연체채권 채무조정이다. 7년 이상 연체되고, 5000만원 이하(무담보)인 개인(사업자 포함)의 빚을 일괄 탕감해준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다. 금융당국은 “연체정보가 공유되는 최장기간과 파산·면책 후 재신청이 가능해지는 기간이 7년”이라며 “5000만원은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신청자의 평균 채무액이 4456만원임을 감안해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산하에 설치되는 채무조정 기구가 조정 대상이 되는 채권을 일괄매입하면 소득·재산 심사를 거쳐 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일단 채무자가 중위소득 60% 이하이고, 회생·파산 인정 재산 이외 처분가능한 재산이 없으면 채권을 소각하게 된다. 반면 상환 능력은 있으나 채무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면 신복위의 현 제도보다 혜택이 강화된 채무조정을 받게 된다. 원금의 최대 80% 감면, 10년 분할 상환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정부는 이번 사업으로 최대 113만4000명의 16조4000억원 규모 개인 장기연체채권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추경에는 4000억원이 반영됐지만, 총 소요재원은 8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금융위 측은 나머지 4000억의 조달과 관련해서는 협의를 거쳐 금융권의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사업체가 아닌 개인 연체채권 처리에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첫 사례다. 과거 공공기관 주도로 개인 연체채권을 매입·소각한 적은 있으나, 정부 재정을 투입한 적은 없었다. 현재 시행되는 새출발기금에는 정부 재정이 투입됐으나, 이는 개인 사업자나 법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성격이 다르다.
정부는 새출발기금도 추경을 통해 지원을 강화한다. 지원 대상 시기를 올해 6월까지로 늘려 지난해 12·3 불법비상계엄 등으로 피해를 입은 사업자들까지 확대했다.
채무 조정도 ‘원금의 60~80% 감면, 최대 10년 분할 상환’에서 ‘원금의 90% 감면, 최대 20년까지 분할 상환’으로 부담을 덜었다. 다만 지원 대상은 총채무 1억원 이하이고 중위소득 60% 이하 저소득 소상공인의 무담보 채무으로 한정했다.
금융위는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늘어난 채무에 대해 재정이 책임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된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조선어 신문 허용·교육기회 확대1920년대부터 통치 기조 달라져
조선은 일본 출판계 새 시장 부상사회주의 책, 한반도 유입도 활발
일본 본토에선 검열 약한 점 활용현지 출판 이후 조선으로 역수입
<불량한 책들의 문화사>는 식민지 시기 일본과 조선의 관계를 당시 출판문화를 통해 살핀 책이다. 일본 니혼대에서 일본문학을 가르치는 저자 고영란 교수는 ‘가해자 일본과 피해자 조선’이라는 구도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흥미로운 장면들을 책에 여럿 담아놓았다.
불량한 책들의 문화사고영란 지음 | 윤인로 옮김푸른역사 | 418쪽 | 2만8900원
일본 제국 통치 권력은 ‘불령선인’(不逞鮮人·불온하고 불량한 조선인)이라는 멸칭을 만들어 조선인을 비하하고 단속했다. 그러나 일본 출판인들에게 조선은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잠재력 높은 시장이었다.
일본은 1910년대 무단통치의 실패를 인정하고 1920년대부터 한반도에 대한 통치 기조를 바꿨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시사신문 등 민간 조선어 신문 발행이 허용됐고 교육 기회도 확대됐다. 교육 기회의 확대는 일본어를 읽을 수 있는 독자층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일본의 출판자본은 이런 변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와 관련해선 당시 일본 출판사 개조사의 대표 야마모토 사네히코의 행보가 주목할 만하다. 야마모토는 1926년 근대 이후 일본 명작 소설을 권당 1엔에 파는 이른바 ‘엔본’을 성공시킨 장본인으로, 20세기 전반 일본의 대표적 편집자 겸 기업가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일본이 만주를 침공했을 무렵 일본 출판시장은 너도나도 ‘엔본’ 출간에 뛰어든 후유증으로 부진을 겪고 있었다. 이때 조선을 비롯한 식민지는 엔본 재고를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경제 왕래’라는 잡지의 1931년 12월호에 따르면, “엔본 시대 이래의 일대 스톡(재고품)이 만주에 출동한 우리 군에 못지않은 기세로 파격적인 특가 제공을 통해 식민지로 밀어닥쳤다”.
야마모토는 이념적으로는 일본의 만주 침공을 옹호한 보수적 인물이었지만, 당시 일본 출판시장에서 사회주의 성향의 출판물들이 인기를 얻자 개조사의 출판 방향을 ‘왼쪽’으로 꺾었다. 조선 청년들은 개조사의 사회주의 성향 출판물들의 주요 고객이었다.
개조사는 1928년 5월 <마르크스·엥겔스 전집>을 출간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비슷한 시기에 일본 내 다른 출판사 5개가 연합해 ‘연맹판’ <마르크스·엥겔스 전집>을 내면서 경쟁에 불이 붙었다. 개조사는 그해 5월18일 본토의 주요 신문인 도쿄아사히신문에 전집 광고를 게재한 데 이어, 나흘 뒤인 5월22일에는 동일한 내용의 광고를 동아일보에도 실었다. 야마모토가 1932년 경성을 방문했을 때 동아일보 사장 송진우와 편집국장 이광수는 고급식당에서 그를 위해 연회를 열었다. 동아일보 입장에서는 중요한 광고주에 대한 접대의 자리였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동아일보나 조선일보 입장에서 일본 출판사 광고는 구독료만으로는 신문사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서 적자 경영을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였다. “식민지 시대를 살펴보면 민간지 수입의 30~40퍼센트는 광고료가 점하였고 그 가운데 6할 이상은 도쿄나 오사카의 기업광고였다.”
