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임은정 지검장은 왜 ‘열사’ 아닌 ‘검사 이준’을 ‘존경하는 선배’라 꼽았을까

“나는 이준 검사의 후배입니다.” 최근 임은정 검사가 서울동부지검장으로 발탁되었다는 소식과 더불어 여러 관련 기사가 언론을 통해 소개됐다.
그 가운데 2022년 6월7일 임 검사가 SNS(페이스북)에 게재한 글과 사진이 필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임검사가 검찰청 역사관에 마련된 ‘검사 이준의 상(흉상)’ 옆에서 찍은 사진이 첫번째요, 임검사가 “이준 검사의 후배로서 저도 이준 검사의 흉내를 낼 것” 이라고 다짐한 것이 두번째였다.
비단 임은정 검사만 그런 것은 아니다. 대검찰청은 2011년 4월 ‘대한제국 검사 이준 열사 학술 심포지엄’까지 열었다. 대검찰청이 해마다 전국 고교생을 대상으로 진행해온 행사 명칭도 ‘이준 Justice Camp’다. 지금도 대검찰청 홈페이지에는 ‘초대 검사 이준’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서울북부지검의 대회의실 명칭도 ‘이준 홀’이다.
생소하다. 이준 열사가 어떤 분인가. 고종의 특명으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1907)에 특사로 파견되어 일제 침략의 부당성을 알리려 했던 분이 아닌가. 그러나 일제의 노골적인 방해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너무도 애통한 나머지 순국한(1907년 7월14일)이 아닌가. 그런 이준 열사가 ‘대한민국의 1호 검사’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검사 이준’은 어떤 인물일까.
■능참봉→대한제국 1호검사
이준은 태조 이성계(재위 1392~1398)의 형인 완풍군 이원계(1330~1388)의 후손이다. 1859년 함경도 북청 중산리에서 태어났다.
초명은 성재(性在)였다가 선재(璿在)로 개명했고, 1900년대초부터 준(儁)이라 했다. 1887년 29세의 나이로 북청 향시의 초시에 합격했다. 36살 때인 1894년 8월 함흥의 순릉(경순왕후릉·태조의 할머니묘)을 지키는 능참봉(종9품)이 됐다.
그러다 7개월만인 1895년 3월10일 ‘법관양성소 입학을 위해’ 상경한다. 법관양성소는 1895년 3월25일 평리원(법원) 안에 설치된 대한제국 법부 산하의 국립 교육기관이었다.
이준의 법관양성소 졸업성적은 47명 가운데 14등이었다. 하지만 수석을 차지한 함태영(1872~1964)보다 먼저 한성재판소 검사시보로 임용되었다.(1896년 2월3일)
그러니 최초의 검사로 일컬어진다. 그러나 불과 1개월 2일 만에 검사직에서 물러난다. 당시의 공문서는 “이준은 ‘행동거지가 어지럽고(擧措)가 소홀(駭忽)’해서 면관 됐다”고 밝혔다. 훗날 ‘아무런 사유없이 10여일간 출근하지 않았다(無故히 十餘個日을 不進)’는 게 직위해제의 이유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관파천(1896년 2월11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송상도(1871~1947)의 <기려수필>은 “이준이 아관파천 당시 법부대신 장박과 함께 궁궐을 넘어 일본으로 망명했다가 4년 뒤 귀국했다”고 전했다.
■특검(?) 이준
이준의 국내 활동은 러·일전쟁 개전 직후인 1904년 3월 드러난다.
이준은 이후 적십자회와 공진회의 활동으로 두 차례 체포되어 재판을 받는다. 그러나 이준은 두차례 모두 “잘못된 재판”이라고 강력 반발하며 법정투쟁을 불사했다.(이 내용은 블로그 참조)
그랬던 이준이 황명에 따라 다시 평리원 검사로 임명된 것은 1906년 6월18일이었다.
10년 3개월 만의 복직이었다.
그는 특별법원(황족의 범죄를 심리하기 위해 설치된 임시 법정) 검사직까지 겸임한다. 이때의 특별법원은 황족인 이재규(1877~?) 사건을 재판하기 위해 설치됐다. 이재규 등이 황족의 지위를 이용, 경기 가평 논밭의 문권과 증권을 위조하여 자기 소유로 만든 사건이었다.
