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공간
로직프로그램 ‘노란봉투법’ 국회 통과…여당 ‘2차 상법 개정안’도 상정
- 이길중
- 25-08-26
- 4 회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기업의 집중투표제 시행을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상정했고, 국민의힘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국회는 이날 오전 노란봉투법을 재석 의원 186명 중 찬성 183명, 반대 3명으로 가결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노동자가 원청기업과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공포되면 6개월 후 시행된다. 민주당이 주도한 표결에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이 찬성했다. 국민의힘은 회의장에서 퇴장해 표결을 거부했고 개혁신당은 반대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이날 이른바 2차 상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에 집중투표제 시행을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선출 대상도 최소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법안이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곽규택 의원을 시작으로 릴레이 반대 토론에 돌입했다. 25일 오전 민주당 등 범여권 정당이 필리버스터 종결안을 처리한 후 상법 개정안을 가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는 1차 상법 개정안은 지난달 국회를 통과했다.
앞서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 지난 22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이사 수를 기존 9명에서 13명으로 늘리고 국회 교섭단체, 시청자위원회와 임직원, 방송·미디어 학회 등에 이사 추천권을 준다. 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에 이어 EBS법까지 처리되면서 여당이 추진한 ‘방송 3법’ 개정이 마무리됐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노란봉투법 통과와 관련해 “오늘 우리가 역사적으로 큰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은 “경제 내란법”이라며 “헌법소원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휴가철에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 축산물의 원산지를 속여 판매한 음식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일부 업체는 포르투갈산 돼지고기를 ‘제주산’이라고 거짓 표기해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제주지원은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한 달간 도내 관광지와 유명 음식점을 대상으로 축산물 부정 유통 일제 단속을 벌인 결과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음식점 17곳을 적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대표적으로 A 식당은 최근 2∼3년간 포르투갈산 삼겹살 2251㎏(위반 금액 2340만원)을 제주산으로 속여 수육 등으로 판매했다. 또 B식당은 미국산 소고기 차돌박이 1093㎏(2180만원 상당)을 국산으로 둔갑 시켜 감자탕 등에 사용했다. 일부 음식점은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 여러 품목을 동시에 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지원은 적발된 업체들을 모두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원산지를 아예 표시하지 않거나 표시 방법을 위반한 음식점과 축산물 이력제를 어긴 유통업체 13곳도 함께 적발됐다. 이들에는 총 68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이번 단속에서 가장 많이 적발된 품목은 돼지고기로 12건(32.4%)을 차지했다. 이어 소고기 8건(21.6%), 오리고기 2건, 닭고기와 흑염소고기가 각각 1건씩 뒤를 이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제주에서 원산지 표시 위반과 축산물 이력제 위반으로 적발된 업체는 52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4곳)보다 52.9% 증가했다.
농관원 제주지원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 육류 수요가 크게 늘고 배달 앱·온라인 판매도 확산하면서 원산지 둔갑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SNS 모니터링과 현장 단속을 병행해 부정 유통을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입추가 지나고 처서가 다가왔지만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열대야가 좀체 끝나지 않고 있다. 열대야는 그 자체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방학과 휴가를 즐기느라 한동안 늦춰진 취침시간을 원래대로 되돌리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밤 동안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기 때문에 잠들기가 어렵고 설핏 잠이 들었다가도 땀범벅이 되어 깨기 일쑤다. 그렇다고 밤새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켜놓으면 체온이 떨어지면서 흔히 냉방병이라 부르는 증상이 생기기 쉬워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기온이 높으면 잠들기 어려운 이유는 하루 동안의 체온 변화와 관련 있다. 체온은 아침에 일어나면 오르기 시작해 저녁에 가장 높아지고 잠자리에 들면서 점차 떨어진다. 인체의 자연스러운 생체리듬인 수면 및 각성 주기에 따라 수면을 시작하기 위해선 체온이 내려가야 하는데, 열대야가 발생하면 체온이 떨어지기가 어렵다.
저녁까지 기온이 높은 환경은 체온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수면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까지 억제시켜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실내온도 25~28도가 적당습도는 50~60%로 맞춰요식사 시간도 매번 일정하게취침 2시간 전 운동 끝내야
신현영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멜라토닌은 몸이 어둠과 온도 저하를 감지할 때 생성되는데, 주변 온도가 높으면 멜라토닌 생산을 억제해 수면 과정을 더욱 방해할 수 있다”며 “밤에 주변 온도가 높아지면 수면 지속 시간이 짧아지고 수면 시작이 지연된다는 여러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열대야는 낮 동안의 졸림과 인지기능 저하, 전반적인 생활의 질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열대야 일수가 늘어날수록 건강한 수면을 유지하기 힘든 날 또한 많아지면서 불면장애로까지 번질 위험도 커진다. 불면장애는 열대야 같은 계절적 요인을 포함한 여러 이유가 작용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불면장애 환자는 2020년 65만8675명에서 지난해 76만8814명으로 5년 새 16.7% 증가했다. 수면 부족은 단기간에도 여러 악영향을 미치지만 장기간 지속되면 신체 곳곳의 건강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한정된 수면 부족은 주로 낮 동안의 신체·정신적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로감이나 불쾌감을 유발하고 주의력과 집중력을 저하시키며 직장이나 학교, 가정 등에서 해야 할 일을 원활히 수행하기 어렵게 만든다. 심하면 과잉행동이나 충동성·공격성을 일으키기도 하며 잘 자지 못하는 밤이 계속될까 하는 불안도 커질 수 있다.
