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명품짭 국힘 김민수 “핵잠수함 승인은 꼼수, 탄핵감 굴종 외교”···관세협상 비판 공세
- 이길중
- 2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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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상 결과에 대해 “불확실성이 해소되게 된 것에 대해서는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관세협상 타결은 이제부터 그 부담이 시작이라는 것을 말해준다”고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3500억달러는 경제 규모와 비교해 우리에게 매우 큰 부담”이라며 “정부가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하지만 이는 외환시장이 받을 극단적인 충격을 완화했다는 것이지 국민 부담을 줄였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협상 결과에 대해 합의문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김건 의원은 “우리가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당초 정부가 설명했던 것에 비하면 직접 투자가 늘어났고 경제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합의 문안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문안을 봐야 한다. 항상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 결과를) 투명하게 밝히는 부분을 계속 지연하고 있어 정부가 국민을 기만하려는 게 아닌지 굉장히 우려가 크다”며 “제대로 된 설명이 필요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국회에서) 비준이 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이번 관세 협상의 결과는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사안으로, 헌법 제60조 및 통상조약법상 국회의 비준 동의 대상”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국민을 우롱하는 ‘국회 패싱’ 외교를 시도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겉으로는 국익 외교지만 실상은 탄핵감 굴종 외교”라며 “핵추진 잠수함 역시 성과로 볼 수 없다. 완패한 3500억달러 협상을 가리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해야 한다는 조건부 승인은 이재명 정권에 대한 미국의 낮은 신뢰를 방증한다”며 “필라델피아 조선소 정상 가동을 위한 복구 기간도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부분을 높게 평가한다”며 “핵 잠수함은 지난 대선 때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적극적으로 주장했던 정책”이라 말했다.
GS건설은 협력사와의 소통을 위한 상생협력행사인 ‘그랑 파트너스 피에스타’를 30일 서울 역삼동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허윤홍 대표를 비롯한 GS건설 임원진과 협력사 대표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허 대표는 이날 “협력사는 단순히 비즈니스 파트너가 아닌 GS건설의 고객이자 동반자로, GS건설은 협력사와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상생의 길을 굳건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또 “안전 없는 성장은 없다”며 협력사 대표들에게 ‘안전’을 강조했다.
GS건설은 협력사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취지로 매년 150억원 규모의 경영지원금과 3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협력사 자금 대출 이자 등을 지원하고 있다. 안전 관리에 대한 협력사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산업안전 보건관리비를 선지급하고 안전담당자 배치 등에 대한 비용도 지원한다.
숨막히는 시월이 어김없이 왔다…너를 몰고서
10월이 왔다. 놀러 갔다 오겠다며 문을 나선 네가 돌아오지 않는데, 세 번째 10월이 찾아왔다. 새파란 하늘이 눈앞에 선명한데 너를 볼 수 없다. 쌀쌀한 바람이 살갗에 스미는데 너를 만질 수 없다. 초가을 냄새가 코끝을 스치는데 너를 맡을 수 없다. 너를 앗아간 10월, 몸이 저미고 입술이 부르트고 숨이 막혀오는 10월이 그리운 너를 몰고서 어김없이 찾아왔다.
2022년 10월29일 서울 이태원의 좁은 골목에서 159명이 스러지고 3년이 지났다. 10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유가족은 거리에서 광장에서 물었다. 내 사랑하는 사람이 왜 돌아오지 못했느냐고. 그 외침 중에 정권이 바뀌었고 10·29 이태원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했다. 유가족이 또다시 맞이한 10월의 풍경도 달라졌을까. 경향신문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 8명을 만나 그들이 겪은 10월을 함께 그려봤다.