이준 검사가 참여한 특별법원은 이재규에게 징역 10년형을 판결(고종의 칙명으로 유배 10년으로 감형)했다. 요즘의 특검, 혹은 공수처 검사일까.
■법부 형사국장 기소
이준 검사가 ‘전국구 스타 검사’로 떠오른 사건은 따로 있었다. 이준이 법부의 간부들과 정면으로 충돌한 사건이었다.
이로써 이준은 검사 신분으로 기소되고 재판을 받아 결국 파면되고 만다. 그 사건의 진상 속으로 들어가본다.
1906년 12월이었다. 황태자(순종)의 가례(혼인·1907년 1월24일)에 맞춰 대사면령이 내렸다. 당시 사면명단을 만드는게 검사의 직권이었다. 이준 검사는 ‘은사안(사면명단)을 만들어 상부(법부)에 올렸다.
은사안에는 장두형 등 곡산 소요 사건 3명과, 김일제·기산도 등 모살 미수사건 10명, 미결수 중 소요사건 김성기와 늑표(협박으로 억지로 받은 증서) 사건 민용호 등 소요 사건 관련자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중 ‘김일제·기산도 등 10명’이 중요했다. 을사오적 중 하나인 군부대신 이근택(1865~1919)을 처단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우국지사들이었다.
그런데 법부의 형사국장 김낙헌(1874~1919)이 명단을 멋대로 바꿔 상부에 올렸다.
앞서 거론된 인물들을 빼고 시흥 민요(소요) 사건의 성유경과, 반역 무고죄인 김유인·장지원·김준식 등을 포함시킨 것이다.
이준은 이를 두고 “통상의 사면령에서도 포함될 경미한 죄인들은 모조리 빼고 중죄인을 사면명단에 넣었다”고 분개했다.
이준은 가만있지 않았다. 법부에 형사국장 김낙헌을 기소했다. 이준은 ‘검사로서의 본직이 국가 생명 재산에 대표된 자’로서 기소권이 있다고 밝히면서 이번 은사안이 바뀐 것을 맹렬하게 비난했다.
“형사국장 김낙헌은…김일제 등 10여 인 등을 은사안에서 함부로 삭제…‘사면령 등에 죄수를 방면 혹은 감등할 때 조종(멋대로 다룸)하는 자는 파면 또는 처벌해야 한다’는 <형법대전> ‘331조’에 따라 죄를 물어야 한다….”(<황성신문> 2월12일 ‘법관기소’)
■죄수에게 나눠준 떡국 한그릇
일개 검사가 상부(법부) 관리를 기소했다는 놀라운 소식은 곧 신문지상에 보도되었다.
황성신문과 대한매일신보는 ‘검사 이준의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풍모’까지 앞다퉈 보도했다.
“평리원 검사 이준이 음력 섣달 그믐에 평리원 감옥에 가서 죄수들을 위로…이준 검사가 ‘국밥(떡국?) 한그릇(湯飯一器式)’씩 수감자들에게 나눠주니, 일반 죄수들의 칭송이 자자….”(황성신문 2월18일)
“이준 검사는 매일 출근 때마다 먼저 감옥을 찾아 죄수들을 위로…병자들을 치료하도록 조치…재판은 빨리 진행하여 오래 수감되지 않도록 하니, ‘이준 검사의 인자함과 공평한 법적용을 미루어 짐작…’한다더라.”(대한매일신보 2월20일)
■전국구 스타로
이준은 일약 ‘전국구 스타 검사’로 떠올랐다. 이준을 지지하는 보도와 논설이 봇물을 이뤘다.
예컨대 황성신문은 “이준 검사가 한국 법률계에 한가닥 빛을 안겨주었다”면서 이준 검사의 고소를 평가했다.
“…권문세가나 외척, 지인들이 나서면 법관이 죄의 경중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뇌물을 주지 않고, 힘이 없는 자에게 죄를 묻고…매질 한 번에 양민이 도적이 되고…이준 검사가 강경한 고소로 법관의 악습을 탄핵하니….”(2월18일자)
만세보(2월19일자)도 “법부 형사국장 김낙헌을 고소한 이준 검사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낸다”고 응원했다.