일본의 사회주의 관련 서적들이 거의 시차 없이 한반도에 유입되면서 조선 청년들의 급진화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일본어의 역할은 양가적이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일본어는 “지배자가 강제하는 억압의 상징이면서 그런 억압에 대한 저항 사상을 키우기 위한 도구”였다. 일본 제국의 ‘불온서적’이 한반도로 흘러와 ‘불량한 조선인’을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1920년대 일본 출판시장은 ‘사회주의’가 돈이 되는 시장이었다. 1928년 창간된 전일본무산자예술연맹(나프)의 기관지 ‘전기’는 발행부수 7000부로 시작했으나 2년 뒤 2만2000부로 늘어났다. 이는 메이저 잡지였던 ‘중앙공론’과 비슷한 규모였는데, ‘중앙공론’ 편집자 아메미야 요조는 당시 마르크스주의가 영화와 스포츠에 비견할 만한 유행 상품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실제로는 상업 출판사이면서 사회주의 성향 출판물을 취급하는 출판사들을 지칭하는 ‘좌익적 출판사’라는 용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사회주의 계열 저작물의 유행은 1920년대 일본의 ‘다이쇼 데모크라시’ 시대에도 검열이 존재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의아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는 오히려 ‘발금’(발매금지) 처분을 받을수록 판매에 유리했다.
사회주의 계열 잡지 ‘전기’는 노동착취 문제를 다룬 소설 ‘게 가공선’이 실린 1929년 11월호가 발금당했다는 사실을 홍보 문구로 사용했다. “되풀이되던 발금이 화제를 일으키면서 배본을 둘러싸고 중개상들 간의 충돌이 일어날 정도로 주문이 폭증했다.”
조선 사회주의자들은 식민지보다 일본 본토의 검열이 약하다는 점을 활용해 일본에서 출판한 다음 조선으로 역수입했다. 조선에서는 원고 단계에서 검열을 받았지만 일본에서는 납본 단계에서만 검열을 받았다. “원고가 제본소에서 조판되고 있을 때는 아무리 경찰이라 해도 이것을 압수할 수 없었다. 또 인쇄 중일 때도 경찰은 이 인쇄본을 어찌할 수 없었다.”
1931년 나프의 후신으로 결성된 일본프롤레타리아문화연맹(코프)은 1932년 자신들의 잡지 ‘대중의 친구’ 부록으로 조선어 잡지 ‘우리동무’를 발행했다. 얼핏 일본인 사회주의자와 조선인 사회주의자의 아름다운 연대처럼 보이지만, 저자는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한 코프가 20만명 이상의 조선인 노동자들을 겨냥해 잡지를 만든 것이라고 비판한다.
“급격히 위축된 일본공산당운동을 지탱하기 위한 대안이 다름 아닌 조선인 독자나 조선인 노동자로부터의 자금 획득이며, 이를 위해 만들었던 것이 ‘우리동무’였을 가능성이 있다.”
내년부터 달 상공을 도는 민간 위성이 찍은 월면 사진이 상업적으로 판매된다. 고객에게 돈을 받고 위성에서 촬영한 월면 사진을 파는 사업 모델은 처음 등장한 것이다. 월면 사진은 자원 탐사나 국가안보 목적 등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민간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는 18일(현지시간) 달 표면 사진을 돈을 받고 판매하는 서비스를 내년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파이어플라이는 올해 3월, 민간이 주도한 사상 두 번째 달 착륙에 성공한 기업이다.
파이어플라이가 내놓을 월면 촬영 서비스 이름은 ‘오큘라’다. 오큘라의 핵심 개념은 달 상공의 위성 여러 기에 달린 가시광선·자외선 카메라로 월면 사진을 찍어 지구에 전송해 파는 것이다.
현재도 달 주변을 돌면서 월면을 찍는 위성이 있기는 하다. 한국의 다누리, 인도의 찬드라얀, 미국의 달 정찰궤도선(LRO) 등이다. 모두 정부 기관이 쏘아 올렸다. 촬영한 월면 사진은 일반에 무료 공개한다. 돈을 받고 팔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현재 운영되는 달 상공 위성은 특정 고객의 요구에 따라 월면을 집중 촬영하는 것 같은 ‘맞춤형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파이어플라이가 시작할 오큘라 서비스는 이런 한계를 뛰어넘는다. 돈을 받고 특정 월면을 찍어준다. 이런 상업적 달 촬영 서비스는 이번에 사상 처음 시작되는 것이다.
미국에는 오큘라가 더욱 특별하다. 미국이 운영 중인 LRO는 2009년 쏘아 올렸기 때문에 각종 기기가 노후화했다. 일례로 오큘라가 찍을 월면 사진 질이 LRO보다 훨씬 낫다.
LRO에 달린 카메라 해상도가 고도 50㎞에서 픽셀당 0.5m인데 비해 오큘라는 0.2m에 이른다. 픽셀당 해상도 숫자가 작을수록 사진이 선명하다. 오큘라가 더 또렷한 월면 모습을 보여 준다는 뜻이다.
파이어플라이는 월면 사진을 얼마를 받고 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회사 공식자료를 통해 “저렴하게 서비스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어플라이는 “오큘라 서비스를 통해 헬륨3 같은 광물의 매장지를 식별하는 한편 미래에 달 착륙선을 착지시킬 지점을 지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달에서 활동할) 미래 인간과 로봇에 정보를 제공하고, 감시·정찰 기능을 통해 국가안보를 지원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어플라이는 내년에 위성을 첫 발사한 뒤 다음 위성을 2028년 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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