이런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문제는 보다 심각해진다. 다양한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기능장애가 더 심해지며 삶의 질이 떨어지고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지기 쉽다. 심혈관질환과 정신질환, 각종 암 등 다양한 질병 발생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불면장애는 수면의 질이 저하된 상태가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될 때 진단한다. 김선영 이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주로 잠들기가 힘들거나 수면 중간에 계속 깨고 한 번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들며 아침에 일어났을 때 선잠 잔 것 같은 피로 등이 나타날 때 불면 증상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이런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적극적인 치료를 요하는 만성 불면장애로 진단한다”고 설명했다.
떨어지지 않는 체온이 수면 방해심혈관질환·암 발생 위험 높여‘새벽잠’ 없는 노년층은 더 위험
규칙적 취침·기상시간 만들어야빠르게 잠들려 음주 땐 역효과멜라토닌 등 수면보조제 쓸 수도
열대야가 수면을 방해하면 특히 더 위험한 연령대도 있다. 노년층은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져 있고 흔히 ‘새벽잠이 없다’고 표현하듯 수면 구조도 바뀌어 있어 열대야에 더 취약하다. 여기에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까지 있다면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도 커진다. 어린이들도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좋지 않다. 성장호르몬 분비가 부족해져 발달이 지연될 위험이 있으며 면역력도 떨어져 감염성 질환에 취약해진다. 또 학습력과 기억력도 떨어질 수 있다. 그 밖에 우울증·불안장애 등 정신건강 관련 질환이나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환자도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수면의 질을 높이려면 건강한 생활 수칙을 지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더위 때문에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냉방기기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신현영 교수는 “실내 온도는 되도록 25~28도, 습도는 50~60% 정도로 유지하되 지나친 에어컨 바람은 냉방병 및 여름 감기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에어컨 가동 시간은 1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면서 “바람이 조금이라도 분다면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이용해 실내 공기를 흐르게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조언했다.
실내 온습도 조절 등을 제외하면 건강하게 자기 위한 수칙은 계절과 무관하게 연중 지킬 수 있으므로 꾸준히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습관을 유지하는 게 좋다. 먼저 취침·기상 시간은 물론 식사시간도 가급적 일정하게 지킬 필요가 있다. 그날그날 사정이 생겨 잠드는 시간은 맞추기 어렵더라도 기상시간만큼은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운 여름철 입맛이 없어 식사를 거르면 취침시간에 배가 고파져서, 또는 야식을 먹어서 잠드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 되도록 저녁 식사를 가볍게라도 챙겨 거르지 않는 것이 좋으며, 허기 때문에 잠이 안 올 때는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
하루 일과도 수면 주기와 조화를 이룰 수 있게 조정하면 좋다. 낮잠은 가능하면 짧게 자고, 카페인의 각성효과는 14시간까지 지속되므로 커피나 녹차, 에너지음료 등을 마실 땐 평소 취침시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벼운 운동은 수면에 도움이 되지만 잠들 무렵 체온이 점차 낮아지게 하려면 늦어도 취침 2시간 전까지는 끝내야 한다. 저녁 식사 후 30분 정도 가볍게 조깅이나 산책을 하는 수준이 권장된다. 이후 잠자리에 드는 시간까지는 뇌도 휴식을 취하며 활동을 줄일 수 있게 자극적인 방송이나 영상을 시청해 각성도를 높이지 않는 것이 좋다. 반대로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미지근한 물로 하는 샤워, 명상 등은 심신을 안정시켜 편하게 입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갈증을 풀고 빠르게 잠드는 효과를 보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도 있지만 알코올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자다 깨기 쉬운 상태로 만들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열대야가 이어지는 기간에만 일시적으로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수면보조제로 멜라토닌 섭취를 고려해볼 수 있다. 뇌에서 분비되는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어두워지면 분비량이 늘면서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어 환경 변화에 따른 일시적 불면증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멜라토닌이나 그 밖의 수면보조제를 적절히 처방받으려면 의료진과 먼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김선영 교수는 “약물치료에 앞서 수면 위생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를 우선 확인하고, 잠에 대한 과도한 걱정이나 억지로 잠을 자려는 행동은 교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내란 특검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한덕수를 풀어줘 대통령까지 만들 뻔했던 헌법재판소와 내란당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결국 한덕수 탄핵이 옳았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한된 정보였으나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탄핵안이 특검 수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며 “내란의 공범 한덕수는 헌재에서 탄핵을 인용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해 12월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였던 한 전 총리에 대해 12·3 불법계엄 관련 책임을 물어 탄핵소추안을 발의·통과시켰을 때 김 의원은 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를 맡아 탄핵 추진에 깊이 관여했다.