“법률은 저울 같은데…저울을 사용하는 자가 가벼움을 무겁게, 무거움을 가볍게 하여 법을 농단…천하의 공정한 눈을 가려서 민심을 격동시켜 국가의 재난을 야기…공명법률을 일개 법관(김낙헌)의 수중에서 망하게 하니….”
■무슨 법으로 나를…
그러나 법부 문서과장 이종협은 이 기소장을 각하하면서 “이준의 위법사실을 논과함이 옳다”고 평리원에 통첩했다.(대한매일신보 2월20일)
이에 평리원은 이준 검사를 체포했다. 이때 이준을 취조한 이는 평리원 수반검사 이건호였다.
이때 이준 검사는 이건호 검사에게 “이게 대체 무슨 짓이냐”고 거세게 반발했다.
“법부대신의 훈지(訓旨)도 없고, 또 문서과장이 무슨 권한으로 검사의 기소장을 각하시키느냐. 법리에 어긋나므로 답변을 거부하겠다.”(이준)
“법관은 심문권이 있다. 당신은 피고인이니 무엇이든 답을 하라.”(이건호 검사)
“법률에 무지몽매한 이가 어찌 법관이라 하는가. 법 공부 다시 한 다음에야 법관이라 칭하는게 좋겠다.”(이준)
이준 검사의 반발이 거세지자 재판장 이윤용은 “이준을 감옥에 가두라”고 명했다.
그러자 이준 검사가 “무슨 죄로 나를 하옥시키는 거냐”고 소리쳤다.
“어떤 법에 근거해서 날 하옥시키는지 말해주라…타당한 법률을 먼저 내보이고 하옥시키라.”(이준)
그러자 이윤용 재판장과 이건호 검사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재판정을 떠났다. 이준 검사는 부득이 평리원 간수간(看守間)에서 하룻밤 묵고 이튿날(20일) 오후 석방되었다.(황성신문 2월21일 ‘잡보’)
■사법사상 쾌거
이준이 체포된 사이 여론은 들끓었다. 대한매일신보는 문서과장 이종협과 수반검사 이건호를 싸잡아 비판했다.
“문서를 접수하는 일이 업무인 문서과장(이종혁)이 ‘유죄’를 판단하는 것은 법이 허용한 바가 아니고, 이건호 검사 역시 상부의 훈령도 없는 데 무죄인 동료를 독단적으로 체포했다. 이렇게 법을 멸시한 것은 듣도보도 못한 일이고, 있어서도 안될 일…”(2월21일)
이준은 예서 넘어가지 않았다. 형사국장 김낙헌 외에 문서과장 이종협, 평리원 수반검사 이건호 등도 추가 고소했다.
“법부 문서과장 이종협의 직권은 단지 소송을 접수하는 것에 그친다. 검사의 직권이 없다. 그럼에도 이종협은 ‘위법사실을 논죄하라’고 통첩했다. 이는 월권이다. 검사 이건호는 이종협의 통첩을 받고 본부(법부)에 보고하지도 않고 함부로 동료를 체포했다.”(만세보 2월23일)
시중에서는 이준의 기소를 사법사상 쾌거로 받아들였다. 사법 관리들은 ‘왕법멸법(枉法蔑法·법을 왜곡하고 멸시)의 법관’으로 비난받았다.(황성신문 2월18일) 대한자강회는 국민연설대(독립관)에서 이준 검사를 옹호하고 법부 관리들을 성토하는 연합연설회를 열었다.(2월25일)
“공판에서 재판장 이윤용(이완용의 형·1854~1939)이 이준 검사를 겁박하려다가 방청객들이 술렁거리자 위협을 느낀 나머지 후문으로 피신했다. ‘피하는 것이 상책’(走爲上策)으로 여긴 듯 싶다”는 가십 기사(대한매일신보 2월28일)가 실렸다.
■재판에 일본군 및 헌병 동원
1907년 3월초 언론에 기막힌 기사가 잇달아 실린다.
