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2025 박인환상] “홀로코스트 괴로움, 어디서 왔는지 풀고 싶었다”

찬반 극명하게 갈리는 작품에자신만의 논리 탄탄하게 세워“이제 평론가란 타이틀 자부심영화와 내가 남긴 흔적이 되길”
2025 박인환상 영화 평론 부문 수상작은 장지애씨의 ‘실패의 윤리와 불완전함의 미학: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비극적 감각’이다. 심사위원단은 “찬반이 엇갈리는 작품에 치열하게 자신만의 논리로 탄탄한 글을 세워냈다”고 평했다.
장씨는 수상소감에서 “상은 크나큰 영광이자,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하는지 묻는 말처럼 다가온다”며 “영화 비평이 어떤 유용성을 증명하는 글이 아니라 영화와 저라는 존재가 남긴 흔적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씨는 수상작에서 조너선 글레이저 감독의 <존 오브 인터레스트>(2023)를 다뤘다. 1940년대 초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바로 옆에 사는 나치 사령관 루돌프 회스 가족의 ‘평온한’ 일상을 담은 영화다. 유대인은 서사에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는 비극이 벌어지는 바로 옆, 무심히 삶을 영위하는 가족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불편한 마음을 일으킨다.
장씨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재현의 실패를 숨기지 않는다”며 기존 홀로코스트 영화와의 차이를 비교 분석한다. 검거나 붉은 스크린과 의미화되지 않은 사운드, 열화상 카메라에 포착되지만 서사가 부여되지 않은 소녀 이미지 등에서 그는 “의도적인 불연속성”을 읽어낸다. 그러면서 “(영화 이미지의 실패는) 비극적 현실이 재현 불가능한 차원에 있음을 역설적으로 제기하며 관객을 그 경계에서 흔들리게 만든다”고 했다.
장씨는 경향신문과 나눈 전화 인터뷰에서 “‘어떻게 재현해야 하는가’라는 윤리의 문제는 영화가 탄생하면서부터 다들 고민해왔던 것”이라며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극장에서 ‘재현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라는 이분법적인 생각을 멈추고 그저 2시간 동안 감각하고 괴로워하며 봤던 영화다. 그 괴로움이 어디에서 왔는지 글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영화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영화 평론을 시작하기 전 그는 7년간 회사에 다닌 직장인이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혼자 심야 영화를 봤다는 장씨는 “극장 가는 경험을 좋아했다”고 한다. 2018년 관련 학과 대학원을 가게 된 것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해보고 싶어서다. “회사 생활이 즐겁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10년 후에도 같은 일을 한다면 재미있을까’를 생각해보니 그건 아니더라고요.”
공부와 병행하던 직장은 3년 전쯤 그만뒀다. 지금은 예술문화영상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해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화의전당 영화평론대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이번 수상은 “평론가라는 타이틀에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는 “평론계에 등단한다고 길이 탄탄대로로 펼쳐지는 것이 아니지 않나”라며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길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감독은 남미 감독 마티아스 피녜이로, 독일 감독 앙겔라 샤넬렉과 베르너 헤어조크 등이다.
