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남자레플리카사이트 [논설위원의 단도직입]“83년 만에 유골과 수장된 진실 인양…한·일 협력, 발굴 탄력 받길”
- 이길중
- 25-10-08
- 175 회
수몰된 유골을 찾아낸 이들은 지난 4월부터 한·일 공동조사 작업에 합류한 김경수·김수은 잠수사다. 이들은 15년차 연인이자 ‘버디’(다이빙 짝)로 물속에선 늘 함께 움직인다. 지난 25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김경수씨는 “희생자 유골을 (한국인이) 발견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만하고, 그간 난관이 많았던 유골 발굴 프로젝트에 큰 동력이 돼 뿌듯하다”고 했다. 그는 “4월엔 이렇다할 결과가 없어서 스스로 좀 화도 나고 실망도 했다”며 “유골을 발견함으로써 할 도리를 한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본 시민단체 주도이다 보니 지원이나 스케줄 조정 등이 원활하지 않아 작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수은씨는 “위치상으로 다른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4명분의 뼈가 흩어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정부 측 예산 지원이 돼서 크레인 바지선으로 주변 구조물들만 치워도 유골 발굴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본격적으로 탐사가 진행되면 더 많은 유해가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유골이 확인됐는데도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일본 경찰이 이번에 발견된 뼈 4점 모두 사람의 것으로 판명됐다고 지난 8월27일 밝혔지만, 유전자 감식과 신원 확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새기는 모임’은 내년 2월 추가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두 사람은 “기다리시는 유가족 분들이 많은데, 누가 하든지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면서 양국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 조세이 탄광 유골 발굴 작업은 위험한 수중 조사인데,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김경수 = 조세이 탄광 참사는 지금이야 이슈가 되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 같은데, 아마도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을 겁니다. 이번 발굴 작업에 참여한 일본 잠수사 이사지 요시타카가 저한테 재호흡기(날숨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산소만 일부 추가하여 다시 호흡할 수 있게 해주는 장비) 교육을 받으려고 문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일본에서 하고 있는 탐사에 대해 듣게 됐어요. 그러다가 이사지가 작년 12월 오키나와 옆 미나미다이토 섬에 있는 동굴 탐사에 오라고 해서 갔어요. 그때 조세이 탄광 프로젝트를 같이하자고 제안했어요. 당시엔 뭔지 잘 몰랐고, 검색해보고 나서야 바닷속 유골들의 존재를 알게 됐어요. 위험한 거야 저희들도 늘 탐사를 다니니까 크게 걸리지는 않았고요. 비용이 부담돼 고민을 하긴 했어요. 그래도 한국 분들이 많이 남아 계시다고 하니까 우리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싶어 맘먹었지요.
- 일본 단체에서 모든 비용을 지원한 게 아니군요.
김경수 = 단체 지원은 비행기와 숙소 정도입니다. 장시간 물속에 있으려면 재호흡기를 써야 해요. 말 그대로 내가 내뱉은 숨을 계속 재순환해서 쓰는 장비라고 보시면 돼요. 그런데 저희가 가지고 있는 재호흡기는 조세이 탄광 현장에 진입하기엔 너무 컸어요. 탐사에 참여하려면 작은 사이즈의 재호흡기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 장비를 산다고 해도, 사용하기 전 교육을 받고 훈련도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요. 그래도 ‘의미 있는 일이니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재호흡기를 사서 갔는데, 둘이 합쳐서 거의 5000만원 정도 들었어요.
- 지난 4월1~3일 세 번째 발굴 조사에 한국인 잠수사가 처음 투입됐는데요.
김경수 = 저희는 첫 번째 피어(배기탑) 말고 두 번째 피어를 통해서 진입했어요. 아무것도 안 보여서 손으로 더듬어서 확인해야 할 정도로 시야 확보가 안 됐어요. 이사지가 ‘입구가 막힌 것 같다’ ‘확실히 막혔는지 확인을 해달라’고 했어요. 일단 저희 목표는 혹시 사이드 통로가 있는지 확인하는 거였거든요. 먼저 들어간 김수은 강사가 무너져 있는 틈 사이로 통로를 발견했고, 다음날 들어가 봤더니 어느 정도는 진입이 가능했는데 안쪽으로는 막혀 있어서 더 이상 들어가기는 힘들어 복귀했어요. 그래서 메인 갱도로 진입하기보다는 피어를 통해 다른 우회 통로가 있는지 찾아보는 게 현실적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당시엔 피어 내부에 구조물들이 무너져 있어 바닥까지 들어갈 수가 없어서 조금씩 치우며 들어가야 했거든요. 사실 정부에서 예산 지원이 되면 크레인 바지선을 동원해 안에 있는 구조물들만 치워도 훨씬 작업하기가 쉬워요. 모금한 돈으로 해야 하니 예산이 빠듯하잖아요. 다이버들이 도르래 써서 수작업으로 제거하니까 시간도 엄청 많이 걸리고, 아직까지도 완전히 제거가 안 됐어요.