“재판정 앞에 일본 순사와 일본 헌병 등을 지키게 하여 인민의 출입을 엄금….”(만세보 1907년 3월3일)
“일본 헌병 및 순사를 다수 배치하고…재판장 이윤용씨는 순사 2명의 호위를 받고 평리원으로 복귀.”(대한매일신보 1907년 3월3일)
“공판 때 이준을 외국 순사가 포박하고 내외국 군·경을 다수 배치…계엄을 엄밀히 하고….”(황성신문 1907년 3월4일)
이준 검사의 재판에 일본군 및 헌병을 동원했다는 얘기다. 일본측 사료에는 더욱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1907년 3월1일 기우치(木內) 통감부 경무총장이 당시 일본에 머무르고 있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통감(1841~1909)에게 보낸 보고서다.
“검사 이준이…사면에서 한일협약(을사늑약)에 반대한 범죄인의 사면을 병행할 것을 주장…법부대신에게 받아 들여지지 않은 것에 격분…이준을 체포하여 공개 재판하던 중 청중 수천명이 법정에서 소란…. 내일(2일) 재판이 속개…폭동을 우려…(한국의) 법부대신이 통감 대리에게 은밀한 교섭…통감부가 헌병을 파견하여 경계토록 할 계획….”
■‘한국 법률 애도의 날’
과연 만세보와 대한매일신보는 3월2일 열린 재판에 참석한 방청객과 동원된 군·경 인원수를 전했다.
“대한자강회 5명, 국민교육회원 2명, 일진회원 3명 등 10명은 방청. 일본 헌병 장교 1명, 일본 헌병 30명, 일본 경부 1명, 일본 순사 8명, 조선 순검 5명, 헌병 6명 등 110인은 경비인.”(3월5일자)
방청객은 10명으로 대폭 줄이고, 경비인원만 110명 배치시킨 것이다. 평리원은 이날 재판에서 이준에게 태 100대형의 판결을 내렸다.
이날 판결을 맡은 박만서 판사(1879~1924)는 “하관이 상관을 고소한 월권이었고…사면 대상자를 취사선택하는 것은 상관의 일인데, 그것을 검사가 논박했다”고 밝혔다.
이준은 “피고가 검사의 법리에 복종한 후에야 법관이 판결 처분의 권한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나는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준은 “공판을 위해 내외국 순검 헌병을 도열해놓고 이준을 위협했다”면서 “한사람의 재판을 위해 우리나라 법관의 위력도 족한데, 어찌하여 외국 병력까지 보탰느냐. 정말 한심한 일”이라고 개탄했다. 그럼에도 이준은 일본 경찰에 의해 구금했다.(만세보 3월8일)
대한매일신보는 ‘한국 법률의 명운을 애도한다(弔韓國法律之命運)’는 제목의 논설에서 “1907년 3월 2일은 한국의 법관들이 일본군 병력의 위력을 구걸하면서 황상의 은택을 막고 인민의 공의를 위압하여 법률을 박멸한 날”(3월5일자)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그 악랄한 음모를 저지른 자는 법부대신 이하영, 재판장 이윤용, 법부 형사국장 김낙헌·문서과장 이종협, 평리원 검사 이건호 등”이라 지적했다.
■무법지부(법부), 불평지원(평리원)
아무튼 이 판결에 따라 이준은 면직될 위기에 처했다. 법적으로 태 100대 이상이면 관리직에서 면직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고종은 이준의 형을 태 70대로 감하라는 칙명을 내렸다. 이준은 이에 속(贖·일종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되었다. 이준은 3월13일부터 다시 평리원 검사로 출근했다.
그냥 물러날 이준이 아니었다. 16일 의정부 참정대신 박제순(1858~1916)에게 청원서를 보내 “법부대신(이하영·1858~1919)과 평리원 재판장 이하 관리 및 법관을 모두 면직하고 벌을 주라”고 촉구했다.
이준은 이들의 죄상을 열거한 뒤 “법부는 무법지부(無法之部)이고, 평리원은 불평지원(不平之院)이라 일컫는다”고 규정했다.
법부를 ‘무법이 판치는 부처’로, 평리원을 ‘불평등한 법원’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에 앙심을 품은 법부대신 이하영이 통감부로 달려갔다. 그는 당시 하세가와 요시미치(長谷川好道·1850~1924)를 만나 ‘이준 사건의 전말과 고종의 감형’ 소식을 전하면서 통감부의 개입을 요청했다. 그러나 하세가와는 “군주의 명을 어찌 신하된 자가 거스를 수 있냐”고 난색을 표했다.