그리움은 세월만큼 쌓여간다
지난 25일 이태원 참사 3주기 추모 행진 행렬에 선 김진성씨(50)의 휴대폰이 울렸다. 조카 수정이가 보낸 커피 교환권의 유효기간이 곧 만료된다는 알림이 떴다. 화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진성씨가 유효기간 연장 버튼을 눌렀다. 딸처럼 키운 조카는 3년 전 오늘 이태원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그 뒤로 진성씨는 3개월마다 수정이가 준 마지막 선물의 만료 시점을 유예하고 있다. “그리움이 쌓인다는 말 알아요? 매년 생일날, 기일이 다가오면 아픔이 그만큼 누적돼요.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아물고 잊어야 하잖아요. 근데 그게 안 돼요. 딸 같은 내 새끼 보낸 곳 밟을 수 없어서 아직 (참사 현장) 골목 근처도 못 가요.”
이숙자씨(54)도 딸 가희와의 이별을 유예하고 있다. 2022년 9월 숙자씨는 꽃게탕을 좋아하는 가희를 위해 꽃게 다섯 마리를 샀다. 세 마리를 끓여 먹고 남은 두 마리는 가희가 두 친구와 서울에서 놀고 돌아오는 날 끓여주기로 했다. 들뜬 얼굴로 대전에서 이태원으로 떠난 가희는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중환자실에 의식을 잃은 채 있었다.
기억이 희망이다, 모두 무사히 귀가하는 세상을 꽃피울
숙자씨의 냉장고 냉동실 안쪽엔 3년째 꽃게 두 마리가 남아 있다. “못 먹겠죠. 하지만 버릴 수도 없어요.” 참사 이틀 후, 차마 ‘잘 가’라는 한마디 못 건네고 두 손 꼭 붙들었던 가희와의 기억이 사라질 것 같아서 숙자씨는 꽃게를 버릴 수가 없다.
3년이 지났지만 유가족의 시간은 멈춰 있다. 10월의 찬 바람이 불면, 응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몸이 굳고 잠들 수 없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안면마비가 오고 “온몸이 칼로 저미듯” 아려온다. 아이의 등을 쓰다듬던 감촉, 목욕탕에서 등을 밀어주던 아이의 손길, “엄마 라면 좀 먹지 마”라며 건강을 걱정하던 아이의 잔소리가 3년이 지나 더욱 선명해진다. 숙자씨가 말했다. “10월이면 단풍도 들고 사람들이 여행도 가잖아요. 우린 그럴 수 없어요.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고 하는데 죽을 때까지 삶은 없다고 봐요. 우린 항상 그날에 있는 거예요.”
진성씨는 매주 수정이를 보러 납골당을 찾는다. 예쁜 나이에 간 조카에게 예쁜 것만 주고 싶어 때마다 백화점에 들러 꽃다발을 산다. 3년간 매주 꽃을 사는 진성씨의 사연을 알게 된 직원은 이제 납골당에 넣을 수 있도록 꽃을 짧게 잘라준다. 그 꽃을 건네며 진성씨는 말한다. “수정아, 다음 생엔 내 딸로 태어나.” 이들에게 10월은 여전히 헤어짐의 계절이 아니다.
그날의 분노는 외로움이 됐다
더 큰 참사는 죽음 이후 시작됐다. 정부는 참사를 ‘사고’로, 희생자를 ‘사망자’로 표기했다. 경찰은 희생자들이 남긴 물건에 마약 성분이 있는지 검사했다. 유가족 동의를 받지 않고 희생자들의 계좌를 추적했다. 참사 책임자로 지목된 이들은 자기 자리를 지키는 데 급급했고 일부 정치인은 “놀러 가서 죽었다”며 희생자를 공격했다. “피해자를 움츠러들게 만든 가혹하고 혹독한 정부”가 곧 참사였다.