- 이렇다 할 진척이 없었군요.
김경수 = 4월에 갔을 때만 해도 일본 작업자들 얘기로는 바닥까지는 아예 못 내려가는 상황이고, 17m 지점에 한 60㎝ 정도 되는 통로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정도면 좁아서 사람이 통과를 못해요. 이사지가 가이드용 줄을 가지고 들어가 어림잡아 추정해 놓은 걸 저희가 들어가 측량했어요. 이사지가 대략적인 추정치로만 얘기하니까 실제로 얼마나 탐사됐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그후 ‘새기는 모임’이 크레인 작업선을 동원해 피어 안에 쌓인 수많은 철관과 목재 등을 걷어내는 작업을 진행했고, 그 일부가 제거되자 6월에 이사지가 최초로 사고 현장과 연결되는 통로로 진입하는 데 성공한 거죠.
그로부터 두 달 후인 8월8일 ‘새기는 모임’은 조세이 탄광 사고 현장으로 접근 가능한 출입문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바다에서 배기구를 따라간 결과 갱도를 잇는 문 구실을 하던 벽돌 구조물과 송판을 발견한 것이다. 갱도 입구가 있는 해안가로부터 500m 지점이다.
- 8월 조사에선 성과가 있었습니다.
김경수 = 4월엔 성과가 없어서 실망했어요. 그때는 양현 회장님(일본조세이탄광희생자 한국유족회)도 현장에 오셨고, 다른 가족 분들도 기다리셔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했는데 유골 발굴을 못했어요. 스스로 화도 나고 실망했습니다. 잠수부들이 탐사를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유골을 발견할 것이라는 기대가 가득했지만, 장애물들에 가로막혀 더는 전진하지 못하게 되자 단체 측은 물론이고 다들 침울해했어요. 그래서 8월 조사 땐 아예 기대를 안 했는지 현장이 되게 조용했어요. 유가족 분이나 기자들도 안 오셨어요. 저희가 뼈를 발견했다니까 부랴부랴 몇분이 오셨고, 깜짝 놀라는 분위기였어요. 이번에 유골을 발견함으로써 ‘새기는 모임’ 측에 큰 동력이 생겼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어쨌든 할 도리는 한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아마 이번에 뭐라도 발견이 안 됐으면 엄청 분위기가 안 좋았을 거예요.
- 발견 당시 상황을 좀 설명해주세요.
김경수 = 첫날(8월25일) 희생자 것으로 보이는 대퇴부 뼈 3점을 발견했어요. 근데 다음날은 자꾸 쉬라고 하더라고요. 8월 조사는 3일 예정이었는데, 일정을 줄이라고 하니까 우리가 이틀 연속으로 들어가 작업을 마치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26일 들어갔는데 전날 뼈를 발견한 곳에서 두개골을 찾은 겁니다. 주변에 장화 속에 담긴 또 다른 유골들도 보였는데 사람 뼈라는 걸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두개골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서 수습해 올라왔습니다.
김수은 = 애초에 기대를 안 했는지 유골을 운반할 통도 준비가 안 돼 있었어요. 그래서 첫날은 뼈 3점을 그냥 손으로 들고 나왔어요. 다음날엔 초록색 플라스틱 큰 박스 하나를 줘서 거기에다 모시고 나왔습니다. 그날 확인한 것만 해도 위치상으로 보면 누워 계시는 한 분, 그 옆으로 장화랑 뼈가 있고, 거기서 떨어진 곳에도 장화랑 뼈가 남아 있고, 테이블 주변에도 뼈가 있어서 최소 4명분의 유골을 확인한 셈입니다. 연속적으로 작업했으면 이번에 네 분은 더 모시고 나올 수 있었을 겁니다. 바닥 밑에 더 많은 분의 유골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 단체도 나름 계획이 있겠지만 저희 입장에선 우리한테 온전히 일을 맡겨주지 않으니까 좀 답답했어요.
- 흙더미에 있던 두개골 상태가 꽤 좋던데요. 안에 있는 유골은 어떤 상태인가요.
김수은 = ‘작업복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 유해도 있다’는 얘기도 나왔던데, 작업복이 남아 있는 건 아니고요. 세월이 오래 지났으니 그런 것들은 다 삭아 없어졌죠. 사람 몸에 있는 유기화합물이랑 동물 침전물이라든가 석회, 석탄들이 물속에 녹아서 화학 작용을 한 것이죠. 폼페이 유적지에서 발견된 화석도 사람 모양과 똑같이 돼 있는데 그게 실제로 사람 살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런 형태로 남아 있다고 보시면 돼요. 만지면 부서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제일 확실한 방법은 DNA 검사죠.