대한매일신보는 “하세가와의 박대에 이하영은 얼굴이 벌게진채 돌아왔다”고 전했다.(3월14일) 그러나 이하영은 집요했다.
“법관의 체모를 손상시켰다”는 이유로 이준의 면직을 요청하는 상주문을 고종에게 올렸다. 이에 황태자(순종)가 “이준은 무죄”라며 이하영이 올린 상주문을 보류시켰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준의 면직이 정식 공고되었다. 고종은 뒤늦게 ‘누구의 짓인지 철저히 조사하라’고 진노했다.
그러나 이미 공고된 ‘이준의 면직’ 결정을 돌이킬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황제 최측근인 비서승 윤헌섭이 이하영의 앞잡이가 되어 개입했다는 설도 있다.(대한매일신보 1907년 3월17~19일) 결국 이준은 3월16일자로 면직되었다.
대한매일신보는 “정부 회의석상에서 비판발언이 나오자 이하영이 노발대발하면서 ‘이준 사건을 사석에서는 말할 수 있지만 정부회의석상에서는 말하지 마라’고 입단속 시켰다”고 비판했다.(3월24일)
■대쪽 검사 이준
이 사건으로 이준은 대쪽 검사로 각인됐다. 만세보는 “이준은 강직(항직·亢直)한 명예가 본디 명망이 높은 인사”(3월20일)라고 평가했다.
고종은 이준을 결코 잊지 않았다. 재판과정에서 보여준 해박한 법률 해석을 눈여겨 보고 있었던 것 같다.
1907년 4월10일 제2차 헤이그 평화회의(6월15~10월18일)가 개최된다는 소식을 접한 고종은 극비리에 특사 파견을 결정하고 인선에 들어갔다.
을사늑약 체결 전말을 잘 알고 있던 전 의정부 참찬 이상설(1870~1917)을 정사로 삼았다. 또 이미 법관으로서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국제법상으로 따질 수 있는 이준을 부사로 결정했다. 이와함께 러시아·불어·영어 등에 능통한 전 주러시아공사관 참서관 이위종 역시 부사로 참여시켰다.
어떤가. 그동안 이준 열사는 헤이그 특사로서 순국한 애국지사로 널리 알려져 왔다.
그러나 단 9개월간의 평리원 검사 재직 기간에 일어난 일화와 사건은 ‘헤이그 특사 이준의 삶’까지 규정하고 있다.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법치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법률가의 투철한 정의감을 새삼 반추해본다. 검사 이준의 법정 진술이 귓전을 때린다.
“임금의 잘못은 신하가, 아버지의 허물은 자식이 간하거늘 상관의 불공정한 법 집행을 어찌 하관(후배)이 꾸짖지 않을 것인가.”(<대한매일신보> 1907년 3월5일 ‘재판광경’) 이 구절은 지금도 대검찰청 홈페이지 ‘이준 역사관’에 걸려있다.
“법부는 무법지부(無法之部)이고, 평리원은 불평지원(不平之院)이라 일컫는다”고 규정한 이준 열사의 비판을 떠올린다. 정말 뼈저린 비판이 아닌가. 임은정 검사가 왜 검사 이준을 사표로 삼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검찰 한사람 한사람이 검사 이준의 삶을 한번쯤 돌아봤으면 좋겠다.(이 기사를 위해 문준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도움말과 자료를 전해주었습니다.) 히스토리텔러 lkh0745@naver.com
<참고자료>
문준영, ‘한말의 1세대 법률가 이준, 지사적 삶과 검사로서의 활동’, <검찰> 117호, 대검찰청, 2006
문준영, ‘1895년 재판소구성법의 출현과 일본의 역할’, <법사학연구> 39호, 민속원, 2009
최기영, ‘한말 이준의 정치·계몽활동과 민족운동’, <한국독립운동사연구> 29권 29호,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2007
박석정, ‘대한제국기 검사제도에 관한 연구’, <한국교정학회소식> 28권 2호, 한국교정학회, 2018
김효전, ‘이준과 헌정연구회 -당시의 신문보도를 중심으로’, <인권과정의> , 대한변호사협회, 2003
류자후, <이준선생전>, 동방문화사, 1947
2017년과 2018년에 발생한 경북 포항지진을 촉발한 지열발전사업 관계자에 대한 형사재판이 시작됐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부는 15일 오후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5명의 공판을 진행한다. 지진이 발생한 지 약 8년 만이다.