광주에 사는 김영백씨(64)는 3년 전 10월30일 새벽 아들 재강이를 찾아 서울 곳곳을 헤맸다.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려 마흔 곳이 넘는 병원에 연락했다. 순천향대병원에서 잠든 듯이 흰 천에 덮여 있는 재강이를 마주한 건 다음날 오후 4시쯤이었다. 경찰은 그로부터 30분쯤 뒤 처음 연락해 재강이의 소식을 알렸다. 지침도 지원도 없어 영백씨는 직접 구급차를 빌려 아들을 광주로 옮겼다. 무엇이라도 알고 싶어 뉴스를 보면 아이들을 탓하는 말들이 쏟아졌다. “슬픈 마음에 계속 더해져요. 분노, 배신감, 허탈함. 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 식사할 땐 늘 아빠 옆에 앉던 재강이의 자리는 비어버렸는데 아들이 왜 떠났는지 설명해주는 국가는 없었다. 영백씨는 끝내 외로워졌다.
임익철씨(69)도 이태원에서 아들 종원이를 떠나보냈다. 정부는 유가족 동의도 받지 않고 합동분향소를 차렸다. “위패도 사진도 없이 국화꽃만 한 무더기”인 분향소에서 익철씨는 자신과 같은 유가족을 찾았다. 인터뷰를 요청한 일본 기자에게 “여기에 나처럼 자식 잃은 사람이 또 오지 않았냐”며 연락처를 남기기도 했다. 익철씨는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연 유가족 간담회에서 처음으로 유가족 8명을 만났다. 다른 유가족도 익철씨처럼 무작정 분향소와 시민단체 행사를 헤매다 서로를 만났다. “우리는 피해자인데, 위로받아도 시원찮은 사람인데 이렇게 힘들게 나서는 것이 맞나요?”
영백씨는 재강이 49재 때 아들에게 편지를 썼다. “재강아, 무능하고 무책임한 세상에서 그동안 살아오느라 고생 많았다. 불안전한 이 세상 미련 두지 말고 안전한 곳에 가서 못다 한 꿈 마음껏 펼치거라.” 안전한 세상에서 재강이를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영백씨는 아들의 빈자리 곁을 지킨다.
여전히 무엇도 달라지지 않았다
유가족에겐 “국가라는 울타리가 없었다”. 그래서 싸우기로 했다. 뿔뿔이 흩어진 이들이 알음알음 모여 유가족협의회를 만들었다. 장사를 하고 직장에 다니고 집안을 돌보던 평범한 사람들이 언 땅에 머리를 대고 누웠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도로 위에서 삼보일배를 했다. 아이의 영정을 끌어안고 머리를 밀었다. “그 꼴이 꼭 짐승 같아”도 힘들지 않았다. “내 가족이 아팠던 것을 생각하면” 아프지 않았다고 했다. 그렇게 온몸으로 통과시킨 특별법에 윤석열 정부는 거부권을 행사했다. 집회를 열면 이태원엔 없던 경찰 수백명이 유가족을 에워쌌다. “소리를 내면 메아리가 돌아와야 하는데, 그래야 ‘우리가 이렇게 싸우고 있다’고 아이에게 떳떳하기라도 할 텐데” 돌아오는 답이 없어 공허하고 허탈했다.
유형우씨(55)는 지칠 때마다 딸 연주에게 말을 걸었다. “연주야, 아빠가 너무 힘든데 네가 좀 도와주면 안 돼?” 그러면 희한하게도 궂은 날씨가 개고 더위를 식히는 소나기가 내렸다고 형우씨는 말했다. 7번 실패해도 8번째에 성공하는 딸이었다. “경찰관이 되려면 경험을 다양하게 해야 한다”며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1년치 계획을 세워놓는 연주였다. 그런 딸에게 형우씨는 “최고가 되는 것보다 최선을 다하는 네 모습이 좋다”고 말했다. 길에서 싸우는 형우씨에게 “아빠 바라기” 연주도 똑같이 말해주는 것 같았다. 최선을 다하는 유가족을 힘껏 도와주는 것 같았다. “보이지 않아도 옆에 있는” 연주와 함께 형우씨는 지난 3년을 싸워왔다.