- 유가족이나 현장 반응은 어땠나요.
김수은 = 이번엔 유골 발굴이란 결과를 갖고 나왔는데 아무도 연락을 안 주시더라고요. ‘고생했다’ 이렇게 문자라도 하나 보내주실 줄 알았는데 연락이 없어서 내심 섭섭했습니다.
김경수 = 4월에 갔을 때는 한국 유가족들과 저녁 한 번 먹었어요. 이번에는 아무도 안 계셔서 못 만났어요. 현장에 계셨던 분들은 감동적이고 기분 좋으셨겠죠. 저희가 일본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한국 분들도 안 계시니까 저희로선 현장 분위기를 속속들이 알지는 못해요. 그나저나 유골이 나왔으니 정부에서 이제 지원을 좀 할까요?
- 일본 정부 차원의 지원과 의지가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데요.
김경수 = 4월인가, 행정안전부에서 유족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 신청을 받는다는 기사를 봤거든요. 이번에 나온 유골이랑 유족들의 DNA와 매칭해야 되는데 일본 정부에서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저희도 행안부에서 정부가 뭘 지원해야 하는지 등을 논의하는 미팅에 참여한 적 있는데요. 지금 확실한 방법은 갱도에 있는 물을 빼내 보강작업을 하면서 진입하는 것인데, 비용이 엄청나게 들겠죠. 6000억원 정도 든다고 해요. 지금이야 국민들이 유골 모셔 와야 된다고 하지만, 이 정도 돈이 들어간다고 하면 어떨지 모르겠어요. 정부 간 협력이 있어야 발굴 작업과 유해 수습에 물꼬가 트이지 않을까요?
- 수중 탐사에 대해 현실적인 방안을 조언해주세요.
김경수 = 아직까지는 다이버들이 들어가는 게 제일 현실적이긴 해요. 지금처럼 작업을 찔끔찔끔 해선 답이 없고요. 수중 탐사는 장비도 많고 준비 작업이 많아서 1∼2일 하고 빠지는 작업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아요. 예산 문제가 해소된다면 작업을 길게 해야죠. 메인 갱도는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에 포기해야 되고 이제 피어 쪽을 통해 계속 길을 개척해 가는 수밖에 없어요.
김수은 = 피어를 통해 들어가야 하잖아요. 아직까지도 피어에서 터널 들어가는 입구 부분에 무너진 구조물이 많아요. 그것만이라도 크레인 바지선이 정리만 해줘도 좋겠어요. 피어에서 들어가는 입구가 지금 제일 좁기도 하고, 제일 무너지기도 쉽거든요. 확인된 유골만이라도 가지고 나오려면 최소 이 작업은 돼야 합니다.
- 한국 정부에 바라는 점은 없나요.
김경수 = 한국 정부가 남의 나라에서 지원하려면 어떤 방식이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할 것 같긴 해요. 협회라도 있으면 거기를 통해 할 수 있을 텐데 다이빙 시장이 워낙 작아서 어떻게 지원할 건지에 대해서도 고민스러워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 내년 2월 외국 잠수사들을 초청해 추가 조사를 실시한다고 합니다. 참여하시나요.
김경수 = 일본 시민단체가 진행하는 것이라서 정보 전달이 잘 안 되는 측면이 있어요. 막상 조사에 뛰어들고 보니 정치적인 문제가 얽혀 상황이 꽤 복잡하더라고요. 내년에도 이사지가 함께하자고 의사 타진을 해왔는데 이미 잡힌 탐사 일정도 있고 해서 검토 중입니다.
- 아무래도 현장 경험 있는 잠수부들이 가는 게 효율적일 텐데요.
김경수 = 현장에 통로가 여러 군데면, 여러 팀이 동시에 작업하는 게 낫죠. 그런데 거기는 진입할 수 있는 통로가 한 군데밖에 없어요. 동시에 여러 명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넓지 않아 1∼2명 정도밖에 못 들어가요. 무엇보다 일본 단체에서 하는 것이어서 일본 다이버들에겐 비용 책정이 돼 있지만, 저희 같은 외국인 다이버들한테는 지원이 없어요. 저희로선 나름 의미있는 일을 하려고 시간과 돈을 썼는데 좀 맥이 빠지죠. 한국 정부나 시민단체, 유가족 측에서 지원해 진행한다면 모르겠지만 일본 시민단체 주도라서 그런지 한계점이 많이 보여요. 기다리시는 유가족 분이 많을 텐데, 누가 하든지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어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화재 원인과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대전경찰청 국정자원 화재 수사전담팀은 2일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정자원 본원과 관련 업체 등 4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이날 30여명을 투입해 국정자원과 ‘무정전·전원 장치(UPS)’용 리튬이온배터리 이전 공사에 참여한 업체들로부터 공사 관련 사업계획서 등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 향후 압수물 분석과 관계자 조사 등을 통해 화재 경위와 원인을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앞서 국정자원 측에 수사 필요 서류에 대한 임의제출을 요구했으나, 수사 협조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참고인 조사를 토대로 국정자원 직원과 현장 작업자, 감리업체 직원 등 4명을 업무상 실화 혐의로 입건한 데 이어 압수수색을 통해 필요 서류들을 확보함에 따라 수사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전날에도 국정자원과 공사 업체 관계자 등 5명을 추가로 불러 조사했다.