기소된 5명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원 2명, 넥스지오 연구사업 책임자 2명, 서울대 산학협력단 연구책임 교수 1명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질 조사·연구 수행을 담당했고, 넥스지오는 사업 주관 및 현장 운영을 책임졌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학술 자문·연구에 참여했다.
이들은 포항지진이 발생하기 7개월 전인 2017년 4월15일 유발된 규모 3.1 지진 발생 이후 지열발전을 중단하고 위험도를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미흡하게 대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5차 수리자극 주입량을 320t으로 계획했음에도 1722t을 주입하는 등 주입 한계량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수리자극을 지속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내부적으로 규모 3.1 지진이 수리자극에 따른 유발지진으로 발생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음에도 주무 부처와 전담기관에 불가항력적 자연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한 정황을 확인했다. 또 연구사업 책임자들이 실시간으로 유발지진을 관측 및 분석해야 함에도 지진계 유지 및 관리와 분석 등을 소홀하게 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해 지난해 8월 기소했다.
포항에서는 2017년 11월15일 규모 5.4 지진과 2018년 2월11일 규모 4.6 지진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17명(지진백서 기준)이 다쳤다.
정부조사연구단은 2019년 3월 포항 지진이 지열발전 연구사업 과정에서 물을 주입하는 수리자극으로 촉발된 지진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즉 자연지진이 아니라 지열발전소 건설에 따른 단층 활성화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한국과 같은 비기축통화국에 환율은 ‘생명줄’이다. 특히 한국 원화와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의 교환 비율인 원·달러 환율이 중요하다. 원·달러 환율은 올라도 걱정이고 떨어져도 걱정이지만, 그래도 한쪽을 고르자면 떨어지는 편이 낫다. 다른 나라와의 교류에 필수적인 달러는 한국에서 만들어낼 수 없고, 여러 활동을 통해서야 획득할 수 있다. 수출, 해외투자를 통한 배당금 유입, 외국자본의 한국 유치 등 각고의 노력이 있어야 달러를 얻을 수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 즉 달러 대비 한국 원화 가치의 상승은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구하기 어렵지 않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니 기본적으론 반길 일이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한국 경제의 심각한 위기는 달러 유동성이 희소해질 때, 즉 이 땅에서 달러를 구하기 힘들 때 나타났다. 외환보유액이 바닥을 드러냈던 외환위기, 미국 대형 금융기관들의 파산으로 글로벌 달러 순환에 문제가 생겼던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국 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내몰렸다. 달러가 희소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는데, 1997년 외환위기 때는 2000원,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는 1597원까지 치솟았다. 자유변동환율제가 시행된 이후 원·달러 환율이 가장 높았던 때가 두 시기였다.
중앙은행은 금융위기 국면에서의 소방수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곤 한다. 중앙은행은 금융 시스템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일시적인 유동성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 주체들에 유동성을 공급해 파산을 막는 ‘경제의 최종 대부자’ 역할을 요구받는다. 원화 유동성 부족은 한국은행이 최종 대부자 역할을 할 수 있는데, 달러는 한국은행이 공급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외환위기 국면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이 구제금융을 통해 달러의 최종 대부자 역할을 했고,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와 맺은 통화스와프를 통해 달러 유동성이 공급됐다.
달러 희소 때 한국 경제 위기
환율은 이종 통화 간의 교환 비율이어서 원·달러 환율은 한국과 미국의 경제 여건 변화를 반영해 결정된다. 한국의 경제 여건에 큰 변화가 없더라도, 미국 상황이 크게 변하면 원·달러 환율은 이를 반영해 움직인다. 최근 원·달러 환율 변화의 다이내믹스도 미국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초 1480원대까지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이 7월 초 1350원대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다시 상승해 1380원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7월 초까지의 원·달러 환율 하락은 트럼프 정부의 감세에서 비롯된 미국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와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문제 해결을 위한 인위적인 달러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라는 요인들이 함께 작용하면서 나타났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반등은 미국의 조기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환율 변동의 동력이 거의 미국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최근의 원·달러 환율 하락세는 ‘원화 강세’라기보다 ‘달러 약세’로 부르는 게 적확할 것 같다.