헌재는 지난 3월 재판관 8명 중 5명 기각, 1명 인용, 2명 각하 의견으로 한 전 총리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직무에 복귀한 한 전 총리는 지난 5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사퇴했으나 김문수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보수 후보 단일화가 불발돼 대선 도전이 무산됐다.
내란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계엄 선포 당일 국무회의에서 선포를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않았다고 보고 한 전 총리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로 이르면 이번 주말 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는 전날 내란 특검에서 세 번째 조사를 받았다. 박지영 특검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기도 하지만 견제하는 기관”이라며 “헌법과 국가, 국민을 수호하는 책무에 중점을 두고 보좌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여수시 국가산업단지는 22일 평일 낮인데도 인적을 느끼기 어려울 만큼 고요했다. 한때 줄지어 공장을 드나들던 운송 트럭과 출퇴근 버스가 눈에 띄게 줄었다. 대형 장비들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 도로변에 서 있었다. 하늘을 뿌옇게 가릴 만큼 수증기를 토해내던 굴뚝에서는 드문드문 옅은 연기만 새어나왔다.
산단의 한 주유소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이면 대형 트럭과 버스가 줄을 서서 주유를 할 만큼 꽉 찼는데 지금은 일반 차량이 대부분”이라며 “현금 결제를 주로 하던 하청·일용직 손님들이 사라지면서 온종일 현금 한 푼 못 만지는 날도 많다”고 말했다. 산단에 도시락을 납품하는 한 업체 대표는 “하루 2000~3000개 나가던 도시락 물량이 지금은 3분의 1로 줄었다”고 했다.
여수산단은 1970년대에 조성된 국내 최대 석유화학 거점이다. 국내 에틸렌 생산량의 53%(626만t)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에틸렌은 플라스틱, 합성섬유, 비닐 등 다양한 생활·산업용 제품의 기초 원료다. 산단 내 대기업은 한때 전국 최고 수준의 연봉과 성과급을 자랑했다. 시쳇말로 ‘개도 1만원짜리를 물고 다니는’ 곳으로 불렸다. 그러나 최근 고유가와 고환율, 중국·중동발 공급 과잉 등이 겹치면서 여수산단의 굴뚝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산단 가동률은 2021년 96%에서 올해 1월 77.6%로 떨어졌다. 생산액은 2022년 99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87조8000억원으로, 수출은 379억9000만달러에서 319억9000만달러로 감소했다.
전남 지역경제도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여수는 전남 총생산의 35%를 차지하고, 여수 생산의 98%, 수출의 98%, 고용의 87%가 산단에 의존한다.
당장 일자리에 비상이 걸렸다. 산단 내 설비 신증설과 보수를 담당하는 플랜트 건설 인력은 지난해 9월 8783명에서 올해 1월 1780명으로 급감했다. 자재가 쌓여 있어야 할 야적장은 곳곳이 텅 비었다.
대기업 직원 50대 황모씨는 “특근이 사라지며 월급이 크게 줄었다. 아이들 학원비를 줄여야 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하청업체 소속 30대 김모씨도 “공장이 멈추면 가장 먼저 빠지는 건 우리 같은 하청노동자”라며 “일감이 끊겨 대리운전이라도 나가야 하나 걱정된다”고 했다.
주변 상권도 얼어붙었다. 몇년 전만 해도 식사 때면 작업복 차림의 노동자들로 북적이던 무선지구 식당가는 눈에 띄게 손님이 줄었다. 10여대를 댈 수 있는 식당 주차장은 점심시간인데도 차량 서너 대가 전부였다. 안에는 손님 6~7명만 띄엄띄엄 앉아 있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A씨(62)는 “예전엔 점심·저녁 예약이 빼곡했는데, 요즘은 아예 예약이 없는 날이 많다”고 했다. 여수 원도심 상가 공실률은 24%로 전남 평균의 두 배다. 상가뿐만 아니라 원룸촌과 다세대주택가에는 ‘임대 문의’가 여기저기 붙는 등 부동산도 침체기에 들어섰다.
산단이 활기찬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 위기가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20일 석유화학기업들이 에틸렌 생산 설비를 감축하면 규제완화 및 금융지원을 하고, 첨단소재 같은 고부가가치 특수화학제품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산단 내 한 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12월까지 생산량을 줄이라는 할당량을 내려보냈다”며 “공정을 멈추고 인력을 전환 배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계명 전남도 석유화학산업위기대응추진단장은 “구조개편 과정에서 전환 배치나 협력사 인력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중소 협력업체와 노동자들을 보호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은 “정부가 제시한 구조개편안은 기업 효율성만 강조한 채 노동자 고용과 지역경제 대책은 빠져 있다”며 “협력사·하청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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