그리고 지난해 12월3일 윤 전 대통령은 불법계엄을 선포했다. 형우씨는 한밤중에 일어난 참사와 계엄 선포가 서로 연결됐다고 생각했다. “이태원 참사 때 생명과 인간의 존엄성을 인지하지 못한 정권이 국민을 다 죽이려고 한 거예요. 권력에 대한 욕심이 참사에 대한 책임 회피로, 내란으로 이어진 거죠.” 유가족은 광장의 시민에게 주먹밥을 나눠주고 탄핵을 외쳤다. 그사이 특별법이 통과됐고 정권이 바뀌었다. 특조위가 출범했다. 주변 사람들은 “이제 다 끝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유가족은 “듣지 않는 정부에서 들어주는 정부로 바뀌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당시 책임자의 자리에 있었던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윤희근 전 경찰청장은 수사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지난해 10월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함일송씨(45)는 “유가족에게 ‘해결’이란 없다”고 말했다. 일송씨는 이태원에서 동생 영매를 잃었다. 남매의 어머니는 일송씨가 12세, 영매가 9세 때 심장병으로 세상을 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도 돌아가셨다. “엄마, 아빠 몫 다해서 오래오래 살겠다”던 야무진 동생은 9살짜리 아들을 남겨두고 떠났다. 지난 25일 참사 3주기 추모식 무대에 오른 일송씨는 마이크를 꾹 쥐고 말했다. “자기 국민을 죽인 국가가 죄인입니다. 타국의 국민을 죽인 국가가 죄인입니다. 상 줄 사람 상 주고, 벌 줄 사람 벌 주세요. 상식 있는 국가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그날의 진실과 책임이 밝혀질 때까지 유가족은 싸우고 외치기를 멈출 수 없다.
기억이 살아날 수 있도록
딸 예진이를 떠나보낸 박지연씨(53)의 하루는 단조롭다. “아침에 일어나서 ‘예진아 안녕, 잘 잤니’ 물어요. 밥 먹을 땐 밥 먹었냐고, 아픈 데는 없냐고 또 물어요. 자기 전 ‘예진아 잘 자’ 인사해요. 대답은 없고 들어주는 사람도 없지만 마지막 인사를 못했으니까 그냥 인사를 열심히 해요. 나머진 시간을 때우는 거예요.” 아들 남훈이를 잃은 박영수씨(58)의 하루도 비슷하다. 명절날 울리는 안부 연락도, ‘보상금은 얼마 받았느냐’는 식의 질문도 지겨워 그저 다른 유가족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유가족은 “목표도 없고 미래도 없다”고 말한다. 진실이 드러나고 책임자가 처벌을 받아도 사랑하는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말한다. 사람은 살아날 수 없지만 기억은 살아날 수 있다고. 기억이 살아나면 다시는 생명을 함부로 잃지 않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그래서 유가족은 기억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찾아와 분향소를 밤낮으로 지켜주던 시민들, 손 붙들고 같이 울어주던 사람들, 추모 공간에 찾아와 아이들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던 눈길들, 가방에 달려 있던 보라색 리본들을 기억한다. 그 연대의 기억 덕분에 유가족은 “버티고 숨 쉴 수 있었다”고 말한다. 지연씨가 말했다. “죽음은 잊히는 거잖아요. 하지만 적어도 저한테 우리 아이는 여전히 살아 있어요. 시민분들이 기억해주신다는 건 내 안에 우리 아이가 살아있다고 얘기해주는 거예요. 그 기억들이 저한텐 삶의 희망이에요.”
돌아와야 할 사람이 돌아오지 않은 10월에 유가족은 상상한다. 아이의 예쁜 손과 커다란 품과 사랑스럽던 잔소리를 상상한다. 다시는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세상을 상상한다. 모든 사람이 무사히 돌아올 그 날로 가기 위해 세 번째 10월에도 유가족은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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