이번 화재 원인과 관련해서는 작업 전 배터리 방전 문제가 주요한 유발 요인의 하나로 떠올랐다. 전날 진행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이재용 국정자원 원장은 작업 당시 배터리 충전 상태를 묻는 질문에 “(충전율이) 80% 정도 됐었다고 확인했다”고 답했다. 국내 배터리 제조기업들은 가이드라인에서 배터리 분리·이설시 배터리 충전율을 30% 이하로 낮춰 작업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보면 불이 난 국정자원 리튬이온배터리 이전 작업 과정에서는 충분한 배터리 방전이 이뤄지지 않은 채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내용도 이를 뒷받침한다. 경찰은 불이난 UPS 배터리 주전원이 화재 발생 추정 시간인 지난 26일 오후 8시15분보다 1시간6분 정도 앞선 오후 7시9분쯤 차단된 것을 확인했다. 전원을 차단한 지 1시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아 배터리 전선(케이블) 분리 작업이 진행된 것이다.
경찰이 화재 추정 지점에서 확보한 배터리팩 6개를 완전 방전시키는 안정화 작업을 거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하는 데도 2~3일이 걸린 사실을 감안하면 성급하게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도 행안위 현안 질의에서 “(업계 가이드라인에 따라) 충전율을 30% 이하로 낮추기만 해도 전기 단락에 의해 화재 날 가능성은 거의 제로(0)에 가까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작업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가 있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배터리 방전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외부 충격 등 다른 요인이 가해지지 않았다면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날 고 의원이 업계 가이드라인에서 배터리 분리·이설시 전동드라이버(드릴) 사용을 금지하고, 고무로된 절연 장비를 사용하도록 돼 있는데 이 부분이 지켜졌는지를 묻자 이 원장은 “도구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못했다”고 했다.
경찰은 화재 현장에서 전동드릴을 포함한 작업 공구들을 수거해 국과수에 보낸 상태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작업시 전동드릴이 실제 사용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고 추가로 수사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국정자원 대전 본원에서는 지난 26일 오후 8시15분쯤 5층 전산실 내 UPS용 리튬이온배터리 이전 작업을 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 내부에 있던 배터리팩 384개와 전상장비 740대가 소실됐다. 이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 중단돼 현재 순차적인 시스템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약사들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의약품의 가격을 다른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도록 압박함에 따라 제약사들이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개최한 브리핑에서 화이자가 앞으로 미국 시장에 출시하는 모든 신약을 최혜국대우(MFN)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MFN 가격은 제약사가 선진국에 적용하는 가격 중 최저 가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이자가 현재 통용되는 가장 인기 있는 약을 모든 소비자에 50% 이상 인하한 가격에 제공하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또 미국에서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 700억달러(약 98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불라 CEO는 화이자가 미국에 투자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의약품 관세를 3년 유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불라 CEO를 향해 “그가 여기(미국)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면 그는 관세를 내지 않을 것”이라면서 “여기로 이전하면 관세가 없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제약사와도 유사한 합의를 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더 많은 제약사가 화이자처럼 미국 내 가격을 낮출 것이라면서 “세계는 (가격이) 약간 오르겠지만 우리는 엄청나게 내려올 것이다. 하지만 이제 공정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약사들이 신약을 개발하는 데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쓰지만, 그런 약을 미국에서만 비싸게 팔고 외국에서는 싸게 팔다 보니 미국이 연구개발비를 전적으로 부담해 다른 나라의 약값을 보조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 5월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외국에서 제약사가 받는 약값을 인위적으로 억제해 제약사의 연구개발 비용을 사실상 미국에 전가하는 경우가 있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의 선임고문이자 이번 합의 설계 실무를 맡은 크리스 클롬프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상무부와 USTR의 동료들이 다른 나라들이 기존 의약품에 대해 돈을 더 내도록 장려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그 돈의 일부는 추가 연구개발 자금이 되며, 일부는 미국으로 다시 가져와 미국인이 기존 의약품에 내는 가격을 더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31일 17개 글로벌 제약사에 서한을 보내 60일 내로 미국 내 약값을 인하하라고 요구했으며 따르지 않으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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