역사적으로 달러는 세 차례에 걸쳐 장기 약세를 나타냈다. 주요 선진국 통화들과 미국 달러 가치 변동을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 기준 달러 가치가 31.1% 하락했던 1971년 7월~1978년 10월이 1차 달러 약세 국면, 52.4% 하락했던 1985년 2월~1992년 8월이 2차 달러 약세 국면, 41% 하락했던 2001년 7월~2008년 4월이 3차 약세 국면이었다.
세 시기의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재정수지와 경상수지 적자라는 소위 쌍둥이 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국면이었다. 재정수지 적자야 미국 내부 문제지만, 무역수지 적자는 교역을 통해 그만큼의 흑자를 보는 상대국들이 존재하게 된다. 그래서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라는 대외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에 대해 인위적인 달러 약세를 수용하라고 강권하곤 했다.
1970년대 초는 미국 무역수지가 본격적으로 적자로 반전되기 시작한 시기였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닉슨은 달러의 금태환 중단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닉슨의 조치 이후 금에 의해 보증되던 달러 가치는 급전직하했다. 1980년대 중반의 달러 약세는 플라자합의라는 선진국 간의 환율 공조를 통해 나타났다. 미국은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컸던 일본 엔과 서독 마르크 대비 달러의 인위적 약세를 조장했다. 2000년대 초반의 달러 약세 국면에서는 국가 간 명시적인 환율 공조는 없었지만, 당시에도 미국이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 1위 국가였던 중국의 위안화 강세를 압박하는 모습이 나타나곤 했다.
환율 조정 통한 불균형 해소 실패
최근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스티븐 미런은 관세 부과뿐만 아니라 과도하게 부풀려진 달러 가치를 약하게 만들어야 글로벌 불균형이 완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5월 초 한·미 관료들의 무역협상 자리에서도 환율이 의제로 올랐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다만 환율 조정을 통한 글로벌 불균형 조정은 모두 실패로 끝났다. 글로벌 불균형은 언제든지 달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미국인들이 행한 과소비의 결과였기 때문이다.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 축소는 미국 경제가 심각하게 후퇴했던 위기 국면, 즉 미국인들의 소비 환경이 극도로 악화됐던 시기에 나타났다. 1990년대 초 주택대부조합 파산에 따른 경기 침체 국면과 모기지 시장이 총체적으로 붕괴했던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줄어들었다.
환율 조정이 미국의 대외 불균형을 완화하지는 못했지만, 미국 이외 자산시장에 버블을 만드는 기제로 작동하기는 했다. 달러가 약해지면, 달러로 표시된 자산, 즉 미국 자산의 투자 매력은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통화 가치가 높아지는 국가의 자산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커진다. 1970년대와 1980년대, 2000년대의 달러 약세 국면에서는 모두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증시가 급등했다. 달러 가치 하락 과정에서 나타나는 글로벌 투자자금의 선호 변화가 극적으로 자산가격에 투영됐던 셈이다. 최근 한국 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 매수세 역시 상법 개정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 기대와 함께 약달러에 대한 기계적 반응의 결과일 수 있다.
경찰이 집중호우 속 옹벽이 붕괴돼 운전자 1명이 숨진 경기 오산시 사고에 중대시민재해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17일 오산시에 따르면 붕괴 사고 하루 전인 지난 15일 오전 7시19분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해당 도로의) 2차로 오른쪽 부분 지반이 침하하고 있다. 빗물 침투 시 붕괴가 우려된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제보자가 지적한 지점은 보강토를 쌓아올린 뒤 양쪽으로 옹벽을 둘러 지탱하도록 만든 고가도로 구간이다. 제보를 접수한 오산시는 현장조사를 통해 해당 지점에 직경 40㎝ 크기 도로 파임(포트홀)을 발견하고 붕괴 사고 2시간 반 전인 16일 오후 4시쯤 복구작업을 벌였다. 사고를 우려해 고가도로 양방향 통행도 통제했다. 하지만 정작 옹벽 보강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옹벽이 붕괴되면서 고가도로 옆 도로를 지나던 차량을 덮쳤고, 40대 운전자가 사망했다.