장씨는 영화평론가로서 “‘나’의 지면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고 했다. 영화의전당 수상 후 영화의전당 온라인 홈페이지에 평론을 연재하고 있지만, 그 시한은 2년이다. 그 이후를 고민하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우선 박사 논문을 완성해 졸업해야겠죠. 정해진 게 없으니 미래에 대한 고민도 많아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유럽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ZDF방송 인터뷰에서 휴전 전망을 묻는 말에 “이 전쟁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정신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전쟁을 끝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항복이라는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끝내려는 건 아니다”라며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우크라이나군이 장기적으로 자국을 방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파병 가능성에 대해서는 “독일군의 해외 파견은 반드시 연방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현재로서는 독일군의 우크라이나 주둔이나 평화유지군 파견 논의가 공식적으로 진행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 것이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달 1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및 유럽 각국 정상들과 함께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방안을 논의했다. 메르츠 총리는 회담장을 나와 언론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이 2주 안에 만날 것이라는 데 합의했다”고 가장 먼저 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외교적 압박을 통해 평화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에 호응하지 않고 군사적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달 28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지난주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합의했던 내용과 달리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회담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유럽의 비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을 방문한 자리에서 “푸틴은 약탈자”라고 비난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리는 경험을 통해 푸틴이 오직 강력한 억지를 통해서만 제어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푸틴은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현재 폴란드를 비롯해 핀란드·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불가리아·루마니아 등 7개국을 순방 중이다.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최대 안보·외교 행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 영화 ■ 빅토리(OCN 무비즈 오후 4시40분) = 1999년 거제, 댄서가 되고 싶은 고등학생 필선과 그의 단짝 미나는 춤 연습실이 필요하다. 두 사람은 서울에서 전학 온 치어리더 세현을 설득해 치어리딩 동아리를 만든다. 부원 9명이 모여 탄생한 ‘밀레니엄 걸즈’의 첫 임무는 거제상고 축구부를 위한 치어리딩. 시장, 병원, 파업 현장 등 응원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 예능 ■ 유 퀴즈 온 더 블럭(tvN 오후 8시45분) = 이상화·강남 부부, 요트대회 출전자 이나경, 시민의 생명을 구한 경찰 5인, 최연소 종이접기 마스터 김하온 등이 출연한다. 전 스피드스케이팅선수 이상화와 가수 강남은 결혼 7년 차에도 여전히 유쾌한 부부의 일상을 전한다. 330일간 무동력 요트로 세계 일주를 한 최초의 한국인 여성 이나경은 안정적인 직장을 뒤로하고 선택한 도전의 가치를 말한다.
“놀랍게도 벌써 인사나 내년 (지방선거) 공천 청탁이 막 들어온다.”
‘윤(석열) 어게인’을 외치는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유튜브 ‘전한길뉴스’에서 한 말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장동혁 대표를 공개 지지했던 전한길은 “오늘도 전화 왔지만, 그런 역할 안 한다. 장 대표에게 부담드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구독자가 52만 명으로, 매일 만 명씩 늘어난다. 50일 지나면 100만 명”이라며 “이분들이 국민의힘 가입하면, 책임당원 절반 이상이 된다. 그럼 당대표, 국회의원, 시장, 도지사를 우리가 원하는 사람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영향력을 과시했다.
앞서 그는 “(내가) 대구시장 나오면 될 수 있는데, 이진숙(방송통신위원장)에게 양보한다. 무조건”이라며 공천권을 쥔 듯 행세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장동혁 체제’를 출범시켰다. ‘컨벤션 효과’는 없다. 출범 사흘 뒤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은 23%였다. 전주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시민은 눈이 밝다. ‘1.5선 대표’의 화려한 부상 뒤에 드리워진 극우 유튜버의 그림자를 봤다.
일각에선 팬덤 정치는 대세라며, 정청래 대표가 당선된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말한다. 팬덤이 지도부 선출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점에서 양당이 공통적인 건 맞다. 그러나 팬덤이라고 다 같은 팬덤인가.
한국의 극우세력을 꾸준히 연구해온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공저한 책 <광장 이후>에서 극우정당의 특징을 이렇게 정리했다.
① 당의 공식 목표와 정강·정책이 극우적이다
② 극우적 정치활동을 하고 극우단체들과 협력한다
③ 극우적 정치인들이 당의 권력구조 상부에 있다
④ 극우적 유권자들이 당의 주요 지지기반이다.
신 교수는 “국민의힘은 ①만 비극우적이며 나머지 부분에서는 극우 성향이 분명한 정당인 셈”이라고 했다. 당의 다수 정치인과 지지자들이 반헌법적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부정선거론 등 음모론으로 선거제도의 정당성을 훼손하며, 법원 난입을 정당화하고, 극우단체들과 공동행동을 해온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전한길 현상’은 단순히 팬덤 정치 차원의 이슈가 아니다.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제1야당이 극우 망상 세력에 ‘접수’ 당했다는 뚜렷한 증좌다. 당 지도부도, 소속 의원도 아닌 유튜버 1인의 행태를 두고 ‘접수’라고 하는 게 지나친가.
그렇다면 김민수 최고위원은 어떤가. 김민수는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일치로 선고한 윤석열 파면 결정을 정면 부정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은 민주당 탓이라고 주장하며 내란을 옹호하고 있다. 급기야 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석방을 공개 요구했다.