국토교통부는 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 경위 파악 및 추가 붕괴 가능성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3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편성하고 중대시민재해 적용 여부 등을 놓고 수사 중이다.
중대시민재해는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 결함이 원인이 되어 사망자 1명 이상 또는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한 재해를 말한다.
사고가 난 도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11년 준공했고, 이듬해 오산시가 기부채납받아 관리해왔다. 수사 결과 오산시가 평소 도로 정비나 보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최종 책임자인 시장에게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뒤, 미술대학에 진학하고자 결심했다. 어느 날 밥상머리에서 그 이야기를 어렵게 꺼내자 아버지는 숟가락을 내던지며 화를 내셨다. 굶어 죽을 환쟁이가 되려고 한다면서 절대 허락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분노와 폭력 앞에서 나는 기가 죽었다. 당시 어른들은 미술을 전공하면 실업자가 되거나 가난하게 살 것이라는 확신과 믿음이 있었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미대에 가려 하면 순수미술보다는 디자인 전공을 택하거나 실용적인 전공이라 여겨지는 것을 찾는다. 대학들 역시 산업과 기술, 미술을 접목한 그럴듯한 제목으로 과의 명칭을 바꾸면서 모종의 세탁을 한다. ‘첨단’으로 보이고 미래 직업이 될 것 같은, 테크놀로지·영상·게임·디자인 등이 뒤섞인 이름의 전공들이 난립하고 있다.
모든 것이 실용주의와 산업주의, 성과주의, 취업 우선주의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 그러니 취업이 안 된다고 낙인이 찍힌 순수미술 전공은 당연히 사라져야 하는 것이 이 시대의 대세다. 대학의 구조조정 우선순위도 미술대학이다. 그렇게 해서 회화과, 조소과 등 전통적인 학과명은 사라지는 추세이며 예술가가 되겠다는 학생들을 찾기도 쉽지 않게 됐다.
입시 준비 때부터 취업 걱정과 불안에 시달린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해서도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불안을 미리 앞당겨 살아버리면서 초조해한다. 이들에게 순수한 전공에의 몰입과 향유, 대학 생활의 낭만과 자유는 창백하게 사라졌다.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과 성찰이 사라진 자리에 그저 취업이라는 목표만이 강제되고 있다. 동일한 생의 욕망과 획일적인 목표가 압도하는 상황에서 어떤 주체성과 개별성이 가능할까? 그곳에서 독창적이고 빼어난 작품이 과연 나올 수 있을까?
한 나라의 문화예술의 발전이란 결국 무수한 개인성으로 빛나는 예술인들의 등장과 이들이 지닌 세계관에 기반해 해석된 삶과 세계의 출현에 기인한다. 집단적인 삶의 욕망에 동일하게 얽매여 있는 자들은 결코 예술가가 될 수 없다. 예술가란 길들여지지 않으려는 자들이고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전적으로 호응하면서 단독자로 살려는 이들이다. 여기서 예술작품이 밀려 나온다. 그러니 뛰어난 예술은 우선 이 사회가 요구하는 획일적인 생의 논리와 욕망에서 빠져나오는 이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오늘날 모든 것은 오로지 유용성에 기반한다. 예술 역시 유용한 그 무엇이 되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치 있는 일은 그것이 얼마나 이윤을 극대화하고 있는지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예술은 사라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세계는 오로지 유용성에 의해서만 작동되진 않는다.
예술은 쓸모 있고 자본이 되는 것만이 우선인 사회에 무용성의 미덕을 안겨준다. 역설적으로 무모하고 무용하고 목적 없는 노동을 통해 성과주의와 산업주의로만 치닫는 사회, 삶에 구멍을 내는 것이다. 뛰어난 그림과 문학, 음악, 영화의 역할을 생각해보라. 그것들은 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해 만든 것이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영혼을 울리고 정신을 매질해 엄청난 충격을 주고 감동을 주었기에 사후에 산업이 될 수 있었다. 그러니 산업을 목적으로 내걸거나 경제적 가치를 우선해 예술에 접근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 그에 앞서 아이들이 취업 공포와 미래 불안에서 벗어나게 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각자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도록 격려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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