장동혁은 스스로 친윤도 극우도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전한길에 대해서도, 김민수에 대해서도, 전광훈 목사에 대해서도 입장이 모호하다. “잘 싸운 의병”(전한길) “각자 다양한 입장과 의견은 가질 수 있다”(김민수) “특정인을 오지 말라고 할 순 없다”(전광훈) 식이다. 친윤·극우와 분명하게 선 긋지 않으면 그사람도 친윤·극우다.
장동혁은 ‘윤석열 면회’ 여부를 두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결정을 하겠다”며 물러섰지만, 그 정도 제스처로는 충분하지 않다. 헌법을 부정하는 세력과 단호히 결별해야 마땅하다. 지도자는 자신이 한 일은 물론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 눈치 보며 방관하는 지도자는 자격이 없다.
전 세계 극우 세력의 확장을 파헤친 <혐오와 차별은 어떻게 정치가 되는가>는 2021년 2월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저자인 카스 무데 미국 조지아대 교수는 “극우 정치에 면역력을 갖고 있는 나라는 없다. 아직까지 극우 정당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 나라들이 있다 해도 수요 문제라기보다 공급 문제일 뿐”이라고 썼다.
당시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은 예외일 거라 생각했다. 아직 윤석열이 검찰총장일 무렵이다. 윤석열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되고, 여성·외국인 혐오 발언을 거리낌없이 할 때 깨달았다. 내가 오만했구나, 무지했구나.
‘K-민주주의’를 상찬하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은 탁월하지만, 민주주의의 구조적 기반은 튼튼하지 않다.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56%가 지지하는 정당이다(한국갤럽 조사). 명실상부한 ‘보수의 대표선수’가 사실상 극우세력 수중에 들어간 것이다. 분당설도 거론되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가능성은 낮다. 당이 갈라진다 해도, 떨어져 나간 당이 국민의힘을 넘어 대표선수가 되긴 쉽지 않다.
이제 한국 정치에서 극우는 ‘상수’를 넘어 ‘주류’에 진입했다. 정치학자인 이관후 국회 입법조사처장은 시민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자만’이라는 덫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자만의 덫은 극우를 키울 것이다. 전한길 현상은 해프닝도 소극도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7일 발의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기획재정부의 분리와 금융위원회의 해체를 골자로 한 경제부처 개편안을 포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정부·여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당내에서 추진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는 기재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하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정기획위원회는 기재부의 예산 기능을 분리해 기획예산처를 신설하고, 기재부는 금융위원회의 국내 금융정책 기능을 흡수해 ‘재정경제부’로 개편하는 내용의 안을 대통령실에 보고한 바 있다.
기재부를 분리한다면, 2008년 기재부 출범 이후 17년 만에 기획예산처·재정경제부 체제로 돌아가는 셈이다.
더욱 주목되는 건 금융당국 개편안이다.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정부·대통령실 관계자들과 만나 국정기획위원회가 논의해온 금융당국 개편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금융위의 국내 정책 업무를 재정경제부로 이관하고, 감독 기능은 ‘금융감독위원회’로 존속시키는 내용이 공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를 분리해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신설하고, 금감원과 함께 금감위 산하에 두는 안도 나왔다.
앞서 일각에선 대통령실이 새 금융위원장 후보자를 이미 임명하면서 다른 행정부처와 달리 금융당국 개편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합의제 행정기관들의 개편 방향은 대부분 담겨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논의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조직법에 규정된 금융위의 이름과 기능부터 우선 바꾸고,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과 금소원 신설 등은 향후 나올 금융위 설치법 개정안에 담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향배에 대한 논의는 분분해질 전망이다. 민주당에서는 이 후보자가 새로 취임하면 일단 금융당국 개편의 구체적인 방향을 함께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뒤 금감위원장으로의 전환 등을 포함해 구체적인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금융위 해체’를 예고한 상태로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는 야당의 문제 제기로 정회하기도 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가 금융위 ‘철거반장’으로 온 것이냐”며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금감원과 금소원 분리 여부도 논쟁 사항이다. 정무위 한 의원은 “금소처를 만들어 놨는데 사후적 분쟁 조정만 하고 사전 감독을 제대로 안 하니 계속 문제가 생기고 있다”라며 “그러니 이번에는 분리해서 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오는 3일 의원총회에서 논의한 뒤 입법 공청회 등을 거쳐 7일 발의하겠다는 방침이다. 25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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